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1만9000달러대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CPI 발표 이후 미 증시가 상승하면서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긴축 우려 탓에 약세로 돌아섰다.
16일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7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0.30% 내린 1만9137달러(약 2761만원)로 집계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영향으로 인해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9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8.2%, 전월 대비 0.4% 올랐다.
다우존스의 전문가 전망치인 전년 동월 대비 8.1%, 전월 대비 0.3%를 소폭 상회하는 수치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가 1982년 8월 이후 최대폭으로 치솟았다. 9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6.6%, 전월보다는 6.3% 상승했다.
지수가 예상을 웃돌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1만8300달러대까지 추락했지만 미 증시가 상승 마감하면서 오름세를 기록했다. 1만980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일각에선 최근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고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에 투자자들이 물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확신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32.05포인트(2.23%) 상승한 1만649.15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827.87포인트(2.83%) 오른 3만38.72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92.88포인트(2.60%) 높은 3669.91에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상승은 하루 만에 내림세로 전환했다. 기대인플레이션 상승과 미 증시 하락이 이를 견인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향후 1년 동안의 기대 인플레이션 중앙값은 5.1%로 전월(4.7%)보다 상승했다. 5년 기대인플레이션도 2.7%에서 2.9%로 올랐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강화 우려를 낳았다.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오전부터 1만910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편, 가상화폐 투자심리는 계속해서 극도의 공포 상태다. 가상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이날 투자심리를 지수로 표시한 공포·탐욕 지수는 3일 연속 24점(극도의 공포)으로 파악됐다. 지난 12일과 13일에는 이틀 연속 20점(극도의 공포)을 기록하기도 했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0점으로 갈수록 투자에 대해 비관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100점에 근접할수록 낙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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