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입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소셜커머스를 트렌드로 인식하지 않고 ‘쿠팡은 장기적으로 갈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김범석 포워드벤처스엘엘씨 한국지사 ‘쿠팡’의 대표는 서비스 시작 1주년을 맞이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쿠팡의 성장세를 설명하고 질적 성장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쿠팡은 여성회원이 61%, 2회이상 구매한 회원이 63%, 26~35세 회원이 46%를 차지하고 있다. 쿠폰 하나당 평균 판매가격은 6만858원이며, 쿠폰은 상품당 평균 995개 팔리고 있다고 쿠팡은 밝혔다. 평균 할인율은 55%다.
쿠팡은 2010년 8월10일 직원 7명과 함께 사이트 문을 열었다. 그달 쿠폰 14개를 판매해, e메일 구독 회원과 가입회원 7천명을 확보했다. 그렇게 첫 달 거래액은 1억9천만원을 기록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쿠팡은 2011년 7월 기준으로, 한 달 거래하는 쿠폰이 1583개, e메일 구독회원과 가입회원이 518만명, 월 거래액이 300억원에 이르러, 국내 소셜쇼핑 업체 톱4에 드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직원 수만 해도 70배 이상 성장한 500명에 육박해 웬만한 중견기업 못지않다.
김범석 포워드벤처스엘엘씨 한국지사 ‘쿠팡’ 대표 (사진 제공: 쿠팡)
김범석 대표는 “거래액으로 따지면 월 평균 60%이상 성장했다”라며 “올해 말까지 연 거래액 3천억원은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쿠팡 성장세를 설명했다.
소셜쇼핑 업체가 늘면서 시장이 커지고 판매하는 쿠폰이 많아지면서, 쿠팡도 회원이 늘고 거래액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김범석 대표는 뻔한 성장세 속에서 쿠팡이 ‘한국형 소셜커머스’로 발전할 가능성을 엿본 눈치다.
여기서 한국형 소셜커머스는 김범석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단순히 쿠폰을 파는 웹사이트는 아니다. 김범석 대표는 “쿠팡이 플랫폼화하는 과정에서 한국형 소셜커머스의 모습이 보인다”라며 “사이트 유입 경로에서 검색과 주소를 직접 입력하는 부분이 높다”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김범석 대표는 “미국에서는 쿠폰을 판매하는 채널이 됐지만, 쿠팡은 사람들이 검색해 들어오거나 직접 주소를 입력해 들어오는 트래픽이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쿠팡 사이트의 트래픽 유입 경로가 리빙소셜이나 그루폰 등 미국발 선두 업체와는 다르다는 뜻이다. 리빙소셜과 그루폰 회원은 e메일로 쿠폰 판매 정보를 보고 사이트를 방문하는 경향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범석 대표가 e메일을 통한 사이트 유입을 부정적으로 판단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범석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리빙소셜과 그루폰을 비롯해 국내 소셜쇼핑 업체도 e메일로 쿠폰 정보를 발송한다. 여기에는 그날 판매하는 쿠폰 몇 가지만 추려져 있다. 이렇게 e메일로 트래픽을 끌어오려면 매일같이 많은 사람을 끌어들일 쿠폰을 팔아야 한다. 그런데 소위 ‘메가딜’, ‘슈퍼딜’ 등이 있지 않으면 쉬운 노릇은 아니다. 결국, 매력적인 쿠폰이 없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사이트에 방문하지 않아, 형편없는 트래픽이 발생하는 날이 생길 수도 있다.
쿠팡은 e메일을 통한 방문보다는, 쿠팡이라는 이름을 알리는 게 사업을 장기적으로 이어가는 동력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마케팅과 고객관리에 노력을 기울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김범석 대표는 “마케팅은 건강한 기업의 전략이며,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잘하면 추가로 마케팅을 더 할 능력이 생겨 선순환이 생긴다”라며 “마케팅 투자는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 관리는 쿠팡이 주력하는 분야 중 하나다. 쿠팡은 현재 고객 센터를 외부 업체 200명, 내부 3,40명으로 운용하고 있다. 최젬마 쿠팡 서비스본부장에 따르면 “기존 전자상거래 업체 평균 불만율이 1% 미만인데 쿠팡은 0.3%” 수준이다.
김범석 대표의 말대로라면 쿠팡이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상점 위치, 메뉴, 쿠폰 할인율 등 단순한 정보를 제공하는 쿠폰 판매 사이트에서 플랫폼으로 변화하면 다양한 서비스가 덧붙을 수 있다. 쿠팡이 8월9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실시간 할인 쿠폰 ‘쿠팡타임’이 그 첫 예다.
쿠팡타임은 역삼, 영등포, 강남구청/학동, 강남, 대치, 방배, 선릉, 반포, 여의도, 압구정/가로수길, 송파, 삼성, 교대, 서초를 중심으로 그날 정해진 시간에 사서 당일에 쓰는 쿠폰 판매 서비스다.
쿠팡이 발전하는 모습은 반갑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김범석 대표는 쿠팡이 플랫폼으로 진화한다고 했지만, 밑그림을 보여주진 않았다. “한국형 소셜커머스를 이어가고 이끌어가기 위해 플랫폼 파워를 계속해 키워야 한다”라고만 다짐했을 뿐이다. 김범석 대표는 “2013년께 미국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자본을 확보해 해외로 진출할 생각이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김범석 대표는 6월 발생한 해킹 사건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보안 전문가 2명이 있으며, SK C&C의 인포섹을 고용했다”라며 보안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2010년 8월과 2011년 1월의 변화. 직원 수에는 외부 CS 인력도 포함됐다.(자료제공: 쿠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