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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의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 하수 중 일부는 베독, 크란지, 울루판단, 창이 등 4개의 뉴워터(NEWater) 공장으로 보내져 식수 등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고도처리를 한다. 사진은 베독 NEWater 공장의 막여과시설. |
만성적 물부족국가 싱가포르, ‘4가지 수도꼭지’에 주목
싱가포르는 서울시와 비슷한 면적의 영토를 가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이지만 이렇다 할 만한 취수원이 없다. 싱가포르의 물 자급률은 60% 수준으로, 한 사람당 가용수자원량은 연간 121㎥로 세계평균(6천383㎥/년)의 5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싱가포르 역사는 ‘물과의 전쟁’으로 요약된다. 1961년과 1963년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담수가 모두 말라 바닷물을 공급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강수량이 연평균 2천300㎜로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국토 내에 강과 호수, 하천이 많지 않고 빗물 집수 공간도 적어 자체적으로 빗물을 모아 확보할 수 있는 수자원량은 전체 물수요의 20%에 불과하다.
싱가포르 정부는 만성적인 식수 부족이라는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 국가적인 차원에서 물자원 확보 방안을 연구했다. 그 결과, 싱가포르 수자원공사인 PUB(Public Utilities Board)는 △빗물 집수(20%) △말레이시아로부터 원수 수입(40%) △하수처리수 재이용(30%) △해수담수화(10%) 등 ‘4가지의 수도꼭지(Four Taps)’라고 불리는 수자원 공급원을 개발했다.
▲ 하수를 고도처리해 PET병에 담아 마실 수 있도록 한 NEWater. |
‘NEWater’란 ‘하수가 깨끗하게 새로 태어난 물’
이 4가지 수자원 공급원 방법의 장단점을 이용, 효과를 극대화하여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수자원 공급을 통해 ‘지속가능한 싱가포르’로 거듭난다는 것이 싱가포르 정부의 전략이다. 이 중 주목해야 할 수자원 공급원은 하수 재처리 시스템인 ‘뉴워터 플랜(NEWater Plan)’이다.
‘뉴워터(NEWater)’란 “하수가 마실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한 물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새로 태어난 물’이라는 뜻으로 ‘신생수(新生水)’라고 불리기도 한다. NEWater가 싱가포르 국민들에게 처음 선보인 것은 2002년 건국기념일(8월 9일)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구입해 마시는 PET병에 하수를 고도처리하여 재탄생한 물인 NEWater를 넣어 기념식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한편, 고촉통(吳作棟) 당시 총리를 비롯해 정부 각료들이 나서서 마시는 모습을 보여 국민들이 스스로 수질에 대해 평가할 수 있게 했다.
아직까지 PET병에 넣은 NEWater가 일반 시민들에게 판매되고 있지는 않지만, 싱가포르 정부는 25개의 각기 다른 라벨을 이용한 디자인으로 제조해 각종 행사 시 나눠주는 등 국민들에게 친근감을 심어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 ‘베독 뉴워터 비지터 센터’는 싱가포르는 물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인접 나라 초·중·고등학생들에게는 대표적인 견학 및 소풍 장소로 손꼽히고 있다. |
싱가포르 물수요 중 30%는 NEWater가 책임져
‘제4회 2015 상하수도 처리기술 연수회 및 선진 수처리 시설 시찰’에 참여한 32명은 지난 11월 27일 오후 2시 싱가포르 창이(Changi) 국제공항에서 도심으로 가는 길목인 Somerset Road에 있는 ‘베독 뉴워터 팩토리 비지터 센터(Bedok NEWater Factory Visitor Center)’를 방문했다. 베독정수장과 함께 있는 이 방문자 센터는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품질의 하수 재처리수인 NEWater가 처음 생산된 곳이다.
뉴워터 비지터 센터 Farhan Safar(파르한 사파르) 안내원은 “NEWater는 지하하수터널(DTSS, Deep Tunnel Sewerage System)에서부터 시작된다. 싱가포르 전역에는 지하 10m 깊이로 48㎞에 달하는 분류식 하수관거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어 가정이나 공장, 산업시설 등에서 나온 하·폐수를 지하하수터널(DTSS)을 통해 전국 7개의 하수처리장으로 모은다”고 설명했다.
▲ ‘NEWater 시스템’의 하수 재이용 과정을 공정별로 견학하는 모습. |
이어 “이들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 하수 중 일부는 베독(Bedok), 크란지(Kranji), 울루판단(Ulu Pandan), 창이(Changi) 등 4개의 NEWater 공장으로 보내져 식수 등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고도처리를 한다”면서 “현재 4개의 NEWater 공장에서는 하루 60.2MGD(1MGD는 100만 갤런, 1갤런은 0.003785㎥)인 약 22만8천㎥의 물을 생산, 싱가포르 전체 물수요의 30%를 담당하고 있으며, 오는 2060년까지 물수요의 절반(50%)을 NEWater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Farhan Safar 안내원은 “지하하수터널(DTSS)을 이용한 하수 집수방법은 에너지 효율적이고 운영비용도 적게 들어 싱가포르에서는 향후 100년 동안 이 방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베독·크란지·울루판단·창이 등 4개의 NEWater 공장에서 고도처리된 물은 10%는 음용수 등 생활용수로, 70%는 반도체나 LCD 제조와 같은 초순수 공정 등에 필요한 산업용수로, 20%는 상업지역 냉각용수 등으로 사용되며, 쥬롱새공원(Jurong Bird Park) 등 시내에 위치한 공원 등에서는 생활하수를 자체 정화하여 재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미세 여과 등 다중여과법 적용
NEWater는 울트라 여과막(UF)을 이용한 초미세 여과→역삼투압(RO)→자외선(UV) 소독 등 다중여과법(multi-barrier approach)을 2001년 12월부터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사용되는 막은 ZENON(제논)사에서 공급하고 있다.
UF는 RO 전처리를 위한 과정이며 종래의 전처리와 비교할 때 울트라 여과막(UF)이 효율적으로 소량 화학적 오염물질과 콜로이드 같은 고형물질을 제거, RO 시스템에 적합한 SDI가 3 이하로 전처리되어 RO 공정을 거친다.
이는 물만 통과시키고 다른 고체 성분은 통과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 부분에서 더 작은 구멍을 갖춘 막이 물을 밀고, 결과적으로 기술적인 정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처리된 물은 재차 안전을 위해 자외선(UV) 처리를 거친다.
베독 NEWater 공장의 하수 재이용 시설의 하루처리 용량은 11.3MGD(4만2천800㎥/일)이다. 향후 31MGD(11만7천300㎥/일)로 증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 생산원가는 1㎥(톤) 당 50센트(약 550원), 공급가격은 싱가포르 달러로 1달러 15센트(약 1천50원)이다.
▲ NEWater 시스템의 처리공정은 울트라 여과막(UF)을 이용한 초미세 여과→역삼투압(RO)→자외선(UV) 소독 등 다중여과법을 적용하여 처리하고 있다. |
각국서 벤치마킹·학생 견학 장소로 인기
‘베독 뉴워터 팩토리 비지터 센터(Bedok NEWater Factory Visitor Center)’는 수질보전을 위한 홍보센터로서 물의 재이용 과정을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계되어 있다. 학습 센터, 영화관, 다양한 식물원, 인공 생태호수를 조성하여 자연자원인 물의 소중한 가치를 홍보하고 있다.
하수처리수 재이용 및 수돗물 정수 방법을 보고 배우기 위해 일주일에 2천500∼3천 명이 이 곳을 다녀간다. 그만큼 이 곳에는 교육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돼 있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은 관광버스로 이 곳을 찾는 관광객이 줄을 설 정도라고 한다.
‘베독 뉴워터 팩토리 비지터 센터’ 건물 밖은 잔디밭과 분수대가 조성돼 있고, 건물 주변의 NEWater에서 만든 대형 연못에는 갖가지 물고기들이 관람객의 시선을 끌고 있다. 건물 안 있는 극장에서는 뉴워터 시스템을 요약해 설명하는 단편 영상이 상영된다. 안내원의 설명에 따라 각 공정별로 정수장 내부를 볼 수 있다.
화려한 조명과 음향시설이 설치돼 관람객은 1시간 동안 뉴워터 시스템에 몰입하게 된다. 이 같은 홍보 전략으로 NEWater는 싱가포르는 물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인접 나라 초·중·고등학생들에게는 대표적인 견학 및 소풍 장소로 손꼽히고 있다.
▲ 베독 뉴워터 팩토리 비지터 센터’ 건물 측면과 정면 사진. 건물 주변은 잔디밭과 분수대가 조성돼 있고, 대형 연못에는 갖가지 물고기들이 관람객의 시선을 끌고 있다. |
환경기준 엄격·오염물질 관리도 매우 철저
오늘날 물 재이용의 성공적 사례로 세계인의 주목을 끌고 있는 싱가포르 NEWater도 처음에는 환영받지 못했다. “하수를 정화해 음용수까지 얻어낸다”는 발상이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PUB 등 싱가포르 물관리기관에서는 엄격한 환경기준을 적용할 뿐 아니라 하수 재처리 및 정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도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은 물론 NEWater 시스템을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개방하여 현대 정수기술로도 상수원 수질보다 더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성공을 거두었다.
▲ 쥬롱새공원 등 시내에 위치한 공원 등에서는 생활하수를 자체 정화하여 화장실 세척수나 조경수로 재이용하고 있다. |
싱가포르 정부, 물 절약 7가지 방법 대대적 홍보
싱가포르에는 ‘4청(四淸)’이란 말이 있다. 물과 도로, 공기, 그리고 깨끗한 정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자랑하는 것이 물이다. 싱가포르 정부에서는 물절약 방법 7가지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상하수도 요금 체크하기 △샤워시간 줄이기 △싱크대에 물 받아서 쓰기 △빨래 모아서 하기 △물 재사용 하기 △물이 새는 곳 바로 수리하기 △변기 사용 물 반으로 줄이기 등이다.
▲ 베독 NEWater 하수 재이용 시설을 견학 후 기념촬영 모습. |
우리나라도 2014년 가을부터 이어진 긴 가뭄으로 상수원수로 사용되는 댐과 많은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으며, 충남 서해안 지역에서는 제한급수가 실시되기도 하는 등 56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문제는 기후변화 등의 불안정 요인을 고려하면 올해, 내년에도 가뭄이 계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열악한 국토와 기후 조건을 가진 우리나라에서는 기후변화 시대의 물은 국가의 존망을 결정할 만큼 중차대한 것으로 20∼30년 후에는 물이 부족한 나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우리나라도 물 재이용 촉진을 위해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물재이용법)」을 제정하여 빗물, 하수처리수 재이용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로 물 낭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수질오염과 잦은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싱가포르 ‘뉴워터 플랜’의 벤치마킹(Benchmarking)이 필요하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라지(Marina Barrage)
● 방문일시 : 2015년 11월 27일
● 지역 : 싱가포르 마리나베이(Singapore Marina Bay)
● 시설분류 : 홍수 방재 시스템
● 시설명칭 : Marina Barrage
● 홈페이지 : www.pub.gov.sg/marina/pages/default.aspx
▲ 싱가포르 ‘마리나 베라지(Marina Barrage)’전경(아래). 옥상에 잔디를 깔아 Green Roof 에너지 효율, 조경, 놀이공간으로 활용하며, 환경 관련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마리나 베라지 홍보실] |
싱가포르에서 제일 높은 산인 부킷티마의 높이는 163.3m에 불과하다. 싱가포르의 전국토는 대부분 정글과 습지를 매립한 것으로, 영토 확장을 위해 지금도 바다 매립이 한창이다. 그나마 곳곳에 저수지를 만들어 생활용수, 공업용수 등으로 이용되고, 식수는 코즈웨이(Cause Way)를 따라 대형 파이프를 통해 말레이시아로부터 수입 및 해수담수화 시설을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강과 바닷물 사이 높이 28m·길이 350m 홍수조절 댐 건설
싱가포르는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마리나 베라지(Marina Barrage)’이다. 싱가포르의 15번째 저수지이자 도심에 위치해 있는 저수지로 수자원 공급, 홍수조절, 휴식공간의 1석3조의 이득을 마리나 베라지를 통해서 얻고 있다.
2008년 완공된 마리나 베라지는 싱가포르 정부의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연구와 투자를 통해 이루어 낸 기술 집약의 결정체로서 싱가포르 국민들의 젖줄이자 관광산업의 일환으로 도시계획의 중심 테마라 일컬어지는 곳이다.
싱가포르 강과 바닷물 사이에 높이 28m의 9개의 수문이 자리잡고, 그 위는 마리나 동쪽(east)과 마리나 남쪽(South)을 연결하는 350m의 다리가 있다. 수문을 개폐하여 수위를 조절하고 만조 시에 물을 방류하지 못할 경우 7개의 대형 펌프시설이 물을 빨아들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수위를 일정하게 조절이 가능한 점과 마리나 베이(Marina Bay) 지역이 조류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는 점 덕분에 수위 차에 따른 압력으로 인해 수문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2008년 이전 싱가포르 수자원 확보 차원에서 빗물 집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30% 안팎이었지만, 마리나 저수지를 개장하면서 그 비중을 50∼60%까지 올릴 수 있었다.
▲ 리나 베라지는 싱가포르 강과 바닷물 사이에 높이 28m의 9개의 수문이 자리 잡고, 그 위는 마리나 동쪽과 남쪽을 연결하는 350m의 다리가 있다. 댐 오른쪽은 바닷물이고, 왼쪽은 담수(민물)이다. 아래 사진은 비가 많이 올 경우 수문이 자동적으로 열려 빗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 홍수를 예방할 수 있는 장면을 연수회 참가자들에게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주고 있다. |
싱가포르 내의 17개의 저수지(푼골, 세랑군 등)는 싱가포르 3분의2에 해당하는 지역에 물을 공급한다. 옥상에는 태양광 발전시설인 Solar Park가 설치되어 있고, 옥상에도 잔디를 깔아 Green Roof 에너지 효율, 조경, 놀이공간이나 환경 관련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견학 및 각종 세미나도 열린다.
저수지 위로는 항상 보트나 카누경기를 즐기는 시민들과 마리나 건물의 잔디밭에는 소풍을 즐기는 가족들을 볼 수 있는 등 국민 여가생활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건물의 내부는 갤러리를 비롯해 마리나 저수지의 역사와 설비를 설명하는 시설들을 두어 국민 참여와 함께 유명관광 명소로까지 발전시킨 모습이 인상적이다.
마리나 저수지 건물은 기술력을 통해 이루어낸 실용적 성과를 바탕으로 예술적 미 또한 발산하고 있다. 지붕을 회오리 모양으로 설계하고 잔디를 덮음으로써 건축물의 경관을 높이고 실내 온도를 낮추는 역할까지 한다. 건물의 실내에는 갤러리가 있다. 예술 작품과 함께 마리나 저수지의 건설 과정, 작동원리, 싱가포르의 도시계획 등의 청사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싱가포르, 물관리 입체적 성공사례
이렇듯 물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한 싱가포르의 사례는 한국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물부족이 갈수록 심화되고 취수원의 수질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한국의 상황이 싱가포르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기상이변으로 계절별 강수량이 양극화되는 현실에서 싱가포르의 경험은 훌륭한 모범답안을 제시한다.
싱가포르는 1963년 한 해 동안 심각한 가뭄과 홍수를 동시에 겪었다. 우기에 찾아든 홍수의 상처가 미처 아물기도 전에 유례없이 극심한 가뭄이 찾아들어 바닷물을 생활용수로 공급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기도 했다. 고통스러운 경험은 기존의 물관리 정책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고, 최첨단 중수도 순환 시스템을 비롯해 저수지형 담수화 공정과 같은 수자원 신기술을 개발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 것이다.
▲ 마리나 베라지는 싱가포르의 15번째 저수지이자 도심에 위치해 있는 저수지로 수자원 공급, 홍수조절, 휴식공간 등 1석3조의 이득을 이곳을 통해서 얻고 있다. |
태생적으로 물이 부족한 도시국가가 보여준 이러한 창의성과 기술력은 물을 공급하는 모든 과정이 친환경적이라는 사실 속에서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싱가포르의 수자원을 관리하는 PUB는 환경부 산하의 공기업으로 모든 정수시설에 엄격한 환경기준을 적용할 뿐만 아니라, 정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도 철저하게 관리한다. 물관리에 있어 그야말로 입체적인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러한 성과들을 높이 평가해 싱가포르 정부와 함께 전 세계 물부족 국가들을 지원하는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도전과 실험이 국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보편 원리로 공인받은 셈이다. 물을 새로운 녹색성장 동력과 국제원조의 자산으로 만드는 싱가포르의 힘찬 행보가 물 문제를 겪고 있는 나라들의 맞춤형 타산지석이 되는 이유다.
제4회 상하수도 처리기술 연수회
● 일시 : 2015년 11월 24일
● 장소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IDT센터
● 좌장 : 조길영 박사(국회환경포럼 사무총장)
● 발표자 : 김길복 한국수도경영연구소장
김채환 대구시 물산업과 주무관
서영훈 ㈜에코니티 말레이시아 현장소장
이에 앞서 11월 24일 오후 5시부터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IDT센터 세미나실에서 ‘제4회 상하수도 처리기술 연수회’가 열렸다. 국회환경포럼 사무총장인 조길영 박사의 사회로 진행된 연수회에서는 김길복 한국수도경영연구소장이 ‘최근 국내외 물산업 동향 및 발전방향’에 대해 발표를 했다. 또 김채환 대구광역시 물산업 주무관은 ‘국가 물산업클러스터 조성 관련 Hub T-B(테스트베드)와 분산형 T-B 연계구축 방안’을, 서영훈 ㈜에코니티 말레이시아 현장소장은 ‘에코니티 분리막 기술혁신 사례’에 대해 각각 발표를 했다.
▲ 11월 24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IDT센터에서 열린 ‘제4회 상하수도 처리기술 연수회’ 모습. |
“정부·기업, 글로벌 물산업 브랜드 육성 시급”
■ 김길복 소장 세계 물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 5천578억 달러로 이 중 상수도관망 분야가 약 2천499억 달러, 하수도관망 분야가 약 1천496억8천만 달러로 가장 큰 규모를 형성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용수 이용량은 255억㎥로 이 중 34%를 취수해 이용하고 있다.
1960년대 후반부터 댐 및 광역상수도 개발을 확대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짧은 시간 내에 OECD 수준으로 물산업 기반을 성장시켜 월드뱅크(World Bank)에서 우리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등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물관리 체계는 다수 주체에 의한 기능별 관리로 인해 통합적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상하수도가 지자체 중심의 영세·분절된 구조로 운영되어 향후 세계 각국과의 물산업 경쟁에서 뒤쳐질 우려가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용수부족, 수리권 갈등 및 민원 등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통합 물관리(IWRM)를 실현코자 한다. 또 영세하고 분절된 비효율적 수도운영구조 및 수돗물 신뢰성 하락 문제를 해결코자 스마트워터그리드(SWG)를 구축해 건강한 물공급을 확보할 계획이다.
국내 물기업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외 워터파트너십 사례를 참고해 코리아 워터파트너십(KWP)을 구축하고, 현재 대기업 및 건설부문에 편중된 시장진출을 넘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자원·수도사업자가 공동 진출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경험이 부족하므로 공적개발 원조사업 플랫폼을 구축해 활성화해야 하며, 물강국 대비 세계적으로 미흡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4월에 열린 ‘제7차 세계물포럼’ 성과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물 아젠다(Agenda)를 선점하고 세계적인 브랜드를 육성해야 한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 국내 물산업 컨트롤 타워”
■ 김채환 주무관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국내 물기업의 산·학 융합연구, 기술개발, 실증화를 통해 국내외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한 시설로 R&D부터 사업화에 이르는 전주기(Life Cycle)를 아울러 지원한다. 클러스터 내의 여러 시설 중 허브 테스트베드(Hub Test-Bed)와 분산형 테스트베드는 기술검증부터 국내 사업화까지의 과정을 지원한다.
허브 T-B는 개발된 기술의 실규모 실증시험과 성능테스트, 실적 확보를 지원하는 시설로 △실증플랜트구역 △수요자 설계구역 △야외실험구역 등 3개 시설로 구분된다. 실증플랜트는 정수·하수·폐수·재이용 부문으로 나뉘어 구축되며 기업이 개발한 장치, 부품, 소재 등 기술의 실규모 성능시험을 위해 가장 사용 빈도수가 높은 표준공정, 유망기술 등을 고려한 공정계획을 적용한다.
분산형 T-B는 개발된 기술의 우선 보급 및 확대를 지원하고 실제 현장검증을 돕는 시설로, 가용가능한 시설로 대구시 6개 정수처리시설, 7개 하수처리시설, 5개 폐수처리시설 등이 있다. 아울러 대구시는 지난해 기준으로 조성 중인 산업단지를 포함해 총 18개소의 산업단지를 확보하고 있다.
물산업클러스터 실증단지의 규모와 용도는 한정되어 있으므로 허브 T-B에서 우수한 융합기술을 발굴해 인·검증을 거치면 분산형 T-B에서 운영기술을 축적하고 상용화하는 방식의 연계활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이에 기업 R&D, 인·검증, 실적 확보, 상용화, 글로벌 시장진출을 위한 총괄 컨트롤 타워로 물산업 운영기구를 구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연계 활용을 위해 관련법을 제정하고 「수도법」, 「하수도법」, 「수생법(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등 기타 관련 상충되는 법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개선할 계획이다. 향후 혁신과제로는 관련 특별법 도입 및 대구시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등의 제도화가 따라야 할 것이며, 해외우수기관과 공동협력사업을 추진, 해외네트워크를 공고히 할 것이다.
에코니티, 분리막 결합 부문 세계 유일 특허 보유
▲ 분리막 결합 부문 세계 유일 특허 보유하고 있는 ㈜에코니티의 서영훈 말레이시아 현장소장(왼쪽)과 현지 수처리 담당자가 말레이시아 수처리 시장 현황에 대해 말하고 있다. |
■ 서영훈 ㈜에코니티 현장소장 에코니티는 국내 유일의 분리막 토털 솔루션 전문회사로, 자체 생산기술을 보유해 분리막을 직접 생산하는 기업이다. 수처리용 멤브레인 제조 분야에서 국내 1위 입지를 다지고 있으며, 최적의 설계와 무결점 시공, 신속하고 완벽한 기술지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경험 및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에코니티 분리막의 주요 적용현장으로는 하루 1천㎥ 용량의 속초시 하수재이용 처리장, 5천㎥/일 용량의 제주도 대정·색달 하수처리시설, 6천729㎥/일 용량의 카자흐스탄 Debottl- eneck 등이 있다. 한편, KSMBR 공법을 적용한 대표적인 현장으로는 하루 시설용량 6만5천㎥의 인천시 공촌 공공하수처리시설, 3만㎥/일의 송산 수질복원센터 등이 있다. 화성시 송산 그린시티 하수처리시설은 하루 처리용량 8만4천㎥ 규모이며, 현재 시공 중이다.
에코니티는 지속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2012년 10월에는 ‘캘리포니아 타이틀 22’ 인증을 획득해 국내업체로는 최초로 인증을 보유하게 됐다. 미국, 대만,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등 세계시장을 개척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에코니티 세계화 전략의 목표는 △국내 No.1 분리막 회사 △세계 No.1 기술력 보유 △글로벌 기업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MBR 등 하·폐수 재이용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PVDF 가압식 및 침지식 분리막 시장을 확대하며, 시장의 다각화를 이끌어 국내 최고의 분리막 회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막 제조법 NIPS, TIPS, Stretching 제조기술 융합, 시스템 설계 및 유지관리 등 토털 솔루션 마케팅, 막 증류 등 미래기술 개발을 통해 세계시장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자 한다. 미국과 중국, 말레이시아에 법인 및 지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독창적 분리막에 의한 막 시스템의 경제성과 효율성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올리며, 성능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수처리 전문기업으로서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것이 에코니티의 목표이다.
[『워터저널』 2016년 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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