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훈 검사의 죽음과 적폐청산

[박재순]

국정원 파견 검사였던 변창훈 검사가 검찰의 댓글 수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수사 받다가 영장 청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목숨은 누구나 소중하기 때문에 안타깝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그러나 국정원의 댓글 사건은 국정원이 대통령선거에 개입하여 여론을 조작하려 했던 사건으로서 국기를 문란케 하는 죄질이 매우 나쁜 사건이다. 고 변창훈 검사가 검사로서의 능력이 우수하고 인간적으로 훌륭한 자질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검사로서 국기를 문란케 하는 사건을 저질렀다면 결코 용서할 수도 없고 용서해서도 안 된다. 만일 변 검사에게 억울한 점이 있었다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충분히 해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어쨌든 국기를 문란케 하는 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변창훈 검사의 죽음에 대해서 동료 후배 검사들이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검사들이 변검사를 옹호하여 국기문란을 비롯한 적폐청산의 수사에 반기를 들고 저항하려 한다면 이것은 국민이 보기에 적반하장이고 황당무계한 일이다. 동료검사의 비리와 범죄를 은폐하고 정당화하려는 것은 검찰의 특권적 심리와 조직 이기주의를 드러내는 것이고 검찰의 적폐를 스스로 폭로하는 것이다. 검사는 법과 정의에 따라 수사할 책임과 의무가 있을 뿐 검사 집단의 비리와 적폐를 은폐하고 정당화할 권리는 없다. 검사들은 먼저 자신들의 범죄와 비리에 대해 준엄하게 수사하고 단죄해야 한다. 검사 자신들이 깨끗하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르면서 다른 사람들의 죄를 캐묻고 단죄한다면 누가 검사를 신뢰하고 검사의 수사와 기소에 동의하겠는가? 국가가 검사들에게 면죄부를 준 일이 없다는 사실을 검사들은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