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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최소 경기 시즌 100탈삼진,
한 경기 정규 이닝 최다 탈삼진,
한국 프로 야구 최초 신인왕과 MVP 동시 수상,
한국 프로 야구 최초 메이저리그 직행……
이 모든 화려한 문구가 수식하는 한 남자, 기적의 야구 선수 ‘류뚱’, 류현진 선수. 188.9 cm의 큰 키에,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다부진 몸매까지. 첫인상은 대기실을 찾은 기자를 압도할 만큼 카리스마 넘쳤다. 그러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발견한 새로운 그의 모습. 어머, 이 남자 귀엽잖아!? 반전 매력 가득한 28세 청년, 류현진을 소개한다.
▲ 여성팬들의 마음을 들썩이게 한 류현진 선수의 귀여운 미소
첫 번째 반전 매력, 수줍음 많은 남자 류현진
“여러분 다들 나가주세요~!” 기자가 내던진 첫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더니, 부끄러워 인터뷰를 못 하겠다며 대기실 안의 사람들을 모두 내쫓은(?) 수줍음 많은 남자, 류현진.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모습이다.
류현진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늘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기로 유명하다. “저도 당황하고 긴장할 때가 많아요. 단지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이죠.” 상대팀 선수가 불안을 눈치채는 순간 경기의 흐림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란다. 어린 시절부터 야구를 한 그는 경기를 통해 많은 선수를 마주해 왔다. 그러면서 포커페이스 역시 자연스럽게 훈련이 됐다. 인터뷰에서는 수줍은 모습을 보일지언정, 자신의 분야에서는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는 그였다.
두 번째 매력, 사려 깊은 장난기!
인터뷰 내용을 녹음해도 괜찮겠냐는 기자의 물음에 류현진 선수는 “안 된다”고 짓궂게 말했다. 장난끼가 다분한 어투에서 어색함을 덜어주려 한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LA 다저스에 막 입단한 그에게 가장 큰 문제는 영어였다. 언어의 장벽을 극복하고 동료 선수와의 어색한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그는 장난기를 내보였다.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인 소탈한 모습에 그는 커쇼, 유리베 선수 등 동료 선수와의 우정을 쌓을 수 있었다. 아직도 영어를 그리 잘하진 못하지만 따로 시간을 내서 공부하기보단 동료 선수들과의 대화를 통해 조금씩 영어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또한 그는 동료들에게 한국 음식을 소개했다. “모든 사람은 음식 앞에서 약해집니다. 미국 야구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함께 식탁에 앉아 한국 음식을 먹다 보면, 언어로 전달되는 것 이상의 유대를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류현진 덕에 LA 다저스 동료 선수들은 한식 마니아가 됐다. 그들이 즐겨 먹는 음식으로는 불고기와 돼지고기 볶음 등 모든 고기 종류라고!
▲"LA 다저스 선수들은 모두가 한국 음식을 좋아해요."
세 번째 반전 매력, 일편단심 99번!
재치 있는 입담과 장난기 넘치는 모습에 순간 ‘그가 바람둥이가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일편단심을 가진 남자였다. 야구밖에 모르는 모습과 그의 등 번호 99번이 이런 의견에 힘을 싣는다. 그의 유니폼에 적힌 99번은 선수 생활을 한 그와 늘 함께 했다. 그가 99번을 달게 된 사연이 궁금했다. 처음부터 특별한 의미를 지닌 건 아니었다.
한화 이글스 입단 당시 그의 등 번호는 15번이었다. 하지만 과거 15번을 달았던 구대성 선수가 복귀하면서 그는 우연히 99번을 달게 됐다. 그 이후 2006년 데뷔 첫해부터 신인상과 최우수선수상을 동시에 석권했다. 미국 LA다저스에도 그는 99번을 달고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냈다. 한국 프로 야구리그부터 메이저리그까지,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한 99번은 어느새 그가 가장 좋아하는 숫자이자, 행운의 숫자가 되었다.
네 번째 반전 매력, 메이저리그만을 바라본 것은 아냐
모든 야구 선수들의 꿈, 메이저리그. 그에게도 메이저리그는 꿈의 리그였다. 하지만 그는 맹목적으로 메이저리그만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저 언젠가 기회가 있다면 가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지닌 채 국내 리그에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현재에 충실했더니, 오히려 기회가 그를 찾아왔다. 2012년, 그를 보기 위해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이 한국에 방문했던 것. 그렇게 그는 오랜 꿈을 이룰 수 있었다.
류현진에게 낯간지럽게 그가 스카우트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는 수줍게 대답했다.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과 함께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보여준 활약 때문에 저를 뽑아주신 게 아닐까 해요.”
“모든 꿈은 단계적으로 이뤄나가야 해요.”
류현진 선수는 그를 멘토로 삼고 있는 수많은 대학생에게 처음부터 너무 높은 산을 보고 시작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최고가 되면 좋겠지만 최고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너무나 치열하고 힘든 길이다. 되레 그 험난한 여정에 쉽게 지칠 수 있다. 어떻게든 최고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보다 한 단계씩 천천히 올라간다는 생각으로 눈앞의 것에 충실하길 당부했다.
▲류현진 선수가 청춘들과 함께 한 무대를 마치며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한국 야구의 역사를 다시 쓰며 새로운 기적을 보여준 류현진 선수의 여정은 아직도 한 단계, 한 단계를 거치며 진행 중이다. 넘치는 긍정의 힘으로 어려움을 이겨내는 류현진 선수의 다음 꿈을 함께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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