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흙의 역사
운곡 조이무
흙은 문명의 첫 장이자 생명의 오래된 집이다. 인간은 흙에서 곡식을 얻고 마을을 세웠지만, 그 은혜를 너무 쉽게 잊고 살아왔다.
지난 겨울의 풍화에 휩싸여 내린 흔적들과 작은 모래성의 돌조각이 무성하다. 토양에는 퇴적물의 분화 등으로 수없이 많은 미생물의 분주한 발걸음도 뒤섞여 있다. 그 속에는 유익한 생명이 꿈틀거리는 것을 식물의 성장 과정에서 볼 수 있고, 농민들은 육안이나 손끝의 감촉으로 건강 상태를 확인해 작물이 뿌리를 내릴 적당한 터전을 마련해 준다. 그래서 농부는 소중한 자식을 돌보듯이 매일 토양을 토닥이고 대화해야만 흙과 더 친숙해진다. 또한 작물은 양질의 토양을 통해 영양분을 마시며 자라나고, 토양이 제공하는 각종 영양소 공급은 모든 작물 성장 과정에서 생명선의 첫걸음이다. 그래서 CEC(양이온교환용량)를 높여주기 위해 腐植(부식)이 많은 토양을 만들어 작물 성장에 필요 영양분인 칼슘, 마그네슘, 인 등 중요 원소들을 토양이 작물에 공급한다. 점토에 유기물 함량이 많을수록 CEC를 높여주어 보비력과 완충능력을 높여 양분을 오래 저장할 수 있다. 그런 토양 위에서 작물의 뿌리가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한다.
건강한 흙은 물을 품고 미생물을 기르며 식물의 뿌리를 지탱한다. 흙 한줌에는 인간이 미처 읽지 못한 생명의 역사가 숨 쉰다.
토양의 성질은 pH(Potential of Hydrogen) 함량에 따라 산성, 중성, 알칼리성으로 구분한다. 쉽게 말하면 토양 용액 속에 수소이온(H+) 농도의 양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 지표의 높, 낮이에 따라 작물이 섭취하는 양분 흡수의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토양 속에서 미생물이 활동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pH가 약 7, 0이면 중성, pH 약4, 5 이하는 산성, pH 약 7, 0 이상은 알칼리성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작물 생산에 적합한 pH 농도는 ( 5,5~6,5 )의 약산성으로 이러한 범위의 토양에서 대부분의 식물은 필수 양분을 충분히 흡수한다.
酸性土壤(산성토양)
1)다량원소인 칼슘(Ca)과, 마그네슘(Mg)의 결핍이 발생하고, 인산(P)이 흙에 고정되어 있어 인산 흡수가 감소한다. 따라서 질산(N)화의 미생물의 활동이 감소하고, 필수원소인 알루미늄(Al), 망간(Mn)의 용출이 증가하여 뿌리 생육에 저해가 발생하므로, 작물의 뿌리가 양분을 흡수하지 못하여 각종 병해가 발생할 염려가 있다.개선 방법 석회(탄산칼슘),
2) 유기물 투입, 3) 적정 배수1) 석회(탄산칼슘) 사용 방법- 토양을 檢定/토양의 pH와 석회 요구량을 분석한다(농업기술센터).- 적당량 살포/ 과다 사용은 철, 망간, 아연 등의 결핍이 발생- 밭 전체에 균일하게 살포- 토양과 충분한 혼합/ 경운이나 로터리로 약 15~20cm 깊이에서 혼합- 사용 시기/ 파종이나 정식 2~4주 전에 충분히 혼합 *질소와 인산비료는 경운 시 동시에 사용하지 않는다. *토양의 검사는 각 지역의 농업기술센터에서 무료 검사하여 준다.2) 유기물 *종류와 방법- 完熟堆肥(완숙퇴비)/ 牛糞, 豚분, 鷄분- 부숙된 볏짚, 왕겨 퇴비- 腐葉土(부엽토)/ CEC 향상- 녹비작물/ 녹비는 토양에 혼합하면 질소를 공급한다.* 석회와 병행/ 석회를 먼저 살포해 토양과 섞은 후 일정 기간에서 석회와 토양에 혼합한다. 또한 국부적으로 고농도가 되지 않도록 관리한다.3) 적정 배수* 배수불량/ 산성화가 더 심해지고 특히 뿌리 생육이 크게 저하된다.- 산성화 촉진, 뿌리 호흡 저해, 알루미늄 망간 독성 증가, 병해 발생 증가* 개선 방법/ 배수로 설치, 높은 이랑재배, 심경, 완숙퇴비, 석회 시용 등이처럼 흙 속에는 작물의 생명과 농민의 땀방울이 고여있지만, 과도하게 산성화된 토양에서는 알루미늄과 망간의 용출이 심화되어 뿌리의 생장을 방해하고, 작물에 필요한 칼슘과 마그네슘의 흡수가 상당히 어려워진다. 또한 인산이 토양에 고정되어 있어 뿌리의 활착에 방해가 된다. 결국 뿌리가 제대로 양분을 흡수하지 못하여 작물의 성장 부진은 결국 생산량이 감소하고, 제품의 품질이 떨어지게 된다. 산성토양의 가장 기본적인 개선 방법으로 ‘석회’를 사용한다. ‘석회’는 토양 속 pH를 적정 수준으로 높여주고, 알루미늄 독성을 줄여주어 뿌리를 다시 건강하게 도와준다. 또한 ‘석회’ 함량 조절은 농업기술쎈터에서 자문을 받아, 심도있는 검정을 통해 필요한 양을 파종하기 전에 흙과 함께 경운하여 혼합한다. 첫 번째가 ‘석회’ 라면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유기물‘이다. 완숙된 퇴비와 부엽토 등은 토양의 물리성을 개선하고 양이온 교환 용량을 높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양분을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미생물의 활동을 활발하게 도와주어 흙을 살아있는 생태계로 돌려주는 역할도 한다. 그렇게 좋은 ’유기물‘은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토양의 완충능력을 높여 pH 변화에 상당한 도움을 준다. 세 번째는 ’배수‘관리다. 두둑을 만들고 심경을 하여 멀칭을 하는 이유는, 작물을 키우는 ’배수‘의 조그마한 치수 관리다. 그것은 가장 기본적인 농사 행위고, 전문 농업인의 자세다. 토양에 물이 고이는 것은 산성화가 심해지고, 뿌리의 호흡이 어려워 작물은 萎凋위기에 처한다. ‘배수‘에 의한 토양의 통기성을 통해 충분한 산소 공급을 받는 것은 작물의 양분 흡수도 원활해지고, 건강한 토양을 만든다.알칼리성
토양알칼리성(鹼性, Alkalinity)은 수소이온(H+)의 농도가 낮고, 수산화 이온(OH-)의 농도는 상대적으로 높다. 즉 수소이온(H+)이 적은 토양에서 염기성(鹽基性) 양이온이 많은 Ca(칼슘), Mg(마그네슘), Na(나트륨), 등이 함유되어 있어 미량원소인 Fe(철), Zn(아연), Mn(망간)등의 흡수가 어렵기 때문에 작물의 생육 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토양의 pH를 낮추어 뿌리가 사용하기 적정한 약산성으로 양분 이용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알카리성 토양은 표면적으로 확인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흙속에서는 철, 아연, 망간같은 미량원소들이 이동을 하지 못하여, 작물은 영양소를 섭취할 수 없는 상태로 잎이 누렇게 변하고, 생육은 점점 더뎌진다. 흙이 병든 것이 아니라 가장 친숙해야 할 양분과 토양의 무관심과 농부와의 대화 부족으로 생긴 오해다. 잘못된 응어리를 풀기위해서는가장 중요한 황(S)의 시용이다. 황은 토양속에서 서서히 산화되어 높아진 pH를 낮추고,움직이지 못하던 양분에게 다시 길을 열어 준다. 여기에 황산암모늄 과 같은 산성 비료도토양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완숙퇴비와 같은 유기물은 토양을 부드럼게 만들어 미생물의 터전으로 손색이 없고, 철, 아연 등 부족한 미량원소를 보충하면 작물은 푸른빛을 돋우고, 여기에 배수시설을 정비하고 관계수까지 정비 한다면 비로소 자유로운 이동을 할 것이다. 그래서 좋은 농부는 작물을 키우기 전에 항상 흙을 만지고 대화하면서성의를 다한다면 토양은 수확으로 증명한다. 결국 풍년은 씨앗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건실한 토양에서 먼저 찾아야 한다.흙은 거짓말을 하지않고, 사람을 속이지 않는다. 산성이면 산성대로 알칼리성이면 알칼리성대로 자신의 모습을 현실 그대로 드러낸다. 다만 그 흙에서 어떤 종류의 열매가맺히는 결실은, 토양을 돌보는 농민의 몫이다. 우리의 인생도 이들과 다르지 않다. 어느 지역이든 저마다의 기질과 성질을 갖고 태어나지만, 그것을 어떻게 판단 하느냐에 따라 한사람의 인생도, 그 삶도 결과는 사뭇 달라진다.산성 토양은 지나친 산도로 인해 작물의 뿌리를 아프게하여 잘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이때 현명한 농민은 “석회’를 뿌리고 양질의 유기물을 더하여 흙이 숨을 쉬도록 도와준다.사람도 지나친 분노
와 욕심은 화를 부르고, 또한 심한 열등감에 사로잡히면 마음이 메말라 간다. 그때 필요한 것은 타인을 탓하는 말보다 자신을 돌보는 성찰 즉 “석회” 한줌이다.반대로 알칼리성은 철과, 아연, 망간 같은 미량원소를 품고도 쉽게 내어주지 않는다.사람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반드시 넉넉한 것은 아니다. 지식과 재산, 명예를 움켜지고이웃과 나누지 못한다면 그것은 마음의 토양은 이미 굳어버린 것이다. “황”으로 흙의 균형을 되찾듯 겸손과 배려는 사람의 굳은 마음을 부드럽게 만든다.농부는 토양이 좋지 않다고 씨앗을 원망하지 않는다. 흙의질을 세심하게 살피고, 물길을 다시 정비하고, 유기물을 희석하고, 그렇게 수년의 긴 시간을 기다린다. 인생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토양과 동일한 선상에서 위기가 찾아왔을 경우 삶을 탓하기보다 마음의 배수로를 재정비하고, 경험이라는 유기물을 쌓으며 희망이라는 씨앗을 다시 심어야 한다. 결국 한해의 풍년은 양질의 씨앗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건강한 흙이 있어야 풍성하고 좋은 열매가 맺힌다. 사람의 인생도 재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균형잡힌 인성과 마음으로 끊임없이 성찰해야 비로소 사람다운 향기를 품을 수 있다. 흙을 양토로 바꾸고 가꾸는 일은 작물을 키우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공부이며, 우리 인생 역시 한평의 밭을 일구듯, 매일 자신의 마음을 반복적으로 갈아엎는 한 과정인지도 모른다.
흙은 참으로 정직하다. 산성이면 산성이라 말하고, 알칼리성이면 알칼리성이라 말한다. 자신의 허물을 감추기 위해 거짓 잎을 달지도 않고, 화려한 꽃으로 속이지도 않는다. 다만 묵묵히 지금의 상태를 보여 줄 뿐이다. 그래서 흙을 읽을 줄 아는 농부는 먼저 씨앗보다 토양을 살핀다. 씨앗을 탓하기 전에 자신의 밭을 돌아보는 것이다.
사람의 삶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나친 분노는 산성토양처럼 마음의 뿌리를 상하게 하고, 지나친 자만은 알칼리성토양처럼 많은 것을 품고도 정작 필요한 것을 내어주지 못한다. 산성토양에 석회를 뿌리듯 사람에게는 성찰이 필요하고, 알칼리성토양에 황을 시용하듯 마음에는 겸손과 배려가 필요하다. 유기물이 흙을 부드럽게 만들듯 경험과 눈물은 사람을 깊게 만든다.
농부는 한 해 농사가 실패했다고 밭을 버리지 않는다. 물길을 다시 내고, 퇴비를 넣고, 흙을 뒤집으며 내년을 준비한다. 흙은 기다림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사람도 넘어질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의 배수로를 다시 열고, 희망이라는 유기물을 쌓으며, 용기라는 씨앗을 심는다면 삶 역시 다시 싹을 틔운다.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역사는 왕과 장군이 만든 것이 아니라, 이름 없이 흙을 갈던 농부의 발자국이 더 많이 쌓여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전쟁은 성을 허물지만 농부의 괭이는 다시 밭을 일으킨다. 권력은 시대를 바꾸지만 흙은 문명을 이어 왔다. 메소포타미아의 검은 충적토도, 황허의 황토도, 한강 유역의 비옥한 들판도 모두 이름 없는 손들이 흘린 땀 위에서 역사가 자라났다.
흙을 살리는 일은 단순한 자연보호가 아니라 인간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흙은 발밑의 침묵이지만 생명의 운명을 결정하는 뿌리다.
그래서 흙의 역사는 곧 사람의 역사다. 흙은 씨앗을 품기 전에 먼저 사람을 품고, 사람은 흙을 일구면서 결국 자신의 마음을 갈아엎는다. 어쩌면 농사는 작물을 키우는 일이 아니라 사람을 익히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오늘도 농부는 흙을 만진다. 흙은 아무런 표현을 하지 않지만, 가장 오래된 언어로 대답한다. 풍년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 좋은 열매는 좋은 흙에서 태어난다는 것, 그리고 사람 역시 매일 자신의 마음을 갈아엎는 만큼 성숙해진다는 것을.
그렇게 흙은 수천 년 동안 한 번도 입을 열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많은 역사를 써 내려왔다. 그리고 그 역사는 오늘도 농부의 손끝에서 조용히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