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재성 한중문자교육협회 이사장
중국은 1992년 국교를 맺은 이후 한국의 제1 투자대상국이고, 최대 수출 대상국이며, 첫 번째 교역 대상국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을 만큼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발전해 왔다. 실제로 지난 2007년 한 해 동안 한국 인구 10%에 해당하는 478만명이 중국을 방문했고, 한·중간 매주 830편의 항공기가 운항되고 있다는 사실은 중국이 우리에게 얼마나 가까우면서 중요한 나라인가를 새삼 느끼게 한다.
최근 중국의 문회보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관광기구는 2015년 중국이 세계 4위의 관광대국으로 부상하고 연간 해외여행객 수가 1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중국인 여행객들이 문화적 정서, 거리, 경제적 측면에서 한자문화권으로서 가장 쉽게 관광할 수 있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와 일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도로표지판·식당 메뉴판 등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배려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19일자 A25면의 '중국인도 못 알아듣는 중국어 안내―불친절 한국'에서도 이런 문제점이 지적됐다. 베이징국제공항에 가보면 주요 안내판에 중국어 표기 아래 한국어가 병기돼 있다. 지린성의 공항들과 우리 기업이 많이 진출한 산둥성의 칭다오·옌타이 공항에서도 한글 안내판을 쉽게 볼 수 있다. 기아차가 진출해 있는 장쑤성 옌청시에서는 공항뿐 아니라 도로표지판에도 한국어를 병기하고 있다.
간체(簡體) 한자를 포함한 한자교육에 관한 문제는 관광산업뿐만 아니라 대 중국관련 외교 정보를 좌우하는 중대 사안이다. 그러나 간체자에 대한 인식부족과 당장 가시적(可視的) 업적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이유에 밀려 중국의 수많은 관광객을 이웃나라 일본 등에 빼앗기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관광객 한 사람이 입국(入國)하면 소형차 1대를 수출한 만큼의 부가가치가 있다고 한다. 관광입국(立國)을 위해서도 간판과 도로표지판의 간체한자 병기(倂記)는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