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 과실을 주요 먹이로 하는 청설모가 전국의 산간지방에 광범위하게 서식하면서 호두 재배 농가들에게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특히 호두나무 과실이 결실되어 성숙되기 시작하는 시기인 7월 중순부터 청설모의 피해가 본격적으로 발생하여 수확량 및 농가소득에 많은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일부 재배농가에서는 수확을 포기하는 지경까지 발생되기도 한다.
호두나무(Juglans sinensis)는 호두나무과 호두나무속의 낙엽활엽수로 자웅동주(雌雄同株)이며 4∼5월경에 개화하고 9∼10월에 열매가 성숙하는 식물로 우리나라의 주요 유실수종 중 하나이다. 특히 과실은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과 무기질, 비타민 등 영양분이 풍부한 고급식품뿐만 아니라 기름, 공업용, 의약품 등으로 이용되며 목재는 고급 가구재, 공예목, 운동기구 등에 수피는 염색제, 약용 등으로 이용되는 경제성이 높은 나무이다. 이러한 호두나무는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등에 약 15종이 분포하나 주요 수종은 8수종이며 우리나라에는 연평균 12℃의 등온선을 중심으로 난대중부에서 온대중부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 호두 주산지는 영동, 천안, 예산, 무주, 김천, 예천, 거창 등지이며 해발 400m 이하 지역으로 경사 15˚ 미만으로서 토심이 깊고(1.5∼2m이상) 비옥한 산록부 지역에서 잘 자란다. 경기, 강원, 충북 등 내륙지방의 해발이 높은 곳은 월동 중 한해(寒害)의 우려가 있으므로 입지 선정에 유의해야 한다. 배수가 잘 되고 통기성이 좋은 사질양토 및 양토인 곳이며 여름철에는 서늘하고 겨울에는 온화한 지역, 북서풍의 맞바람이 불지 않고 습기가 적은 곳이 재배적지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호두나무 재배면적의 지속적 증가와 더불어 청설모 피해규모 또한 증가 추세에 있다. 청설모의 왕성한 번식능력과 광범위한 활동영역, 그리고 많은 섭식량으로 재배 농가에서 심각한 피해가 발생되고 있어 보다 적극적으로 멍든 농심(農心)을 해소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청설모의 생태와 피해규모
청설모(Sciurus vulgaris)는 쥐목(目) 다람쥐과(科)의 포유류로서 자연환경 적응력이 매우 강하며 호주, 남미의 남부지역, 이집트 및 아랍지역 등의 사막을 제외한 전세계에 약 190여 종이 분포한다. 청설모의 원래 이름은 한자어인 청서모(靑鼠毛)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참다람쥐나 날다람쥐의 털’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역에 따라 청모, 청솔모 또는 청살모, 서피, 산서피, 솔서피 등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경우, 도서지방을 제외한 전국의 산야에 주로 분포하며 한 개의 종(species)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이와 동일한 종이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몽골, 일본, 시베리아, 유럽 등 유럽에서 북아시아에 걸쳐 넓게 분포한다. 청설모의 번식은 연 1회 또는 2회에 걸쳐 이루어지고 임신기간은 약 35일 정도로 한 배에 약 5마리 내외의 새끼를 낳는다. 출산 후 약 60여 일 정도의 이유기간이 지나면 먹이를 구하기 위해 호두나무 조림지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그림 1). 청설모는 주로 임연부(숲의 가장자리)로부터 약 10∼40m 이내에 생육하고 있는 수관이 무성한 임목의 줄기나 나뭇가지 사이(수관의 중간 또는 상층부)에 대부분 10∼15m의 높이로 보금자리를 만든다. 주로 해 뜨는 시각에서 오전 10시, 오후 2시에서 3시 사이에 활발히 활동하며 나무와 나무 간의 점프거리는 약 2m 정도이다. 청설모 차단장치를 설치할 경우 최소 3m 이상의 거리가 필요하다. 생후 약 7주가 경과된 청설모 새끼는 나무줄기를 타고 위아래로 이동할 수 있게 되며 약 8주 후에는 열매도 먹지만 어미의 젖을 빨아먹는다. 청설모의 먹이는 주로 호두, 밤, 잣, 가래, 땅콩 및 도토리 등이며 먹이조건이 나쁠 경우, 버섯, 과일, 연한 나뭇잎뿐만 아니라 야생조류의 알이나 어미 새, 어린 새끼까지 섭식하는 잡식성 포유동물이다. 환경부 자료(2006)에 의하면 야생동물에 의한 호두, 사과, 배 등 유실수 및 과수피해가 2004년 기준으로 전체 피해액(206억4,000만 원)의 24%를 차지하고 있어 야생동물에 의한 피해대상 농작물 중 유실수 및 과수에 피해가 집중되어 있으며, 벼가 20%로 가장 많고 채소류 13%, 호두 11%, 기타 29%의 순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체 피해액 중 멧돼지에 의한 피해가 약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까치(27%), 청설모(12%, 약 25억 원), 고라니(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및 동물별 피해액의 규모는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2003년도 대비 2004년도의 청설모에 의한 피해규모는 약 6배 이상, 호두 과실의 피해액은 4∼5배 이상 급상승하는 실정이며 청설모를 포함한 야생동물에 의한 호두 과실의 피해액은 21억8,000여 만 원에 달한다(그림 2). 이는 호두나무 재배에 있어 청설모 등 야생동물에 대해 거의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재배자에 대한 기술보급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생산성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지속적인 재배기술 교육 및 이러한 피해에 대처하는 방법의 교육 필요성이 강조된다.
청설모 방제법
호두 과실을 주요 먹이로 하는 청설모가 전국의 산간지방에 광범위하게 서식하면서 호두 재배 농가들에게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특히 호두나무 과실이 결실되어 성숙되기 시작하는 7월 중순부터 청설모의 피해가 본격적으로 발생하여 수확량 및 농가소득에 많은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일부 재배농가에서는 아예 수확을 포기하는 지경까지 발생되기도 한다. 일부 호두나무 재배농가에서 청설모 방제를 위해 올무나 총기류 등 몇 가지 방법이 한정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얻어진 청설모의 효과적인 차단 및 포획 등 방제방법은 재배자가 지형과 여건 등에 맞는 적절한 방제법을 적용함으로써 피해량을 줄일 수 있으며 생산성 향상 및 농가소득 증대와 더불어 재배의욕을 고취시키는 데 기여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 올무를 이용한 방제 수간부와 각개목에 올무를 설치하는 2가지 방법이 있다. 과실이 성숙되고 청설모의 활동이 활발한 7월 중순 이전에 설치하는 것이 좋으며 결실된 나무에만 설치하는 장점이 있다.
수간 올무 포획법 : 나무의 줄기에 직접 올무를 설치하는 방법인 수간 올무 포획법은 나무 주간에 철사(18번선)를 고정한 후 올무를 하나씩 설치하며 직경은 5㎝ 내외가 적당하다(그림 3-ⓐ와 ⓒ). 청설모가 걸리면 떼어내고 올무를 다시 설치한다(그림3-ⓑ). 조림지 주위에 3줄 정도만 설치하여도 90% 이상의 효과가 있으며 나무의 줄기에 올무를 약 20cm 간격을 두고 이중으로 설치하면 그 효과는 배가 된다.
각개목 포획법 : 나무의 줄기에 고정한 각개목에 올무를 설치하여 청설모를 방제하는 각개목 포획법은 지상으로부터 약 1∼1.2m 높이에 설치한 후 각개목 끝부분에 청설모를 유인하기 위한 과실을 놓고 중간에 올무를 설치하는 방법이다(그림 4). 올무는 하나만 설치하여도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약 15∼20cm 간격을 두고 이중으로 설치하면 매우 높은 방제효과를 거둘 수 있다. 호두가 결실된 나무와 청설모의 주요 이동경로에 설치하여 방제효과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전기충격식 목책기를 이용한 방제 전기충격식 목책기(또는 방목기)는 일반적으로 가축을 방목하여 사육할 때 접촉시 순간적으로 감전시키는 원리를 이용하여 청설모가 재배 단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함으로써 방제효과를 얻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그림 5). 7월 중순 이전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설치방법은 지주대의 길이 1.5m 이상 되는 쇠파이프나 나무말뚝을 사용하며 지형에 따라 3∼5m 간격으로 박은 후 지면으로부터 약 1∼2m 높이로 조갑망(일명 닭망 또는 꿩망으로 불림)을 설치한다. 지주대의 나머지 부분에 전기절연체 애자를 약 5∼10cm 간격으로 고정한 후 20∼22번 철사를 조갑망 윗부분부터 3∼7줄을 돌려 친다. 전원연결은 애자와 연결된 2, 4, 6번 철사에 (+)극, 1, 3, 5, 7번 철사에 (-)극을 연결하며 합선에 주의해야 한다. 지주와 지주 사이의 철사가 늘어지거나 합선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낚싯줄이나 전기절연체 등을 이용하여 고정시킨다. 전원공급원에 따라 배터리형와 전기형 2가지로 구분된다.
- 기타 도구를 이용한 방제 청설모에 의한 피해 예방 및 방제는 여러 가지 도구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으며 식재규모와 현지 여건에 따라 적합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함석판을 이용하여 갓모형이나 원통모형 또는 갓과 원통모형을 혼용하는 형태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총기류나 폐어망, 쥐덫, 대형 물통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그림 6). 단, 방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변 나무나 시설물과의 거리는 최소한 3m 이상의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갓모형을 이용한 방제법 : 갓모형은 함석판이나 플라스틱 등 재료를 활용하여 청설모의 등목을 중간에서 차단하는 방법으로 올무를 이용한 방법에서와 같이 지상으로부터 1∼1.2m 이상의 높이에 설치한다. 특히 갓이 바람이나 비로 인해 흔들리지 않도록 확실한 고정이 필요하며 갓의 길이는 청설모의 체장보다 긴 최소 30cm 이상 되어야 한다.
원통모형을 이용한 방제법 : 원통모형은 함석판과 같이 청설모가 등목할 때 발톱에 할퀴지 않는 재료를 이용하여 줄기부분을 감싸주는 방법이다. 특히 지상으로부터 1∼1.2m 이상 덮을 수 있도록 설치해야 하며 방제도구로 인해 줄기의 상처나 일소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갓과 원통모형을 혼용한 방제법 : 일부 재배농가에서 청설모 방제효과를 높이기 위해 갓과 원통모형을 혼용하는 사례가 많다. 이러한 혼용방법은 재배지의 지형여건에 따라 갓모형과 원통모형의 효과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상호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그밖의 방제법 : 청설모에 의한 피해를 방제하기 위한 그밖의 방법들은 재배지의 지형이나 주변 여건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이용될 수 있다. 재배자가 총기류를 이용하여 직접 포획하는 방법과 지상으로부터 낮은 높이에서 분지되는 가지가 많아 폐어망을 설치하는 방법, 줄기 주위에 쥐덫을 설치하거나 물통이나 끈끈이 등을 놓는 방법 등이 이용되고 있으며 지역 및 지형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총기류를 이용한 방제법은 이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그물이나 쥐덫 등을 이용한 방제법은 포획 후 다시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며 방제효과가 지속적이지 못한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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