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세계사 #149 - 디지털 화폐 Digital Currency

[미션]

[손바닥세계사 #149 - 디지털 화폐 Digital Currency]

비트코인..? 블록체인..? 그러던게 불과 얼마 전인 것 같은데 갑자기 10배를 벌었다느니 일론 머스크가 빨리 사라고 했다느니.... 온갖 썰들이 정신사납다

또 한편 중국에서는 무슨 디지털 화폐를 발행한다고 하고

이게 도대체 뭔 말들인지 하나씩 살펴보자

=============

우선 '디지털 digital'이 무슨 말일까?

디지털은 자연 세계의 모든 형태와 현상을 0과 1의 두 가지 숫자로 표기하고 해석하는 것을 의미한다 라틴어 digitus(=손가락)에서 digit(=숫자)가 나오고 거기서 다시 digital(=디지털)이 나온다

0과 1로 모든 것을 두 개의 상태로 대응시킬 수 있다 마치 사다리타기 하듯 신호가 있다 없다 스위치가 연결됐다 끊겼다... 이런 방식으로 정보를 가공하여 전달할 수 있다

• 

0과 1로 구성된 단위를 비트(bit)라고 하고 8 비트는 바이트(byte)라고 한다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을 이용하여 인간의 육체적인 힘을 확장시킨 것이라고 하면 디지털은 0과 1이라는 2진법을 이용하여 인간의 생각과 지식을 증강시킨다고 비유할 수 있다

바늘시계는 아날로그 숫자시계는 디지털 이렇게 생각해도 전혀 엉터리는 아니다

----------------------

자 이제 비트코인(=Bit+Coin) 부터 보자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쓰는 정체불명의 인물이 비트코인을 발표한다 지금도 누군인지 알려진게 없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문제를 풀면 비트코인이 생기고 (=채굴한다고 표현한다) 다른 사람이 채굴한 비트코인을 돈을 주고 구입할 수 있다

• 

발행량은 2100만 개로 정해져 있다. 유통량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채굴할 수 있는 양이 줄어들고 문제도 어려워져 희소성이 높아진다

공급량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폭등하다가 폭락하다가 변동폭이 크다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는 실물화폐가 아니다 단지 온라인에서 개인과 개인간의 거래에서만 또는 투자에서만 쓰이는 암호화된 '교환수단'이다

컴퓨터망에서 사용되는 화폐(?)라고 해서 디지털 화폐 또는 가상화폐 등으로 불리다가 최근에는 암호화 기술을 사용한다 하여 암호화폐(cryptocurrency) 라고 부른다

익명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범죄자금 탈세 돈세탁 등에 악용된다

비트코인과 비슷한 이더리움 같은 다른 암호화폐들도 많이 생긴다

-----------------

그러면 블록체인(Block Chain)은 뭐냐?

블록체인은 암호화폐가 아닌 전산프로그램이다

비트코인과 함께 제안된 개념으로 분산형(Distributed: 전산기기나 자료를 여러 곳 또는 여러 사람들이 나누어서 관리하는 방식)으로 기록을 보관하자는 일종의 전산 프로그램이다

•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같은 장부를 공동보관하게 하고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그 정보를 블록(=저장단위)으로 만들어 기존 장부에 계속 연결(=체인)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하면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블록의 기록들을 서로 대조하기 때문에 장부 조작이 어려워진다 전산기록이 조작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보완하는 기술이다

-------------------------

다음은 디지털 화폐(Digital Currency)이다

흔히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 라고 한다

• 

198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 전 미국 예일대 교수가 '소지하기 불편한 지폐와 동전을 없애고 대신 온라인 화폐를 만들어 사용하자~' 라고 처음 제안한다

애초부터 지폐라는 실물 없이 전자지갑에 금액이 숫자로만 존재하며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그 값 만큼 숫자가 차감되는 개념이다

중앙은행이 발행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하고 다르다 그리고 국가가 보증하기 때문에 기존의 통화가치와 동일한다 즉 폭등 폭락이 없다

은행 계좌가 필요없고 인터넷이 없이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재의 신용카드나 카카오페이 페이팔 등의 간편결제 시스템하고도 다르다

2019년 페이스북이 암호화폐인 리브라 libra를 발표한다 미국 정부의 압력으로 리브라 계획은 곧 주춤하지만 민간주도 전자화폐를 막기 위해 여러나라 중앙은행들은 CBDC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한다

그중 중국이 일찍 시작하여 가장 적극적이다. 중국은 세계 최초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CBDC인 '디지털위안'을 실제 상거래에 사용하는 대규모 테스트를 하고있다

• 

2020년 4월의 소규모 테스트에 이어 10월 센젠 시민 5만명에게 200 디지털위안 (약 3만4000원)을 나누어주면서 일주일 동안 3389개 상업시설에서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하고 디지털위안으로 결제하게 하는 현장 실험을 한다

연이어 12월 대규모 세일 행사인 쌍십이절(12월 12일)을 맞아 장쑤성 쑤저우 시민들에게 역시 디지털위안을 나눠준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전에 디지털위안을 법정화폐로 사용할 것으로 관측되고 2025년에는 중국 유통 화폐의 절반 정도를 디지털위안으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최근 알리바바를 압박하는 것도 디지털 결제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이야기이고 실제 목표는 따로 있다

--------------------

무엇보다 현재 미국 달러 중심의 SWIFT(=국제금융 결재시스템)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금융결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아마 중국 경제원조를 받는 아프리카 국가들부터 포함시킬 듯하다

중국은 압도적인 세계2위 경제규모나 그동안 들인 노력에 비해 SWIFT에서는 그 위상이 초라하다 70% 이상 차지하는 미국 달러와 유로에 비해 일본 엔과 비슷한 2% 남짓에 불과하다

거기다 최근 드세지는 미국의 경제압박 때문에 부쩍 더 서두르고 있다

CBDC 가 본격화되면 결재에 며칠씩 걸리는 현재의 SWIFT에 비해 불과 수초면 결재가 완료되는 등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페이스북의 리브라 이후 여러 국가들이 갑자기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스웨덴은 2020년부터 디지털 화폐 e-크로나 테스트를 하고 있고 유럽과 일본도 디지털화폐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결재가 늘어난 이유도 있다

한국은행은 2018년 디지털화폐 연구팀을 발족했다가 1년 만에 해체하고 최근 다시 가동하고 있다

-------------------------

이처럼 '암호화폐'와 'CBDC' 는 서로 다르다

몇가지 특징을 비교하면~

민간인 주도 vs 중앙은행 주도
화폐 아님 vs 새로운 화폐
공급량 한정 vs 공급량 조절
변동성 vs 안정성
투자상품(?) vs 화폐
익명성 vs 투명성 등을 들 수 있다

--------------------

인간 생활에 크게 중요한 가치의 표시이자 교환의 수단인 화폐 currency 는

물물교환에서 조개껍질이나 돌 같은 물건과 금화 은화를 거쳐 동전과 지폐 드디어 실물도 없는 디지털 숫자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여기서 잠깐
돈 money 과 화폐 currency 가 어떻게 다른지 한번 알아보세요 ㅎ



출처 : 여기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