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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이야기
비구니 어머니와 아들 꾸마라 깟사빠 장로185)
부처님께서 제따와나에 계실 때 꾸마라 깟사빠 장로186)의 어머니와 관련해서 게송 160번을 설하셨다.
꾸마라 깟사빠의 탄생
라자가하에 부잣집 딸이 살고 있었다. 그녀는 아라한과의 성취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세속의 삶을 하찮게 여기고 있었다. 그녀는 점점 세속의 삶에서 전혀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출가만을 생각하며 살았다. 그녀는 이성을 갖출 나이가 되어 부모에게 출가를 허락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부모는 딸이 시집갈 나이가 되자 결혼시켰다. 그녀는 시댁에서 살때 헌신적인 아내였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녀는 아이를 가졌다.
◆ 주 석 ◆
185)이 이야기는 니그로다 자따까(Nigrodha Jataka. J.12)에서 유래한다. 자따까에서는 꾸
마라깟사빠와 어머니와의 이야기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186)꾸마라 깟사빠(Kumara Kassapa) : 장로는 다양한 비유를 들어 설법하는데서(Cittakat
hikanam) 제일이다. 그의 어머니는 라자가하의 은행가의 딸이었다. 그는 깟사빠 부처
님의 가르침이 사라지려고 할 때 용맹정진을 하려고 바위산에 올랐던 칠인 중 일인이
다.(게송 101번 이야기) 그는 개미언덕의 경(Vammika Sutta, M23)을 듣고 아라한이
되었다. 그는 디가니꺄야의 빠야시 경(Payasi Sutta, D23)에서 업과 윤회의 법칙을 믿
지 않는 사견을 가지고 있는 빠야시라는 세따뱌(Setavya)를 다스리는 지방왕과 토론을
벌렸다. 그는 13가지 비유를 들어 빠야시의 사견을 논파하고 그를 귀의시켰다. 이 경은
그가 어째서 다양하게 설법하는 데서 제일인지 입중해준다. 율장 대품(Vin.i.93)에 따르
면 그는 만 20세가 되지 않아 비구계를 받았다. 그래서 이 계가 유효한지 의심이 일어났
다. 그래서 부처님께 질문했고 부처님께서는 어머니 태에서 최초의 마음이 일어나므로
태에서 지낸 기간까지 계산해서 20년이 되는 해에 비구계를 받아도 된다고 유권해석을
내려주셨다.
하지만 자신은 임신했다는 사실도 모르고 남편에게 출가하겠다고 요청했다. 남편은 그녀가 임신한 사실도 모르고 화려하게 치장시키고 데와닷따를 추종하는 비구니 승단으로 데리고 가서 출가시켰다.
얼마 후에 비구니들은 그녀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말했다.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하지만 저는 결코 음계를 범하지 않았습니다."
비구니들은 그녀를 데와닷따에게 데리고 가서 말했다.
"이 비구니는 신심을 가지고 출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녀가 언제 임신 했는지 우리는 알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데와닷따는 자기의 명예만을 생각했다.
'나의 가르침을 받는 비구니가 임신했다는 소문이 퍼지면 나에게 비난이 쏟아질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녀를 승단에서 추방해라."
젊은 비구니는 데와닷따의 추방결정을 듣고 비구니들에게 간청했다.
"스님들이여, 저를 나락으로 내몰지 마세요. 저는 데와닷따에게로 출가 한 것이 아니에요. 저를 부처님이 계시는 제따와나로 데려다주세요."
비구니들은 그녀를 데리고 라자가하를 출발하여 사십오 요자나를 걸어 제따와나에 도착했다. 비구니들은 부처님께 가서 이문제를 보고했다. 부처님께서는 그녀가 출가 전에 임신했다는 것을 알고 계셨지만 이교도들에게 비난받을 소지를 없애기 위해 빠세나디 왕, 마하 나나타삔디까.쭐라 아나타삔디까. 여자신자 위사카와 여러 신도들을 모두 불러 모아놓고 율사(律師)인 우빨리 장로에게 지시했다.
'이 젊은 비구니의 혐의를 사부대중이 보는 가운데서 명확히 밝혀라"
우빨리 장로는 위사카를 불러서 그녀에게 임신시기를 밝히도록 했다.187) 위사카는 이 젊은 비구니 주위에 커튼을 치고 안에 들어가 그녀의 손,발,배꼽,배,몸 전체를 자세히 조사하고 임신한 날을 계산하였다. 그리고 그녀가 출가 전에 아이를 임신했다고 밝혔다. 우빨리 장로는 사부대중이 보는 가운데서 그녀가 계를 범한 것이 아니라고 선언했다. 그녀는 시간이 지나서 총명하고 재능 있는 아이를 낳았다. 그녀가 총명하고 재능 있는 아이를 낳은 것은 빠두뭇따라 부처님 앞에서 서원을 세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느 날 왕이 비구니 사원 근처를 지나다가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물었다.
"이게 무슨 소린가?"
"폐하, 한 비구니 스님이 아이를 낳았다고 합니다. 이 소리는 그 아이의 울음소리입니다."
왕은 아이를 데리고 왕궁으로 가서 공주들에게 아이를 맡겼다. 아이의 이름을 짓는 명명식 날에 공주들은 그에게 깟사빠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는 왕자의 신분으로 양육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꾸마라 깟사빠188)라고 불렀다.
그가 일곱 살이 되었을 때 놀이터에서 놀다가 한 아이를 때렸다. 아이는 화가 나서 소리 질렀다.
"난 부모도 없는 녀석한테 맞았다."
깟사빠는 즉시 왕에게 달려가서 여쭈었다.
"폐하, 애들이 그러는데 제가 어머니도 아버지도 없다고 합니다. 제 어머니가 누구입니까?"
♥ 주 석 ♥
187)위사카(Visaka)는 아들 열 명, 딸 열 명, 모두 20명의 자식을 낳아 임신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 있으므로 그녀에게 이 일이 맡겨졌다.
188)꾸마라 : 꾸마라(Kumara)는 소년 동자라는 뜻이나 여기서는 라자꾸마라(rajakumara)
의 약어로 왕자라는 뜻이다.
왕은 공주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네 어머니들이 저기 있지 않느냐?"
"어머니는 한 사람뿐이지 저렇게 많을 수 없습니다. 제 어머니가 누군지 말씀해주세요."
왕은 아이의 말을 듣고 생각했다.
'이 녀석을 속이기는 글렀구나.'
왕은 솔직하게 말했다.
"아이야, 네 어머니는 비구니 스님이란다. 내가 비구니 사원에서 널 데려왔단다."
소년의 가슴에 이보다 더한 감동의 물결이 일어날 수 없었다. 그는 즉시 왕에게 요구했다.
"저를 출가시켜 주세요."
"그렇게 하마."
왕은 소년을 화려하게 치장시키고 그를 데리고 부처님께 가서 출가시켰다. 그는 성년이 되어 비구계를 받자 꾸마라 깟사빠 장로로 알려졌다.그는 부처님으로부터 수행주제를 받아 숲속 사원으로 들어갔다. 그는 열심히 정진했으나 깨달음을 얻을 수 없자 이렇게 생각했다.
"부처님께 되돌아가서 나에게 더 적합한 수행주제를 받아야겠다.'
깟사빠 부처님 시대에 일곱 명의 비구가 목숨을 걸고 수행하기 위해 바위산에 올라갔다. 한 명은 아라한이 되었고,한 명은 아나함이 되었다. 나머지 다섯 명은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죽어 천상에 태어나 즐거움을 누리다가 현 부처님 시대에 태어났다. 그들의 이름은 꾸마라 깟사빠, 답바 말라뿟따,사비야 뿍꾸사띠,바히야 다루찌리야였다.189)아나함을 성취하여 정거천에 태어난 범천이 꾸마라 깟사빠에게 내려와서 열다섯 가지 문제를 가르쳐주고 부처님께 보내며 말했다.
◆ 주 석 ◆
189)법구경 게송 101번 이야기 참조
"부처님만이 이 문제를 풀 수 있다네, 부처님께 가서 이 문제를 풀어보게나."
꾸마라 깟사빠는 부처님께 가서 이 문제를 질문했다.190)
"부처님이시여, 한 범천이 저에게 와서 이런 문제를 내놓았습니다. '개미 언덕이 있는데 밤에도 불타오르고 낮에도 불타오른다.바라문이 현자에게 칼을 들어파내려가라고 말했다. 현자가 칼로 파내려가자 빗장이 나타났다. 빗장을 파서 던져버리고 또 파내려가자 두꺼비가 나타났다. 두꺼비를 파서 던져버리고 또 파내려가자 갈퀴가 나타났다. 갈퀴를 파서 던져버리고 또 파내려가자 체가 나타났다. 체를 파서 던져버리고 또 파내려가자 칼과 도마가 나타났다. 칼과 도마를 파서 던져버리고 또 파내려가자 고깃덩어리가 나타났다. 고깃덩어리를 파서 던져버리고 또 파내려가자 용이 나타났다. 바라문은 현자에게 용은 해치지 말고 놔두라고 말했다.'범천이 저에게 내놓은 이 문제의 각각의 의미가 무엇입니까?"
부처님께서 이 문제를 풀어주셨다.
개미언덕은 사대요소로 이루어진 몸이다. 이 몸은 변화하고 무너지고 분해되는 것이다. 낮에 한 일을 밤에 사유하고 회상하는 것을 밤에 불타오른다고 한다. 밤에 생각한 대로 낮에 일에 분주하게 실행하는 것을 낮에 불타오른다고 한다. 바라문은 올바로 스스로 깨달은 붓다를 말한다. 현자는 비구를 말한다. 칼은 지혜를 말한다. 파내는 것은 정진을 말한다. 빗장(열반으로 들어가는 문을 잠그므로)은 무지를 말한다. 두꺼비(독을 품어내므로)는 분노를 말한다. 갈퀴(두 갈래로 쪼개져있으므로)는 의심을 말한다.체(깨달음을 가로막으므로)는 다섯 가지 장애(五障碍.감각적 욕망, 분노,해태와 혼침, 들뜸과 후회,의심)이다.거북이(네 발과 머리가 있으므로)는 다섯 가지 집착의 무더기(五取蘊, 물질,느낌,지각,형성,식)이다.칼과 도마(감각적 쾌락의 대상이라는 도마 위에 감각적 쾌락의 번뇌라는 칼로 절단하므로)는 다섯 가지 감각적 쾌락(눈,귀,코,혀,몸에 의해 인식되어 애착의 대상이 되는 형상, 소리,냄새,맛,감촉)이다. 고깃덩어리(고깃덩어리가 여기저기 걸려있는 것처럼 사람들은 갈애에 묶여 윤회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므로)는 갈애이다. 비구는 이 모든 것을 파내어 던져버리고 제거하면 마지막에 남는 것은 용(닙바나)이 남는다. 이 닙바나는 건드리지 말고 귀의해야 한다.
꾸마라 깟사빠는 부처님으로부터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듣고 아라한과를 성취했다.
어머니 비구니를 깨달음으로 인도한 꾸마라 깟사빠
꾸마라 깟사빠가 출가한지 십이 년이 지나도록 어머니 비구니의 눈에서는 눈물이 마를 줄 몰랐다. 아들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과로움 때문에 그녀는 눈물 젖은 얼굴로 딱발하러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거리에서 장로를 보았다. 그녀는 울며 소리를 질렀다.
"나의 아들아!나의 아들아!"
그녀는 그를 보기 위해 달려가다가 넘어지면서 땅바닥에 뒹굴었다. 자식에 대한 깊은 애정 때문에 그녀의 가슴에서 젖이 흘러나와 가사를 적셨다. 그녀는 땅에서 일어나 장로의 팔을 잡았다.
장로는 어머니의 애정을 보면서 생각했다.
'그녀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면 그녀는 애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영원히 윤회 속을 헤맬 것이다. 그러니 그녀를 위해서 심한 말을 해야겠다.'
장로가 그녀를 꾸짖었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출가한 비구니가 되어가지고 아직도 애착에서 벗어나지 못했단 말입니까?"
그녀는 이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이런 불한당 같은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녀는 자기의 귀를 의심하며 다시 물었다.
"사랑하는 아들아,방금 뭐라고 했느냐?"
그는 거친 말을 다시 한 번 되풀이했다. 그녀는 이제 이성을 찾았다.
'아! 내가 이런 매정한 녀석 때문에 십이 년 동안이나 눈물을 참지 못했다니.! 그가 매정하게 인연을 끊어버렸는데 애착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녀는 그 자리에서 아들에 대한 애착을 뽑아버리고 바로 아라한과를 성취했다.
어느 날 비구들이 법당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애도 연민도 없는 데와닷따가 깨달을 인연이 무르익은 꾸마라 깟사빠와 그의 어머니를 파멸로 몰아넣을 뻔했습니다. 부처님께서 그들의 의지처가 되어주셨습니다. 오, 세상에 대한 부처님의 자애와 연민은 정말 무한 합니다!"
그 순간 부처님께서 들어와서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비구들이여, 여기 모여서 무엇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가?"
비구들이 대답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내가 그들의 의지처가 되어 보호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과거생에서도 또한 의지처가 되어주었다."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고 니그로다 자따까를 자세히 이야기해주셨다.
한때 보디삿따는 니그로다라 불리는 사슴왕으로 태어나 오백 마리의 사슴을 거느리고 살았다. 사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사슴왕이 오백 마리의 사슴을 거느리고 있었다. 베나레스의 왕은 사슴 사냥과 사슴고기를 좋아 했다. 백성들은 왕의 사슴몰이에 불러가느라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가 없고 또 사슴들이 농작물을 뜯어먹어서 어느 날 사슴을 몰아 한 우리에 모두 가두었다. 그래서 두 사슴왕은 하루에 한 마리씩, 오늘은 니그로다 무리에서 내일은 사카 무리에서 한 마리씩 차례로 돌아가며 도살당해 왕의 식사가 되어줌으로써 나머지가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도록 합의를 보았다. 베나레스의 왕은 황금빛 털을 갖고 있는 니그로다 사슴왕과 사카 사슴왕에게 생명의 안전을 보장해 주었다. 사카 무리의 새끼를 밴 암사슴이 도살당할 차례가 되자 그녀는 먼저 사카에게 가서 자신이 새끼를 낳을 때까지 생명을 연장해달라고 간청했지만 거절당했다.그녀는 니그로다에게 가서 호소했다.그러자 니그로다는 그녀를 대신해서 도살대 위에 올라갔다.이 사실이 즉각 왕에게 보고됐고 왕이 달려와 그 이유를 물었다.왕은 사슴왕의 자애와 연민에 감탄해서 이후로 살생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Nigrodha Jataka,J12)
사카 사슴 곁에 머물지 말고 니그로다 사슴만을 따라라.
사카와 함께 사느니 니그로다와 함께 죽는 것이 낫다.
부처님께서 이야기를 마치시고 자따까에 나오는 인물들을 설명해주셨다.
"그 당시 사카 사슴은 데와닷따이고 사카의 사슴 무리는 지금의 데와닷따의 추종자들이다. 도살당할 차례가 된 암사슴은 깟사빠의 어머니이고, 그녀의 새끼는 지금의 꾸마라 깟사빠 장로이다. 젊은 암사슴을 대신해서 목숨을 내놓은 니그로다 사슴왕은 바로 나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니가 아들에 대한 애착을 뽑아버리고 스스로 자신에게서 의지처를 구한 것을 칭찬하시며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스스로 천상에 태어날 공덕을 지었거나 스스로 도과를 성취한 것은 결코 다른 사람의 재산이 될 수 없다. 자신이 자신의 의지처이지 어떻게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의지처가 될 수 있겠는가?"
부처님께서는 이 말씀에 이어서 게송을 읊으셨다.
자신만이 자신의 의지처
누가 자신의 의지처가 되리요.
자신을 잘 다스려야만
얻기 어려운 의지처를 얻으리라.(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