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 웨살리의 기근(게송 290)₃₃₎
◊부처님의 과거생 : 상카 바라문◊
오랜 옛날에 딱까실라에 상카 바라문이 수시마라는 아들을 데리고 살고 있었다. 수시마가 열여섯이 되자 아버지에게 가서 말했다. “아버지, 저는 베나레스에 가서 경을 공부하고 싶어요.” “좋다, 아들아. 베나레스에 가면 바라문 친구가 한 사람 있단다. 그에게 가서 배우도록 해라.”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들은 아버지의 말씀에 따라 베나레스에 도착하자 바라문에게 가서 아버지가 보내서 왔노라고 말했다. 바라문은 젊은이가 친구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제자로 받아들였다. 여행의 피로를 풀고 다음날부터 그는 경을 배우기 시작했다. 젊은이는 짧은 기간에 많은 경을 배웠다. 마치 황금그릇에 담긴 사자기름이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것처럼 그는 한 번 배운 것은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았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승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배웠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확히 암송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중간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끝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스승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저는 이 가르침의 처음과 중간은 이해하였지만 끝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자여, 끝부분은 나도 이해하지 못한다.” “스승님, 그러면 이 세상에 이것을 이해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제자여, 여기서 가까운 이시빠따나(녹야원)에 살고 있는 성자들은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가서 물어보아라.” 젊은이는 이시빠따나로 가서 벽지불에게 물었다. “존자님께서는 이 가르침의 끝을 알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알고 있지.” “저에게 가르쳐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출가자가 아니면 가르치지 않는다. 알고 싶다면 비구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젊은이는 출가하여 비구가 되었다. “그대는 먼저 이것부터 익히도록 하여라.” 벽지불들이 이렇게 말하며 먼저 출가수행자의 예절부터 가르쳤다. “아랫 가사는 이렇게 입는 것이고 웃가사는 이렇게 입는다.” 그들은 사소한 의무부터 가르쳤다. 젊은이는 벽지불들의 제자가 되어 그들이 가르치는 모든 것을 배웠다. 그는 모든 자질을 갖추고 있어서 짧은 시간에 깨달음을 얻어 벽지불이 되었다. 그의 명성은 하늘의 보름달처럼 베나레스 전역에 퍼져 최상의 이득과 찬사를 받았다. 그는 지나친 활동으로 수명이 단축되어 얼마가지 않아서 빠리닙바나에 들었다. 벽지불과 시민들은 그의 유체를 다비하고 사리를 수습하여 성문 근처에 사리탑을 세웠다. 상카 바라문은 아들의 소식이 궁금했다. ‘아들이 유학을 떠난지 오래되었구나. 어찌 되었는지 한 번 찾아가 봐야겠다.’ 그는 아들을 보려고 딱까실라를 떠나 베나레스로 향했다. 베나레스에 도착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아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여기에 틀림없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수시마라는 젊은이가 오래전에 여기에 왔었는데 혹시 아시는 분 있습니까?” “바라문이여, 잘 압니다. 그분은 바라문에게서 삼베다를 배우고 출가하여 비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벽지불의 깨달음을 얻은 후 며칠 전에 빠리닙바나에 들었습니다. 이 탑은 바로 그분의 사리를 안치한 탑입니다.” 바라문은 땅에 쓰러져 머리로 땅을 찧으며 서럽게 울었다. 그는 탑을 둘러싸고 있는 담장 안으로 들어가 풀을 뽑고 웃옷으로 모래를 퍼와 뿌리고 물항아리에 물을 담아와 뿌렸다. 그리고 존경의 표시로 꽃을 뿌리고 옷을 찢어 깃발을 만들어 하늘 높이 달고 탑 꼭대기에 일산을 드리웠다. 그리고서 그는 길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갔다.(과거 이야기 끝) 부처님께서 과거생을 이야기하고 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그때의 상카 바라문이 바로 나였다. 수시마 벽지불의 탑 주위에 자라고 있는 잡초를 뽑은 과보로 왕과 왕자들이 여덟 요자나 길에 있는 나무 그루터기와 가시나무를 제거하고 땅을 고르고 부드럽게 정비했다. 모래를 뿌린 과보로 왕과 왕자들이 여덟 요자나의 길에 모래를 뿌렸다. 존경의 표시로 꽃을 뿌린 과보로 오색 꽃이 여덟 요자나의 길에 뿌려지고 일요자나의 갠지스강이 오색연꽃으로 뒤덮였다. 물항아리에 물을 떠와 뿌린 과보로 웨살리에 소나기가 쏟아졌다. 탑에 깃발을 달고 일산을 드리운 과보로 하늘 꼭대기까지 철위산안의 모든 세계가 많은 깃발이 펄럭이고 일산이 드리워졌다. 비구들이여, 사람들이 나에게 올린 공양과 존경은 붓다의 신통력으로 생긴 것이 아니고 용들과 천신들의 신통력으로 생긴 것도 아니다. 반대로 이것은 내가 과거생에 지었던 아주 조그마한 공덕으로 생긴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게송을 읊으셨다. 21-1-290 조그만 행복을 버려야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면 지혜로운 이는 작은 행복을 포기하고 위대한 행복₃₄₎의 결과를 바라본다. 32) 설법장소 : 웨살리를 방문하시었던 어느 때. 33) 쌍신변(雙神變)은 벽지불과 아라한이 갖추지 못한 오직 삼막삼붓다만이 실현할 수 있다. 사왓티에서 나투신 쌍변신에 대해 자세한 설명은 이렇다. 부처님은 공중에 올라서 상반신에서 불을 뿜고 하반신에서는 물을 뿜는다. 반대로 하반신에서 불을 뿜고 상반신에서 물을 뿜고 계속해서 몸의 앞쪽과 등쪽, 오른쪽 눈과 왼쪽 눈, 귀, 코, 어깨, 손, 옆구리, 다리, 발가락, 손가락에서 불과물을 번갈아가며 뿜는다. 피부의 모든 털구멍에서는 여섯 색깔의 빛이 쏟아져 나오고 쌍신변을 나투는 사이사이에 군중들에게 설법하신다. 부처님은 쌍신변을 나투고 나서 천개의 분신을 창조하였는데 각각의 분신이 질문하면 부처님이 대답하시고 부처님이 경행을 하면 분신들은 다른 일을 한다. 34) 위대한 행복 : 닙바나(완전한 열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