委 맡길 위
나름으로 하다 ; 말다[맡다]
委의 갑골문
委의 전문
委의 갑골문 자형은 禾와 女의 합자이며, 禾의 끝부분이 안으로 돌돌 말려 있는 모양입니다.[①표시요망] 전문 자형은 禾의 아래에 女를 두고 있습니다.
女가 자형의 요소로 사용되어 여자의 특성을 나타내지 않을 경우 자세(姿勢)나 태도(態度), 혹은 그를 통한 심리적인 상태의 뜻을 나타내며, 여기서의 禾는 끝부분이 말려 있다는 것에서‘날/나락’에서 ‘나름’으로 쓰여 ‘나름으로 하는 자세’라는 것에서‘맡기다’의 뜻을 나타내며, ‘말다’에서 ‘말리다, 마르다’ 등의 뜻도 나타냅니다.
委任(위임)은 ‘품(/일)을 맡기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ex. 말리다 ; ‘관리하다’의 충남 방언] 委員(위원), 委託(위탁), 委囑(위촉) 등에서 委가‘맡기다’의 뜻입니다.
城非不高也 池非不深也 兵革非不堅利也 米粟非不多也 委而去之 是地利不如人和也. 『孟子·公孫丑下』
성(城)이 높지 않음이 아니며, 못이 깊지 않음이 아니고, 병혁(兵革)이 견리(堅利)하지 않음이 아니며, 식량이 푸짐하지 않음이 아닌데도, 말아서는 가버릴 지라면, 이는 지리(地利)가 인화(人和)만 못하기 때문이다.
상기 문장의 委는‘말다(/돌돌 감아 싸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즉 아무리 외적인 요소를 잘 갖추고 있더라도, 더 중요한 내적인 요소인 조직원 상호간의 人和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방어를 위하여 차려놓은 진(陣)을 둘둘 말아서 철수하는 것이 패배를 사전에 피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三王之祭川也 皆先河而後海 或源也 或委也 此之謂務本. 『禮記』
삼왕(三王)이 천(川)에 제사지냄에 모두 하(河)를 먼저하고 바다를 나중으로 하는데, 혹은 샘솟고, 혹은 마르기 때문이다. 이것을 무본(務本)이라 이른다.
상기 문장의 委는 기존의 풀이에서는‘끝’으로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委의 ‘말다’에서 유사한 소릿값인‘마르다’로 쓰인 것입니다.
委質爲臣, 心旣一於始終. 推恩褒德, 禮無間於存亡. 『朝鮮王朝實錄·世宗6年』
바탕을 말고서 신하가 되어, 마음은 이미 처음과 끝에 대하여 하나였다.
委質爲臣 而求殺之 是二心也. 『小學』
바탕을 말고서 신하가 되었음에도 죽일 것을 구한다면 이는 두 마음인 것이다.
新羅委質 國家朝貢不乏. 『三國史記·高句麗本紀』
신라는 바탕을 말고서 국가의 조공이 그치지 않았다.
상기 예문들에서‘委質’을 ‘충성을 다짐하다’, ‘몸을 바치다’, ‘경의를 표하다’ 등으로 문맥에 맞춘 풀이들을 하지만, 委의 본뜻은‘말다’이며, 質은‘타고난 품성’을 의미합니다. 즉 개별의 특성을 말아버리고 상대방에 맞춘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往則爲之授節以送之, 來則豊其委積以迎之. 『中庸章句』
간다면 부절(符節)을 주어서 보낼 것이고, 온다면 그 말고 쌓음을 풍성히 하여 맞을 지다.
상기 문장의‘委積’을 일반적인 풀이에서‘창고’라고 새기고 있으며, 현대중국어에서는‘모으다, 축적하다, 저장하다 [wěijī]’는 뜻의 성어(成語) 로 쓰이고 있습니다. ‘委積’의 실제 뜻은‘말고 쌓다’입니다. 창고 내에 물건을 보관하는 형태를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따라서 委는 피륙 종류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萎 시들 위
마른 풀 ; 시들다
萎의 전문
萎는 艹와 委의 합자이며, 委의‘말다’에서 艹를 덧붙여‘마른 풀’이라는 것에서‘마르다, 시들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萎縮(위축), 萎落(위락), 萎病(위병), 萎凋(위조) 등에서 萎가‘마르다, 시들다’의 뜻입니다.
無草不死 無木不萎 『詩經』
죽지 않는 풀이 없고, 마르지 않는 나무가 없다.
泰山其頹乎? 梁木其壞乎? 哲人其萎乎? 『禮記』
태산이 허물어지는가? 들보가 무너지는가? 철인이 그렇게 마르는가?
상기 시경 구절의 萎는 ‘마른 풀’이라는 것에서‘시들다, 마르다’의 뜻으로 쓰인 것이며, 예기 문장에서 동사 萎의 목적어는 哲人입니다. 哲人이란‘마르지 않는 지혜’를 의미하며, 그 지혜가 다함을‘마르다’로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歹委 말라죽을 위
말라서 죽다 ; 말라죽다
歹委의 전문
歹委의 전문 자형은 死(죽을 사)의 축약인 歹과 委의 합자이며, 委가‘마르다’로 쓰여, ‘말라죽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痿 저릴 위
말리는 병 ; 저리다
痿의 전문
痿의 전문 자형은 병증을 뜻하는 疒과 委의 합자입니다. 委의‘말다’로 손발이 오글오글 말려서 펴지지 않는 병증으로‘저리다(/뼈마디나 몸의 일부가 오래 눌려서 피가 잘 통하지 못하여 감각이 둔하고 아리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陰痿(음위), 痿疾(위질), 肺痿(폐위) 등에서 痿가‘저리다’의 뜻입니다.
矮 키작을 왜
마르고 짧다 ; 외다
矮의 전문
矮의 전문 자형은 短(짧을 단)의 축약인 矢와, 委의 합자입니다. 委가‘마르다’로 쓰여, ‘마르고 짧다’는 것에서‘외다(/야위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矮小(왜소), 矮星(왜성), 矮人(왜인), 矮短(왜단), 矮馬(왜마) 등에서 矮가‘외다’의 뜻입니다.
倭 왜국 왜/두를 위
왼 사람 ; 에우다/에다
倭의 전문
倭의 전문 자형은 人과 矮의 축약인 委의 합자입니다. ‘왼 사람’이라는 것에서‘왜(倭)’의 뜻을 나타냅니다. 또 人이 자형의 요소로 쓰여‘사람만의 특성’의 어기를 나타내어, ‘에다/에우다’의 뜻도 나타냅니다.
에다 ; ‘에우다(/다른 길로 돌리다)’의 북한어.
에돌다 ; 이리저리 빙빙 돌거나 휘돌다.
倭寇(왜구), 倭人(왜인), 倭奴(왜노) 등에서 倭가‘왜’의 뜻입니다.
四牡騑騑 周道倭遲 『詩經·小雅』
사두마차 비비, 주나라 가는 길 에돌아 더디네.
상기 시경 구문에서 倭는 ‘구불구불 가다, 둘러서 가다’ 등의 뜻으로 풀이됩니다. 바로 우리말의 ‘에우다, 에돌다’의 뜻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諉 번거롭게할 위
말리다, 에두르다
諉의 전문
諉는 정태(情態)를 나타내는 言과, 委의 합자이며, 委의‘말다’에서‘말리다(/어떤 사건에 휩쓸려 들어가다), 에두르다(/에워서 둘러막다/바로 말하지 않고 짐작하여 알아듣도록 둘러대다)’등의 뜻을 나타냅니다.
逶 구불구불갈 위
마는 듯이 가다 ; 에둘러가다
逶의 전문
逶의 전문 자형은 동작이나 진행을 의미하는 辶과, 委의 합자입니다. 委가‘말다’에서 곧바르지 않음을 의미하여, 그러한 진행이라는 것에서‘에둘러가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踒 헛디딜 위
발이 말리다 ; 헛디디다
踒의 전문
踒는 足과 委의 합자이며, ‘발이 말리다’로‘헛디디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餧 먹일 위/주릴 뇌
음식이 마르다 ; 주리다
시든 음식 ; 쉬다
말린 음식 ; 말다
餧의 전문
餧는 食과 委의 합자이며, 委의‘말다’가‘마르다(/돈이나 물건 따위가 다 쓰여 없어지다)’로 쓰여, ‘먹을거리가 마르다’로‘주리다(/제대로 먹지 못하여 배를 곯다)’의 뜻을 나타내며, 또 委가 萎[시들다]의 축약으로‘시든 음식’이라는 것에서‘쉬다(/음식 따위가 상하여 맛이 시금하게 변하다)’의 뜻도 나타냅니다.
魚餧而肉敗. 『論語』
물고기가 쉬고 고기가 패하다.
餧養失宜, 以致成病. 『太宗實錄 7年 11月 26日』
쉬고[먹이고] 기름에 마땅함을 놓쳐 병이 됨에 이르렀다.
상기 논어(論語)의 餧가‘쉬다’의 뜻이며, 태종실록의 餧는 일반적으로‘먹이다’로 풀이되는데, 이는 餧의‘쉬다’에서‘쉬(/[옛말]곡물)’로 쓰인 것입니다. 이‘쉬’의 동사형인‘쉬다’가‘(주로 짐승 따위를) 먹이다’는 의미로 상고대 배달말에서 쓰였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捼 주무를 뇌/비빌 뇌
마는 손동작 ; 주무르다, 비비다
捼의 전문
捼는 手와 委의 합자이며, 委의‘말다’에서‘손으로 말다’로 ‘주무르다, 비비다’등의 뜻을 나타냅니다.
緌 갓끈 유
말아 놓은 끈 ; 꼰 실, 실꾸리
緌의 전문
緌는 糸와 委의 합자이며, 委가‘말다’에서‘말아 놓은 끈’에서‘꼰 실, 실꾸리(/둥글게 감아 놓은 실타래)’의 뜻을 나타냅니다.
范則冠而蟬有緌. 『禮記』
벌은 곧 관을 쓰고 있으며, 매미는 실꾸리 있다.
상기 문장의 緌는 주둥이가 말려 있는 모양을 형용한 것입니다.
䍴 양떼지어모일 위
말다 ≒ 몰리다
䍴의 전문
䍴는 羊과 委의 합자입니다. 委의‘말다’에 羊의‘양(/어떤 모양을 하고 있거나 어떤 행동을 짐짓 취함을 나타내는 말)’이 구분자로 쓰여, ‘몰리다(/여럿이 한곳으로 모여들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覣 좋게볼 위
말보다
覣의 전문
覣는 委와 見의 합자이며, 委의‘말다’에서‘말보다(/업신여기어 깔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설문(說文)에는‘好視也[좋게 보는 것이다]’라고 되어 있으며, 이 외에도‘성내다’의 훈(訓)도 전해지고 있지만, 실제 사용된 용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錗 저울추 추
말아놓은 쇠 ;
錗의 전문
錗는 金과 委의 합자이며, 委의‘말다’에서‘말아놓은 쇠’로 저울추 중에서도 길이 단위의 쇠를 말아놓은 형태의 것으로, 이에 해당하는 별도의 낱말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