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관광을 모두 마치고 호텔에 돌아오면서 이선생님에게 크레이지 하우스를 가고 싶다고 했더니
"여기서 가까워. 걸어갈 수도 있어. 근데 그걸 뭐하러 보려고 해. 그냥 시멘트 덩어리야, 아주 흉측한."
"그래요? 근데 왜 여행 자료에서는 거기를 추천했을까요?"
"그냥 시멘트 덩어리야. 시멘트 덩어리!"
이선생님과 저녁 늦게 월남쌈 집에 갈 때 만나자고 약속을 하고 잠깐 쉰 다음
용감한 우리는 도시 탐험을 나서기로 했습니다.
먼저 도대체 알 수 없는 언어로 쓰여진 지도를 읽고 또 읽고 연구를 한 다음 호텔을 나섰습니다.
목표는 크레이지 하우스와 중앙시장....
걷다 보니, 저 멀리 높은 언덕 위에 정말 회색 시멘트 덩어리 같은 것이 보였습니다.
'겉으로 저렇게 보여도 가보면 뭔가 근사한 것이 있을 거야.'
그렇게 찾아간 곳....크레이지 하우스
정말 크레이지했습니다.
너무너무 재밌어서 웃고 또 웃고...
다리는 후덜덜, 가슴은 콩닥콩닥...
아이들이 오면 얼마나 좋아할까요? 정말 광적으로 돌아다닐 것 같은 곳입니다.

입장료는 1인당 40,000동...(우리 돈으로 2,200원)
크레이지 하우스는 전직 대통령의 딸이 건축한 거랍니다.
어떤 책에는 호치민의 3대 손이 건축했다 하는대, 정확한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1960년대 모스크바에서 건축을 전공한 그 딸이 돌아와 이것을 만들었을 때
어찌나 기괴하고 무서운지 현지인들이 없애자고 난리를 피웠답니다.
그랬던 것이 이제는 이 요상한 건축물은 달랏의 명물이 되어 증축까지 하고 있더군요.

어떻게 이런 건축물을 지을 생각을 했는지 그녀의 창의력이 놀랍습니다.
이런 건축물이 한국에 있다면
아이들도 어른들도 참 좋아할 것 같은데....

미로처럼 얽힌 통로를 따라가다 보면
두 갈래, 세 갈래 갈림길이 나오고 또 따라가다보면 또 다른 길이 나오고....

이곳은 게스트 하우스까지 있어요.
어떤 여행가가 '어떻게 이런 데서 잘 수 있을까?' 하고 쓴 글을 읽었는데
저는 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자면 뭔가 상상력이 쑤욱쑤욱 자랄 것 같습니다.
문제는 날씨가 좀 추워서 자기 힘들다는 것이죠.

이쪽 건축물에서 저쪽 건축물이 멀리 보이고
건축물들은 서로서로 미로처럼 얽혀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린아이 마음으로 탐험 또는 모험을 하고 싶은 어른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곳- 크레이지 하우스
탐험 내내 "오, 크레이지, 크레이지!"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이곳은 게스트 하우스 입니다.
중간 중간 다양한 형태의 게스트 하우스가 있습니다.
춥지만 않다면 한번 도전해 볼만합니다.
크레이지 하우스 강추!
이곳 달랏의 저녁은 초가을 날씨입니다.
오토바이를 주로 타고 다니는 이 사람들은 두터운 겨울 외투를 입고 다닙니다.
크레이지 하우스를 다 보고 난 후
중앙시장을 찾았지만, 실패...
실패인지 우리가 본 작은 시장이 바로 중앙시장인지 그건 잘 모르겠네요.
그렇게....이리저리 왔다갔다 헤매면서 도시를 탐험하던 중
우연히 유치원과 초등학교 앞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교육열이 대단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유치원은 아주 깨끗하고 예쁜 건물...(사진 없음)
오후 4시 30분- 초등학교 아이들이 하교를 하고 있네요.
왜 이렇게 늦게 전교생이 똑같이 하교를 하는 걸까요?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나중에 안 사실- 2부제 수업이 있어서 4시 30분이 끝나는 시각이고, 여기 학부모들은 거의 대부분 아이들을 데리러 옵니다.)
부모들이 오토바이를 갖고와 하교를 시키는가 하면 봉고 같은 통학버스도 더러 보입니다.

학부모들이 교문 왼쪽 부분에 서서 자신의 아이를 기다리고 있어요.
정신 없어 보이지만, 그 나름 질서와 규칙이 있네요.
아이들이 오는 오른쪽으로 자기 아이를 찾겠다고 뛰쳐나가는 어른은 단 한 명도 없었으니까요.
교문 앞에 기대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아이도 보입니다.

천사 같은 얼굴이 참 예쁩니다.

아빠의 오토바이에 앉아 집에 갈 준비를 하고 있는 이 아이.
"헬로, 하이!" 하고 인사를 건넸더니 수줍게 웃기만 합니다.
이럴 때 말이 통하면 얼마나 좋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교육열이 높아 사설학원도 꽤 많다고 합니다.
저녁 시간이 되어 황급히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이선생님과의 저녁 약속 시간 때문이었죠.

베트남 전통 음식점을 갔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이 즐겨 찾는 월남쌈집....
미스 트응은 일일이 싸서 우리에게 서비스를 해 주십니다.
이선생님이 맥주만 마시니까, 이것도 먹어보라고 자꾸 재촉하는 모습이 참 예뻐 보입니다.

한국과 다른 점은 라이스 페이퍼...
우리는 라이스페이퍼를 물에 적셔 야채와 고기를 넣어 싸 먹는데 이곳 사람들은 그냥 건조된 라이스 페이퍼에 사 먹습니다.,
야채의 종류는 아주 다양합니다.
우리가 먹는 부추도 있고 양상추도 있고, 깻잎...등등...
양상추와 부추는 입맛에 딱 맞습니다. 다른 야채는 조금 향기가 진합니다.
가운데 노란 것은 땅콩소스입니다.
고소하고 달콤하고....

라이스 페이퍼에 야채 넣고,
고기와 밀가루 튀긴 것(아주 고소)을 넣고 둘둘 말아, 노란 땅콩 소스에 찍어먹으면 끝!
"아유, 잘 먹어서 좋다."
이선생님은 우리가 잘 못 먹을까 봐 은근히 걱정하신 듯합니다.
아무튼, 잘 다니고, 잘 먹고, 잘 구경하고...
1월 21일(화)에는 달랏에서, 아니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산인 랑비앙 산에 갈 예정입니다.
그곳에는 폭포도 있고, 케이블카도 있고, 소수민족도 산다고 하네요.
소수민족 아이들을 만나면 주려고 몇 가지 학용품을 챙겨 넣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달랏의 21일(화) 날씨는 구름이 약간 낀 쌀쌀한 날씨입니다.,
첫댓글 구석구석 누비며 여행을 즐기시고 계시네요.
이런 것이 자유여행의 매력이겠지요?
저는 아이 병원에 중요한 일 때문에 여행을 미뤘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달랏 가는 건데,
앞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
아ㅜ 최규순선생님ㅜ 여행 계획이 변경되었군요ㅜ 너무 아쉽겠어요~ 자연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달랏은 최규순선생님과도 참 잘 어울리는 공간인것 같아요^^ 다음에 꼭 함께해요~
아, 안타깝습니다. 함께 오셨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작가들에게는 상상력이 쑥쑥 솟아나는 장소입니다.
도시에는 볼 수없는 기괴하고 신비스런 크레이지 하우스 덕분에 우리 안에 잠재된 장난기가 새록새록 솟는 곳이었어요. 요상하게 생긴 건물속에 있는 계단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웃음과 감탄사가 절로나왔답니다^^
달랏의 명소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
@바람숲 맞아요~ 강추합니다!! ^^
맞아요, 이선생님은 크레이지하우스 굉장히 싫어하세요..ㅋㅋ 그런데 꽃보다 할매찍으신 71세 울어머니와 61세 울이모는 크레이지하우스에 열광. 저는 고소공포증 심해 끝까지 안 올라갔는데 할머니 둘이 종횡무진 누비고 다니시며 "야, 여기가 제일 재밌다!!"
우리 셋도 열광하며 즐겼답니다.^^ 달랏에 오면 꼭 가 볼 곳으로 추천합니다!
시멘트 덩어리가 아니라 멋진 놀이터네요~~
그곳에 계신 이선생님에 관한 이야기는 듣지 못해서 궁금했었는데 여행객들을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이 대단하시네요~~
보는 사람에 따라 누구는 시멘트 덩어리, 누구는 환상적인 놀이터...
기발하고 환상적인 발상입니다. 크레이지 H.
먹을것이 많아 좋습니다.
이걸 건축한 그 대통령의 딸인가 하는 할머니가 그곳에 있다는데 우린 만나지 못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