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시집 님의 침묵 프랑스판 표지에 실린 현장법사의 뒷모습이다.
남한산성에 있는 만해기념관에 다녀왔다.
만해 기념관은 전보삼 관장이 대학생 불교연합회 활동하면서 만해 한용운의 삶과 사상.민족정신에 반해서 만해의 뜻을 실천하고 널리 전하고자 설립한 공간이다.
남한산성 높은 터에 이층 한옥으로 지은 건물은 동서 남북이 툭 트이고 소나무 숲으로 둘러쌓여 청량한 바람이 더위를 식혀준다.
만해가 남긴 불멸의 시집.사랑의 증도가 ,님의 침묵,이 외국어로 많이 번역소개 되었는데 1996년 프랑스어 번역본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웬일인가?
나의 뒷모습이 님의 침묵 표지 사진으로 실려 있었다.하얀목련이 피어날 때 송광사 선원 수선사 앞 마루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사진은 그당시 송광사 선원에 계시던
현봉스님께서 찍어주셨다.
우와 ㅡ님의 침묵 불어 번역은 은퇴한 불란서 신부님이 하셨다.
님의 침묵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사진은 님의 침묵 불어판. 표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