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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총영사관 페북. |
암벽화는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 대통령과 장군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예술적인 측면에서는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양각 부조로 평가된다.
그러나 조각이 있는 스톤마운틴 공원이 백인우월주의 극우단체(KKK)의 최대 성지처럼 인식되고 있어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백인우월주의 인조 상징물이라는 혹평을 동시에 받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8월 버지니아주 샬롯츠빌의 인종주의 유혈사태를 계기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인권단체들은 스톤마운틴의 암벽화를 철거해야 한다며 끊임없이 시위와 집회를 벌여왔다. 이에 카심 리드 애틀랜타 시장과 네이선 딜 조지아 주지사는 철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 논의에 착수했다.
이처럼 남부연합 상징물을 철거하자는 움직임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애틀랜타한국총영사관이 인종차별의 상징물이라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부조의 사진을 게시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주 애틀랜타 일본.멕시코.인도총영사관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 [온라인 캡처] |
이는 미국에 있는 다른 재외공관과도 비교된다. LA총영사관 페이스북은 총영사관 건물 전경을 담았고, 뉴욕총영사관은 현판 사진을, 샌프란시스코총영사관은 대한민국 정부 휘장을, 워싱턴DC의 한국대사관은 주미한국대사관 건물 전경을 각각 프로필 사진으로 게시하고 있다.
또 애틀랜타에 있는 일본총영사관 페이스북은 공관 사무실이 입주한 고층빌딩의 사진을, 인도총영사관 페이스북은 인도 독립 70주년 기념 문양을 각각 내걸고 있다. 유독 애틀랜타 한국총영사관만 인종차별을 상징하기 때문에 없애야 한다는 요구가 거센 남부연합 대통령과 장군 형상물의 사진을 담은 것이다.
이를 두고 한 동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백인우월주의의 상징물을 대문 사진으로 걸어놓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며 “시대적인 분위기를 전혀 감지하지 못한 몰지각한 행동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총영사관 관계자는 “해당 사진을 업로드하게 된 자세한 경위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애틀랜타총영사관은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한국 외교부의 감사를 앞두고 있다.
한편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김성진 총영사의 후임으로 김영준 전 일본 고베총영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총영사와 대사 등 재외공관장은 부임 직전에도 교체되는 경우가 있어 아직은 외교부 내부에서만 임시로 정해진 단계다. 외교부는 부임 시기를 12월로 예상하고 있다.
허겸 기자
[애틀랜타 중앙일보] 2017/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