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의 현 사태와 관련, 전국선원수좌회(이하 수좌회, 대표 의정ㆍ현묵스님)가
국민과 불자들에게 참회했다.
수좌회는 오는 8월 21일 전국승려대회 개최를 통해 종단 적폐 해소 및 청정교단 기틀 구축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수좌회는 설조스님이 38일째 단식 중인 27일 단식정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회문을
발표했다.
수좌회는 “조계종의 위기는 수좌들이 서릿발 같은 수행가풍으로 불조의 혜명을 계승하지 못한
까닭이요, 교단 수호의 보루로서 선도적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 책임”이라며
“부끄러운 마음으로 책임을 통감하고 머리 숙여 국민과 사회, 종도들에게 깊은 참회를 올린다”고 했다.
조계종의 현 사태를 ‘미증유의 법난’으로 규정한 수좌회는 “문제가 이렇게 확산된 것은
종단 지도부의 개인적 일탈을 종단 차원으로 확대해 교권수호라는 허명으로 대응했기 때문
”이라며 학력위조, 은처자 의혹 등으로 비판을 받아온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수좌회는 “의혹의 중심에 처할 경우 높은 지위에 있는 지도부일수록 참과 거짓을 떠나
도의적 책임만으로도 즉각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책임 있는 지도자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또 ‘자승 전 총무원장’으로 대표되는 기득권 적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수좌회는 “지금 이 시간에도 장막 뒤에 숨어서 소위 종권 재창출이라는 비루한 꿈을 도모하고
있는 종단 실세가 따로 있다”며 “이들이 구축한 거대한 적폐 카르텔을 무너뜨리지 않고서는
종단 개혁과 불교발전은 요원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득권 적폐를 척결하지 않는 한 온전한 종단개혁을 꿈꿀 수 없다는 분석이었다.
수좌회는 “참회는 우리 교단의 아픔이 조속히 치유되어 국민과 대중들께 안심과 희망을 주는
그날까지 멈춤이 없어야 한다.
오늘 수좌회는 국민과 사부대중을 향한 간절한 108배로 그 시작을 고한다”면서
“이후 승려대회를 통해 종단의 적폐를 일소하고 사부대중이 참여하는 수행공동체를 만들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청정교단의 기틀을 바로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수좌회 대표단 20여 명은 조계사 대웅전에서 108배 참회정진에 나섰으며
,
이후 설조스님 단식정진단 내 동조단식 천막에서 참선 정진을 이어갔다.
한편, 이날 조계사(주지 지현스님) 측은 언론의 수좌회 108배 참회정진 취재를 막기 위해
어간문 등 출입구 일체를 폐쇄하는
등 출입을 통제하는 기존 태도를 고수했다.
수좌회 대표단이 설조스님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
수좌회 스님들이 조계사 대웅전에서 108배 참회정진을 한 뒤, 설조스님 단식정진단 내 동조단식 천막에서 참선 정진을 이어가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