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아침 딸네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갔다. 내 승용차 안에는 내일 원주에 가지고 갈 수강생들 작품이 실려있기 때문이다. 손자가 운전을 하기로 했는데 손자는 엄마 차보다 할머니 차가 운전하기 더 편하다고 한다. 원래는 우리 집으로 오기로 했으나 지하주차장이 없는 우리 아파트에서는 짐을 옮겨 실을 수가 없다.
내 차에 짐을 딸 차에 옮겨 놓고 손녀까지 네 명이 타고 손자가 운전하고 춘천을 출발했는데 비는 계속 쏟아진다. 서울에 거의 도착했을 때 비는 약해졌다. 성당을 다니는 집안이라 성당에서 결혼식을 하니 시간도 오래 걸린다. 동생네는 강릉에 사는데 아들이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니 결혼식도 서울에서 한다.
예식이 끝나고 이 성당은 결혼 사진을 밖에서 찍는다고 한다. 성모마리아와 하나님께서 도우셨는지 비가 그쳐 사진 찍는데 지장은 없었다. 피로연 장소에서 가족들이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며 점심을 먹고 8월에 춘천에서 개최되는 가족 모임에서 만나기로 하고 혜어졌다.
결혼식 진행도 올케 쪽 배 씨 집안은 올케 오빠가 신부님이고, 남동생 쪽 심 씨 집안은 큰누님 아들이 신부님이라 공평하게 공동집전을 하셨다. 서울 중구에 있는 '약현성당'에서 결혼식을 했는데 옆에 있는 명동성당에서 결혼식을 하려면 1년을 기다려야 차례가 오고, 오늘 결혼식을 한 성당도 제비 뽑기로 날을 정했다는데 하필이면 비 오는 오늘이다. 그래도 오후에 비가 그쳐서 천만다행이다. 아침처럼 비가 퍼부었으면 돌아오는 길도 힘들었을 것이다.
손자 피곤하다고 가평휴게소에서부터는 내가 운전을 하고 왔다. 아침과 반대로 딸 차에서 작품을 꺼내 내 차에 싣고 딸 차와 함께 우리 집에 가서 내 차는 주차해 놓고 딸 차를 타고 춘천에 유명한 솔밭 카페 '소울로스터리'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딸이 딸네 집에서 저녁을 먹고 태워다 준다고 하는데, 내일도 아침 일찍 원주에 가야 하니 집으로 오는 게 더 좋을 것 같아 바로 집에서 내려달라고 하였다.
오늘도 조카들을 많이 만났다. 고인이 된 오빠 아들 딸도 만나고 고인이 된 큰언니 아들인 이 신부님도 만났다. 또 지난해 돌아간 작은언니 아들 딸과 손자 손녀도 만나 결혼을 축하했으니 하늘나라에서 오빠 언니들이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보았을 것이다. 아울러 손자의 결혼식을 하늘나라에서 축하해 주시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 모습도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