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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건 수천수(5) ]
(수괘 대의)
* 괘명과 괘서
수괘는 위에 수(,^)가 있고 아래에 천(,^)이 있으므로 수천수라고 읽는다. 수기가 하늘에 올라 구름을 이루고 있는 형상이다. 하늘에 구름이 가득 끼었어도 아직 비를 내리지 못하는 상이므로(비 우 + 머뭇거릴 이, 비가 올듯 말듯 머뭇거림). 나아가지 말고 때를 기다려야 하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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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 여기서는 비구름의 뜻
#2 이: 문장을 잇는 접속사로 --하고, --하되, --하면, --하여 등의 여러 가지 뜻으로 접속시킨다.
* 하늘 위에 구름이 있어 비로 내려 오지 못하는 형상이므로 기다린다는 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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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생명은 음식으로 길러야 하므로, 몽괘 다음에 수괘를 놓았다.
* 괘덕과 괘상
하괘 건은 강건한 덕이 있고 상괘 감은 험난한 덕이 있으므로, 밖의 험난함을 안의 굳건함으로 헤쳐나가는 뜻이 있다. 또한 비구름이 하늘에 뒤덮여 있는 상으로 비내릴 때를 기다리는 상이다. 비록 바깥 세상이 험하더라도, 굳세게 수양하고 덕을 쌓으며 바름을 지키고 때를 기다린다면, 오랜 가뭄 끝에 단비 내리듯 은택을 받아 나아갈 때가 있게 되는 것이다.
* 관련된 괘와의 비교
#1 도전괘 착종괘:
천수송()
음식과 같은 이권에는 다툼이 일어나 송사가 있기 마련이다. 자신의 욕심을 참고 때를 기다리라는 경계가 들어 있다.
#2 배합괘: 화지진()
진괘는 땅 위에 해가 돋듯이 앞으로 나아가는 형상이니, 결국 기다렸다가 나아가야 함을 알 수 있다.
#3 호괘: 화택규()
뜻이 서로 어긋나는 상태가 규이므로, 욕심대로 나아가지 말고 그 때를 기다려야 한다.
(본문강해)
수는 유부하야 광형코 정길하니 이섭대천하니라.
1) 수는 믿음이 있어서, 빛나며 형통하고 바르게하여 길하니, 큰 내를 건넘이 이로우니라.
미더울 부, 어린자식을 부모가 손수 돌보아 미덥지 않게 기르는 것
2) 뜻풀이
수는 아직 어려 음식으로 길러야 하는 때이니, 함부로 나아가지 않고 때가 성숙하기를 기다리는 상태이다. 나아갈 때가 아님을 알아 마음을 미덥게 두고 스스로를 닦으니, 자연 광명하고 형통하게 되며 바름을 행해서 길하게 되니, 마침내 큰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1 괘의 재질로는 구오가 군위에 처하여 강건중정한 덕으로써 미덥게 행하는 상태이다.
#2 곤괘 문언전 육오의 '미재기중 창어사지 발어사업 미지지야'와도 통한다 할 것이다.
단왈수는 수야니 험이 재전야니 강건이불함하니 기의 불곤궁의라.
수유부광형정길은 위호천위하야 이정중야오 이섭대천은 왕유공야라.
1) 단에 가로되 수는 기다림이니 험한 것이 앞에 있으니, 굳세고 튼튼히 하여 빠지지 않게 하니 그 뜻이 곤궁하지 않음이라.'수유부광형정길'은 천위에 자리해서 바르게하고 가운데 함으로써요, '이섭대천'은 가서 공이 있음이라.
수: 기다릴 수, 험: 험할 험, 함: 빠질 함
2) 뜻풀이: 수는 기다리는 때로서 상괘 감의 험한 난관이 앞에 있으나, 하괘건의 강건한 덕과 밝은 지혜로 상괘 감의 험함에 빠지지 아니하므로, 비록 때를 기다려야 하나 그 뜻이 곤궁한 것은 아니다. 괘사의 '수유부광형정길'은 구오가 존귀한 하늘자리에 자리하여 중도를 지키고 바르게 행하기 때문이며, '이섭대천'이라고 한 것은 안으로 점차 학문과 덕을 쌓고 몸을 기르다 보면, 마침내 하괘
건삼연(,^)의 강건함을 갖추어 상괘 감중연(,^)의 험난한 과정을 건너는 큰 공을 이룸을 뜻한다.
#1 괘상으로 보더라도 감은 험한 괘로서 '대천'의 상이며, 건은 강건함이 있고, 건이나 감모두 형통한 덕이 있으므로 '이섭대천'이 된다.
#2 '이정중야'의 정중은 구오가 정과 중을 모두 얻었다는 뜻도 되지만, '정히 중하였다'는 뜻으로 '중'을 강조한 표현이다. 구오 상사에서는 '이중정야'라하여 중을 먼저 썼다.
상왈운상어천이 수니 군자이하야 음식연락하나니라.
1) 상에 가로되 구름이 하늘로 오르는 것이 수니, 군자가 이로써 마시고 먹으며 잔치벌여 즐기느니라.
음: 마실 음 연: 잔치 연 락: 즐길 락
2) 뜻풀이: 상괘 감은 구름의 상이고 하괘 건은 하늘의 상이므로, 수기가 하늘로 올라가(증발하여) 구름이 된 형상이다. 감을 비로 말하지 않은 것은 음양이 완전히 화합하여 통한 상태(우)가 아닌 까닭이며, 군자는 이러한 상을 보아서 음식으로써 몸(기체)을 기르며, 안락으로써 마음을 화평히 하여 그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1 하괘 건인군이 상괘 감궁에서, 감주와 내호괘 태식을 가지고 외호괘 리로 만나 즐기니, '음식연락'하는 것이다.
#2 선천팔괘를 우선할 때 1건에서 5손을 거쳐 6감으로 나아가니, 중간에 손으로 은복하여 때를 기다리며 '음식연락'하는 뜻이 있다. 효사에도 혈에 대한 뜻이 나오니(육사와 상육), 이는 수괘의 중간 과정에 손괘가 있기 때문이다.
초구는 수우교라 이용항이니 무구리라.
상왈수우교는 불범난행야오 이용항무구 미실상야라.
1) 초구는 들에서 기다림이라. 항상함을 씀이 이로우니 허물이 없으리라. 상에 가로되 '수우교'는 어려움을 범치 아니하고 행함이요. '이용항무구'는 떳떳함을 잃지 않음이라.
교: 들 교 항: 항상 항 상: 항상 상, 떳떳 상
2) 뜻풀이: 초구는 상괘 감의 험한 데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들에서 기다리는 격이다. 양은 본래 위로 나아가는 성질이 있으므로, 초구가 경솔하게 움직여 어려움을 범하지 않도록 경계함으로써, 항시 안정하여 떳떳함을 지켜나가니 허물이 없게 된다.
#1 '교'는 광원한 땅으로서, 야에는 미치지 못하나, 물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다.
구이는 '사', 구삼은 '니'로, 점차 상괘인 물에 가까이 이르는 상태를 나타낸다.
#2 초구가 동하면 정괘() 초육의 '정니불식'의 상태가 되니, 역시 때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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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무왕과 수괘 초구
주의 무왕이 은의 주왕을 치고자 은나라의 교외에서 천명에 대한 점을 쳤을 때, 이 점이 나와 후퇴한 고사가 구가역에 전한다(맹율에서 800명이나 되는 제후가 주왕의 토벌을 위해 모였으나, "여러분은 아직 천명을 모른다"하고는 돌연히 귀국하였다). 즉 초구가 동하면 손(,^)의 상이 되어 '복이불출(숨어서 나오지 않음)'의 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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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이는 수우사ㅣ라. 소유언하나 종길하리라.
상왈수우사는 연으로 재중야ㅣ니
수소유언하나 이길로 종야ㅣ리라.
1) 구이는 모래밭에서 기다림이라. 조금 말이 있으나 마침내 길하리라. 상에 가로되 '수우사'는 너그러움으로 가운데 있으니, 비록 조금 말이 있으나 길함으로써 마치리라.
사: 모래 사 연: 너그러울 연, 펼 연
2) 뜻풀이: 초구보다 물에 조금더 가까워진 상이므로 모래밭에서 기다리는 형국이다. 험한 물에 가까와졌으므로 걱정하는 말이 있게 되나, 중의 넉넉한 덕이 있으므로 중용의 도를 행하며 때를 기다리니, 마침내는 좋은 결과가 있게 된다.
#1 내호괘가 태상절(,^)이고, 구이가 동한 상태의 내호괘는 감중련(,^)이므로 험하다고 걱정하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육이가 동한 하괘가 이허중(,^)이므로 밝게 분별하여, 마침내는 길하게 되는 것이다.
구삼은 수우니니 치구지리라.
상왈수우니는 재재외야가 자아치구하니 경신이면 불패야리라.
1) 구삼은 진흙밭에서 기다림이니, 도적 이름을 이루리라. 상에 가로되 '수우니'는 재앙이 밖에 있음이라. 나로부터 말미암아 도적을
이르게하니, 공경하고 삼가하면 패하지 않으리라.
니: 진흙 니 신: 삼가할 신 치: 이룰 치, 도달할 치 패: 패할 패
2) 뜻풀이: 구삼은 감수의 바로 밑에 있으니, 물가에 인접한 진흙밭에서 기다리는 격이다. 상괘 감수아래에 있고 중을 얻지 못한 상태로서 양이 양자리에 있으니, 스스로의 강함만을 믿고 험한데로 나아가는 상으로 도적을 스스로 부르는 꼴이 된다. 구삼이 하괘 건의 건장한 힘만 믿고 경솔히 움직이면 큰 화를 당하게 되나, 건의 양명한 지혜와 덕으로써 공경하고 삼가한다면 낭패를 겪지 않는다.
#1 '지'는 인위적으로 이루는 것이며, '지'는 자연적으로 이른 상태를 뜻한다.
#2 '재재외야'란 바깥, 즉 상괘가 감임을 말한다.
#3 구삼이 동한 내호괘 진하련(,^)으로 조급히 움직여'자아치구'가 되며, 외호괘인 간상련(,^)으로 공경하고 삼가하여 '경신불패'가 되는 것이다. 또 구삼이 동하면 절도를 지키는 절괘()가 되므로 '경신'이 나온다.
육사는 수우혈이니 출자혈이로다.
상왈수우혈은 순이청야라.
1) 육사는 피에서 기다림이니, 구멍으로부터 나오도다.
상에 가로되 '수우혈'은 순함으로써 들음이라.
혈: 피 혈 혈: 구멍 혈 청: 들을 청
2) 뜻풀이: 육사는 유약한 음으로써 상괘 감의 제일 아래에 있어 험한데에 빠져있는 상이고, 밑으로 강건한 건삼련 양이 올라옴으로 인해 상하여 피를 흘리는 격이다. 그러나 득중은 못했지만 득위하였으며, 대신자리에 있고 초구와 정응이 되므로, 순히 바름을 지키고 구오 인군을 따름으로써, 마침내 어려움을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1 왕필은 이에 대해 "혈은 음의 편한 곳이다. 육사가 음의 통로인 구멍에 있다가 아래 건삼련의 강진을 목 막으니 '수우혈'이 된 것이다. 그러나 육사가 막지 못할 것을 스스로 깨닫고, 건삼련에게 순하여 그 자리를 피하니 '출자혈'이 되는 것이다."라 하여 '출자혈'을 양보하는 것으로 보았다.
#2 상괘 감(,^)의 상에서 듣는 것이 나오고, 육사가 동한 태상절(,^)로 화열하니 '순이청'이 된다.
구오는 수우주식이니 정코 길하니라.
상왈주식정길은 이중정야라.
1) 구오는 술과 음식에서 기다리니 바르고 길하니라.
상에 가로되 '주식정길'은 가운데하고 바름으로써라.
2) 뜻풀이: 구오가 강건중정한 천위에 있으면서 때를 기다리니, 길하지 않을 수 없다.
#1 괘사의 내용은 주로 구오를 중심으로 설명한 것이며, 대상전의 '음식연락'도 구오를 두고 한 말이다. 구오만이 능히 대천을 건널수 있는 까닭에 '천위'라고 단전에 풀이하고 있다.
#2 상괘 감의 상에서 '주식'이 나오며, 구오가 동하면 태()괘가 되니 우로의 은택을 누리는 뜻이 있다.
상육은 임우혈이니 유불속지객삼인이 래하리니 경지면 종길이리라.
상왈불속지객래경지종길은 수부당위나 미대실야라.
1) 상육은 구멍에 들어감이니, 청하지 않은 손님 셋이 오리니, 공경하면, 마침내 길하리라.
상에 가로되 '불속지객래경지종길'은 비록 위는 마땅치 않으나 크게 잃지는 아니함이라.
2) 뜻풀이: 상육은 음으로서 음자리에 처하여 편안한 것이고, 기다리는 괘의 가장 끝에 있으니, 기다리는 과정을 다 마치고 음의 편안한 곳인 구멍에 있는 상태이다. 또 상육이 동하면 상괘가 손이니 들어간다는 뜻이 된다. '청하지 않은 손님 셋이 온다'함은, 아래 건의 세 양이 강건한 성질이 있는데다 수가 이미 극한 상태이므로, 상육이 청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스스로 올라옴을 이르니, 이를 지성으로 공경하여 맞아들이면 마침내는 길하게 된다는 뜻이다.
상육이 중을 잃은데다 음으로서 양보다 위에 자리하였고, 괘상으로 볼 때도 상괘인 감수는 아래로 흐르는 성질이며, 하괘의 건은 위에 있는 것이니 위가 마땅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유순히 아래의 양을 공경하고 삼가하여 자연의 이치대로 자신의 자리를 양보하니, 건의 삼양 또한 상육을 능멸하지 않아 크게 잃거나 다치지는 않게 된다.
#1 상육이 동하면 풍천소축괘가 되니, 손괘로 순히 덕을 쌓아서 건괘의 삼양에 자리를 양보한다는 뜻이 있다.
#2 건 삼양을 선교(초구), 불교(구이), 유교(구삼)로 볼 수 있다. 단전의 '수는 수야라' 한것도 삼교의 종지가 세상에 펼쳐진 뒤에 후천이 도래함을 말한다.
#3 구삼효에는 '경신불패야'라 하고 상육효에서는 '경지종길'이라고 하여 '길'을 말한 것은, 구삼은 아직 험난한 감을 건너지 못한 상태이므로 '길'을 말하지 않고, 상육은 이제 기다림이 다 끝났으므로 '길'을 말했다.
* 점례
유지태( ->: 수괘 오효가 동함)
왕망(B.C. 45-A.D. 23, 전한과 후한사이에 신나라를 세워 스스로 가제라 일컬음)의 여식이 간택에 나갈 때 서를 해서 유지태가 나왔다. 주변사람들이 모두 말하기를 "금과 수가 왕성하고, 부모괘가 만났으니 이른바 '편안하기 그지없고, 길함이 틀림없는점'이다."라고 하였다. 과연 여식은 간택이 되어 후가 되고, 왕망은 그 덕으로 권세를 누리게 되었다.
* 상괘 감은 수이고, 하괘인 건은 양금이므로 금과 수가 왕성하며, 하괘가 상괘를 금생수하니 간택에 나아가 겨루어 보는 것이다. 또 상괘 감이 변해서 된 곤은 하괘 건과 더불어 부모가 되는 괘이니, 만백성의 어머니가 되는 왕비가 되는 것이다. 변해서 된 괘가 태이니 편안하고 길함이 약속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