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글 과 공 동 체 라 면?
2011-08
교 언 영 색(巧言令色)
박병민 목사(새터공동체)
일렁이는 바다가 아니고, 사람의 인위가 없는 한, 깊은 물은 조용히 흐른다. 그런데 나는 저번 달에서도 말했듯이 조용하지 못하고, 격랑(激浪) 가운데서 허우대며 가고 있다. 마치도 어린모가 자라 차츰 서 가기 시작하던 벼가, 키를 헌칠하게 세워가며 이제 알갱이를 가죽 밖으로 내이기 위하여 올해와 같은 비바람을 겪어 내기에는 고달펐었으리라. 그것이 볏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흔들림 속에서도 부단히 몸부림쳐 가며 애썼어야만 했었으리라. 그래서 그것은 조용함이 아니라, 사각거림 속에서의 자기 찢김이었으리라. 매양 가냘프기 그지없는 것이 우리네의 사람들이다. 우리는 곧게 서있는 저 한 그루의 나무에 비길 바도 되지 못 한다. 우람하지는 않지만 제 자리를 지키는 저 한그루의 나무를 보면서 곧곧함이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지녀보려고 하는데, 우리는 그 ‘지님’이라는 것을 잃지 않기 위한 호주머니가 너무 그물망 같아서 터지기 일쑤이거나, 아니면 더 심하게도 밑이 훵하니 뚫려 있어서, 똥줄을 조이지도 못하는, 뚫려진 논둑의 물꼬와도 같다. 그 일렁이는 물결을 잠재우기 위해서 우리는 얼마나 더 땜질을 해가는 삶을 살아댈 것인가? 고작 우리들이 한다는 것이 안간힘을 써댐이요. 머리를 돌려대기 시작하면 타협점이라는 것을 끌어 대기도 하고, 그것도 안 될 것 같으면 편법이라는 것을 궁리하게 된다. 이런 것들을 전문적으로 맡아서 대행해 주는 사람들도, 그들의 일이 성업 중일지도 모른다. 뭐 이런 사람들을 부로커라고 하나? 우리말로는 거간꾼이라고 말을 해왔던 것 갔다. 더 큰 판에서는 이런 일들을 잘 요리해 가는 것을 정치(政治)라고 말들을 하기도 한단다. 나 같은 잔챙이들은 모르게 벌어지는 일들이 우리 주변에는 비일비재하게 있는 것 같다. 이런 꾼들을 호되게 말하자면, 협잡꾼으로까지 진출할지도 모른다. 성서에서도 누가 크냐고 키 재기를 해대는 제자들을 향해서, 예수께서도 그 대변인격인 베드로라는 사람에게 “시몬아, 시몬아, 보라 사탄이 너희를 밀 까부르듯 하려고 요구하였으나, 그러나 내가 너희를 위하여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였노니 너는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누가복음 22:31-32). 비껴가듯 한마디를 더 얹자면, 다른 형태의 어느 이들은, 마치도 하나님을 그렇게 부리려는 듯,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하면서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 마냥. 그 하나님을 줄줄줄 흘러나오는 “화수분”처럼 그렇게도 금쪽 같이 여겨 대는 사람들도 있다. 성서의 다윗왕은 다음과 같은, 마음을 지니면서 뒷금치를 들고 걷듯, 사뿐사뿐한 말을 그분께 올린다. “여호와여 내 마음이 교만치 아니하고, 내 눈이 높지 아니하오며, 내가 큰 일과 미치지 못할 기이한 일을 힘쓰지 아니하나이다. 실로 내가 내 심령으로 고요하고 평온케 하기를, 젖 뗀 아이가 그 어미 품에 있음 같게 하였나니 내 중심이 젖 뗀 아이와 같도다”(시편 131:1-2). 우리는 누구말대로 머리통만 큰, 통머리의 가분수적인 삶을 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제 분수를 알아가는 삶이 필요하다라고나 할까?
한자어 가운데 “교언영색(巧言令色)”이라는 말이 있다. 남의 환심을 사려고 번지르르하게 발을 맞추는 말을 하거나, 알랑거리는 낯빛의 그 표정이다. 옛날에 마치도 머리에 참기름을 바르고, 흰 양복바지를 두르고, 백구두에 얹히어진 바로 그런 사람. 나는 눈이 어두워서 이런 사람들에게, 몇 차래 이용을 당하는 꼴불견의 살이를 하기도 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건데 그저 그 분들이 나로 인해서 조금이라도 배가 불러졌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몇 차래 얘기 하였지만 여기에서 다시 말해도 아깝지 않은 말이 있다. “내가 두 가지 일을 주께 구하였사오니 나의 죽기 전에 주시옵소서. 곧 허탄(헛된 것-개역 개정판 성서)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로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적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잠언 30:7-9). 그제는 친구들이 함께 모여 영화 최종병기 “활”과 여 시각장애인이 삶을 해쳐가는 “브라인드”를 선택해서 보게 되었는데, 나는 장애인으로써 공감감각을 지니기 위해서 영화 “브라인드”를 보았다. 그리고 그 다음날에는 부모님과 아이 엄마와 넷이서 “활”을 보았는데, 그런데 며칠 전에 그 영화 “활”을 본 친구 윤(尹)이 문자로 마음을 전하여 주었다. 그는 들여다 본 듯한 말을 전해다 준다. 활의 대사 중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나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뚫고 가는 것이다” 얼마나 교언영색에 맞서서 가져다 세울 적절한 말인가? 또 조금 전에는 나의 외삼촌께서 사시는 ‘가마실’에 계신 성공회 신부님께서 다녀가셨다. 그 신부님은 노자(老子)의 도덕경에 나오는 “화광동진(和光同塵)”이라는 말을 전하여 주셨다. “빛을 부드럽게 하여(和光), 속세의 티끌과 하나가 된다(同塵)”는 뜻이다. 흔히 구도(求道)의 시선에서 자신의 지혜와 재주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평범한 사람들과 어울려 세상을 제도한다는 뜻으로 들린다. 참으로 절실히 내 마음 속에 다가오는 구절이다. 지덕(智德)이 두드러지는 것도 어려운데, 이 두드러짐만으로 부족하여 이를 다시 숨기고 세상에 나아가, 속되다고 하는 세상과 하나가 되라는 것이다. 교회에서는 그와 비슷한 말로 성육신(成肉身. incarnation), 도성인신(道成人身) 혹은 육화(肉化)를 얘기한다. 곧 하나님이 세상 속으로 사람이 되어 오신 것이 예수라는 분이라고 말을 한다. 그래서 그 분은 말씀하시기를 “나는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는 내 안에 계신 것을”이라고 그렇게 말을 하신다(요한복음 14:10). 남 보기에 잘 나고 뾰족해 보이는 것은 아직 덜 성숙했음의 표시이다. 무르익은 지혜는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주변을 편하게 하여 다가오는 이들을 자연스레 감화시키리라. 아직 내 마음 속에 나를 남 앞에 내세우고 싶은 것이 있으니, 아직 나에게는 높다란 산등성마루이이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뛰어난 지혜도 자기의 잘남을 자랑하기보다, 한낱 방편적으로 의를 실천하는 데 조심스럽게 쓰여야 하리라. 중심을 지키면서 높아진 만큼 낮아지고, 깊어진 만큼 얕아지고, 넓어진 만큼 좁아지고, 아는 만큼 무지해져야 될 것이다. 가장 뛰어난 지혜도, 나를 내세워 사람을 지배하고 다스리는 데 사용되면, 양날을 지닌 가장 무서운 칼날로 바뀌리라. 그래서 노자는 한 발 더 나아가 최고의 지혜는 말더듬 [訥. 눌 <예>어눌(語訥)]이나 어리석음(愚. 우)과 같다고 표현했던가? 결국 진정한 소위 현자라는 사람은 얼핏 보면 순진한 바보이다.
공 동 체 소 식 (2011. 6 .7. 8)
☻ 새터 공동체 가족
조창봉 이은주 김복순 지명수
권희숙 채경일 주송례 진영택
김정화 박소웅 박정임 라홍채
최성재 최영애 정무래 박종만
박병민 진선미 박한솔 박진솔
* 여러 가지의 육신과 정신적 아픔 중에 있는 새터공동체 식구들의 건강한 몸이 되기를 위하여 기도하여 주세요.
* 2011년 5월 23일에 대한적십자사금산군지구협의회가(강정우 회장님. 정인구 선생님) 충남 대천해수욕장에서 주체한 노인과 장애인의 모임에 새터공동체에서 3명이 참여하였습니다.
* 2011년 7월 15일에 희망의 언덕(회장:류상현 선생님)에서 주최한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여름바다 나들이가 경남 고성군의 공룡박물관과 곁에 있는 바닷가에서 있었는데 공동체에서 함께 다녀왔습니다. 금산군북교회 한성국 목사님께서 차량 운행봉사로 수고하여주셨습니다.
* 성대초등학교에서 배움을 갖는 박정임 양의, 금산군특수교육 캠프가 2011년 7월 25일 전북 고창에서 있었는데, 정임 양에게는 이웃 저 멀리 마을에 계시는 부모님과 모처럼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고, 다음날인 7월 26∼29일 4일간 오전 시간에 각 이틀씩 성대초등학교에서 음악치료와 원예치료 모임이 있었는데, 박정임 양, 이은주 양, 진선미 사모가 참여하여 프로그램을 갖게 되었습니다. 나의 모교이기도 한 성대초등학교가 학생 수 감소로 인한 연차적 계획에 의하여 2012년도에 문을 닫기로 계획이 되어있는데, 그런 일이 발발되지 않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혹간 그런 일이 있게 되면 박정임 양의 경우 낮 설은 면소재지의 학교에서 적응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사료됩니다.
* 2011년 8월 15∼17일에, 두 세집 밖에 없는 두메산골에서 시골교회개척의 모델이 될 수 있는, 충북 제천시 새생명전원교회 손태흥 목사님과, 그리고 손 목사님과 같은 사명감으로 알게 되신 여섯 일곱 분의 목사님과 사모님들, 새생명전원교회 전도사님, 장로님, 간사님들께서 함께 집회 모임을 인도하여 주셨습니다.
* 20011년 8월 14일에 살림교회에서(박상용 목사님) 밭이랑을 만들어 비닐을 씌워 주었으며, 8월 21일에 충만육묘 최영득 장로님께서(신평교회) 배추 육묘를 전해주셨으며, 같은 날 오후에 오정교회 남여선교회에서 밭에 배추심기, 목욕봉사, 예배당 천장에 형광등 달기 등의 각각 세 모임에서 섬김이 있었습니다. 살림교회 박 목사님께서 요즈음 세상에 삽으로 밭을 일구어서 농사짓는 사람은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부탁 말씀 하나 올립니다. 작은 밭에서 사용하는 관리기라는 현대식 농기계를...... 고된 일들을 하는 직장인들이 주일 오후만이라도 조금 쉬었으면 하는 애달픈 바램에서입니다.
☻ 기도하며 함께 하신 분들
금성교회(3회).충전교회(3회).대성교회여전도회(4인).신평교회(3회).금산군청사회복지과(3인).김기홍(3회).주식회사EG(이광형.3회).새나루공동체(김수택).성대초등학교(황맹순.염영숙외11인.2회).대덕교회(3회).정무래(3회).최영애(3회).라홍채(3회).박종만(3회).이은주(3회).대덕교회(이중삼.백종학).최성재(3회).대현교회여전도회(5인).조창봉(3회).사랑의쌀나눔공동체(장진성).김아령(박지윤).조정리교회(이정애).한윤형.석현교회(전해견).김지영(7회).최제현(신평교회.3회).주안푸드(정철외7인).서문종선(12회).대한적십자사금산군추부봉사회(추부새마을금고.8인),동춘교회221목장(김봉숙).동춘교회6여전도회.양오석(3회).비케이월드(김인숙).청주혜성교회(김영진외7인).채윤기(박현실.5회).수영교회(3회).튼튼영어대전동구(연월순외12인.3회).유성반석교회(3회).최선희(3회).신건태(3회).이원교회(3회).김복순(3회).진명구(3회).금산주부클럽(박명희외4인.3회).오정교회(이경현.세화전기).임정순(3회).살림교회(박상용외16인.3회).윤소정(남영.2회).동춘교회4남선교회(2회).오정교회4.5.6남선교회와14.15.16여전도회(13인.3회).신평리반석교회(2회).금산군모란회(5인.3회).추부소방서(11인).김용환(최정숙.3회).수영교회(이종호.양복기외1인).새생명전원교회(손태흥).한마음교회(홍계현).충남금산지역자활센터(조정근).김희준(민영희.김선정).단양교회(지성덕)
(호칭은 생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