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국 사정 등으로 그동안 몇 주 진행하지 못한 여성주의 영화보기, 오늘은 여성감독 아녜스 바르다의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보았습니다.
80대 노감독과 젊은 사진작가 JR이 프랑스 마을을 찾아다니며 마을의 특징적인 인물들의 대형 사진을 찍어 벽에 붙여줍니다. 무너져가던 낡은 담장들, 아무 특징없던 담장들이 대번에 활기를 띠고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핫 플레이스'가 됩니다. 삶이 예술이 되는 순간이죠. 여러 마을 중 여성은 한 명도 찾아볼 수 없는 항만 콘테이너 벽에 노동자의 부인들의 사진을 붙인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자기를 보려고 이 먼 길을 찾아온 바르다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고 뜬금없는 암호 장난을 친 고다르 감독, 참 너무하더군요! 하지만 고다르에게 받은 상처를 위로해주려고 여직 한번도 벗지 않은 썬글라스를 벗어 자신의 맨눈을 보여준 JR의 나이를 초월한 우정에 위로 받습니다. 누군가 자신을 위로해주려는 그 마음 자체에서 위로를 받는 게 사람인 것 같습니다.
첫댓글 다른 일 땜에 뒷부분을 못봤는데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결국 JR 사진작가가 선글라스를 벗어 맨 눈을 바르다에게 보여주는군요?
바르다가 선글라스로 인해 서로의 거리를 느끼고 장막을 친 것 같다고 계속 못마땅해 하더니 그런 방식으로 위로를 하다니??
바르다의 반응이 궁금하네요. 물론 좋아했겠지만 더 구체적으로 어떤 식의 말이나 표정이었을 지......
88세의 여성 영화감독과 33세의 사진작가의 여정이 참 보기 좋더군요. 자기 소신과 주장이 분명한 둘의 대화를 들으며 재밌었어요.
그러면서 또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모습도 보기 좋았고요.
늘 좋은 영화 선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