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으로 먹는
고등어

부산일보의 2014부산국제영화제 특집부록
마지막 장에 소개된 ‘이름난 맛집’
- 송대성 선임기자 -
가을과 겨울철, 부산사람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고등어다. 그래서 고등어 요리는 부산사람에게는 추억의 음식이 된다. 연탄불로 구워 밥상에 올린 고등어구이는 어머니의 정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한다. 값싸고 영양가가 높아 오랜 세월 서민 밥상에서 사랑 받아온 생선이다. 고등어가 가장 맛있는 시기가 가을이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고등어의 대부분은 부산공동어시장을 통해 들어온다. 그래서 부산에서 맛을 봐야 고등어의 맛을 제대로 알 수가 있다.
자갈치 고등어구이 정식 골목
부산다운 고등어구이 정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갓 지어낸 밥 한 공기에다 연탄불로 구운 고등어구이, 여기에다 시래기국과 된장국이 더해지는 서민 밥상. 1970년대 초 '할매집'(☏051-245-9397)이 가장 먼저 문을 연 뒤 '오복식당'과 '진주식당', '한양정식'이 차례로 생겨나 네 곳이 영업하고 있다. 간을 쳐서 냉장고에서 하루 숙성시킨 고등어를 번철 위에서 자글자글 굽는 소리와 고등어구이의 구수한 향이 시장풍경과 어우러져 정겹다. ☞중구 자갈치시장로 도시철도 1호선 자갈치역 6번 출입구 주변. 새벽 3시부터 저녁 9시까지 영업. 정식 가격은 4,000원
부산공동어시장 구내식당
부산공동어시장 구내식당은 당일 경매되어 들여온 고등어를 바로 조리해 놓는다. 어시장 사람들은 구내식당에서 파는 고등어 요리가 전국 최고의 맛이라고 자랑한다. 특히 고등어조림은 자꾸 끌리는 맛이 있다. 스테인리스 양푼에 담겨져 나와 다소 투박해 보이지만 속살이 제대로 살아있어 먹음직스럽다. ☞서구 충무대로 202 부산공동어시장 2층. 고등어구이 12,000원 고등어조림 7,000원. 새벽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051) 254-7019
해운대 ‘수미가’
고등어 활어회로 소문난 곳이다. 통영 욕지도의 가두리양식장에서 고등어를 가져온다. 고등어구이와 함께 칼칼한 묵은 김치와 고소한 고등어의 살이 어우러진 묵은지고등어조림이 별미다. 조림의 국물과 묵은 김치, 고등어를 한 숟가락에 담아 밥과 함께 먹다보면 밥 한 그릇이 금세 비워진다. ☞해운대구 좌동로 10번길 67 묵은지고등어조림 20,000~30,000원 수미가 코스 10,000원 오전 11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해운대 ‘그때 그 집’
할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곳. 바삭하게 잘 구운 고갈비를 비빔밥에다 청국장을 곁들여 먹으면 환상궁합. 고갈비는 짜지 않으면서도 간이 잘 뱄다. 각종 나물과 고추장으로 비벼서 먹는다. 청국장도 짜지 않고 냄새도 별로 안 난다. 밑반찬이 정갈하고 푸짐하다. ☞해운대구 중동2로 10번길 12 고갈비와 고등어조림 각각 7,000원.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고등어의 제철인 이 가을이 더 깊어지기 전에
고등어 맛만큼이나 맛깔스러운 정성화의 수필
<고등어>도 한 편 보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