해교 행위 진상조사 위원회 구성을 바라보며 1
1.
며칠 전 해교 행위 진상조사 위원회 구성에 관한 이메일을 받았다. 어리석은 일이었지만 그 순간 ‘아! 할 수 있다면 누군가 이 일을 꼭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기회에 해교행위자를 모조리 찾아내서 그 음모와 추태를 드러내고 교수들의 지탄과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면 우리 학교의 흐린 물이 맑아질 수 있겠지.’ 이런 생각으로 몇 자 적는다.
2015년 10월 교수회의 때 일이다. 참석자에 의하면,
김경안 총장이 앞장서고 서정섭 교협회장, 권영호 부총장 등이 그 뒤를 따르면서 ‘어떤 교수들’의 해교행위를 성토했다. 김경안 총장은 격양된 눈알을 부라리고, 교협의 서정섭 회장은 파리혁명가를 읊조리고 부총장 권영호 역시 분노의 거품을 물었다.
해교행위로 지적한 내용은 한 가지였다. 자신들은 명지의료재단을 우선협상자로 지지하는데, ‘어떤 교수들’은 예수유지병원을 지지한다는 것이었다. 세 사람은 그것을 해교행위라고 강변하며 2시간 교수회의 중 1시간 50분을 썼다.
채 일 년도 지나지 않았다. 2016년 6월 24일 한 언론이 서남대학교가 예수유지재단과 컨소시엄을 결성하여 학교 정상화 계획서를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피인수자인 서남대학교가 마치 컨소시엄의 주체인 것처럼 표현된 것이 부적절했기 때문도, 컨소시엄의 진위 여부가 문제가 되었기 때문도 아니었다. 컨소시엄의 상대가 바로 예수유지재단이었기 때문이다.
예수병원유지재단이라면, 그 재단을 지지했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교수들’이 2015년 10월 교수회의에서 총장과 교협회장, 부총장에 의해 해교행위자라고 온갖 욕설을 얻어 먹어야 했던 그 재단이 아니었던가?
그 언론의 발표를 보면서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라는 생각보다는 도대체 뭘 하자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때 총장과 보직교수들의 말을 믿고 ‘어떤 교수들’을 마음속으로 저주했던 사람들은 황당하고 당황스럽다. 결과적으로 보면 ‘어떤 교수들’은 일 년 전부터 합리적인 추론을 했던 셈이고, 총장과 보직교수들은 그 반대였던 셈 아닌가?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총장 이하 세 사람의 어리석음을 탓해야 할까? 아니면 ‘어떤 교수들’의 선견지명을 감탄해야 할까? 이렇게 되면 결국 총장 이하 세 사람이 오히려 해교행위자였고, ‘어떤 교수들’은 선구자요 선각자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지금 ‘어떤 교수들’을 범죄인 취급했던 세 사람은 과연 그때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반성하고 있을까? 우리 교수들 중 누군가 그들로부터 이 일과 관련해서 사과나 용서를 구한 편지나 전화를 받은 교수가 있는가?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불쑥 던진 예수병원유지재단과 컨소시엄을 맺고 제출한 정상화 계획서는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들은 교수들에게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자신들은 골대를 계속 옮기면서 게임을 할 테니 교수들은 맹목적으로 무작정 따라오라고 말하고 싶은 것인가?
2.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사건은 권영호-김경안 체제의 수명이 끝났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체제를 떠받들던 모든 유무형의 인프라가 완전히 무너졌음을 방증한다.
인프라의 붕괴 중에서 가장 심각하게 꼽아야 할 것이 신뢰의 붕괴다. 권영호-김경안-서정섭 세 사람은 말과 행동이 다르고, 앞의 말과 뒤의 말이 달랐다. 이들은 상황에 따라 기분에 따라 처신을 바꾸어왔다.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과연 무엇이 진심인지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일반교수들에게 신뢰를 얻고, 일반교수들의 지지를 받는 것이 가능할까?
교수들의 불신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 특별홍보입시단 모집 결과다. 이 모집은 단 한 사람의 지원으로 끝났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있을 것이다. 겉으로 보면 돈 문제다. 2016년 입시의 여름철과 겨울철의 홍보는 모두 교수들의 자비로 이루어졌다. 권영호 부총장-김경안 총장은 월급이 적체된 가운데 행한 2016년 입시홍보에 대해 홍보 경비를 지출하지 않았다. 2015년 입시홍보에서 필요한 경비가 지출되었기 때문에 일반 교수들은 2016년에도 동일한 보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움직였다. 그런데 거의 일 년이 다 된 지금까지 그 경비에 대한 보상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총장과 부총장, 입시관계자 모두 나는 모르는 일이라는 태도로 일관했다.
아마도 특별홍보입시단 모집을 주도한 학교 당국자들은 적지 않게 실망했을 것이다. 그들은 너무나 많은 교수들이 몰려서 누구를 선별할까 행복한 고민을 머릿속에 그렸을지 모른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런 결과를 기대한 것 자체가 황당한 일이다. 야심차게 준비한 특별홍보입시단 모집이 단 1명의 지원자로 그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물론 이번 특별홍보입시단 모집에서는 경비를 지급하겠다고 했으니 꼭 돈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른 이유를 찾아야 한다.
다른 이유라니? 교수들의 반응을 우연의 결과이거나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일 뿐인데, 너무 확대 해석한 것이 아닐까? 이 반응을 단순히 돈 문제로만 본다면 이 반응이 보여주는 중요한 의미를 놓치고 말 것이다. 이 반응은 입시정책에 있어서 권영호 부총장-김경안 총장에 대한 실망과 신뢰의 상실을 보여준다. 그 배경에는 간호학과 인증 평가 탈락, 모집학과 변경과 같은 입시 정책의 난맥상이 권영호-김경안 체제에 대한 분노를 넘어 절망으로 바뀌어 있다는 사실이 있다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
입시 정책의 난맥상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권영호-김경안 지휘부가 더 이상 지휘부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호학과 인증 평가 탈락, 모집학과의 잦은 변경 등이 입시 홍보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 권영호-김경안 지휘부는 심각한 고민을 해 본적이 있을까?
간호학과 인증평가 탈락은 전국에서 우리 대학교가 유일했다. 그런 뉴스는 꽤 파급력이 크다. 그것은 한 학과만의 문제로만 그치지 않는다. 간호학과 인증 평가 탈락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아마도 일선 교사들에게는 학교 전체의 부정적 이미지로 확대되어 꽤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더욱이 모집학과의 변경과 같은 입시 정책의 잦은 변화는 우리 학교의 부정적 이미지를 증폭시키고 있다.
권영호-김경안 지휘부는 2016년 입시에서도 전년도 신설학과를 없애더니 2017년 입시에서도 전년도 신설학과들을 대거 없앴다.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일선 교사들은 입시 지도를 위해 자신들의 수고가 학생들의 다음 연도 입시에 활용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서 각 대학의 신설학과에 대한 정보를 기억한다. 그런데 수고로이 기억한 정보가 당해 연도만 유효하다고 하면, 그 수고가 단 1회적인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서남대학교에 관한 입시정보를 기꺼이 기억하려고 할까? 아닐 것이다. 이것은 곧 서남대학교의 입학정보가 일선교사들의 관심에서 멀어진다는 뜻이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일선교사들은 홍보교수들과의 친분 때문에 혹은 그 동안의 성의 때문에 학생을 추천했다. 그런데 의학과나 간화학과 등 주력 학과는 인증 탈락하고 자신의 제자가 입학한 학과는 단 1회만 존재하는 학과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그들이 과연 예전의 호의를 그대로 유지할까? 사기 당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더군다나 어제까지 명지병원을 홍보하다가 오늘부터는 예수병원을 홍보해야 하는 교수들은 이런 사태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고교 교사들의 비웃음 소리가 귀에 들리지 않는가?
간호학과 인증 탈락은 실질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다. 간호학과의 입학생수(정원 내)는 65명이다. 이 숫자는 남원 캠퍼스 실제 입학생(정원 내) 229명 중의 28%가 넘는 숫자다. 이런 인원수가 내년에는 비게 될 것이다. 내년 입시에서 올해의 입학생 수를 유지하려면, 교수들은 다른 학과에서 이를 벌충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교수들은 어딘가를 분주하게 오가야 할 것이다. 얼마나 다녀야 할까? 아마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일반교수들은 눈보라 속에서 잡상인보다 못한 취급을 당하면서 온갖 모욕을 모멸감을 감내하며 학생 모집을 위해 뛰고 있는데, 보직교수들은 사무실에서 인사고과를 평가한다며 교수들을 겁박하고 호통 치면서, 제 발로 찾아온 65명의 학생, 28%의 학생을 걷어찬 꼴이다. 이것을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권영호-김경안 지휘부는 입시 현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는 특별홍보교수단을 모집하겠다고 했다. 모든 문제의 해결을 모조리 교수들에게 떠넘기려는 것이다. 이처럼 후안무치의 일을 자행하는 이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낯이 두껍다고 해야 할까? 세상 물정 모른다고 해야 할까?
아마도 권영호-김경안 지휘부(이것을 받쳐준 서정섭 교협체제 포함하여)가 지난 3년 동안 일반교수들에게 준 상처와 절망감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생사여탈권을 자신들이 쥐었으니 너희는 죽기 싫으면 굴종하라는 식의 무례함으로는 이제 더 이상 우리대학교를 이끌고 갈 수 없다. 단언한다. 권영호-김경안-서정섭 협력체제의 수명은 끝났다. 이들에게 남은 마지막 선택은 해당행위 진상조사와 같은 구차한 행동이 아니다. 그것은 그 자리에서 내려와서 순순히 떠나는 것뿐이다. (계속)
첫댓글 이미 많은 것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러 곳에서 가해오는 책임을 피해보려는 노력이겠지만 쉽지않을 것입니다. 이제 얼마남지않은 시간동안 지켜보면 됩니다. 6월4일 전주KBS 라디오 방송에도 나왔답니다. "터놓고 이야기 합시다." 라고합나다. 우린 내용에 별관심없습니다.
기자들, 시민단체, 정치인, 남원시장 등을 만날 때 마다 듣던 소리가. 학교 본부가 일을 잘 진행하고 있는데 왜 정상화를 내부에서 방해하느냐는 내용이었습니다. 되도록이면 그들의 말에 대꾸를 피해 왔는데 해교 행위라고 몰아부치려는 수작이군요. 명지병원도 예수병원도 우리학교 인수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밀어부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젊은 교수들을 위한다는 말로 환심을 얻은 후 그들을 수렁속으로 몰아부치는 이상황을 해교행위로 벗어날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행히 교육부는 이번 컨설팅을계기로 그들의 모습을 알아버렸다. 그래서 우리는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가장 힘든 당사자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학생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온갖 수모와 불이익을 참아가며 실낱같은 희망을 바라며 참아가고 있는분들이다. 그런데 이런 황당무계한 발상을 내놓는 자들은 과연 어떤양심을 가지고 살 고있는가? 여기에 소개되는 글들이 정치인, 기자들, 시민단체, 시청 등에 전달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가? 계략을 세워도 좀 멋지게 세워야 우리가 힘들고 겁을 먹을 것 아닌가? 우리가 그들을 비웃지 않도록 좀 더 멋진 전략을 세웠으면 하는 부탁이다.
이렇게 설명해도 그 신자들은 이해 못하는 것이 안탑갑습니다. 그들은 사이비 종교같습니다. 그 교인들을 어떻게 해야합니까? 비난할까요 아님 이해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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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노틴의 운명이지요.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 아름드리 나무들을 마구 잘라내고 숲을 망가뜨린 어리석은 사람들은 큰태풍이 오면 산사태나 급류에 휩쓸려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습니다. 이제와서 후회해 본들 그들의 행위가 덮어지고 없어질까요? 아니면 오는 태풍을 막아낼 수 있을까요? 욕심많은 사람들은 자연과 순리에 사력을 다해 맞설것입니다. 그들에게도 신의 가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