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에서 중칭까지는 고속전철로 2시간 거리이다. 중칭은 중국의 4개 직할시 중 하나이기도 하다 북경 천진 샹하이 그리고 중칭이다. 도시 내부의 인구만 천만이 넘고 주변 도시까지 포함하면 3천만명이 넘는 대 도시이다. 밤세 비가 억수같이 내렸다. 아침에 일어나니 빗소리가 요란하다. 3층 복도 난간에 있으니 큰 나무 사이로 박쥐들이 어지럽게 날아 다닌다. 야행 동물인 박쥐는 해 뜨기 전에 활동량이 많은 모양이다. 작은 새 크기의 박쥐는 나는 모습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지 않고 순간 순간 예리한 각도로 방향을 바꾼다. 박쥐의 행동에 조금 만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은 금방 알 수 있는 동작이다. 8시 . 중칭 사나이(이ㅡ루이)가 학원에 가는 시간에도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숙소 앞에서 택시를 부르고야 나 갈 수 있었다. 모든 떠날 준비를 마치고 로비에 내려오니 다행이 빗줄기가 가늘어져 있다. 2호선 전철을 타고 1호선으로 갈아타기만 하면 기차 역 앞으로 갈 수 있다. 막 문을 나서려는 순간 이공이 버스가 더 빨리 간다고하면서 11번 버스를 이용하라고 한다. 이공 때문에 비를 맞으며 먼 길을 걸어 가야 했다. 버스도 육교를 건너서 타야하고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 가는 거리도 전철에 비해 상당히 먼 길을 걸어가야 했다. 무거운 짐을 지고 몇 걸음만 더 가는 일도 짜증나는 일이다. 이공은 걷는 거리는 생각하지 않고 버스가 전철보다 시간이 덜 걸린다고 추천해 준 것 같다. 고속 전철은 우리나라 KTX를 생각하면 된다. 편리하고 빠른 대신 사람 냄세가 없다. 웃고 떠들고 마시고 먹고 마작하면서 허튼 소리를 하는 완행열차의 사람 냄세가 없다. 청두에서 중칭까지 오는 사이에 높은 산이 없다. 그렇다고 평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산이라고 할 수없고 그렇다고 평지라고도 할 수 없는 구릉이 계속된다. 향나무 같은 기다란 삼각형 모양의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높은 곳까지 계단식 논 밭이 피라미트 처럼 개간되어 있다. 계곡의 평지는 수분이 많아 보여 농사에 적합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농가도 마을 이루고 있기보다는 숲속에 한 집씩 떨어져 있다. 중칭은 거대한 도시이다. 중칭북 기차역만 해도 남북으로 나누어진 출구가 버스로 한참을 가야한다. 남문이 공사 중이라 북문으로 나왔다 필요없이 남문까지 버스로 15분 가야했다. 남문에서 138번 버스를 탔다. 샹하이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는 학생이 방학 중이라 고향에 와있다고 하면서 우리가 한국말을 하는 것을 듣고 같이 남문에서 내려 우리를 버스에 태워주고 친절하게 운전수에게 내릴 역을 이야기 해주고 떠났다. 중칭 시내는.기차를 타고 오면서 본 구릉지대처럼 구릉 위에 만들어진 도시이다. 도시 전체가 오르락 내리락 한다. 온통 아파트 천지이다. 우리나라 신도시에서 보는 아파트는 질서라도 있지만 이 곳 아파트는 난 개발 하 듯이 섞어 있다. 낡은 아파트 위에 또 다른 아파트가 세워져 있는 꼴이다. 고층빌딩 고층아파트 그리고 낡은 가옥과 낡은 저층 아파트가 앞뒤로 배열되어 있다. 구릉을 내려오면 같은 모습의 빌딩이 계속 반복된다. 오래된 도시가 가지고 있는 혼란스러움이 이렇구나 하는 생각이든다. 언젠가 베트맨 씨리즈의 혼란의 도시 고든인가하는 지하철 지상철 고가도로가 몇 층으로 교차하는 도시가 연상되는 곳이다. 몇 일 지내보면 오늘의 혼란스러움도 나름의 규칙이 있을 테고. 익숙해 질꺼다. 예약한 게스트하우스는 도심에 있지만 오래된 아파트이다. 아마도 김구 선생님이 독립운동 하실 때 지은 아파트같다. 복도는 낮에도 어두워 전등이 있어야 하고 계단은 온통 쓰레기가 가득하고 쓰레기 투입구는 검은 먼지가 낀 체로 열려있다. 4층까지 걸어 올라가야 한다.그런데 이 아파트 대로변에 있다. 뒤로는 새로지은 고층 사무실 빌딩이 숲을 이루고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게스트 하우스라기보다 방을 하나씩 장기 임대해 주는 곳이라 투숙객들은 직장인들이고 더욱이 옆 방 사람과 이야기 할 일이 없는 곳이다. 하루 더 이 곳에 있다가 다른 곳으로 옮길 생각이다. 하루 방값 40위안. 지금까지 중 제일 저렴한 곳이다.
우리 아파트에서 본 도로 건너편 아파트. 신구 아파트가 앞뒤로 있다. 우리아파트는 길가 아파트의 할아버지 세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