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교의품 26장】 생업과 계문 실천
대종사 부산 지방에 가시었더니, 교도 몇 사람이 와서 뵈옵고 말하기를 [저희들이 대종사의 법을 한량없이 흠앙하오나, 다만 어업으로써 생계를 삼으므로 항상 첫 계문을 범하게 되오니, 이것이 부끄러워 스스로 퇴굴심이 나나이다.]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근심하지 말라. 사람의 생업(生業)은 졸지에 바꾸기 어렵나니, 그대들의 받은 삼십 계문 가운데에 그 한 계문은 비록 범한다 할지라도 그 밖의 스물 아홉 계를 성심으로 지킨다면 능히 스물 아홉 선을 행하여 사회에 무량한 공덕이 나타나리니, 어찌 한 조목을 수행하지 못한다 하여 가히 지킬 만한 남은 계문까지 범하게 되어 더욱 죄고의 구렁에 들어가리요. 또는, 남은 계문을 다 능히 지키면 그 한 계문도 자연히 지킬 길이 생기게 되리니 이와 같은 신념으로 공부에 조금도 주저하지 말라.]
핵심주제
【류성태】생업과 계문 실천
【한종만】생업과 계문
【신도형】계문을 지키는 방법(생업과 계문)
대의 강령
부산 교도 몇 사람이 와서 ‘어업 생계로 첫 계문을 범하여 부끄럽고 퇴굴심이 난다’고 하자, 이에 대종사 말하였다.
1) 사람의 생업은 졸지에 바꾸기 어려우니 근심 말라.
2) 삼십 계문 중 한 계문은 범하더라도 29계를 지킨다면 능히 29선을 행하여 사회에 무량 공덕이 된다.
3) 한 조목을 지키지 못한다고 남은 계문까지 범하여 죄고의 구렁에 들어가겠는가?
남은 계문을 지키면 한 계문도 자연 지켜진다.
용어 정의
흠앙(欽仰) 공경하여 우러러 사모함.
퇴굴심(退屈心) 수행인이 마음공부를 해나가다가 순역 경계에 부딪쳐서 더 발전하지 못하고 물러서거나 굴복하는 마음. 역경에는 굴복하고 순경에는 빠져버려 더 이상 정진하지 못하는 마음으로, 퇴굴심이 생기면 타락하거나 퇴전하게 된다. 중근병에 걸렸을 때에도 퇴굴심을 내기 쉽다.
생업(生業)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 하는 일. 직업.
주석 주해
【류성태】 ‘우당수기’에 불법은 살생 말라는 것이 아니며, 100중의 1이 살생을 하더라도 99만 잘 지키면 이것이 불교의 대중화라고 하였다. 또 연고있는 살생이라도 과보는 있지만 정각을 이루어 증애심 없는 도를 익히면 죄가 소멸되는 것이 더러운 양잿물 빨래한 셈이 된다고 하였다. 즉, 소승과 대승의 공부법이 있는데 대승의 공부법을 체받으라는 뜻이다.
참고로 원불교 계문의 형성 과정을 살펴보자. ‘규약’(시창2년)에 보통부, 특신부, 법마상전부 각각 10조씩 30계문이 수록되었다. ‘불법연규회규약’(시창9년)에는 각 항 연구문목에 계문의 의미를 연구토록 하였다. ‘육대요령’(시창17년)의 경우, ‘규약’과 거의 비슷하다. 본 ‘육대요령’은 시창 28년 ‘불교정전’이 발행되기까지 11년간 중심 교서로 사용되었다. 목차 일부를 보면 제5장 학위등급편 : 보통부, 특신부, 법마상전부, 법강항마부, 출가부, 대각여래부가 있다. ‘삼대요령’(시창19년)에 나타난 계문은 육대요령과 약간의 차이가 있으며, 법마상전부를 생략하였다. ‘회보’ 46호(시창23년)에는 계문 준행과 법계 해설(감사부)이 있는데, ‘육대요령’의 계문 조항에 준해 해설하였다. ‘불교정전’(원기 28년)에서는 각 ‘부’가 ‘급’으로 고쳐지고 계문의 순서와 내용이 많이 달라졌다. 근래 발간된 ‘원불교교전’에서는 ‘불교정전’의 계문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였다.
【박길진】 불문에 입참할 때 사회에서 죄를 많이 지어 곤란하다고 할 수 있으나 입문하여 진심으로 수행하고 보면 그 죄과를 넘어서서 성불의 문에 들 수도 있다. 실제로 부처님 당대에 연화색 비구니가 있었는데 매춘행위로 생활을 해온 여자였으나 발심하여 성불한 예가 있다.
【이광정】 통영 태생이신 장적조님은 김제 원평 등지에서 증산교 활동을 해오다가 원기 6년에 부안 변산에서 대종사님을 뵈옵고 제자가 되었는데 원기 14년에 부산 하단(현재 당리)에 가서 양원국님을 만나 대종사님을 소개하여 드디어는 원기 16년에 당리교당을 부산에서는 최초로 설립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교도들 중에는 어업에 종사하는 교도들이 있어 30계문 중 제일 중계로서 첫째 계문인 ‘살생을 말며’라 한 조항을 지키지 못하므로 이것이 늘 마음에 걸리었고, 마침내 대종사님께서 부산에 오신 기회가 되어 이들의 고민을 여쭈었던 것 같다.
【신도형】 1) 생업은 졸연(卒然)히 바꾸기 어려운 것이니 생업을 버리지 않고 가히 지킬 수 있는 것부터 차차 실행해 가면 악업은 점점 사라지고 선업은 날로 증장(增長)되어 필경 어려운 계문도 자연히 지킬 수 있는 길이 열린다.
2) 생업이 어업이나 도살업을 하는 분은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 ①삼십계 중 가히 지킬 수 있는 다른 계문을 잘 지키게 할 것이요, ②가급적이면 사기업으로 하지 말고 국가의 공법으로 하게 할 것이며, ③그 심경은 매양 무심(無心)을 주장하며 삼학공부와 사은사요의 실천에 더욱 정성을 드리는 동시에 공중사에 크게 합력하게 할 것이다.
3) 사육을 먹는 것도 간접살생이 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①수계의 본의를 잘 생각하여 너무 소승에 치우치지 말 것이요, ②왕성한 체력으로 공중사에 사심없이 봉사하면 그 고기의 주인에게도 공덕이 미쳐갈 것이니 매양 대승적인 큰 서원으로 지공무사하게 세계사업에 헌신한다면 먹지 않고 일 못하는 것보다 나으리라, ③그러나 맛을 취해서 먹거나, 제가 살기 위해서 함부로 살생을 하거나, 사육을 먹는 것은 깊이 생각할 바이니라.
관련 법문
【대종경 인도품 43장】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모범적인 가정을 이룩함에는 첫째 온 집안이 같이 신앙할 만한 종교를 가지고 늘 새로운 정신으로 새 생활을 전개해야 할 것이며, 둘째는 호주가 집안 다스릴 만한 덕위와 지혜와 실행을 갖추어야 할 것이며, 세째는 호주가 무슨 방법으로든지 집안 식구들을 가르치기로 위주하되 자신이 먼저 많이 배우고 먼저 경험하여 집안의 거울이 되어야 할 것이며, 네째는 온 식구가 놀고 먹지 아니하며 나날이 수지를 맞추고 예산을 세워서 약간이라도 저축이 되게 할 것이며, 다섯째는 직업을 가지되 가림이 있어서 살생하는 직업이나 남의 정신 마취시키는 직업을 가지지 말며, 또는 권리를 남용하여 남의 생명·재산을 위협하거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일이 없게 할 것이며, 여섯째는 될 수 있는 대로 부부 사이에도 물질적 생활을 각자 자립적으로 하면서 서로 부유한 가정과 부유한 국가·사회를 만들기에 힘쓸 것이며, 일곱째는 국가·사회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며 특히 자력 없는 사람을 보호하는 기관과 교화·교육의 기관에 힘 미치는 대로 협력할 것이며, 여덟째는 자녀에게 과학과 도학을 아울러 가르치며 교육을 받은 후에는 상당한 기간을 국가나 사회나 교단에 봉사하게 할 것이며, 아홉째는 자녀에게 재산을 전해 줄 때에는 그 생활 토대를 세워 주는 정도에 그치고 국가나 사회나 교단의 공익 기관에 희사할 것이며, 열째는 복잡한 인간 세상을 살아 가는 데 몸과 마음을 수양하기 위하여 매월 몇 차례나 매년 몇 차례씩 적당한 휴양으로 새 힘을 기를 것이니라.]
【대종경 교단품 13장】 한 제자 교중의 과원(果園)을 맡음에 매양 소독과 제충(除虫)등으로 수 많은 살생을 하게 되는지라, 마음에 불안하여 그 사유를 대종사께 사뢰니,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과보는 조금도 두려워 말고 사심 없이 공사에만 전력하라. 그러하면, 과보가 네게 돌아오지 아니하리라. 그러나, 만일 이 일을 하는 가운데 조금이라도 사리(私利)를 취함이 있다면 그 과보를 또한 면하지 못할 것이니 각별히 조심하라.]
【대종경선외록 인연과보장 2절】 총부 과수원에 제충을 하려 하는데 무수한 살생을 하게 되므로 대중이 서로 주저하였다.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이는 연고가 있는 일이며, 또는 대도 사업을 위하는 일이니 과보는 염려 말라. 과보는 교중과 내가 담당하리라." 대중이 그 말씀을 듣고 안심하고 제충 작업을 하였다. 그 후 어느 날 총부 근처 수리 방죽이 가뭄으로 거의 말랐는데, 이웃 마을 사람들이 많이 물고기들을 잡고 있었다. 총부 대중 몇 사람이 지나가다가 그것을 구경하고 있던 중, 한 사람이 전일 대종사의 말씀을 본따서 말하였다. "동지들 중에 누구든지 돈을 내서 이 싼 물고기를 많이 사 가지고 대중 공양을 한번 하라. 살생한 과보는 내가 전부 담당하리라." 대종사 그 사실을 전해 들으시고 크게 놀라며 말씀하시었다. "그 사람이 어찌 그렇게 무서운 말을 함부로 하리요. 사람이 말 한 마디로 수천생 지옥고에 떨어지기도 하고 수백생 축생보를 받기도 하는 것이다. 그 말이 어떤 말이라고 그렇게 함부로 하리요." 대종사 그 제자를 불러 바로 참회의 심고를 올리게 하시고 "그 말을 고치라" 하시었다.
【한울안 한이치에 법문과 일화 3. 일원의 진리 101절】 "연고 있는 살생이라도 측은한 마음으로 하라. 측은한 마음이 없이 살생을 하면 대중에게 살벌한 분위기를 만든 것과 피살된 상대방의 보복 등 두 가지 인과가 있으나, 어찌할 수 없는 마음으로 하면 한 가지 인과 뿐이다. 공부인이 살생을 금하고 계문을 널리 권장하여 상생으로 살도록 하면 공덕이 큰 것이다."
위 내용은 【류성태(2008), 대종경 풀이 上, 150~153】, 【신도형(1974), 교전공부, 570】, 【원불교 용어사전】, 【원불교 경전법문집】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