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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사업단은 3월 5일, '구럼비바위'는 제주전역에 흔하게 보이는 까마귀쪽나무(구럼비나무)가 자생하는 일반 해안 노출암을 뜻하는 보통명사이며, 환경영향평가 결과 ‘보존가치가 낮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그런지 알아보기 위해 서귀포시 삼태봉도서관 향토자료실을 찾았습니다. 우선 강정마을의 향토, 지명, 역사 등이 담겨있는 강정향토지를 펼쳤습니다.
① 강정향토지(1996, 강정마을회) p.247 ‘개구럼비코지’ : ‘모살덕’과 ‘너븐덕’ 사이에 있는 코지의 이름이다. 그 코지 주위 갯가에 ‘구럼비’나무가 있다. 까마귀쪽나무의 제주어가 ‘구럼비’, ‘구롬비’, ‘구롬푸기’인데, 갯가에 있는 ‘구럼비’라서 ‘개구럼비’라고 한다.
여기서 ‘까마귀쪽나무’의 제주어가 ‘구럼비’인 것과 ‘개구럼비코지(곶)’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과 구럼비의 어원에 대한 대략의 내용을 확인할 수는 있었습니다만 자세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주토속지명사전을 찾아보았지요.
②제주토속지명사전(1992, 민음사) p.149 ‘구럼비(九庵比) : 바닷가에 아홉 채의 초가로 된 절(암자)가 있었다 하여 <구암비>, <구럼비>라 칭했다 함. 강정동 동남쪽 바닷가를 지칭함.
여기서 구럼비의 어원은 구암(九庵), 아홉 개의 암자입니다. 그리고 ‘구럼비’는 바위같은 특정 지대를 의미하는 것보다는 강정동 동남쪽 ‘바닷가’ 지명 자체를 의미하죠. 따라서 그 위에 있는 바위를 ‘구럼비바위’라고 당연히 부를 수도 있습니다.
276 쪽에 달하는 이 사전을 뒤졌을 때 ‘구럼비’라는 표현은 강정마을에 단 한 번 등장합니다. '구럼비바위'가 제주전역에 흔하게 보이는 까마귀쪽나무가 자생하는 일반 해안 노출암을 뜻하는 보통명사라고 말한 것은 거짓임이 탄로난 것이지요. ‘구럼비’라는 지명은, 그리고 ‘구럼비바위’는 강정에만 있었습니다. 확실히 해보기 위해 더 자세한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③서귀포시지명유래집 (1999, 서귀포시) p.361~362
구럼비/구엄비 : ‘구엄비’는 강정동 2731번지부터 4670번지까지의 논이 있는 곳을 말하며, 지금은 ‘구럼비’라고 부르고 있다. 구럼비를 ‘큰구럼비’, ‘조근구럼비’, ‘개구럼비’로 지역을 구분하고 있는데, ‘큰구럼비’는 강정동 2731번지에, ‘조근구럼비’는 강정동 4670번지에 있으며, 개구럼비는 강정동 서쪽 해안가에 있다.
이름 : 현재의 ‘구럼비’는 지명은 구엄→구엄부→구럼비로 변형되어 불러진 것이다. ‘구럼비’는 그 옛날 해안가를 중심으로 초가로 된 아홉 채의 작은 암자들이 있어서 ‘구럼비/구암비’라 불리기도 하였다고 하고, ‘구럼비낭’이 많이 있어 ‘구럼비’라고 하였다고도 한다.
구럼비에 대한 가장 자세한 설명이 나오는 서귀포시지명유래집입니다. 역시 사전을 쥐 잡듯 뒤졌지만, 다른 구럼비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지만, 구럼비는 보통명사가 아닌 고유명사였던 것입니다. 해군이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구럼비’의 어원설 중 하나인 다른 ‘구럼비’에 대해 찾아봅시다.
④제주어사전 (2009, 제주특별자치도) p.89 구룸비 : 까마귀쪽나무의 열매, 구룸비낭 : 까마귀쪽나무 = 구럼비-낭, 구룸페기, 구 룸푸기, 구름비-낭, 구린페기, 부름-페기
까마귀처럼 검은 열매를 가진 나무라 하여 그 이름이 붙었으며 한국 남부에 자생하는 까마귀쪽나무. 이 나무의 제주방언은 구룸비낭임을 확인했습니다. 열매는 구룸비이고요. 왜 구룸비라는 방언이 붙었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강정 ‘구럼비’ 지역에 많이 자생했던 나무라 구룸비낭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수도 있고, ③의 어원설 중 하나처럼 ‘구럼비낭’이 많이 자생하는 강정마을 지역을 ‘구럼비’라고 불렀을 수도 있습니다.
강정마을 향토 전문가이자, 마을회 노인회장이신 김정민 씨는, 해군기지사업단의 설명은 순엉터리라며 구럼비바위는 [구엄부→구렴비→구럼비] 순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주장을 하십니다. 뒤에 나올 시인 유유 씨의 시보다 더 ‘참고자료’로 가치가 있는 것 같아 김정민 씨가 주장하는 구럼비바위 이름의 변천사를 나열합니다.
ⅰ) 구엄부(拘庵夫)는 파도와 바람이 많은 구럼비바위 위에서 사고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구엄부라는 이름이 너무 험한 탓에, 구엄부의 음을 따 구렴비(䃓澰泌)로 그 이름을 바꾸었다.
ⅱ) 구렴비((䃓澰泌)는 디딤돌 구, 벌창할 렴, 물결 부딪치다 (or 물이 졸졸 흐르다) 비. 구럼비바위의 모양을 본떠 만든 이름이다. 디딤돌같이 생겼고, 물이 넘쳐흐르며, 물결이 부딪치는 (or 샘물이 졸졸 흐르는) 구럼비바위에 한 번이라도 가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ⅲ) 구렴비를 발음하게 되면서 구럼비로 바뀌었다. 주민들은 구럼비바위 일대 바다를 부를 때 ‘중덕’이라고 부른다. 구럼비는 그 일대보다는 바위 자체를 이르는 표현이다.
△요의도 참아가며 진짜 샅샅이 뒤졌습니다.
구럼비에 대해 가장 자세한 설명이 나와있는 ③과 김정민 선생님의 말씀을 조합해봤을 때, 구엄부→구럼비 사이에 ‘구렴비’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단어가 언제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지명을 소리나는 대로 적을 수 있는 한글이 보편화된 이후, 구럼비라는 표현이 정착됐을 가능성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이 흥미로운 주제를 벗어나서라도, 2가지 향토 지명 사전에 '구럼비'라는 이름은 강정마을에서만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전문기관의 사전환경성검토와 환경영향평가’를 살펴보겠습니다. 제주 해군기지의 환경영향평가는, 남방큰돌고래 서식 사실 자체가 누락됐고, 이외에 여러 환경멸종위기생물이 빠진 체로 협의되었습니다. 애초에 부실한 검토 및 평가였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해군은 이 평가에 맞춰 공사를 진행하지도 않았습니다. 공사 중에도 토사유출을 줄이기 위한 가배수로 및 임시 침사지(물에 포함된 토사를 침전법으로 제거하는 연못), 오탁수 방지막 등이 설치되지 않았고, 그 결과로 사업부지 내 토사가 해안으로 무단 유출된 적이 있고, 최근에는 제주새뱅이와, 맹꽁이 그리고 붉은발말똥게의 서식지를 옮겨버렸으며, 발파를 위한 천공작업 중 지하수가 솟아오르는 등 ‘환경’과 ‘환경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경력이 다수 있습니다.
더불어 해군이 내놓은 참고자료는 아고라에 게재된 ‘유유’라는 시인의 시입니다. 검색 결과,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공주사대를 나오고 2 편의 시집을 쓴 시인은. 시를 쓰실 때 제가 한 정도의 반의 반 정도만 사전조사만 했더라면, 할망물이 담긴 구럼비바위가 ‘갑자기 신비한 존재’가 되었다는 식의 시를 쓰시진 않았을 것입니다. 이 시를 참고자료라고 내놓은 해군은, ‘참으로 웃기긴’, ‘하지만’ 그렇다고 ‘모른 척’ 하지는 않겠습니다. (검색 결과 나오는 ‘유유’라는 시인은 이 분 한 분 뿐입니다. 만약 다른 ‘유유’ 시인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강정마을에만 있는 고유명사 ‘구럼비’와 ‘구럼비바위’를 제주도에 ‘구럼비낭’이 널리 분포했다는 점을 이용하여 일반명사화하여 마을 향토와 역사를 유린하고, 세계가 인정한 평화의 섬 제주도에 유일한 1.2km짜리 아름다운 용암너럭바위를 ‘보존가치가 낮다’ 못 박고, 그 안에 사는 귀한 생명들을 강제로 이주시키고, 경찰을 앞세워 주민과 활동가에게 모진 폭력을 행사하는 제주해군기지사업단은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각종 환경법률 위반, 국제법 위반, 공권력 남용 등등 수많은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그것의 일부를 저 짧은 글 안에 담아서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구럼비바위를 깎아놓은 곳 위에다가
△구럼비바위를 부수고 지을 거라는 수변공원의 조감도
이렇게 수변공원을 짓겠답니다. 해군기지를 지으면서요. 수변공원을 짓겠다고요? ‘앞뜰 뒤뜰 온 집안 뒤엎어 집을 쓰러뜨’려 놓고 그 위에 해군기지를 짓고 저걸 지으시겠다고요? ‘참으로 웃기긴 하지만 모른 척’ 할 수 없네요. 고발합니다.
첫댓글 쌩큐...감사.
그런데.... 질문 하나.
윗글에서...
"제주 해군기지의 환경영향평가는, 남방큰돌고래 서식 사실 자체가 누락됐고"
남방돌고래가 구럼비해안에 '서식'한다는 표현을 사용해도 되는 지 모르겠네요.
제주도 해안 전체가 남방돌고래의 활동무대이자 생활터전인데...
우리나라 군인들의 수준이 적나라하게 들어난다.
창피하다.
그걸 이제사 안다는거여? 이제사 창피한거여? 그참, 이제사 세상 제대로 보는구먼...
그러게요 죄송
주플린님 순백이나무가 까마귀족 나무인것 같은데요
정확한 명칭은 모르지만 그나무가 맞는 다면 일부구럼비 바위에 살고 있는것은 사실인데
구럼비바위 중앙에는 살지않고 개구럼비쪽과 돗부람이라는 지명을 가진곳에 살고있는것으로 압니다
구럼비바위 중앙에는 돌 찔레꽃 방풍 층층 고랭이 갈대 두루 이름모른 생들이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정민 어르신이 한자풀이가 답인것 같기도 하고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강정에선 구럼비나무라 부르는 것을 본적이 없습니다 단 순백이나무라 부르는데요
그 뜻은 해녀들이 잠수할때 잎사귀를 따서 귀마개로 사용하면서 붙어진 이름으로 알고 있습니다
순백이란 잠수하는 과정표현함
구럼비 일대의 생태환경을 조사한 바는 없는 상태로 사전에 의존해서 그 쪽에 생태는 잘 모릅니다. 근데 글 쓰는데 도움 주신 다른 주민 분께서는 '구럼비나무'라는 나무가 있긴 하다고 귀띔해주셨어요. '순백이나무'에 대해선 더 찾아보겠습니다.
순백이가 아니라 순비기나무 ... 두통 등에 약효가 있다니 해녀들과 연관이 있겠네요.
'순비기나무'로 검색해보면 나옴. 구럼비에서 많이 봤는데....
조사해보니 '순비기나무'는 '구럼비나무'로 알려진 나무와는 다른 나무입니다. 중부 이남의 바닷가 모래땅에서 나는 상록 관목으로 강정마을에서도 분포하고 있다네요 _
물론 다른 나무죠.
저도 구럼비에서 겨우 4월부터 9월 2일 까지 있었지만 구럼비나무는 말만 들었지 보지는 못했죠.
제주도에서는 나무나 풀 고기의 이름 등의 명사가 동네마다 틀립니다.
그래서 누구와 대화를 나눴느냐에 따라서 착오가 발생합니다.
섬 지방의 폐쇄적 문화 때문입니다.
가령 강정에서도 동동네 사람과 서동네 사람의 추억이 틀리게 되는 겁니다.
제주에서 말하는 구럼비나무는 중덕 바닷가 가기 전에 십 여 그루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옛날 논밭을 하던 시절에 그게 다량으로 있었다고 유추한다는건 무리입니다.
숨비기나무는 제주도 사투리가 출세해서 꽃 이름에 올라간 경우인데
잠수하며 숨빌 때 귓구멍을 막는 용도로 쓰였습니다.그 후 쑥이 더 좋다면서 바뀌었죠.
어느 나라에서 이 숨비기나무를 수입(?)해다가 모래 유실방지 용도로 심었습니다.
그 후 거북이 새끼들이 바다로 내려가는데 장애물이 되어서 유해식물로 분류하고
엄청난 고생을 하여서 겨우 멸종시킨 사례가 있습니다.
마을 어르신의 추론에 상당한 설득력이 있습니다.
구럼비는 지경의 이름(그 안에 중덕)이죠.
흥미로운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강정은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곳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선생님, 예전에 구럼비(혹은 중덕) 근처에 구럼비나무(까마귀쪽나무)가 있었으되, 많이 분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라는 말씀이신가요?
논밭을 만들 수 없는 굴렁지에 분포하고 방풍 용도로만 남겼을 것으로 추측되는 거죠.
옛날에는 논밭이 부의 상징이었으니까요.그런 굴렁지에도 습기가 많아 나무들이 있다해도
금방 자라면서 천이현상이 빨리 일어나 덩굴식물로 뒤덮힙니다.
그러다보니 양지식물인 황근(2급)이 요 근방에는 없습니다.
구럼비 지역은 세계적으로 찾기 힘든 해안의 암반습지 지형입니다.
수 십 년 전 이 곳 바위 위에는 갈대밭이 널려 있었답니다(층층고랭이 포함).
누가 겨울철에 그 갈대밭에 불을 놓았었는데 지금 복원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개된 겁니다.
어떤 사람은 그 죄값으로 해군기지가 들어온다고도 자책하더군요....
유유?
드러내 보이실수 없삽니까?유유~~~
구럼비 나무는 내 고향 표선에서는 부랭기 나무라고 불리는 무척 흔한 나무입니다. 열매가 검정색이며 부랭기 열매를 많이 먹으면 입가가 검게 물들곤 했지요. 워낙 흔한 나무였는데 지금은 거의 보질 못하겠네요.. 구럼비바위를 제주도 전역에 흔한 바위라고 하는 건 무슨 용감한 무식 자랑인지.. 제 고향 표선 뿐만 아니라 제가 거의 돌아본 제주도 어느 해안가에도 강정 구럼비 바위처럼 습지대가 형성되어 작은 생태계가 존재하고 용천수가 바위 곳곳에서 올라오고 그 곳의 모든 생물과 인간을 품어주는 바위는 다시 없습니다. 절대 택해서는 안될 입지선정이었다는 말입니다.
잡다한 얘기만 하다가 할 말을 못했네요.
해군기지 사업단장의 논리 비약은 황당하기를 뛰어 넘어서 대꾸할 값어치를 느끼지 못하고
그냥 때려죽이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보름도래기님 맘과 같습니다
스스로가 미군쫄개해군임을 입증하는 빙신들...
이런 군인들이 나라를 지키겠다니...
이순신 장군의 후예가 아니라 맥아더의 똥딱개들이군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해군이 창피합니다
해군놈들이 억지해석으로 구럼비바위를 아주 우습게보고 저따위 망발을 하고있으니 참으로 개탄할 일입니다.
다시 절대보존지역으로 정하고 구럼비바위를 보호해야 할것입니다...
무식한것에는 약이 없다지요~~~~!!
이글 공지로 올려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정변돌파 -> 정면돌파로 오타 수정하고ㅋ
위에 부분의 내용을 제가 인용해도 되는지 확인받고 싶어서 연락드립니다 댓글이라도 좋으니 답장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