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를 노지에 심은 경우에는 구근을 캐지 않고, 겨울에도 화단에서 월동합니다.
정원의 수선화가 지난해부터 꽃이 한 송이도 피지 않습니다.
매년 봄이면, 복수초와 비슷한 시기에 봄소식을 전해주던 수선화였는데 말입니다.
꽃이 피지 않는 이유를 찾아보았지만, 특별한 이유가 없었습니다.
배수가 잘되고, 습한 장소도 아니고, 햇볕이 잘 들어오지 않는 위치도 아니고, 이식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의심이 되는 것이 있어 여기저기 검색해 보았는데, 꽃이 피지 않는 이유를 찾은 것 같습니다.
수선화, 튤립 등 구근의 화초는 잎이 누렇게 변하면서 영양분이 구근으로 집중되면서, 다음해 꽃을 피우도록 꽃대를 형성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구근을 캐는 시기도 잎이 누렇게 변한 6월 하순경에 캐서 바짝 말린 뒤에 양파 망에 넣어 시원한 그늘에 보관합니다.
다시 노지에 심는 시기는 10~12월입니다.
구근을 심을 때 2~3cm 복토를 하는 것이 겨울에 내한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수선화와 튤립 같은 구근은 겨울철에 꽁꽁 얼어붙은 땅속에서도 구근이 얼어 죽지 않고 동면하고, 이듬해 봄에 꽃이 피는 것입니다.
그런데 2~3년 전부터 꽃이 지고난 후 잎과 꽃송이가 지저분하고, 영양분이 잎으로 가지 말고, 구근으로 내려가 튼튼하게 형성하라는 뜻으로 지면에서 바짝 모든 잎을 절단하여 깨끗하게 정리했습니다.
이것 때문에 꽃이 피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올해부터는 잎이 누렇게 변하여 보기에 좋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완전히 마른 후에 잎을 제거할 것입니다.
수선화가 꽃이 피지 못하도록 꽃대 형성 시기에 잎을 모두 잘라 놓고, 수선화 탓을 한 것 같아 수선화에게 미안한 마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