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들과 너릿재로 해 뜨는 것을 보러 갔다.
아무 생각이 없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갑진년 첫 날이니 계획도 세우고 뭔가를 해야 할 것인데 왠일인지 아무생각이 없다.
머리가 어찌 되어 가는 것일까?
내가 너무 안일한 생각을 하는 것일까?
일상을 수평과 수직으로 살아야 한다는데
그냥 주어지는 것은 수평적인 일상이고 생각은 수직으로 사아 있어도 죽음을 맞이 한다는데
이게 무슨 말일까?
이상한 영상을 본 것일까?
그런데 설명을 듣고 생각하면 이상한이야기가 아니었는데
어쩌튼 막둥이가 지내 아들이 해돋이를 보러 가자고 같이 갈 것이냐고 해서 따라 나섰다.
아무 생각도 계획도 없이 집앞에 차 대니 나가서 타고 너릿재로 올라갔다.
올라 가는 일이 좀 힘들긴 했다.
차들이 어찌나 많이 와 있는지 주차 할 곳이 없었다.
차를 두어번 돌고서야 도로변에 겨우 댈 수 있었다.
시영이가 내 팔을 붙들고 잡아 주어서 미안하긴 했다.
이제는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나이가 되었나 보다.
후적후적 올라가니 사람들이 많았다. 최근에 그렇게 많은 사람을 본 적이 없었는데
길게 늘어 선 줄 뒤에 차례를 기다렸다가 떡국을 한 그릇 얻어 먹었다.
떡국을 먹고 비탈로 올라가니 해가 더오르기 시작했다.
1얼 1일 떠 오르는 해는 참 좋겠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맞이를 해 주니
생각하고 있을 때
"해가 사람들을 보고 부끄러운가보다 얼굴 붉히고 올라오네."
바다에서 본 해는 참 장관이었는데 나뭇가지 사이로 보는 해도 해는 해다.
해를 보고 내려오다가 청룡을 발견했다.
나무뿌리가 마치 용처럼 낙엽을 덮고 그렇게 있었다.
사람들이 밀리지 않는다면 낙엽을 좀 치우고 제대로 직고 싶었는데
다음에 한번 다시 올라가 봐야 겠다.
내려오는 길
시비들을 발견했다.
김종, 문도채, 조태일 시비
다음에 시간이 나면 느긋하게 올라가서 청룡도 만나고 조태일 선생님 풀씨 시비도 다시 봐야 겠다.
동생들과 집으로 와서 차와 간식 먹고 다들 각자의 집으로 갔다.
오전 내내 자고 일어나 점심 해서 먹고
빨래도 하고
육포도 널었다.
손으로 포를 떠서인지 예쁘지도 않고 조각조각이 되어서 별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양념 잘 해서 잘 만들어 봐야 겠다.
아무런 계획도 없고
아무런 생각도 없이
1월 1일을 다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