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점점 깊어가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 한신대학교 안에 있는 이름도 고운 찻집 고운울림에서 마을소리 어울림 음악회가 열렸다. 마을소리는 마을에서 음악을 사랑하는 청년들이 주최가 되어 마을 주민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크고 작은 공연들을
진행하는 마을공동체이다. 분위기 있는 가을에 열리는 음악회라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 시간 보다 훨씬
전에 도착하였는데 찻집 앞에 준비된 무대에는 이미 초등학생쯤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모여서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그
중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아이들도 보였고 찻집 안은 벌써 자리 잡기가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마침 한글날이어서 우리의 얼을 살리고 서로의 얼굴을 환하게 비춰준다는 의미로 “환한 얼굴”이란 주제로 음악회의 문을 열었다.맨 처음 무대는 흥겨운 사물놀이가
한껏 청중들의 흥을 북돋았고 뒤이어 ‘아름다운 마을 학교’ 어린이들이
순수 우리말로 민요를 불렀는데 아이들의 고운 목소리와 아름다운 노랫말이 어우러져 어른들을 동심의 세계로 이끄는 듯 했다. 곧이어 오카리나 연주와 기타 연주, 싱어 송 라이터의 노래가 이어졌다. 누구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이 아닌 자기만의 색깔로 노래하고 연주하는 사람들이 참 행복해 보였고 바라보는
청중들도 흐뭇한 마음으로 공연에 취해 있는 것 같았다. 마을 밴드의 공연 그리고 동요를 국악 버전으로
부르는 것도 색다른 맛이 있었다. 마지막은 풍물패의 사물굿이 화려하게 펼쳐졌고 관객들도 함께 길놀이를
하며 아름다운 추억들을 만들어갔다. 음악은 서로 분열되었던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 주기도하고 힘든 세상을
살아 가는데 잠시 쉼이 되어주기도 한다. 마을 곳곳에서 노래 꽃을 피우는 마을소리를 응원하며 벌써부터
다음 공연이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