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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 바로세우기 제6회 토요공부모임]
노조활동가 고민나누기(속기록)
- 이명박 정권의 노동조합 무력화정책이 노골화되고 있다. 내외 독점자본과 수구보수세력, 조중동, 뉴라이트의 대노동 공세가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조운동의 큰 축의 하나인 현대차노조가 단위사업장으로 매몰되어가고 있다. 기아차노조 역시 그렇다. 금속노조 전환 이후 기업지부 해소방안, 중앙교섭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못하는 등 변화된 조직운영 방식에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노조 집행부의 중도사퇴, 기아차 사측 교섭위원 전체 사직서 제출이라는 상황에 직면해 혼란은 더욱 가중되었다.
기아차는 09년 임투를 조속히 마무리 하자는 의견과 기존 집행부 9월 임기 종료라는 현장조직 간의 의견 충돌, 기업지부의 지역지부로의 전환을 위한 대표지회장 선출방식과 조직편제 방안에서 이견 발생, 2주간의 임시대의원대회 상황은 결국 조합원들에게 노조집행권력만 탐하는 현장조직 간의 진흙탕 싸움으로 비추어졌다. 이는 지역지부 전환을 반대하는 일부에게 그 명분을 제공하고 조합원들이 금속노조로 괜히 전환했다는 생각을 갖게 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경훈 신임 현대차지부장이 금속노조의 교섭권과 파업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하고 기업지부 해소와 관련해 본인들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으면 총회를 통해 금속노조와의 관계를 재설정하겠다고 했다. 또 노조창립 기념품 비리 5억 원 배상문제와 관련있는 금속노조 박유기 신임위원장의 징계문제가 겹쳐 있어 향후 현대차지부와 금속노조와의 관계가 우려된다.
지엠대우차는 올 임투에서 임금동결, 복지 축소 등에 합의했다. 지엠대우차가 뉴 지엠으로 포함되기는 했지만 지엠 본사가 한국정부에 지속적으로 자금 지원을 요구하며 라인조정을 시행해 조합원들의 고용불안 심리는 지속되고 있다. 지엠대우차는 기업지부 해소와 무관하게 현 집행부의 임기가 지엠대우차 규칙에 의거해 올 12월까지이며 11월 집행부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쌍용차는 77일간의 옥쇄파업 후 대량 구속자가 발생되고 합의 내용에 대한 실무협상이 거의 단절된 상황이다. 비해고자를 중심으로 금속노조 탈퇴와 선관위 구성 불법총회를 추진, 위원장 선거를 진행해 김규한 후보가 당선되었다. 당선자는 빠른 시일안에 금속노조 탈퇴와 노사평화선언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임. 법원은 9월 25일 금속노조와 쌍용차지부가 제출한 '쌍용차노조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안건에 대한 효력정지 및 선출된 선거관리위원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9월 30일 결선투표를 강행하여 이후 법적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 별도로 해고자를 중심으로 3기 지부 임원선거를 위한 선관위 구성이 진행되고 있다.
금속노조 6기 임원선거에서 박유기 후보조가 낮은 투표, 찬성률로 당선되었다. 이는 금속노조에 대한 조합원들의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박유기 위원장은 기업지부 해소문제 등 금속노조의 향후 전망을 11월 중 임시대대를 통해 논의,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지부는 13일 자체 논의를 통해 조합비를 납부하기로 결정했다. 금속노조 5기 집행부 마지막 중집에서 가예산을 확정하며 조합비를 작년 기준으로 분배하기로 결정했는데 10월부터 무조건 조합비의 40%만 분배되는 것으로 잘못 이해해서 발생된 문제였다.
- IMF이후 대기업 노동자들조차 고용불안심리를 갖고 있다. 기아차는 부도사태 이후 생긴 조합원들의 고용불안 심리를 불식시키지 못하고 현대자본의 기아 인수 이후 시기인 15대부터 20대까지 모든 집행부의 핵심공약이었으며 15만 산별노조 전환 시에도 최고의 화두는 고용안정이었다. 그렇다면 조합원들이 생각하는 고용안정의 핵심은 무엇인가? 조합원들이 생각하는 고용안정은 물량확보이며 생존권 사수는 잔업 특근 확보로 표현되고 있다. 조합원들은 현장 제 조직의 행동강령 보다는 잔업 특근 등 생산물량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해주는냐에 관심이 있다.
이를 조합원들의 이기주의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를 부추긴 것은 현장 활동가들의 활동방식에 있다. 대의원 당선, 집행부 장악을 위해서라면 고충처리라는 미명하에 자판기 역할을 자임했다. 조합원들의 이기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활동보다는 조합원들의 사적 이익 챙겨주기, 자기 조직 챙기기, 당선에 매몰된 현장 조직 간의 이합집산이 끊임없이 진행되었다. 마침내 조합원들은 현장활동가들이나 현장 제 조직을 노조권력만 탐하는 사람이나 집단으로 낙인찍기 시작했다. 더욱이 극히 일부 상집간부, 현장 활동가의 금품수수와 입사비리 문제는 활동가들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정타였다.
노동운동의 대의에 입각한 활동의 부재는 결국 조중동 등 수구보수세력의 대기업 이기주의 매도를 불러왔고,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현장노동자들조차 노조가 왜 정치파업을 하느냐는 등의 문제제기를 하는 상황으로 왔다. 조합원들은 친인척이나 지인들로부터 배부른 귀족 노조가 왜 또 파업을 하느냐는 이야기를 들으며 위축되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현장활동과 파업투쟁이 대기업노동자의 잇속만 챙기는 것이었나?
- 노동해방과 자주 민주 통일이라는 말에 가슴이 설레이던 시절,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할 것 같던 시절, 동지라는 한마디에 모든 걸 줄 수 있을 것 같던 시절. 그런 시절이 다시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가슴 설레던 것도, 열심히 할 것 같던 것도, 모든 걸 줄 수 있을 것 같던 것도 모두 함께 살기 위한 것이었다. 외세의 간섭에서 벗어난 하나된 세상을 위해, 핍박받는 민중을 위해, 탄압받는 노동자를 위해, 아니 내 동료를 위해 함께 나누며 인간답게 살자는 것이었다.
그럼 지금 우리의 가슴은 얼마나 설레고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을, 우리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일은 무엇인가? 모든 활동가들이 무엇인가 열심히 하고 있지만 현장상황은 통일단결이 아닌 갈등과 혼란의 연속이며 노동운동의 선봉에 섰던 옛 명성은 점점 희석되어가고 있다. 이는 활동에 대한 목표, 집행에 대한 목표가 선명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늦은 감은 있지만 더 이상 개별적 고민에서 벗어나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조합원들과 소통하며 나눌 수 있는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 현대자동차도 자본의 현장 장악이 심각하다. 조반장 중심으로 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정보를 관장하고 조합원들을 통제하고 있다. 일명 '빨조'라고 사측과 가까운 대의원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의원대회에서 민주집행부의 사업계획을 소신껏 관철시킬 수 없고, 그렇다고 투쟁으로 돌파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현장 제 조직들도 단결투쟁해 이를 돌파하려 하기 보다는 소규모 자족적 활동에 머물러 있으며, 상호 비난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조합원들의 실리적 경향에 추수해 민주노조운동의 이념과 목표를 목적의식적으로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조합원들은 바라보고 있다. 현장 제 조직들의 모습에 실망하고 조반장들은 복수노조를 준비하는 이런 상황에 답답해하면서도 여전히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다. 또 월급제 쟁취, 주간연속2교대제가 현실성이 없다는 점을 알면서도 집행부를 장악하기 위해 선면성 경쟁한다고 현장조합원들은 지적한다. 조합원들은 현실적으로 실리를 취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뭔가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 노조운동의 극복 지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비정규직에 대해서도 도덕적으로 미안해하면서도 그 해법이나 접근방식이 비현실적이라고 느끼고 있다. 대기업 노동자조차도 장시간 초과착취를 당하고 있는 데, 기아차나 현대차 노조에서 먼저 비정규직문제를 풀어보라는데 거부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
- 지방자치단체의 상용직, 미화원이 조합원인 노조의 간부다. 노조가 생긴지 10년이 지났다. 처음에는 이런 세상도 있구나 라고 생각하고 좋아서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민주노조운동을 알면 알수록 나쁜 것만 보인다. 그리고 조합원들의 평균 연령이 높다. 나이 드신 분들이 활동을 더 열심히 한다. 그런데 이 역전의 용사들이 하나씩 퇴직하고 상대적으로 젊은 조합원들은 잘 움직이지 않아 노조가 정체되어가는 느낌이다. 또 우리지부의 경우, 한국노총 산하 미화원노조의 일부 조합원 30여명만 들어왔는데, 기업단위의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어떤 영향이 있을지 걱정이다. 도차원의 노조로 시작해 초기에 세게 투쟁했다. 그 것 때문에 지금까지 먹고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지금은 전국조직이 되어가는데, 강원도지역의 조직이나 신생조직에서 노조와해공작이 진행되고 있다.
- 대기업자동차회사에 87년 입사했다. 당시 현장분위기는 억압적이었는데 그 후 민주노조운동 덕분에 임금은 많이 올랐다. 그러나 현장조합원들의 의식을 함께 끌어올리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활동가들에 대한 조합원들의 믿음이 많이 사라졌다. 공장에서 집회를 개최하면 500명 정도 모이는 수준이다. 활동가들의 도덕성 회복이 필요하다. 또 지부장, 지회장 등 상층집행부에 갔다 오면, 현장조합원들과 동고동락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며 현장활동과 너무 동 떨어져 있다. 무슨 실천단도 발대식만 하고 이후 지속적인 실천이 없이 점차 사그라드는 상황이다. 주간연속2교대나 월급제도 현장조합원들의 요구와는 거리가 있다. 그 제도가 도입되면, 급여 차이가 생기는데 조합원들에게 이를 제대로 설명하고 적극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활동가들과 현장조합원들의 소통이 부족하다. 현장조합원들과 부딪히면서 사업을 진행하는 게 별로 없다.
- 97년부터 공무원생활을 시작하고 직장협의회가 만들어지면서 노조활동에 들어갔다. 처음엔 많은 사람들이 대단히 열심히 했다. 공무원이 갖고 있는 쪽수와 힘 때문인지 모든 정파가 달려들어 공무원노조를 만들었다.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조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던 과정은 운동진영에 힘 입은 바 크다. 기존 노동운동, 민주화운동, 진보운동에 대한 부채의식도 작용해 열심히 했다고 본다. 전공노 1기는 초기의 열기로, 2기는 지도부가 안정되면서 힘있는 총파업까지 밀고 갔으며, 3기에 들어 좌경맹동주의 때문에 조직이 깨지는 아픈 경험을 겪었다. 그러나 마침내 통합공무원노조를 건설했고 민주노총 가입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현재 임원선거가 진행 중이다.
기존 정파질서로부터 자유로운 대중적인 공무원노조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좌파든 자민통이든 지금처럼 자기식구 챙기기 식의 정파운동은 문제다. 통합과정에서 보여준 현장의 지지는 간부, 활동가들에 대한 믿음의 표시다. 임원선거는 통합지도부로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 전체 노동운동, 진보진영에 빚을 졌으나 이제 통합공무원노조로 빚을 갚았다. 이제 우리도 할 말은 할 것이다. 진보정치통합 등 진보운동의 혁신과 단결를 통해 집권과 그 후를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무원노조는 행정경험이 있는 진보운동의 큰 자산이다.
- 영세기업, 비정규직 노동자 얘기를 해보겠다. 민주노총, 좋은 얘기 듣기 어렵다. 요사이는 민주노총에 대해 아예 욕도 안 한다.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드는 게 목표인데, 비정규 영세사업장 노동자에게는 이마저도 목숨 걸고 해야 한다. 그래서 타이틀을 달리해 비정규센터로 조직해보려는데 오히려 이것이 더 어렵더라. 미조직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서글픔은 내 얘기를 안 들어주고 내 고충을 대변 안 해준다는 것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문제는 대공장 얘기다.
중소영세 비정규직문제는 대공장 사내하청과 전혀 다르다. 이런 얘기를 누구도 해주지 않는다는 것에 가장 섭섭함을 느끼고 있다. 민주노총이나 진보정당에서 비정규직 얘기해도 현실감있게 들리지 않는다. 영세기업 노동자들이 민주노총을 욕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적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비정규직센타가 민주노총이나 진보정당의 소속이 아니라고 하면 당사자들은 오히려 실망한다. 그나마 민주노총, 진보정당이 그래도 힘있는 조직이고 비정규직 영세기업 노동자에게 뭐라도 해결해주길 기대하는 것이다.
- 대기업 사무직으로 일하면서 사무직 비정규 노동자의 조직화를 위해 오래동안 노력해왔다. 보험모집인은 노동자도 아닌 개인사업자로 취급받는다. 이를 보면서 노조운동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관심사는 민주노총 차원의 희생자 구제기금, 총파업 기금 설치에 대해 문제 제기하고 있다. 부상자, 전사자의 대책도 없는데 누가 나가 싸우려 하겠는가. 소수 간부만 참여하는 총파업. 상층과 현장을 소통하는 매체도 없다. 주40시간이나 최저임금, 불법파견, 간접고용 등 전체 노동자들이 혜택을 보는 의제에 민주노총이 집중해야 하는 게 아니냐. 바로 이런 활동에 매진하고 싶다.
- 보건의료노조에서 상근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중앙집중이 높고 중앙위상이 다른 산별에 비해 높다. 그러다보니 단점은 중앙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밥을 씹어서 먹여주기까지 해야 하는 식이다. 중앙은 불이 꺼지지 않는 사무실이다. 선배들을 보면서 운동을 배우는데 경험이 다른 후배들은 이 과정에서 선배들과의 괴리가 생긴다. 선배들도 후배로부터 배워야 하는 게 있고 학습하고 고민하고 함께 정리하는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그럴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충돌할 때 후배들이 일방적으로 깨지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사고와 상상을 가로막고 있는 게 선배들 아니냐, 논리적인 반박보다는 현장을 모른다고 윽박지른다. 그러나 새로운 상상력으로 사업을 집행해 현장의 반응이 대박난 경험도 있다.
상급단체나 단위노조의 현장성이 무엇인지도 깊이 고민해야 한다. 현장에 추수하는 게 현장성인지, 어떤 방향과 내용으로 가야 하냐는 것이 현장성인지. 또 재충전을 많이 얘기한다. 그런데 놀러가는 것으로만 생각하더라. 재충전은 새로운 사고와 상상을 위한 과정이어야 하지 않나? 자기 노동과 진보적 산업노동정책의 관계를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 경제문제에 대해 제일 민감한데 이런 조합원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실물경제을 잘 알아야 하지 않나? 전망에 대한 고민이 많다. 이후에 어떻게 살 것인가?
연공서열이 가장 심한 것이 노동운동이다. 선배들이 예우를 받겠다면 후배들로부터 배우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 나이 많은 선배들이 아름답게 새로운 진로를 개척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후배들이 굉장히 건강하고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 현장과 후배들을 믿어 달라.
- 전 사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상급간부를 많이 한 사람이다. 여성에 대한 선입관이 보이더라. 보조적인 위치에 있을 때 견제가 없었는데 주도적인 위치에 서려면 견제가 있다. 정파적 견제, 여성선입에 따른 견제가 있더라. 노조운동에 매너리즘과 관료화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안타까운 건 상황에 대한 이해를 객관적으로 하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산별에 대한 제대로 된 전망을 세우지 못하면 노동운동의 미래가 없는 것 아니냐. 이에 대한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전망을 제출하지 못하면 현장 조합원들에게 무엇을 얘기할 것이냐? 현장간부, 현장조합원들과 소통하지 않고 교수들과 얘기하고 있다. 이를 극복해야 한다. 지부장을 오래 하고 있다 보니 현장조합원과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현장성을 유지하고 있다. 상급의 결정사항이 지부로 내려올 때 양쪽에 대한 이해가 있으니 잘 먹히는 사업과 그렇지 않은 사업이 구분된다. 상층간부의 하방이 필요하다.
- 총연맹과 현장과의 격차가 정말 심하더라. 현장이 따라올 수 있게끔 고민과 사업을 집행해야 하는데 상층에서 기대하는 모습으로 현장이 바뀌어 질 것을 요구하는 식이다. 현장의 얘기를 듣질 않고 무조건 가르치려 든다. 조합원들을 믿고 현장을 믿자. 기존에 낡은 이념과 노선을 재정립하고 간부들은 자기 삶의 가치관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한다. 자신 스스로 욕망구조에 갇혀 있는 상황 아니냐? 고여 있지 않은, 벗어나려 하는 노력을 하자. 스스로 총연맹이라는 생각을 가지자. 아래로부터의 혁신과 주체를 세우면 달라질 것이다.
- 95년 비정규직으로 입사해 99년 노조를 결성했다. 10년 동안 많은 사람이 상집, 대의원을 거쳐 내려갔으나 현장에서 자기역할을 찾지 못한다. 예전에는 사업장마다 학습소모임이 존재했으나 지금은 사라졌다. 노조에서 매번 교육사업을 진행하지만 단발성으로 끝나면서 교육의 성과가 남지 않아 상집차원에서 집단적 학습을 통해 사람을 남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 11월 중 조합원 재무설계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가계재무문제를 개인적 차원으로 치부하고 배타시해왔으나 노조 일상활동이 일환으로 그 필요성을 느끼고 재추진하기로 했다. 현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새롭게 간부가 발굴되지 않고 있는 점이다.
그나마 지구협 나오는 간부는 현장의 문제를 풀어보려는 노력....
- 공무원노조가 부정부패 척결, 행정개혁 등 대의에 입각한 운동을 하지 않으면 전교조 처럼 조만간에 몰매를 맞을 수 밖에 없다. 상급 공무원의 지역토호 유착에 하급 공무원이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있다. 지역 청소재벌과 유착된 상급공무원에 하급직들도 자유롭지 못하다. 밥이나 술을 한 잔 얻어 먹을 수도 있는 등. 이런 문제들에 대해 커밍아웃하고 부패척결에 적극 나서야 연금문제, 탄압 대응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
노동3권이 제약되어 있는 현실에서 정책대안에 대한 고민이 있다. 부정부패 문제도 (동사무소에서 인허가권을 갖고 있었는데)돈을 받을 수 있는 개연성은 있으나 주지도 않는데 뭔 소리냐 라는 반응도 있다. 수세적인 모습이 아닌 공세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내부고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지금이 공무원노조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현장 지부장들이 해고되는 상황의 연속이어서 현장으로부터 상층 간부들에 대한 지지와 믿음은 있다.
지역사회에서 기존 관변단체 사람들은 공무원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으나 시민단체의 경우에 만나기도 쉽지 않다. 공무원들이 철학을 갖고 하는 것이 아니라 위치 자체가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단체사람들이 찾아가면 귀찮아하더라. 그런데도 통일한마당 같은 지역행사에 나가면 동지이다. 어떻게든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주요 간부들에서는 그렇게 되고 있다. 전 조합원 시민사회단체 가입 운동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 공무원들이 착하다. 온실 속에서 갇혀 있어서 다양한 세상을 보여주기 위한 교육을 고민하고 있다.
- 공공부문에서 직무분석이 필요한 지점이다. 공공연구노조의 직무에서 노동강도가 상당히 높다. IT발전으로 타자수들의 할 일이 없어졌다. 이들을 해고할 수는 없고 편집기능을 맡기면서 연구보조원의 직무를 줬는데 실제 연구를 하지 않는 사람은 짤라라고 지침이 내려왔다. 그래서 이들을 다시 연구직으로 바꿨는데 그 다음 지침은 연구직에 맡게끔 평가를 단행하라. 그러면 이들은 구조적으로 D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공부를 할 수밖에 없다. 노조전임기간 동안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 업무도 해야 하고 공부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다. 점심시간마저도 영어공부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조합원들을 모을래야 모을 수도 없다. 용역과제를 따서 먹고 살으라고 하는데 박사학위가 아니면 수주을 할 수도 없다.
연맹에서는 정부출연기관의 지침을 거부하라고 지침을 내리지만, 현장에선 이면합의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지금은 단협 분석을 통해 순위를 매겨서 통제하고 있다. 대안이 필요하다. 단협에 전임자 평가등급에서 상급을 주는 것에 대해 모럴헤저드라고 치고 들어온다. 인사경영권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라 얘기하면서 단협평가를 통해 기관장을 날리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한 것 아니냐?
막연한 반대로는 안된다. 직무분석에 기초해 임금, 고용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연구기관노조는 진보적 경제산업노동복지정책생산의 싱크탱크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거 아니냐.
조합원교육이 많이 얘기하지만 지금까지는 노조에 대한 충성심, 단결투쟁의 중요성을 중심으로 한 교육 아니었느냐? 토론을 통해 조합원들의 처지와 조건에 맞는 구체적인 대안 마련으로 교육개념이 바뀌어야 하지 않느냐?
노조를 말살시키기 위한 작업들이 비슷하게 들어오고 있다. 공무원노조도 마찬가지다. 정책대안을 낼 수 있도록 연구소 네트워크를 통한 축적이 가능하게끔 했으면 좋겠다. 정책연구소 강화와 인프라 구축 등이 필요하다.
- 사무금융 노동운동이 투기자본감시센타나 기금의 공공화을 제기하고 있는데, 사무직 비정규문제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다. 보건의료노조가 산별활동에서 앞서고 있는데 중소병원 노동자가 보건의료노동자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산별 차원의 고민은 있는지?
산별노조에서 동네 의원의 노동자를 일일이 조직하기 어렵다. 또 실효성이 떨어진다. 지금은 개별 노동조건에 대한 보건의료산업 정책제도개선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그 성과와 더불어 조직화방도가 모색될 것이다.
- 중소영세 비정규 노동자의 조직화는 일반노조 방식으로 접근해서 풀리지 않는 문제 아니냐?
산별조직이나 총연맹의 법 제도 개선을 통한 생존권과 활동 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스스로의 결사도 필요하다. 이의 결합이 요구된다.
- 오늘 나온 노조활동가의 고민나누기 얘기에 기초하여 향후 토요공부모임의 세부 주제를 잡고 하나씩 토론해나가자. 물론 토론만이 아니라 실천이 중요하다. 토요공부모임은 노동운동 바로세우기에 관심이 있고 실천의지가 있는 사람이면 소속불문, 정파불문, 과거불문으로 함께 할 것이다. 대중이 매우 현명하고 똑똑한 시대다. 이런 대중을 진보의 편으로 당기기 위해서는 활동가들이 더 똑똑하고 더 헌신적이고 더 세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공부해야 한다. 이 시대, 공부하지 않는 활동가는 낡은 활동가다. 아니 활동가가 아니라고 해야 할 것이다. 다음 주 토요일의 주제는 <산별노조운동 진단과 방향 모색>이다. 금속, 보건, 공공 등의 투쟁과 교섭, 일상활동, 조직체계, 조합원의 반응 등 산별노조운동의 모든 것을 짚어보자.(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