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봄, 봄이 온다는것은 …
하늘나리
봄이 온다. 돌아온 4월, 꽃은 망울 짓고 있으나 아직 터뜨리지않았다. 일흔 아홉살 녀인에게도 달래캐는 열세살 소녀에게도 봄은 가슴 설레이는 계절이다. 먼 산 높은봉엔 아직도 겨울 잔설이 허연 수염발을 날리며 벋티고 응달진 산 기슭에 겨울내 쌓인 눈이 채 녹아내리지 않았지만 긴 겨울 잠을 깬 양지바른 산계곡에선 찰랑찰랑 봄물이 흐른다. 봄은 대지에 힘을 불어 넣고 있다. 어느새 앙상하던 개울가 버드나무엔 보송보송 살진 재빛강아지들이 귀엽게 봄나들이 나왔고 라목으로 까칠하던 고목에도 수액이 올라 연두빛 새촉을 틔운다 시장거리의 좌판대위에 부지런한 시골 녀인이 진렬해 놓은 봄 나물의 향기로 봄은 온다. 혹독한 인동의 계절을 넘어온 이 세상 피조물에게 봄은 희망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찰랑대는 봄물은 작년의 봄물이 아니고 보송보송 살진 재빛 버들강아지도, 연두빛 새촉도 작년의 것이 아니다. 화사하게 피여나는 앵초꽃, 개나리도 작년의 꽃이 아니고 언덕 넘어 날아오는 철새도 작년에 날아간 철새만은 아닐것이다.
돌아온 4월, 이 봄날에 어떤이는 사랑에 가슴을 앓고 어떤이는 잃어버린 꿈 때문에 미치고 또 어떤이는 흘러가는 세월의 무상함에 한탄을 할것이며 어떤이는 이루어야 할 예쁜소망을 두고 모대길것이며 어떤이는 리산의 아픔에 몸 부림칠것이다. ,봄을 타 몸살을 앓는 이들에게 봄은 온몸에 식을줄 모르는 열꽃을 피우며 찾아오나 보다.
,봄이 온다는 것은 하나쯤의 상처를 입어 희망을 그 무엇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화사한 이 봄날 대자연은 새 생명의 잔치로 대지에 진실을 심어준다. 상처 입은 조개가 진주를 만드듯이 이 봄날 대지에 심어진 씨앗들은 아픔을 감내하며 몸에 하나쯤의 상처를 내여 싹터서 자신을 감싸고 있는 껍데기라는 세계를 벗어나야만 생명으로 자라난다. 계란이 병아리로 되자면 단단히 둘러싼 껍질을 뚫고 태여 나듯이…
60년만에 찾아오는 흑룡해라고 시장바닥에서 룡이 승천하는 달력을 사던날은 설한풍이 불어치는 삼동의 겨울이여서 봄은 멀리 있어 내 마음은 홀가분했었다. 창밖에 흩날리는 눈발을 보며 오지않을것 같은 봄이여서 마음은 느긋했었다. 그래, 봄이 되자면 아직도 멀었지…
하지만 실수를 모르는 세월에 실려 봄은 그때 오지 않는것이 아니라 세월따라 가고 있었다. 어느새엔가 얼어붙은 강밑으로 흐르는 봄물 소리에 놀란 씨앗들은 굳잠에서 깨여나 한껏 몸을 부풀리고 자기의 몸에 아픈 상처를 내며 새싹을 몸밖으로 내밀어 자연의 순리를 따랐다. 껍데기를 깨고 용기있게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여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그 씨앗은 년륜을 손톱눈에 박은 새 생명으로 거듭나게 된다.
,봄이 온다는것은 아픈 상처가 무엇인가를 가치있게 만들어 준다는것이다 발길살찬 황사 바람에 모질게 핥키면서도 개나리 진달래는 주저없이 피였고 작은 제비꽃도, 애기똥 풀꽃도 씨앗을 터치며 아프게 피였다.가는 봄 잡아볼가 어제밤 봄 서리에 무참히도 상처 입은 길가의 한포기 작은 풀, 그 시리도록 가냘픈 몸에 쓰라린 상처를 지닌채 짧은 생애에 해야할 제몫의 사명을 두고 스스로 솟아 오르는 이 아침의 태양을 향해 사활을 걸고 몸 부림친다. 태양은 자연의 리치대로 아픈 상처를 입은 작은 풀에게 생명의 위대함을 가리켜 줄것이다. 아픔을 인정하고 제몫의 삶을 산다는것. 어쩌면 지난새벽의 된서리를 맞은 한포기의 작은 풀이 나에게 가리켜준 세상살이 리치다
봄이 온다는것은 정열로 생명을 완성시켜야 한다는 대자연의 계시이다 올해 봄을 너무 멀리 떠나 보낸 내 마음엔 추락의 아픈 상처가 남았다. 이 상처마저 없다면 올해 나의 봄은 무의미 할 것이다. 계절을 놓친 농사군의 궁여지책으로 수수한 메밀이라도 심어야하지 않을가?! 그리고 바야흐로 태양이 하얗게 작열하는 여름 뙤약볕에서 잡초를 뽑아주고 창살같이 내리꼰지는 폭우와 우박에 하나쯤의 생채기를 내면서 쓰러진 들녘의 메밀포기를 일쿠어 세워 하얀파도가 부서지듯 싱그럽고 화사한 메밀꽃이라도 진실하게 피워 영근 씨앗을 품게한다면 추락으로 입은 내 생명의 상처는 헛된것이 아니리라. 이제 자연의 봄은 아픔을 견뎌낸 진실한 생명들을 정열로 키울 여름에 넘겨 줄것이다 여름은 성숙된 생명을 가을에 넘겨 줄것이다 가을은 계절의 뜨거운 잔열로 생명을 완성 시킬것이다
저렇게 멀리만 있어 보이는 가을이 돌아 올것이다 멀리 있어 오지 않을것 같은 가을이 꼭 돌아 올것이다. 그때면 우리의 몸에도 하나쯤의 아문 생채기가 있어 진주가 빚어져 있어야 할것이다. 손바닥엔 한두개의 장알 배긴 굳은 살과 등곬엔 소금꽃 피였던 자국 말이다 그래서 가을 들녘에 세워둔 허수아비와 생명의 진실을 말할수 있고 한알의 영근 씨앗을 품고선 보잘것 없는 가을 들녘의 작은 풀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
봄, 봄이 온다는것은 ……
2012년4월27일
첫댓글 봄은 누구에게나 희망을 주지요. 좋은글에 머무릅니다.희망 가득한 봄 맞이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바래요.
다가오는 이 봄날에 님의 아름다운 꿈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사색의 글 즐겁게 읽었습니다. 무어나 시작이 반이라고 일년농사 봄에 달렸거든요. 감찰맛나게 쓴 좋은 글 즐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야금소리는 이봄날과 더불어 아름다운 선률을 선물하겠지요?!이쁜 댓글 감사합니다
봄희망을 안겨주는 이쁜글 즐감하였어요
봄은 언제나 희망으로 우리곁에 다가오지요 이 희망의 계절에 많이많이 행복하세요
새봄은 우리에게 신심과 희망을 안겨주죠.오래간만에 올리신 좋은글에 봄향기를 느껴보는 기분이였습니다.하늘나리님의 좋은글 많이 기대합니다.
바쁘신 일상에서도 좋은 댓글 주신 지기님 고맙습니다
코스모스 화원의 발전을 위해 로심초사하시는 지기님 이 희망의계절에 유쾌한 일상들이 이어지시기를 기원합니다
봄을 그려보는 좋은글 즐감하였어요
수필 함께 공감해 주시여 감사합니다 화창한 봄날과 더불어 행복하세요
봄의 멋진글을 맛잇게 읽고 갑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맛잇는 봄날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봄을 갈망하고 기대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희망이기도 해요 좋은글 즐감하고 갑니다
봄이면 우리모두에게 아름다운 소망이 있어 봄은 그럴듯 좋은 계절인가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님의 수필을 읽으면서 만물이 소생하는 봄과 함께 깊은 사색에 잠깁니다. 좋은 글 즐감하고 내립니다.
깊은 사색의 즐거움은 이봄에 우리에게 아름다운 가을이야기로 이어질것입니다 님께서 아름다운 이 봄날에 행복하세요 댓글 감사합니다
붐향기를 느껴보는 좋은글 즐감하였어요.
봄향기는 언제나 겨우내 움추려 들었던우리를 활기차게 하지요 눈부시게 아름다운 이 봄날과 더불어 행복하세요
봄향기따라 마음도 포근해지는 고운글 즐감하였어요.하늘나리님의 좋은글 또 기대할께요.
해변의 여인님 님의 포근한 마음에 올해 봄이 즐겁기를 바래요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글속에서 다가오는 봄향기를 느껴보는 기분이네요.좋은글 즐감하였어요
어여쁜 백일홍씨앗도 이 봄날 고운꿈 안고 싹 틔우고 있겠지요 만록청중 일점홍으로 예쁘게 피여나세요 댓글감사합니다
잘 엮은 수필 잘 보고 갑니다.다음글 또 기대됩니다
향기로운 이 봄날 좋은 추억 남기시기를 기원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봄은 끝내 찬 얼음도 다 녹이면서 따뜻한 향기로 만물을 사랑해주죠, 멋지게 쓰신 수필 잘 보고 감탄합니다,
하늘나리님 고운글 또 기대합니다.
아름다운 선률이 봄이 오는 길목에서 들리기를 기원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안녕하세요?
봄 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잔설 속에 버들 강아지 움트고
노란 병아리의 보송보송한 솜털도 가슴 가득 느껴집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