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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 16코스 봉산ㆍ앵봉산 코스는 능선따라 고즈넉함을 느끼는 산길이라는 테마를 갖고 있다.
앵봉산 구간으로 접어든다. 높이 230m의 앵봉산은 꾀꼬리가 많아 앵봉이라는 이름을 얻은 산이다. 서어나무를 비롯한 100여종의 수종이 있으며 다른 산에 비해 자연 그대로 숲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시인들의 시를 감상하며 서오릉 녹지연결로를 건너 계단을 오른다. 규모는 작지만 공연 및 행사 그리고 놀이가 가능한 숲속무대가 있고 휴식을 취하며 간단한 음료와 간식을 먹을 수 있는 데크광장 등 다양한 불 거리와 이색공간이 설치 되어있다.
이제 앵봉산으로 오르는 가파른 오르막길이 기다린다. 예전 서오릉고개 녹지연결로가 개통되기 전, 앵봉산 깔딱고개는 서울둘레꾼들의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어떻게 그 곳을 통과해야 하나 걱정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구간이다.
깔딱고개를 정복하고 안도의 한숨을 들어 쉬는 쉼터에서 이해인 시인의 '가을이 아름다운 건'이란 시 한 편을 보곤 했는데 오늘은 길을 잘못 선택했다는 아쉬움이 발걸음이 무겁다.
숲속무대에서 우측으로 계단길을 내려서야 하는데 조금 쉬운 길로 오르려고 앵봉산 무장애숲길로 오르고 무장애숲 전망대에서 아름다운 조망도 즐기고 잠시 예전길이 생각나서 좌측 샛길로 돌아 첫 봉우리에 올라선다.
앵봉산 능선길이 시작된다. 두 번에 힘겨운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다. 서오릉 철조망을 끼고 걷는다. 사적 제198호 서오릉이 능지로 선택된 계기는 1457년(세조 3) 세자였던 원자(元子) 장(璋 : 뒤에 덕종으로 추존됨)이 사망하자 풍수지리설에 따라 능지로서 좋은 곳을 찾다가 이 곳이 추천되어 부왕인 세조가 답사한 뒤 경릉터로 정하여짐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한다.
1470년(성종 1)덕종의 아우 예종과 계비 안순왕후 한씨의 창릉이 들어섰고, 1681년(숙종 7)숙종과 제2계비 인원왕후 김씨의 단릉의 합칭인 명릉과, 1757년(영조 33)영조의 비인 정성왕후 서씨의 단릉인 홍릉이 들어서면서 큰 왕족의 능이 무리를 이루어 ‘서오릉’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그 밖에 이곳에는 명종의 첫째아들인 순회세자의 순창원이 경내에 있으며, 또한 숙종의 후궁으로 많은 역사적 일화를 남긴 희빈장씨의 묘가 1970년광주군 오포면 문형리에서 이곳으로 이장되었다. 능의 총면적은 55만 3616평으로 경기도 구리시에 있는 동구릉 다음으로 큰 조선왕조 왕실의 족분을 이루고 있다.
앵봉산(매봉) 정상이다. 앵봉산은 은평구 구파발동 방아다리골에 위치한 산림으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앵봉산 숲은 중부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자작나무, 팥배나무, 서어나무 등이 탐방코스 주변에 분포돼 있어 주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곳으로 서오릉도시자연공원 일부에 속하는 산림지역이다.
거친 돌길을 내려서면서 만나는 앵봉산 전망대다. 휘둘러보는 조망이 아름답다. 가끔은 우리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봄이 어떨까? 앵봉산 전망대에서 보는 우리가 걸어온 봉산 능선이 정겹다. 수많은 봉우리를 넘어 와 뒤돌아보던 정맥길이 생각나는 곳이다.
오른 만큼 내리막도 길게 이어진다. 팥배나무 군락지다. 참! 아름다운 풍경이다. 팥배나무는 물앵두나무·벌배나무·산매자나무·운향나무·물방치나무라고도 한다. 높이 15m 내외이고 작은 가지에 피목이 뚜렷하며 수피는 회색빛을 띤 갈색이다. 잎은 어긋나고 달걀 모양에서 타원형이며 잎자루가 있고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겹톱니가 있다. 잎 표면은 녹색, 뒷면은 연한 녹색이다.
꽃은 5월에 피고 흰색이며 6∼10개의 꽃이 산방꽃차례에 달린다. 꽃받침조각과 꽃잎은 5개씩이고 수술은 20개 내외이며, 암술대는 2개로 갈라진다. 열매는 타원형이며 반점이 뚜렷하고 9∼10월에 홍색으로 익는다. 잎과 열매가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쓰인다. 열매는 빈혈과 허약체질을 치료하는 데 쓰이며 일본에서는 나무껍질을 염료로도 쓴다. 열매가 붉은 팥알같이 생겼다고 팥배나무라고 한다. 한국·일본·중국에 분포되어 있다.
직선길을 버리고 우측으로 내려선다. 고즈넉한 작은 능선을 경계로 좌우로 두 개의 생태공원이 있다. 탑골생태공원과 방아다리생태공원이다. 탑골생태공원에는 초지식물원, 서오릉유아숲체험원, 자연학습장, 습지원, 숲속쉼터 그리고 희망목공체험장이 있다.
방아다리생태공원에 내려선다. 은평환경플랜트의 굴뚝이 우뚝하다. 앵봉산 입구 23번째 스탬프를 찍고 구파발역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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