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내 앞가림도 힘든 시대라지만
벌써 사랑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아!
함께하는 기쁨을 전하는 유쾌한 사랑 이야기
『용기 없는 일주일』 『내일 말할 진실』 『완벽한 가족을 만드는 방법』 등으로 독자들에게 이야기의 경쾌함과 ‘읽는 맛’을 선사해 온 작가 정은숙이 『그래도 사랑을』을 선보인다.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 서른한 번째 책으로 출간된 『그래도 사랑을』은 기후 재앙에 휩싸였던 지구가 조금씩 회복되어 가는 2042년을 배경으로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소년 주인공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삶에 꼭 연애와 사랑이 필요한지 되짚어 보는 ‘나’의 모습이 청소년들에게 공감을 자아내며, 장보송 일러스트레이터의 개성 있는 그림은 풋사랑에 설레면서도 현실적인 문제로 고민하는 아이들을 탁월하게 묘사하여 한층 즐겁고 상쾌한 독서 경험을 돕는다. 사는 게 만만하지 않더라도 곁에 있는 사람과 함께라면 좀 더 살 만하다는, 웃음과 함께 울리는 통찰에 닿아 고개를 끄덕이게 해 줄 작품이다.
목차
그래도 사랑을
작가의 말
저자 소개
글: 정은숙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05년 동화 「슈퍼맨과 스파이더맨이 싸운다면」으로 제4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정글북 사건의 재구성』 『용기 없는 일주일』 『완벽한 가족을 만드는 방법』, 소설집 『정범기 추락 사건』 『내일 말할 진실』, 동화 『댕기머리 탐정 김영서』 『어쩌면 나도 명탐정』 『명탐견 오드리』 등이 있다.
그림: 장보송
만화와 일러스트로 마음이 닿은 구석들을 그려 나가고 있다.
출판사 리뷰
사랑할 권리보다 ‘안티 러브’가 권장받는 사회
“넌 어떡할 거야? 마음 정했어?”
『그래도 사랑을』은 기후 위기로 인해 자원이 부족해져 연애나 사랑이 권장되지 않는 미래 사회를 그린다. 주인공이 사는 세계에서는 사랑을 고통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안티 러브 칩’을 이식하면 생활 환경 부담금 면제를 비롯해 각종 세금과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다. ‘나’는 학교에서 안티 러브 칩 이식 동의서를 받고 고민한다. 태어나기도 전에 엄마와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생각하면 사랑은 사람의 삶을 힘들게만 하는 것처럼 보인다.
휴, 한숨부터 나왔다. 내 형편도 지혜 못지않았다. 엄마의 벌이로 막대한 세금을 내며 살긴 빠듯했다. 취업에 유리한 직업 학교를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당연히 안티 러브 칩을 이식하는 게 맞지만…… 자꾸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23면)
많은 친구들이 칩 이식을 결심하지만 모두가 여기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나’의 친구 ‘준서’는 칩 이식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사랑주의자’다. 마음을 나누는 것만큼 소중한 일이 또 어디 있냐는 준서의 말에 마냥 동의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는 왜인지 자신에게 끝없이 애정을 전하는 준서가 싫지 않다.
누구에게나 사랑은 어렵지만
그래도 사랑을 믿을게
주인공의 사소한 습관까지 잘 아는 준서는 신맛을 싫어하는 ‘나’를 위해 일부러 다디단 플럼코트를 선물한다. 누군가의 따스한 시선이 자신을 향한다는 사실은 세차게 가슴을 뛰게 하지만, 이 설레는 감정으로 인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은 버겁게만 느껴진다.
한편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가 궁금해 작은 단서라도 있지 않을까 엄마의 이메일 계정을 살펴보던 ‘나’는 엄마 앞으로 온 수상한 메일 하나를 본다. 이에 심상치 않은 예감을 느낀 주인공은 준서와 함께 메일 뒤에 감춰져 있는 진실을 찾아 나선다. 오랜 시간 묻혀 있던 아버지에 관한 진실에 한 걸음 다가서며 ‘나’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엄마와 준서처럼 곁에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의지하는 법을 배우는 주인공의 모습은 진정한 마음의 성장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눈물이 터졌다. 남의 시선 따위 신경 쓰지 않고 나는 준서 품에 안겼다. 준서의 넓은 가슴이, 시큼한 땀 냄새가 싫지 않았다. (72면)
우리는 이미 사랑을 두고 이것저것 따지는 것이 많은 시대에 살고 있다. 내 감정의 주인이 되기 위한 길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그래도 사랑을』은 이에 대해 경쾌하고도 미더운 해답을 들려주는 사랑스러운 소설이다.
시리즈 소개
소설과 만나는 첫 번째 길
책과 멀어진 이들을 위한 마중물 독서, 소설의 첫 만남
‘소설의 첫 만남’은 새로운 감성으로 단장한 얇고 아름다운 문고이다. 문학적으로 뛰어난 단편소설에 풍성한 일러스트를 더했다. 흥미로운 이야기와 100면 이내의 짧은 분량, 매력적인 삽화를 통해 책 읽을 시간이 없고 독서가 낯설어진 이들도 동시대의 좋은 작품에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이끈다. 동화에서 읽기를 멈춘 청소년기 독자에게는 소설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되어 줄 것이다. 깊은 샘에서 펌프로 물을 퍼 올리려면 위에서 한 바가지의 마중물을 부어야 한다.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는 문학과 점점 멀어진 이들이 다시 책과 가까워질 수 있게끔 돕는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우리의 독서 문화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작가의 말
1974년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 천문대에서 우주를 향해 첫 메시지를 보냈다. 여기 지구에 인간이 살고 있다는 내용의. 구상 성단 M13에 서기 2만 7000년쯤 도착 예정인 메시지가 아직도 우주 속을 날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쩐지 웅장하고 뭉클해진다. 이 글 또한 사랑의 메시지다. 한 번쯤 고개를 갸웃하며 도대체 사랑이 무엇일까를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