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년 아이들과의 영어 회화 수업을
맡으며 담임선생님, 혜미선생님과
수업의 필요성과 내용에 대해 논의 하던 중
외국인과 만났을 때 아이들이 얼음이 되어
한마디도 못 하던 모습이 충격이었다..
아이들이 일상적인 간단한 회화를
외국인과 나눌 수 있으면 좋겠고
외국인을 만났을 때 자신감을 가지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지난 주 일요일 교회에 가서
러시아로 선교 가셨던 선교사님 부부를
만나 얘기 나누던 중 선교지였던
러시아 다게스탄에서 손님이 오셨는데
한달 동안 댁에서 머무를 예정이라고 하셨어요!
순간! 고학년 아이들 영어수업 시간에
초청해서 지금 익히는 회화를
연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어
바로 섭외에 들어갔고 성사되었습니다.
체첸에서 태어나 두바이에서 살았고
현재 다게스탄에서 살고 있는 17살 파티마~
다게스탄에서 터키, 몽골을 거쳐 인천공항까지
꼬박 이틀 걸려서 혼자 여행을 온 친구에요.
한국 이름을 벌써 지어서 왔더라고요. 백연지!
어릴 적 타국에서 살았고 집에서
아버지와 영어로 대화하며 자라 영어를 아주 잘 해요~
학교에 오자마자 아이들이
겨울왕국 엘사 닮았다며 신기한 듯 쳐다보면서
아는 영어 총동원해서 말을 걸기도 하고
부끄러워서 웃다가 멀리 도망치기도 하며
그 중에 4학년 여학생 세명은 꺄악~~
흥분을 감추지 못한 모습ㅎㅎ
역시 스윗 보이 하준이는 생글생글 웃으며
이것저것 물어보다
파티마에게 너 나랑 같이 우리나라 가서 살자는
제안을 받았어요...ㅎㅎㅎ
고학년 영어 수업 시간에는
지난 시간에 배운 자기 소개
완전 실전으로 활용하며 대화하고
지구본과 세계 지도에서
체첸, 다게스탄, 두바이, 터키를
찾으며 얼마나 먼 여행길이었는지 얘기 나눴어요.
리코더를 처음 본다는 파티마를 위해
고학년 아이들이 멋진 미뉴에트를 연주해주었어요!
여러 질문들을 했는데
- 남자친구 있냐?
지금은 없다. 한국 남친 만들고 싶은데
무성이에게 뷰리풀 보이라고 하며 윙크~
여자 아이 셋이 놀란 눈으로 어이상실...ㅎㅎ
- 무슨 음식을 제일 좋아하냐?
떡볶이를 좋아한다. 넌 무슨 음식 좋아하니?
하람 : Anything!
- 한국에 오니 어때?
fish in the water이란 표현을 했더니
무성이가 물만난 고기?!ㅎㅎ 바로 그거야!
난 한국이 너무 너무 좋아~~
- 취미가 뭐야?
운전! 근데 운전면허증은 없어~
(모두 놀란 눈으로 보니, 러시아잖아~^^;;)
무슬림이라 식사 후 기도 시간이 되어
히잡으로 갈아 입고 혼자 기도하고 나오니
아이들이 신기해하며 물어봤어요~
고학년 수업 후 점심도 고학년과 함께 먹고
2학년과 마침하고 방과후에 송편도 만들었어요!!
고학년 아이들은 하교할 때까지
파티마랑 이런저런 놀이하며 지냈어요.
파티마가 우리 학교를 둘러 보고
아이들을 보면서 자기도 이런 교육 받고 싶다며
부러움을 많이 표현했어요~
인사 나누며 또 오라고 아이들이
몇 번 얘기하더라고요^^
앞으로 한국 대학에 입학하여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고하니
기회가 되면 또 만나요~~~~👸
첫댓글 안그래도 어제 하교후에 러시아언니가 왔었다고 하여 놀랐어요! 러시안 무슬림이라니 새롭네요~^^
오~ 하준이 프로포즈 받은 건가요?
파티마와의 대화에서 아이들의 센스가 빛을 발하네요 ㅋㅋㅋ
좋은 기회 마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
아 이제 의문이 풀렸습니다.
어떻게 온 언니냐고 계속 물어도 모른다고 ㅋㅋ
하준이는 연지 언니 프로포즈에 연신 No no를 외쳤다죠ㅋㅋ
언어가 안되서리 슬쩍 피했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