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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애 글/김수연 그림 | 청개구리(청동거울) | 2017년 12월 19일
백정애 작가의 첫 번째 동화집. 주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일상적 소재를 다룬 6편의 단편동화가 실려 있다. 친근하고도 유쾌한 어조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 재미는 물론 아이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고, 나아가 삶의 의미를 일깨워 준다. 아이들의 자존감을 되새기는 이야기에서부터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묵직한 주제를 친숙한 설정으로 풀어내고 있어 쉽게 수긍이 될 뿐 아니라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광주교육대학교 대학원 아동문학과를 졸업했고, 2017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소리그물」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어요.
봄?여름?가을?겨울 산을 모두 좋아해요. 산에 오르면 행복이 스며 들어와 세상에서 가장 환한 미소를 짓게 돼요. 산처럼 마음결이 예쁜 작가가 되고 싶은 게 꿈이에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평생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전해 주는 것이 좋아 동화 일러스트 일을 시작했습니다. 많은 아이들에게 제 그림을 통해 상상하는 즐거움을 전해 주고 싶습니다.
숙명여자대학교에서 공예를 전공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하였습니다. 그린 책으로 『거꾸로 교실』 『개의 고민』 등이 있습니다.
소리그물
특별한 허락
에코공원 시계탑
엄마, 밥
꿈꾸기 좋은 시간
딱지왕은 나야, 나
작가의 말
“아이들의 일상을 통해 자존감과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이야기!
초등학교 중학년부터 고학년에 이르는 아이들에게 삶의 여러 단면을 보여주는 ‘청개구리문고’의 29번째 동화집 『소리그물』이 출간되었다. 2017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작가가 그동안 여러 지면에 발표한 작품들을 모아 펴낸 것이다. 백정애 동화작가의 첫 동화집인 셈이다.
이 동화집에는 모두 6편의 단편동화가 실려 있다. 주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일상적 소재를 다루고 있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더욱이 친근하고도 유쾌한 어조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 재미는 물론 아이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고, 나아가 삶의 의미를 일깨우게 하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아이들의 자존감을 되새기는 이야기에서부터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묵직한 주제를 친숙한 설정으로 풀어내고 있어 쉽게 수긍이 될 뿐 아니라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먼저 표제작인 「소리그물」은 작가의 신춘문예 등단작이다. 난청에 시달리는 주인공에게 어느 날 나타난 깔때기거미. 난청 때문에 친구들과의 사이가 소원해지고 마음이 위축된 주인공에게 거미는 자존감을 북돋워주는 존재가 된다. 곤충을 좋아하는 주인공은 거미를 통해 다시 아이들과 소통하게 되고 난청이 친구를 잃을 정도의 장애가 아니란 걸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다리에 있는 작은 털들로 거미줄에 걸린 소리를 듣는” 거미처럼 가만히 눈을 감고 소리그물을 만들면 “다정한 아이들 목소리가 소리그물에 걸려 콩콩 뛰”는 걸 느낄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처럼 자존감을 일깨우는 작품 외에 대부분의 작품은 가족 간에 벌어지는 갈등을 통해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별한 허락」, 「엄마, 밥」, 「꿈꾸기 좋은 나이」, 「애코공원 시계탑」이 가족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다.
「특별한 허락」은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된 입양아 이야기다. 아빠로부터 버림받은 주인공 자신의 상처도 깊지만 새로 만난 양부모 역시 아들을 잃은 상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상태에 있다. 더욱이 그 집에는 죽은 아들의 영혼이 아직 머물러 있을 정도로 상처가 깊게 드리워져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상처로 애달픈 아이와 어른이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가족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결국...“아이들의 일상을 통해 자존감과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이야기!
초등학교 중학년부터 고학년에 이르는 아이들에게 삶의 여러 단면을 보여주는 ‘청개구리문고’의 29번째 동화집 『소리그물』이 출간되었다. 2017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작가가 그동안 여러 지면에 발표한 작품들을 모아 펴낸 것이다. 백정애 동화작가의 첫 동화집인 셈이다.
이 동화집에는 모두 6편의 단편동화가 실려 있다. 주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일상적 소재를 다루고 있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더욱이 친근하고도 유쾌한 어조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 재미는 물론 아이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고, 나아가 삶의 의미를 일깨우게 하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아이들의 자존감을 되새기는 이야기에서부터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묵직한 주제를 친숙한 설정으로 풀어내고 있어 쉽게 수긍이 될 뿐 아니라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먼저 표제작인 「소리그물」은 작가의 신춘문예 등단작이다. 난청에 시달리는 주인공에게 어느 날 나타난 깔때기거미. 난청 때문에 친구들과의 사이가 소원해지고 마음이 위축된 주인공에게 거미는 자존감을 북돋워주는 존재가 된다. 곤충을 좋아하는 주인공은 거미를 통해 다시 아이들과 소통하게 되고 난청이 친구를 잃을 정도의 장애가 아니란 걸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다리에 있는 작은 털들로 거미줄에 걸린 소리를 듣는” 거미처럼 가만히 눈을 감고 소리그물을 만들면 “다정한 아이들 목소리가 소리그물에 걸려 콩콩 뛰”는 걸 느낄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처럼 자존감을 일깨우는 작품 외에 대부분의 작품은 가족 간에 벌어지는 갈등을 통해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별한 허락」, 「엄마, 밥」, 「꿈꾸기 좋은 나이」, 「애코공원 시계탑」이 가족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다.
「특별한 허락」은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된 입양아 이야기다. 아빠로부터 버림받은 주인공 자신의 상처도 깊지만 새로 만난 양부모 역시 아들을 잃은 상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상태에 있다. 더욱이 그 집에는 죽은 아들의 영혼이 아직 머물러 있을 정도로 상처가 깊게 드리워져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상처로 애달픈 아이와 어른이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가족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결국 죽은 아들의 영혼이 주인공에게 “너, 우리 엄마 아들 해라. 특별히 허락해 주는 거야.”라며 떠나가는 장면은 슬프면서도 새롭게 맺어진 가족들의 희망을 암시해 보여주기도 한다.
「엄마, 밥」은 엄마와 단둘이 사는 딸의 이야기다. 바쁜 엄마 탓에 엄마와 마주앉아 먹는 밥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거라는 아이의 소박한 바람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결국 아이는 엄마의 뜻과는 달리 어긋나기만 하는데,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되짚어보게 한다. 물질적 성공만이 행복이 아니라 함께 있는 것,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독여 주는 따뜻함, 이런 것들이 더 소중한 것은 아닐까 하는 깨달음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한다.
「꿈꾸기 좋은 나이」는 ‘꿈은 절대로 늙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할머니의 뒤늦은 자아성취를 다룬 이야기다. 물론 발레에 대한 할머니의 꿈은 엄마와 갈등을 일으켜 분란을 만들고 가족들을 힘들게도 하지만 이 역시도 가족의 이름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젊은 날 자식을 위한 희생으로 꿈을 접어야 했던 할머니 역시 여성이자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다.
「에코공원 시계탑」은 폐기처분한 자전거가 에코공원의 시계탑으로 변신해 있는 이야기다. 이를 통해 주인공은 자전거에 깃들어 있는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되새기게 된다. 쓸모없게 된 물건일지라도 그 속에는 소중한 삶의 기억이 담겨 있기 마련이다. 그 삶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에코공원의 친환경적 의미와 맞물려 색다른 의미를 느끼게 한다.
「딱지왕은 나야, 나」는 아이들의 놀이문화를 다룬 유쾌한 이야기다. 요즘 시대에는 아이들의 놀이기구마저도 상품이 되고, 상품은 유행이 된다. 재래식 딱지를 통해 아이들의 건강한 놀이를 갈망하고 있는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이처럼 이 동화집은 아이들에게 자존감과 가족의 의미를 다양한 각도에서 되새기게 하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유쾌하고 재미있으면서도 자신의 일상을 진지하게 되짚어보기에 좋은 동화집이라 할 수 있겠다.
‘지지직’ 하고 보청기 잡음이 들렸다. 나는 얼굴을 찡그리며 볼륨을 줄였다.
그러지 말고, 나처럼 소리그물을 한번 만들어 봐!
“소리그물?”
거미를 향해 살짝 몸을 기울여 속삭였다.
간단해! 공중에서 빙글빙글 도는 소리들이 소리그물에 걸릴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거야.
나는 거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소리가 흩어져 사라져 버리기 전에 너만의 소리그물로 잡아 보라니까!
아이들을 빙 둘러보았다. 쉬는 시간마다 함께 웃고 떠들던 아이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숨을 깊이 들이쉬면서 눈을 감았다. 크고 작은 소리들이 요란한 소리와 섞여 웅웅웅 쏟아졌다. 머리가 어지러워서 눈을 번쩍 떴다. (18쪽)
“원율아, 괜찮아. 아줌마도 너처럼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
아줌마가 일어나 나를 안았다.
“그러니까 우리 너무 애쓰지 말자.”
아줌마가 더 세게 나를 안으며 말했다.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어색하게 팔을 들고만 있었다.
“바보야. 그럴 땐 너도 꽉 안아 주는 거야. 아들처럼.”
지후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용기를 내서 아줌마를 안아 보았다. 쿵쿵 뛰는 아줌마 심장 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목이 콱 메었다. 지금껏 잘 참았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아줌마가 가만가만 내 등을 쓸어 주었다. (38쪽)
“이 밥 네가 한 거야?”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과 나를 번갈아 보았다.
나는 별거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엄마가 밥을 한 숟가락 뜨다 말고 웃기 시작했다.
“하하, 밥도 아니고, 죽도 아니고 도대체 정체가 뭐야?”
“처음이라 그러지! 엄마가 쓴 요리책에서 시킨 대로 손등에 금 긋고 물 맞췄거든.”
내 눈초리가 올라가자 엄마가 얼른 밥을 먹었다.
“완전 죽이네! 속 앓을 때마다 우리 엄마가 끓여 주던 흰죽 생각난다.”
“외할머니 밥, 진짜 맛있는데…….”
갑자기 엄마 눈가가 붉어졌다.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후후 불어 가며 맛있게 먹었다. 아직 엄마도 엄마 밥이 그리운 딸인가 보다. 나도 외할머니 생각에 코끝이 매웠다. (69~70쪽)
어느 날, 내 안에 살고 있는 어린아이가 저에게 말을 걸었어요.
?
네가 가장 좋아하는 소리는
까르르 깔깔깔 아이들의 웃음소리잖아.
네가 가장 행복한 순간은
숲길을 걸으며 풀꽃과 나무와 동물 친구들에게 나직나직 말을 건네는 거잖아.
넌 하늘길에 수를 놓는 구름과 별의 이야기를...‘지지직’ 하고 보청기 잡음이 들렸다. 나는 얼굴을 찡그리며 볼륨을 줄였다.
그러지 말고, 나처럼 소리그물을 한번 만들어 봐!
“소리그물?”
거미를 향해 살짝 몸을 기울여 속삭였다.
간단해! 공중에서 빙글빙글 도는 소리들이 소리그물에 걸릴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거야.
나는 거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소리가 흩어져 사라져 버리기 전에 너만의 소리그물로 잡아 보라니까!
아이들을 빙 둘러보았다. 쉬는 시간마다 함께 웃고 떠들던 아이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숨을 깊이 들이쉬면서 눈을 감았다. 크고 작은 소리들이 요란한 소리와 섞여 웅웅웅 쏟아졌다. 머리가 어지러워서 눈을 번쩍 떴다. (18쪽)
“원율아, 괜찮아. 아줌마도 너처럼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
아줌마가 일어나 나를 안았다.
“그러니까 우리 너무 애쓰지 말자.”
아줌마가 더 세게 나를 안으며 말했다.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어색하게 팔을 들고만 있었다.
“바보야. 그럴 땐 너도 꽉 안아 주는 거야. 아들처럼.”
지후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용기를 내서 아줌마를 안아 보았다. 쿵쿵 뛰는 아줌마 심장 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목이 콱 메었다. 지금껏 잘 참았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아줌마가 가만가만 내 등을 쓸어 주었다. (38쪽)
“이 밥 네가 한 거야?”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과 나를 번갈아 보았다.
나는 별거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엄마가 밥을 한 숟가락 뜨다 말고 웃기 시작했다.
“하하, 밥도 아니고, 죽도 아니고 도대체 정체가 뭐야?”
“처음이라 그러지! 엄마가 쓴 요리책에서 시킨 대로 손등에 금 긋고 물 맞췄거든.”
내 눈초리가 올라가자 엄마가 얼른 밥을 먹었다.
“완전 죽이네! 속 앓을 때마다 우리 엄마가 끓여 주던 흰죽 생각난다.”
“외할머니 밥, 진짜 맛있는데…….”
갑자기 엄마 눈가가 붉어졌다.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후후 불어 가며 맛있게 먹었다. 아직 엄마도 엄마 밥이 그리운 딸인가 보다. 나도 외할머니 생각에 코끝이 매웠다. (69~70쪽)
어느 날, 내 안에 살고 있는 어린아이가 저에게 말을 걸었어요.
?
네가 가장 좋아하는 소리는
까르르 깔깔깔 아이들의 웃음소리잖아.
네가 가장 행복한 순간은
숲길을 걸으며 풀꽃과 나무와 동물 친구들에게 나직나직 말을 건네는 거잖아.
넌 하늘길에 수를 놓는 구름과 별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잖아.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한 번 들려줘 봐.
?
이 세상에는 수다쟁이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가만가만 다가가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니, 행복해지더라고요. 그래서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적기 시작했어요. 귀 기울여 잘 들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작가의 말에서
첫댓글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백정애 선생님 드디어 나왔군요. 축하축하드려요~~
백정애 선생님, 첫 책 출간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