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5.10.나무날. 날씨: 날이 좋다.
아침열기ㅡ방앗간ㅡ모종사기ㅡ수학ㅡ편지 쓰기ㅡ점심ㅡ청소ㅡ해금, 풍물ㅡ6학년 영어ㅡ마침회ㅡ운영모임ㅡ마을신문 편집
[밀가루를 생산하다]
아침 걷기 때마다 모종을 하나씩 심는다. 토종 오이, 토종 참외에 지지대를 꽂고 올라오는 풀도 잡는다. 아침 공부로 방앗간에 들리고 모종을 사오기로 했다. 1, 2, 3학년이 관문체육공원에서 기후학교를 하는 날이라 2, 3학년은 점심 도시락을 싸와서 줄곧 밖에서 지내고, 1학년은 점심 때 학교에 오니 학교 차로 오가는 걸 태워주기로 했다. 교실 아침 열기를 마치고 1학년을 태워다주고 6학년은 방앗간으로 간다. 방앗간은 우리가 밭에서 기른 밀을 밀가루로 빻기 위해서다. 어린이들이 애를 써서 심고 베고 턴 토종 밀을 선생이 깨끗하게 씻어 말렸다. 밀의 한 살이를 온 몸으로 느끼며 거둔 밀농사 과정이 떠올라 더 소중한 밀이다. 밀가루를 생산하는 학교는 드물다. 더욱이 토종 앉은뱅이 밀과 금강밀 아니던가. 그 밀가루로 빵을 만들고 밀가루 음식으로 새참을 먹을 것이다. 밀 양이 제법 되지만 가까운 곳에 제분소가 없어 조금씩 씻어 말린 뒤 방앗간에 가서 빻으면 된다. 지난해 정성껏 만들어 발효시킨 뒤 사흘 밤낮으로 이슬맞혀 말린 누룩도 빻는다. 밀과 누룩 모두 보통 정성으로 나왔지만 그 과정을 모두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사실 보통 밀가루 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밀을 심고 키워 거둬서 터는 일까지 모두 겪은 뒤 다시 방앗간에서 곱게 빻은 밀가루를 맛보고 빵을 만들어먹는 과정은 실로 많은 뜻이 있다. 삶을 위한 교육을 펼치는 학교에서 먹을거리를 제 힘으로 생산하는 경험은 꼭 필요한 교육과정이다. 자주 가서 익숙한 방앗간 사장님은 아이들에게 맛있는 떡을 안긴다. 학교로 돌아오는 길에 농원에 들려 내일 텃밭에 심은 모종을 샀다.
수학 시간에는 봄학기 풀어온 수학 문제집을 같이 살펴보고 비례식과 방정식을 익혀본다. 진도가 빨라 봄학기에 6-1 과정을 모두 마치고 봄방학 때 조금 남은 쪽을 풀어오기로 했다. 여름학기에 6-2과정을 마무리할 수 있겠다. 남는 시간에 꼭지 선생님께 스승의 날 고마운 편지를 쓰고, 해금과 택견 선생님께 우리가 생산한 밀가루와 지난해 만든 오매를 선물 포장했다. 조한별 선생님 결혼 축하 편지도 썼다.
낮 공부인 사물놀이 시간에 6월 9일 열리는 과천청소년예술제에 참가 논의를 했는데 아쉽게 참가를 안 하기로 했단다. 북을 맡은 어린이들이 참가 뜻이 없어서인데 다른 어린이들은 모두 참가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단다. 지난해에는 참가해서 상을 받은 예술제다. 다시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하니 참가로 바뀔 수도 있겠다.
운영모임 마치고 밤늦게 까지 마을신문 편집을 마무리했다. 알찬샘이 학교살이를 하는 날이라 학교가 밤에도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