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안되는 진짜 이유
◈ 의사가 들려주는 몸과 마음의 이야기, 새로운 개념의 이야기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떤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을 때, 모든 게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그리고 사실 마음에 따라서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오히려 큰 행복을 얻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작은 어려움에도 낙담하고 두려워 하다가 더 큰 불행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똑같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해도 그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갖느냐에 따라서 해결 방식과 그에 따른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려고 해도 마음이 내 마음대로 잘 되지는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공부하고 그 속성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마음의 속성에 대해서 알아 보고자 합니다.
마음은 생각과 감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밑에 아주 중요한 집단 무의식이 있지만 그건 나중에 다루기로 하고 오늘은 살아가면서 우리가 인지하고 느낄 수 있는 생각과 감정에 대해서 확인해 봅시다.
생각은 뇌의 작용과 더불어 일어나며 우리가 인지하기가 쉽습니다. 표면에 잘 드러나 있어서 '표면의식' 이라고도 합니다. 지금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지 어떤 생각에 빠져있는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금방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생각은 에너지가 약해서 대부분 우리가 충분히 제어할 수 있습니다. 떠오르는 생각 자체를 막기는 힘들지만 그 생각에 끌려가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누가 밉다는 생각이 들어도 얼굴이나 말투에 그것을 나타내지 않고 숨길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 중에 먹고 싶은 게 떠올라도 참고 안먹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생각이 생각으로 그치지 않고 감정이 올라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생각과 구분하지 않고 모두 뇌의 작용으로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데이비드 봄의 양자물리학이나 프로이드와 융의 정신의학적 이론에 의하면 감정은 생각과 전혀 다릅니다. 개인무의식에 속합니다. 우리가 두려움과 긴장, 불안이나 슬픔 등의 감정을 느낄 때, 심장 부위가 쫄깃거리고 두근거리고 미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감정의 에너지는 이렇게 즉각적으로 우리 몸을 변화시킬 만큼 에너지가 크고 우리의 몸, 특히 심장 부위에 큰 에너지들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 모든 나라와 문화에서 마음의 상징을 뇌가 아닌 심장, 하트로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대의학에서는 심장을 혈액을 펌프질하는 기계적인 구조로만 인식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심장 전문의이자 통합의학 의사인 미미 구아르네리는 그녀의 저서에서 '심장은 작은 두뇌이며 영혼을 담는 자리' 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와 70년대에 존과 비어트리스 레이어라는 과학자들은 연구를 통해서 심장이 단순한 펌프가 아니라 엄청난 지성을 지닌 기관이며 고유의 신경계와 결정 능력, 두뇌와의 연락 장치까지 갖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1991년 아모르 박사는 '심장두뇌(Heartbrain)' 라는 개념을 도입하였습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심장이 한 번 뛸 때마다 두뇌를 포함한 인체 기관들에 복합적인 신호를 보내고 이런 신호들이 뇌의 센터에까지 도달하여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이성과 선택, 결정과 인식까지 변화시킨다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심장은 특별한 속성을 갖고 있으며 우리의 생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두뇌보다 우위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심장은 태아 때 가장 먼저 형성되어 죽을 때 가장 마지막에 멈추는 기관입니다. 즉 우리 인간의 생과 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마지막까지 함께 합니다.
뇌와 심장 주위의 에너지를 측정해 보면 심장 주위에서 나오는 전자류의 진폭이 뇌보다 60배나 높고, 에너지의 세기는 뇌의 5000배에 달합니다. 그래서 3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심장의 에너지장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두뇌가 하는 생각만으로는 에너지가 강하지 않아서 행동을 제어하기 쉽지만 심장 주위에 저장된 강한 에너지의 감정이 올라오면 감정이 겉으로 드러나고 행동으로 나가게 됩니다. 마치 집안에 작은 불이 났을 때는 겉에서 보이지 않지만 큰 불은 밖에서도 보이는 것과 같습니다.
미운 생각만으로는 표시가 안 날 수 있지만 미운 감정까지 올라오면 얼굴 표정과 말투로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상대가 밉다는 에너지가 강하면 언어적, 신체적 폭력까지 나가게 됩니다. 더 심하면 상대를 가리지 않는 묻지마 폭력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이해하기 힘든 무수한 사건들은 이러한 감정 에너지 때문입니다. 해소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쌓여온 에너지가 더 이상 몸과 마음에서 감당이 안 되어 밖으로 분출되는 것입니다. 화산이 폭발하는 것을 제어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자녀 학대나 어린이 학대 같은 안타까운 문제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도 이러한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하는 분들은 자신과 가족, 이웃을 위해서 마음 공부와 마음 수행이 꼭 필요합니다.
우리가 태아 때부터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모든 상처, 또는 기쁨과 행복의 감정은 에너지 형태로 우리 세포에 저장됩니다. 최근 후성 유전학에 의하면 이렇게 저장된 경험은 후손에게 유전됩니다. 한번 저장된 에너지는 평생을 지속할 뿐만 아니라 후손에게 유전도 되는 것입니다.
만약 비슷한 일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개 되면 그 에너지가 점점 커지게 되고 어떤 임계점에 도달하게 되어 뇌에서는 그것을 자동으로 실행하는 회로가 형성됩니다. 회로가 한번 생기면 의식으로 행동을 제어하기가 힘들고 무의식에 의해 자동 반복됩니다.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면 회로는 점점 강화되고 그 힘이 커져서 그 사람을 지배하게 됩니다. 여러 중독 현상도 이런 회로 형성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습관이라는 것도 결국 반복을 통해 에너지가 커져서 뇌에 자동 실행 회로가 생기고 특정 조건에서 무의식적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한번 회로가 생성되면 단시간에 머리로 제어하고 고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것이 잔소리가 효과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얼음을 녹이기 위한 방법은 반대의 에너지, 즉 열울 가하는 것이지 말로 "녹아라, 녹아야 한다" 이렇게 잔소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두운 에너지를 제로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반대되는 밝고 따뜻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마음의 상처를 얼음이라고 한다면 관심과 배려, 사랑과 믿음이 얼음을 녹이는 따뜻한 에너지입니다. 결코 어두운 에너지를 가지고 어두운 에너지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어두운 에너지가 합쳐져서 힘이 더 커질 뿐입니다. 얼음의 크기에 따라 녹이는 데 필요한 열 에너지가 다르듯이 마음의 상처도 각각 필요한 치유 에너지가 다릅니다. 그래서 남과 비교하거나 남이 효과를 봤다는 치료법이 나에게는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이것이 나에게 집중을 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내가 경험했던 감정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어느 정도의 에너지 크기를 갖고 있는지는 자신만이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이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지나간 마음의 상처는 시간이 흘러서 없어졌다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너무 힘들었는데 그것을 다시 떠올리는게 고통스러워서 마음 깊숙한 곳으로 밀어놓고 없는 것처럼 살아가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마음의 에너지는 그 특성상 항상 현재로써 존재할 뿐 과거나 미래가 없으며 결코 스스로 소멸되지 않습니다. 자녀가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는 성인이 되어서도 그대로 저장되어 있고 그 에너지에 의해서 계속 몸과 마음이 영향을 받게 됩니다.
심각한 병이 진단된 젊은 여성 환자가 있었습니다. 살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힘들어서 병이 일찍 온거라고 설명을 해주니까 어릴 때부터 부모님으로부터 제대로 된 양육을 받지 못하고 할머니에게 맡겨져 힘들게 살아왔다고 말했습니다.
부모님이 한 마디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해주면 좋겠는데 부모님은 그것에 대해서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한다고 하였습니다. 언제 때 일을 아직도 기억하면서 늙은 부모를 괴롭히냐고 하면서 말이죠. 우리는 마음에 대해서 제대로 된 교육울 받은 적이 없고 마음의 속성이나 마음이 작동하는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부모님의 입장도 당연히 이해가 갑니다. 다시 정리해 보면 마음은 생각과 감정으로 이루여져 있고 생각과 감정은 다른 것이며 감정은 생각보다 에너지가 매우 큽니다.
작은 감정도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경험하게 되면 에너지가 점점 커져서 임계점에 도달하게 되고 큰 트라우마는 한 번의 경험만으로도 에너지가 크므로 단번에 임계점을 넘어서게 됩니다. 에너지의 크기가 임계점을 넘어서면 우리 뇌는 그것을 반복적으로 무한 반복하게 만드는 자동회로가 형성됩니다.
원래는 우리를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회로이지만 실질적인 위험과 무관하게 반복되면서 우리의 몸과 마음을 힘들게 만듭니다. 예전에 지하철 화재에서 생존한 사람들의 뒷 이야기를 다룬 프로그램을 본적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십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두려움 때문에 지하철을 타지 못하거나 심한 분들은 자기 집 지하 창고도 못 내려간다고 하였습니다. 우리의 뇌는 다시 그러한 상황에 처하면 의식을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정보를 처리하여 우리를 빠르게 위험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려고 그런 회로를 만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별다른 위험이 없는데도 상황이 조금만 비슷해도 회로가 과민하게 작동하면서 무리의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하는 것입니다. 마음 공부는 이런 자동화 회로를 잘 알아차리고 그 회로의 지배에서 벗어나 마음의 주인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인생의 주인공으로써 진정한 행복과 자유를 누리며 건강하게 잘 살기 위해서는 마음 공부가 꼭 필요한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꾸준히 포기하지 마시고 마음 공부를 잘 이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