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남망산 공원... 통영만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 남망산 공원은 시민문화회관과 조각공원, 청마 시비등이 함께하며 예술통영을 상징하고
있다. 이 자리에 초정 시비와 그의 작품이 새겨진 비문 등이 한 자리를 차지하며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초정
김상옥(1920-2004)은 통영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서당에서 한학을 수료한 후 독학으로 문학을 공부하였다. 1939년 시조시인 이병기에
의해 시조 '봉선화'가 추천되어 문단에 나왔다. 194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낙엽'이 당선됨으로써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봉선화는 윤이상이 작곡하여 가곡으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불려지고 있다.
비오자 장독간에 봉숭아 반만 벌어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두고 볼 것인가
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로 보내자
누님이 편지보면 하마 울까 웃으실까
눈앞에 삼삼이는 고향집을 그리시고
손톱에 물들이던 그 날 생각하시리
양지에 마주 앉아 실로 찬찬 매어주던
하얀손 가락가락이 연붉은 그 손톱들은
지금은 꿈속에서 본 듯 힘줄만이 서노라
-봉선화 전문-
초정은 시조시인으로 출발했으나 시. 서. 화. 전각등에 능한 작가였다. 성격이 올곧고 불의를 참지 못하여 일제 강점기엔 사상범으로 몰려 여러차례
투옥되는 고초를 격기도 한다. 그는 가난을 예술로 승화시킨 입지전적 이물이다. 그의 열정이 정규학교를 나오지 못한 한계를 극복했고
1946년부터는 마산고등학교, 삼천포고등학교, 부산여자고등학교, 경남여자고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고, 청마, 김춘수, 윤이상, 전혁림등과
통영예술문화단체를 만들어 활발한 활동을 했다.
저서로는 '초적(1947), 이단의 시(1949), 목석의 노래(1956)가 있고,
작품으로는 '봉선화' '백자부' '사향' '옥적' '다보탑' 등이 있으며 초기에는 형상미를 추구하는 전통적 서정의 세계를 그리다 점차 영원한
생명에 대한 탐구와 물형에 깃들인 생명감의 위대함 등에 몰입해 가는 경향으로 바뀌어 갔다.
통영의 자랑인 그가 남망산 공원에서
통영 앞 바다를 바라보며 영원한 시의 세계에 잠들어 있다. 그가 남긴 주옥 같은 시가 새겨 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예술가가 남긴 발자취는 세대를 이어가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작가가 남겨 놓은 작품과 그 정신세계는 병들고 찌들어
가는 사람들에게 위안과 풍요를 던져준다. 물질이 아닌 정신적 고향, 그 정신적 위안처가 된 이 남망산 공원은 예술공원이다. 시민문화회관이 버티고
있고, 청마 시비가 세워져 있으며, 세계 각국의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해논 조각작품이 바다풍경과 함께 운치를 더해주고 있는 여운의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