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소반
조 장 호(경북)
늦은 점심이라 허급지급
속은 텅 비어 몸도 마음도 바쁜 주말
추어탕이면 지난 밤 과음한 속을 풀기에 안성맞춤
단품보다 오감을 더 행복하게 하는 소반정식이라
일과 후 해질 무렵 이 친구 저 친구 생각나듯
엄마가 지어준 차진 밥 묵은 된장에 시래깃국
고방김 그리고 조선간장에 참기름이 풍미를 보태
시금장 향기 허기진 유년 시절을 추억한다
쿰굼하게 다가오는 청국장이 세월 속에 곰삭아
달근하게 미각을 챙기면 바로 진수성찬이라
느리게 다가오는 맛이라 더욱 더 편안하다
한 숟갈만 더 먹어라 모정이 녹아 있는 집밥
경주 남산자락 삼릉 솔숲에 흙냄새 나는 수정소반
첫댓글 감상합니다
고운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