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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삼매경(佛說法華三昧經) 해제
1. 개요
반야 공관(空觀)의 입장에서 법화삼매를 얻는 방법으로 4사(事)・36사(事)를 설명한 경전이다. 또한 법화의 교리를 반야 공관에 의거해 설명하고 있고, 공관으로 일관한 경지를 법화삼매라고 정의한다.
2. 성립과 한역
유송(劉宋)시대에 지엄(智嚴)이 427년에 양주(楊州)의 지원사(枳園寺)에서 번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4. 구성과 내용
부처님이 나열기의 기사굴산에 머물 때였다. 나열기의 왕과 후궁, 태자, 왕녀 등이 왔을 때, 부처님이 땅 속에서 솟아나와 대보련화 위에 앉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본 왕녀 이행(利行)이 부처님에게 그러한 신비한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법화 삼매에 대해서 묻고, 그에 대해 부처님이 설명하는 내용이다. 부처님은 삼매 중에서도 법화 삼매가 으뜸이라고 말하고, 법화 삼매를 통해서 여자의 몸으로도 성불할 수 있다고 한다.
불설법화삼매경(佛說法華三昧經)
佛說法華三昧經一卷
송(宋) 지엄(智嚴) 한역
김월운 번역
宋涼州沙門智嚴 譯
부처님께서 나열기성(羅閱祇城)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실 적에 모든 거룩한 제자 비구 1, 250명과 보살 7만 3천 명과, 헤아릴 수 없는 모든 석범(釋梵)과 시방에서 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들과 함께하시니, 모두 신통을 묘하게 통달한 이들이었다. 또 다른 곳의 항하사[恒沙] 같은 모든 천인(天人)과 모든 보살이 있었으니, 이렇듯 백억천 항하사 대중이 와서 모여 부처님 앞에 앉았다.
佛在羅閱祇耆闍崛山中,與諸尊弟子比丘千二百五十,菩薩七萬三千人,諸釋梵不可復計,十方飛來無央數,皆神通妙達,復有他方恒邊沙諸天人及諸菩薩,如是等百億千恒沙皆來會,在佛前坐。
때에 사리불과 수보리 등, 거룩한 보살들은 모두 의심이 생겼다.
‘무슨 인연으로 모든 상인(上人)이 함께 와서 이 모임에 있는가? 어떤 이상하고 중요한 ≺상서로운 조짐(瑞應)≻이 있었는가?’
時舍利弗、須菩提等諸尊菩薩皆有疑,心念言:“何因緣諸上人皆來在是閒會?有何異要之瑞應?”
그 때에 모든 제자가 의심을 일으켜, 부처님께 예배하고 장궤(長跪)하며 질문을 드리려 하였는데, 부처님께서는 이미 무수한 광명을 입에서 내어 놓으셨다. 천억 억 갈래가 나와 차츰차츰 커지더니 허공을 두루 밝히고 멀리 항하사 국토[刹土]까지 비추었다. 땅이 다시 진동하고 남김없이 밝아졌으나, 곧 부처님의 모습[身相]을 볼 수 없었다.
爾時,諸弟子起疑心念,爲佛作禮長跪,欲問佛。佛時已放無數光從口出,若千億億稍稍引大遍虛空明,遠照恒邊沙剎土,地復震動,於是盡明,卽不復見佛身相。
대중은 놀라 함께 ‘부처님의 삼매는 어느 곳으로 가셨는가?’를 의논하고, 각각 ‘곧 삼매에 들어서 부처님 이르신 곳을 찾으리라.’고 생각하였다.
자리 앞에 혜상(慧相)이라는 한 보살이 있었는데, 그가 곧 대중에게 말하였다.
“참으로 훌륭합니다. 그대 현자들이여. 생각하여도 마침내 이르신 곳을 알지 못할 것입니다.”
大衆愕然,共議:“佛三昧爲何所之趣?”各自思之,卽便還坐三昧求佛至處。座前有菩薩名慧相,便報言:“善哉,善哉!當爾賢者思惟,了不知所至處。”
잠깐 있다 나열왕이 후궁과 태자, 황녀(皇女)와 채녀(采女), 그리고 부인들 3만 2천 명을 거느리고 함께 산에 도착했지만 부처님을 볼 수 없었다. 또 불상(不想)이라는 보살이 있었는데, 왕에게 물었다.
“어찌 이렇게 많을 무리를 거느리고 오셨습니까?”
변통(辯通)왕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 왔을 따름입니다.”
須臾,羅閱王後宮太子皇女及婇女夫人三萬二千人,皆從共來詣山中,到不見佛。復有不想菩薩問王:“將從何多?”王名辯通,答言:“見佛光明故來耳。”
이행(利行)이라는 왕녀(王女)가 보살에게 물었다.
“부처님은 지금 어느 곳에 계십니까?”
보살이 대답했다.
“아까부터 찾았으나 모르겠습니다.”
王女名利行,便問菩薩:“佛今所在?爲到何方?”答曰:“向已求佛,了不知。”
처녀가 말하였다.
“그대는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가장 신통이 있는 분이니, 당연히 처소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보살이 대답하였다.
“우선 앉으십시오.”
處女答曰:“卿是佛第一神通者,應當知處。”菩薩答曰:“且坐。”
잠깐 사이에 땅이 진동하였고, 땅속에서 부처님께서 나오셔서 자연대보련화(自然大寶蓮華) 위에 앉으시니, 무리 가운데 상인들은 깜짝 놀랐다. 왕녀 이행은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그 앞에 나아가 게송으로 여쭈었다.
須臾頃,地卽震動。從地中出,坐自然大寶蓮華上,衆坐上人愕然。王女利行起,爲佛作禮訖,住佛前說偈問佛:
아까 큰 광명을 보고
부처님께 무슨 일 생겼나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대중을 거느리고 와서
마음의 의심을 여쭈려 하였습니다.
向見大光明,
疑佛有異要,
故來將大衆,
欲問心狐疑。
도리어 부처님을 뵙지 못하니
마음에 매우 놀랐습니다.
원컨대 자세히 말씀하셔서
대중이 알게 하소서.
反更不見佛,
意甚有怪驚,
願得具爲說,
當令大衆解。
제각기 하나의 삼매를 일으켜
부처님의 몸을 찾았습니다.
마침내 계신 곳을 모른다 하여
함께 앉아 의논하였습니다.
各發一三昧,
推求佛身相,
了言不知處,
各共坐作議:
다시금 어떤 삼매를 일으켜야
마침내 부처님의 뜻을 구할까?
여자가 와서 대중에게 묻기를,
부처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更起何三昧,
畢欲求佛意。’
女來問衆等,
‘佛今爲所在?’
순수한 행에는 지극한 맘이 있어
반드시 여쭐 일이 있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 가르쳐 주시어
마음의 의심 풀어지게 하소서.
純行有至心,
必欲有所問,
願見世尊授,
令意解狐疑。
모든 현전의 대중을 위하여
분별하고 해설하여 주십시오.
아까 삼매에 들었던 처소는
그 이름 어느 곳에 있습니까?
具爲現衆等,
分別解說之,
向所三昧處,
所名在何所?”
부처님께서 왕녀 이행에게 말씀하셨다.
“묻는 뜻이 매우 깊으니, 너에게 분별하여 말하겠다. 아까의 삼매는 법화(法華)라 하니, 비유하자면 큰 나라 안에 한 나무가 있고 한 꽃이 있어 삼천 대천 국토를 덮으며, 그 향기는 항하사 불국토에 풍기는 것과 같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름을 듣거나 뜻을 해득하면 자연히 이 삼매를 금방 얻을 것이며, 모든 병든 이가 이 삼매를 듣고 즉시 스스로 알면 사람 몸의 모든 병이 다 소멸될 것이다.”
佛語女利行:“所問甚深,當爲汝分別說。向所三昧,名法華。譬如大國中有一樹,有一華覆三千大千剎土,其香熏恒邊沙佛國。若有人得聞名字、若知解,自然疾得是三昧;若諸病痛者得聞是三昧,應時自解,人根衆病消盡。”
왕녀 이행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꽃의 위덕에 이 지혜가 있다고 말씀하십니까?”
女利行問佛:“何謂華之威德乃有是慧?”
부처님께서 왕녀 이행에게 말씀하셨다.
“꽃이란 한 나무의 색(色)이니, 사람이 보면 누구나 좋아하고 얻고 싶어 한다. 법화삼매는 생사 중의 색이니, 큰 광명을 받으면 형상이 있건만 사람들은 이 삼매를 알지 못하고 듣지 못하며, 이 삼매를 믿지 못하고 받들어 행하지 않는다. 보살에 응하지 않으므로 지혜를 보지 못하니, 사람의 근본을 잃어버리고, 도리어 지말(枝末)의 흐름을 따르니, 끝내 광명을 보지 못한다.”
佛語女利行:“華者,一樹之色,人見莫不愛樂。欲得之者,法華三昧是。生死中之色,大光受有形。人不知、不聞、不信是三昧,不奉行之,未應菩薩不見慧。失人之本,反隨沫流,終已不見明。”
왕녀 이행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제 이 삼매를 얻고자 합니다. 어떠한 법을 행하며, 몇 가지 일을 행하여야 사람으로 태어나겠습니까? 바라건대 부처님께서는 큰 자비로 은혜를 베푸시어 널리 행(行)의 뜻을 열어 주시고, 일체로 하여금 듣고 이해하여 모두 삼매에 들게 하옵소서.”
女利行復問佛:“今欲得是三昧,行何法?有幾事行得人中?願佛弘慈恩潤,廣開行議,令一切聞解皆入三昧中。”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좋은 말이다. 많이 제도하여 해탈하게 하며, 영원히 건져서 다함이 없게 하려면 두 가지 일이 있다. 무엇을 두 가지 일이라 하는가? 하나는 법신이 환화(幻化)와 같음을 아는 것이요, 둘째는 음(淫)ㆍ노(怒)ㆍ치(痴)가 그 근본도 없고 형상도 없음을 아는 것이다.”
佛言:“善哉,善哉!多所度脫,永度無極。有二事。何謂爲二?一者、知法身如幻如化,二者、知婬怒癡無根無形。”
그 때에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爾時說偈言:
법신에는 일체가 있지만
환화는 현전에 뜨고 잠기네.
음심ㆍ성냄ㆍ우치는 형상이 없으니
물 위에 이는 거품과 같네.
法身有一切,
化幻現沈浮;
婬怒癡無形,
如水現泡沫。
사람의 몸과 물건을 관찰하니
멸하여 형상이 없는 듯하네.
여의고 흩어지고 모임이 스스로 이루어지니
분별하는 계교는 모두가 공하다네.
觀察人身物,
如滅無形住,
離散合自成,
分別計皆空。
부처님께서 왕녀 이행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네 가지 일이 있으니, 따로 삼매를 행하는 것과 같다. 무엇을 네 가지 일이라 하는가? 첫째는 계를 행하여 색의 생각이 없고, 둘째는 보시를 행하되 받음이 없고, 셋째는 싫증내지 않고 어지러움이 없고, 넷째는 지혜를 행하여 우치함이 없는 것이니, 이것이 네 가지 일이다.”
佛語女利行:“復有四事,別如行三昧者。何謂爲四?一者、行戒無色想,二者、行檀無受者,三者、不厭無亂者,四者、行智無愚者,是爲四。”
그 때에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爾時說偈言:
계를 범하지 않으면 그르침이 없으며
보시를 행하되 지혜에 들지 않네.
싫증내지 않고 어지러움 없으며
어리석지 않고 지혜도 없다네.
不犯戒無毀,
行檀不入智,
不厭無癡亂,
不愚無智慧。
행하는 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행할 이 있어도 향(向)한다 못하리니
삼매는 들어갈 수 있으나
처소도 없고, 중간도 갓[邊]도 없다네.
不說無行者,
有行不言向,
三昧可得入,
無處無中邊。
부처님께서 다시 왕녀 이행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36가지 일이 있으니 이것이 삼매에서 보이는 일이다. 무엇을 36가지 일이라 하는가?
佛語女利行:“復有三十六事,是爲三昧所見事。何謂三十六事?
생(生)을 보지 않고 사(死)를 보지도 않으며, 줄지 않고 늘지도 않으며, 나지 않고 들지도 않으며, 밖에 있지 않고 안에 있지도 않으며, 머뭄도 없고 그침도 없으며, 수색(水色)이 없고 화색(火色)도 없으며, 풍색(風色)이 없고 지색(地色)도 없으며, 아픔이 없고 가려움도 없으며, 생각[思]이 없고 생각함[想]도 없으며, 생이 없고 사도 없고 식[識]도 없으며, 탐심이 없고 음심도 없으며, 진심(瞋心)이 없고 에심(恚心)도 없으며, 어리석음[愚]이 없고 어리석음[痴]도 없으며, 아낌[慳]이 없고 베품도 없으며, 악이 없고 선도 없으며, 심(心)이 없고 의(意)도 없고 식(識)의 운행도 없다. 위의 여러 가지 일을 일으키지 않으며, 위의 여러 가지 일을 멸하지 않으며, 하나와 같아서 형상이 없으니, 이것이 36가지 일로서 법화삼매에 보이는 일이다.”
不見生、不見死、不減、不增、不出、不入、不在外、不在內、無住、無止、無水色、無火色、無風色、無地色、無痛、無痒、無思、無想、無生、無死、無識、無貪、無婬、無瞋、無恚、無愚、無癡、無慳、無施、無惡、無善、無心、無意、無識行、不起上若干事、不滅上若干事,如一無形像,是爲三十六事法華所見事。”
그 때에 부처님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爾時說偈言:
생각과 무념(無念)을 생각지 말고
색과 상의 요긴함을 행하지 말지니,
행이 없어 법화가 맑아지고
공적(空寂)하여 오아(吾我)가 없어지네.
不想念無念,
不行色想要,
無行法華淨,
空寂無吾我。
유(有)와 입(入)에 처하지 않으면
멸몰(滅沒)하여 형상이 없어지고,
선과 악을 관찰하지 않으면
모두가 공(空)하여 스스로 그러하리라.
不處有入中,
沒滅無形像;
不觀善以惡,
俱皆空自然。
부처님께서 왕녀 이행에게 말씀하셨다.
“법화삼매로 보는 바의 비유도 또한 이와 같다.”
佛告女利行:“法華三昧所見,譬亦如是。”
부처님께서 이 36가지 일을 말씀하실 때에, 무수한 인천(人天)과 세간 대중과 왕을 따르는 무리 등 크고 작은 이를 합하여 40억만 명이 모두 위 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내었고, 왕녀 이행과 후궁(後宮)들과 3만 2천의 채녀 부인들이 모두 무소종생법락(無所從生法樂)을 얻었다. 그들 중에 왕녀가 서 있다가 뭇 사람들이 도의 뜻을 내는 것을 보고 매우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세 번 돌고 게송으로 여쭈었다.
佛說是三十六事品時,無數天人及世閒大衆,人及王所侍從,大小合有四十億萬,皆發無上正眞道意;女利行及後宮人三萬二千婇女、夫人,逮得無所從生法樂。於中立女見衆人皆發道意,心甚歡喜,起爲佛作禮。繞佛三帀,住佛前說偈言:
세존은 진실로 신묘(神妙)하시어
3세의 일을 설명하여 알리시되,
세간의 음심과 진심(瞋心)의 더러움을 끊고
거품 같은 인간을 열어 주시네.
世尊實神妙,
演知三世事,
斷世婬怒垢,
開化沫流人。
모두가 무위(無爲)의 성에 이르러
기분 좋고 즐겁고 편안하여서,
이와 같이 인간과 천상 가운데
땅덩이가 크게 움직이고 기운다네.
皆到無爲城,
快樂乃安寧,
如是天人中,
地爲大動傾。
금일에 모인 대중이
억억 백천만이니,
과거와 미래와
현재에 스스로 그러함을 얻으리라.
今日合大衆,
億億百萬千,
當來及過去,
現在得自然。
바라기는 크고 넓은 은혜
법화의 위신력을 얻고 싶다네.
삼계의 모든 인간들
모두가 이 삼매를 얻고 싶다네.
願得大普恩,
法華威神力,
三界一切人,
皆得是三昧。
내가 세상에 있는 동안에
항상 법화를 행하게 하시고,
세간에는 늙고 죽음이 없으며
즐겁고 우환이 없게 하소서.
令我値在世,
常行法華事,
使世無老死,
快樂無憂患。
3고(苦)가 자연히 사라져
모두가 삼매와 같게 되며,
소원하는 마음을 공상(空想)할 때
저절로 상호가 나타나기를.
三苦自然除,
皆如爲三昧,
空想於願識,
自然現相好。
거품 속의 인간을 가르쳐 주어
득의(得意)한 자비를 널리 행하면,
광명과 광명의 위의가 좋아
이 몸은 여래와 같아지리다.
敎授沫流人,
得意慈普行,
光光威儀好,
等爲身如來。
거품 같은 중생이 모였사오나
삼매는 미리부터 행(行)을 내어서
뜻 밖에 이 몸이 허공 안에서
지혜 얻어 상수(上首)와 같게 하시네.
合聚於沫生,
三昧豫生行,
便使於空中,
得慧如上首。
왕녀 이행이 게송으로 말씀드리기를 마치고, ‘이제 사람을 교수(敎授)하고자 하나 법을 보지 못하면 무엇으로 사람들을 일깨워 줄 것인가?’라고 생각하였다.
女利行說偈已,作是念:‘今欲敎授人,不見法則,何事開解人?’
부처님은 곧 왕녀가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아시고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법을 지니고 싶으며, 어떤 사람의 법을, 또 어디에 있는 사람을 가르치고 싶으며, 또 어디에 의지하여 서고 싶은가?”
왕녀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와 같이 말씀하시나 법이 없으며, 가르침이 없으며, 사람이 없습니다.”
佛卽知女心中念,便語女:“欲持何法?敎何人法?復何所在人?復何所止?”立女白佛言:“如是所說,無法、無敎、無人。”
부처님께서 왕녀에게 말씀하셨다.
“법이 없는 데 8가지 일로 행함이 있고, 가르침이 없는 데 6가지 일로 제거함이 있고, 사람이 없는 데 7가지 일로 흩음이 있다.”
왕녀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엇을 가리켜 8가지 일로 행한다 하며, 6가지 일로 제거한다 하며, 7가지 일로 흩는다고 하십니까?”
佛語女:“無法有八事行,無敎有六事除,無人有七事散。”女問佛:“何謂八事行、六事除、七事散?”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첫째는 바르게 보아 삿되지 않음이요, 둘째는 바르게 들어 들으려 하지 않음이요, 셋째는 바르게 다스려 굽지 않음이요, 넷째는 바르게 말하여 번거롭지 않음이요, 다섯째는 바르게 행하여 미혹되지 않음이요, 여섯째는 바르게 생각[念]하여 생각[思]하지 않음이요, 일곱째는 바르게 생각[意]하여 움직이지 않음이요, 여덟째는 바르게 받아 찾지 않음이니, 이것이 8가지 일로 법이 없는 것을 행하는 것이라 한다.
佛言:“一者、直見不邪,二者、直聞不聽,三者、直治不曲,四者、直說不煩五者、直行不迷,六者、直念不思,七者、直意不動,八者、直受不尋,是爲八事行無法。
무엇을 가리켜 가르침이 없는 것을 6가지 일로써 제거한다고 하는가? 첫째는 소견 있고 소견 없음을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없애고, 둘째는 소리 있고 소리 없음을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없애고, 셋째는 맛있고 맛없음을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없애고, 넷째는 향기 있고 향기 없음을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없애고, 다섯째는 촉감 있고 촉감 없음을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없애고, 여섯째는 뜻 있고 뜻 없음을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없애는 것이니, 이것이 6가지 일로써 제거하는 것이다.
何謂無敎六事除?一者、不念有見無見無,二者、不念有聲無聲無,三者、不念有味無味無,四者、不念有香無香無,五者、不念有觸無觸無,六者、不念有意無意無,是爲六事除。
무엇을 가리켜 사람 없는 것을 7가지 일로써 흩는다고 하는가? 물의 색(色)이 없고 바람의 색이 없으며, 불의 색이 없고 땅의 색이 없으며, 마음의 색이 없고 식(識)의 색이 없으며 행(行)의 색이 없나니, 이것이 7가지 일로 흩어서 가르칠 사람이 없게 하는 것이다. 마땅히 이러한 견해를 지어야 할 것이다.”
何謂無人七事散?無水色、無風色、無火色、無地色、無心色、無識色、無行色,是爲七事散。無人可敎,當作此解。”
그 때에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爾時說偈言:
만일에 어떤 이가 법화삼매의
요긴한 구품(句品)을 알고자 하면,
마땅히 부지런히 정진하여
바른 말씀을 환히 깨달아야 하리.
若有解法華,
三昧要句品,
當念勤精進,
曉解得正言。
일곱ㆍ여덟ㆍ여섯이 갖추었으나
근본을 헤아리면 자취 없나니,
스스로가 욕심낼 것 받지 않고
망상을 버리면 편안하고 고요하리라.
七八六已足,
計本無形迹,
不受自可欲,
去想安寂然。
설법에는 언교(言敎)가 없나니
수명이 있음을 보지 못하리.
사람은 본래부터 공적하여
거품 같은 말로선 알지 못하네.
說法無言敎,
不見有壽命,
人本空無寂,
不解沫言有。
욕심을 제하거나 끊지 못하고
나고 드는 데 머무를 처소가 없네.
아픔도 없고 사상(思想)도 없으며
나는 것도 아니고 멸하는 것도 아니리.
不除不斷欲,
出入無住處,
無痛無思想,
不生不死滅。
생각이 있으면 수고롭게 되니
다시는 인연에 집착하지 말아라.
색과 애욕 있다고 시현(示現)했으나
사랑[愛]을 거슬렀다면 재와 티끌같은 것.
有念爲勞苦,
不復著因緣,
示現有色欲,
已反愛灰塵。
병통(病痛)이 있는 줄 보게 되는 일
언제나 뜻과 근본 어울리나니,
지혜롭게 보고 헛되이 생각지 않으면
적적하고 편안하며 공(空)하리라.
觀見有病痛,
常意與本幷,
慧見不空念,
寂寂安空空。
법화삼매가 나타났으니
나오지도 말고 들지도 말며,
보는 것도 없고 공함도 보지 않으면
이것이 빨리 진여를 얻는 법이라네.
法華三昧現,
不出不入住,
無見不見空,
是爲疾得如。
보시의 법을 행하는 이
지혜로써 보시를 삼으니,
지혜를 말하기를 이 같이 하면
모든 부처님들 칭찬하시리.
便能行施法,
以慧爲布施,
說慧等如是,
諸佛皆稱歎。
왕녀가 이 말씀을 들을 때에 갑절이나 기뻐하여 춤추며, 일어나 부처님께 절하고 공중으로 일곱 자나 솟아올랐다가 다시 금강연화 자리 위에 앉았다.
女聞說是時,倍復踊躍歡喜,起爲佛作禮,踊在空中去地七尺,還坐金剛蓮華上。
이때에 좌중의 한 비구가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이는 진짜 여자인가? 환술로 변화한 사람인가?’
時坐中有比丘心念言:‘是爲眞是女?爲幻人?’
그리고 몸소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꿇어 앉아 게송으로 여쭈었다.
自起爲佛作禮,長跪叉手,說偈問佛言:
본래부터 어리석게 살아
도의 지혜로운 뜻을 모릅니다.
왕녀 이행이 궁금합니다,
이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本自生愚癡,
不識道慧義。不知女利行,
爲是眞男女?
생각건대 그가 선정 닦는 이라면
쓰는 법을 어찌 다시 질문했으며,
이 분이 진실로 여자라면
질문한 것이 어찌 이리 심오합니까?
審是一定人,
用法何復問?,
眞是女子身,
所問何以深?
오늘까지 부처님을 모시었으나
이와 같은 사람을 본 적이 없네.
그 소견이 범부로서 미칠 바 아니니
지혜가 어찌하여 이와 같습니까?
生來侍佛法,
未見如是人,
所見非凡及,
智慧何以爾?
본래 어느 곳에서 와서
왕의 집에 태어났으며,
숙세에 어떤 법을 행하고
몇 분의 부처님을 모셨는지.
本從何方來,
而生於王家?
宿命行何法,
逮及幾佛來?
굳세게 정진하여 그러한지
질문한 것은 여래의 과보이고,
계행을 갖추어 참된 행이 있었는지
그러한 말씀을 능히 말하네.
精進健乃爾,
所問如來報,
戒具眞有行,
能問如有說。
능히 참아 부드러운 뜻이 있건만
다만 입으로만 행을 말하네.
어떻게 마음과 뜻을 쉬게 할지
진실로 따라 가서 시험하고자 합니다.
能忍有柔意,
但能口說行,
休心意何如?
實欲往試之。
몇 가지 법에 응해 머물러야
머무르고 대함에 뜻이 일지 않을지.
만일 참으로 지혜가 있다면
나는 그를 따라 요체를 알고 싶네.
可應幾法住,
往對不起意?
若實有智慧,
我欲從解要。
말씀하신 법을 자세히 살펴보건대
읊고 연설하여 도속(道俗)에 들게 하니,
무슨 특별한 마음과 뜻이 있어
혼자서만 이런 지혜 얻으셨는지.
省視所說法,
詠廣入道俗,
有何異心意,
獨得是智慧?
부처님께서는 곧 비구에게 약간의 인연을 말씀하시고,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便語比丘言:“自若干因緣。”卽說偈報言:
왕녀 이행의 본심은
덕을 세우고 근본 되는 곳을 알았으며,
세상에 태어나는 천 년 동안에
언제나 삼매를 익혔다네.
女利行本心,
立德識本處,
在世來千歲,
常習於三昧。
마음으로 여러 색의 요체를 알아
고요히 선정에 든 사람과 같으며,
참으로 여자의 몸이니
변화하여 나타난 것 아니라네.
心解衆色要,
寂然與禪同,
眞是女子身,
不爲化來現。
본래는 무색계(無色界)에서 와서
이제 이 세계에 태어났으나,
다시 본래의 행을 이어서
자기의 수행을 바르게 세웠다네.
本從無色世,
今來在世界,
續復如本行,
已行便立正。
몸이 없이 나타나 마음을 말하고
여러 가지 자행(慈行)으로 널리 생각하며,
법을 생각함에 공을 근본으로 삼고
인연의 형상을 일으키지 않았다네.
無身現說心,
普念衆慈行,
念法空爲本,
不起因緣相。
비구여, 스스로 알지 못하면서
어찌하여 왕녀의 몸을 의심하는가.
근본이 없는 줄 보지 못하면
도리어 스스로가 속박을 받으리라.
比丘自不解,
何怪是女身?
不見無有本,
反自受縛著。
선정(禪定)의 생각으로 색을 버리려 하면
도리어 색으로 마음이 어지러워지고,
괴로움 멀리하여 3독을 피하면
어느 결에 3독고(毒苦)에 들어가 버리네.
禪思欲去色,
更反爲色亂,
遠苦避三毒,
已入三毒苦。
그대는 스스로가 몸을 이해하지 못해
스스로 편안함[常安]을 얻었다 하나,
만물은 모두가 허깨비 같아서
들고 남에 형상이 없는 것이라네.
汝自不解身,
自謂得常安,
萬物如幻化,
入出無形住。
4색(色)이 본래 허공이건만
자연스레 형상에 집착을 받으니,
애욕과 습기에 스스로 얽매여
근본을 망가뜨리고 지엽적인 욕망을 일으키네.
四色本虛空,
自然受形著,
愛習自拘限,
懷本起末欲。
그 때에 비구 8만 4천 명이 이 게송을 듣고 뜻이 열리어, 곧 위 없고 참된 도의 뜻을 내었으며, 헤아릴 수 없는 천인(天人)이 흩는 꽃과 이름난 향으로 모두 와서 공양하였다.
爾時,比丘八萬四千人聞說偈意解,卽發無上正眞道意。不可計天人散華名香,皆來供養佛。
때에 사리불이 생각하였다.
‘왕녀에게 이러한 말재주[辯才]가 있는데, 어찌하여 여자의 몸을 버리고 남자가 되지 않을까?’
부처님께서는 곧 사리불의 생각을 아시고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네 스스로 왕녀에게 물어보라.”
時舍利弗心念:“女子乃有是辯,何不去女作男?”佛卽知舍利弗心所念,便語舍利弗:“汝自問女。”
사리불이 곧 왕녀에게 물었다.
“왕녀 이행이여, 말씀하시는 것이 예사롭지 않아, 마치 여래와 함께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어찌하여 여자 몸을 버리고 남자가 되지 않습니까?”
舍利弗卽問:“唯,女利行!所說非常事,如與如來共對語。何不去女作男?”
왕녀 이행이 대답하였다.
“사리불이여, 도덕의 요체는 지혜로써 잘 보는 것이니, 4색(色)을 볼 것이 아닙니다. 이 지ㆍ수ㆍ화ㆍ풍은 5정(情)이 6입(入)과 합하여 쇠퇴하는 것입니다. 심ㆍ의ㆍ식(心意識)은 허깨비와 같아서 들고 남에 형상이 없고, 어리석은 뜻은 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3류(流)와 더불어 상대하면서 뜨고 잠김을 내나니, 어찌 진귀하게 여기겠습니까? 비록 번뇌[漏]가 다하고 매듭이 풀렸다 해도, 부정한 생각이 있어 무색계가 도리어 나쁜 것 같고, 고주(苦住)를 도리어 즐겁다 여깁니다.”
女利行答言:“唯,舍利弗!道德之要以慧善見,不視於末四色——是地、水、火、風——五情合、六入爲衰。心意識如幻如化,出入無形。癡意不盡,故與三流對,更出浮沈。何足珍?雖漏盡結解,有不淨想,無色如爲惡,苦住反爲樂。”
사리불이 물었다.
“부처님의 법을 배우는데 마땅히 훼방하는 말이 있어야 합니까?”
舍利弗問:“學佛之法,應有謗毀言不?”
왕녀가 물었다.
“현자(賢者) 사리불이여, 무엇을 훼방이라 합니까?”
女問:“賢者舍利弗!云何爲謗毀?”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하나는 좋고 하나는 나쁘다고 하는 것, 이것이 바로 훼방입니다.”
答言:“一好、一惡,是爲謗毀。”
왕녀가 말하였다.
“대인께서 하신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작은 것을 작다 여기지 말고 큰 것을 크다고 여기지 말 것입니다. 좋고 나쁜 것은 둘이 없으며, 평등하여 다름이 없습니다. 몸을 훼방하나 몸은 색이요, 뜻을 훼방하나 뜻은 형상이 없습니다. 4색의 법은 공하여 형상도 없고 나아갈 수도 없으니, 어디에 훼방을 받을 것이 있겠습니까?”
女報言:“未曉、未了。大人所說,不以小爲小、大爲大。好惡無二,等無異。謗身,身是色;謗意,意無形。四色法空,無形、無造,何所受謗毀者?”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그대가 말한 것은 보살 대인이 행하는 것입니다. 그대는 보살에 이르지 못했으면서, 무슨 연유로 이러한 일을 말씀하십니까?”
舍利弗答曰:“卿所說是菩薩大人所行,卿未應菩薩,何緣乃說此事?”
왕녀가 물었다.
“대인은 무엇을 가지고 섭니까?”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보(普) 등으로 합니다.”
女報言:“大人爲以何立?”報言:“普等爲言。
“무엇을 보라 합니까?”
“시방의 사람을 교수하여 고통을 멀리하고 도를 얻게 함이 ‘보’이니, 오직 현자만이 말합니다. 나는 보를 말하지 않고 생사의 괴로움을 말하였을 뿐입니다.”
“何謂爲普?”“敎授十方人,遠苦得道,是爲普。唯賢者所說,不說普,說生死勤苦耳。”
왕녀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 ‘보’라고 하는 것은 사람이 있고 없고, 가르침이 있고 없고, 법이 있고 없음을 보지 않고 생각하는 바 이것을 ‘보’라 하지, 생사의 괴로움을 보고 가르쳐서 도를 얻게 하려는 것을 ‘보’라 하지 않습니다.”
사리불은 이 말에 명석하게 대답할 말재주가 없었다.
女語舍利弗:“謂爲普者,不見有人、無人,有敎、無敎,有法、無法所念,是曰爲普。不爲見生死苦,欲敎之,令得道,是爲普。”舍利弗無有辯才析答此言。
때에 왕녀는 게송으로 말하여 탄식하였다.
女爾時說偈歎曰:
사람은 3진(塵)이 어지러워서
도리어 6쇠(衰)에 집착하게 되고,
5악(惡)과 10적(賊)이 상해하여
3액(厄)의 곤궁에 떨어진다네.
人用三塵亂,
輒爲六衰著,
五惡十賊對,
三厄墮困窮。
12가 연달아 상속(相續)하고
4색(色)이 구속하여 3도에 빠짐을
모르면 전도(顚倒)라 부르니
앉아서 공연한 취장(聚藏)을 받네.
十二連相續,
四色拘沒三,
不解名顚倒,
坐受空聚藏。
까닭 없이 3음(淫)에 빠져들어
스스로 그물을 깊은 못에 던지네.
굳게 감춰 6도(道)를 두려워하라.
스스로 멸하고는 다시 생을 받으리.
無故沒三婬,
自罔投深淵,
堅藏畏二三,
自滅更受生。
완전히 공(空)에 속박되어
언제나 부정상(不淨想)을 품으면서도
스스로 늘 편안하다 부르니
참으로 스스로 그러함을 얻었다 하랴.
宛爲空所縛,
恒懷不淨想,
自呼是常安,
爲得眞自然。
이러한 무리가 염부(閻浮)에 가득하여
억억 백만 천명에 이르렀으며,
간 데마다 시방에 두루 있으나
일체 인간 이롭게 하지 못하리.
是輩滿閻浮,
億億百萬千,
所行遍十方,
不益一切人。
따를 것이 있다고 받아 행하면
모두 함께 바다에 빠져들리니,
커다란 법행(法行)을 지으려면
바다에 들어가 욕근(欲根)을 면하라.
當有隨受行,
皆共墮海流,
可作大法行,
入海勉欲根。
바닷물을 터놓아 다하게 하려면
평평한 까닭에 흘러 갈 곳 없으니,
근원에 돌아가서 애욕의 집 다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고향에 돌아가게 하라.
決海令滅盡,
平故無還流,
返原盡欲室,
令人歸故鄕。
고향의 이름은 무위(無爲)이고
또 다른 이름은 청정당(淸淨堂)이니,
즐겁고 붉은 금 많이 있으며
들고 남에 광명을 드날린다네.
故鄕名無爲,
號字淸淨堂,
快樂多紫金,
入出楊光明。
항하사 겁 무수한 부처님께서
칭찬하지 않으시는 분이 없으니,
법공(法空)에는 희론(戲論)이 없으며
상(相)이 없고 원식(願識)이 없기 때문이네.
恒邊沙劫佛,
莫不稱歎說,
以法空無戲,
無相不願識。
뭇 물이 흘러서 바다에 가는 것
모두가 다시는 말할 것 없듯이,
넓은 뜻으로 인간을 개화하면
자연히 언제나 편안하다.
淵流以海水,
皆復不足說,
廣意開化人,
自然常自安。
생각하니 여러분 어지신 임들
스스로 도리어 이해하지 못하고,
부질없이 스스로 속박을 받아
허깨비 같은 보응(報應)을 받고 있구나.
惟念諸賢者,
乃自反不解,
無故自受縛,
幻化受報應。
그 때에 4만 2천 아라한이 제7주(住)에 뜻을 바르게 하였으며, 8만 5천 범석(梵釋)이 모두 무소행종생(無所行從生)을 얻었다.
爾時,四萬二千羅漢皆正意,第七住;八萬五千釋梵皆逮無所行從生。
6만 4천의 어진 여자들은 일어나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여쭈었다.
六萬四千賢女起爲佛作禮,住佛前說偈言:
오늘 왕녀 이행이
우리를 위해 말씀하시니,
부처님의 심오한 설법을 듣고
우리들 마음을 열어 이해하게 했다네.
今日女利行,
爲我衆等說,
聞說佛深法,
令我心開解。
진실로 도덕을 알고자 하여
모두들 어디에서 왔습니까?
모여 있는 대중들 일체에게는
어떠한 신묘한 덕이 있습니까?
實欲知道德,
皆從何所來?,
聚合衆一切,
有何神妙德?
그리하여 대중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놀라지 않은 이가 없습니다.
뜻을 굽혀 즐거이 따라가겠고
가르치신 바에 따라 행하오리다.
而致與大衆,
莫不驚愕心,
伏意往樂從,
隨敎之所行。
원컨대 천존(天尊)께서 불쌍히 여겨
대중을 깨끗하게 씻어 주소서.
지극한 마음으로 큰 지혜 받으면
여래의 신통변화 나타나리라.
願欲求天尊,
愍發起濯衆,
至心受大慧,
如來神化現。
때에 맞춰 모든 여자 몸을 거슬려
색욕(色欲)을 버리기로 소원하였고,
이어서 사문이 되고자 하오니
부처님 저희 뜻을 알아주소서.
應時諸女身,
倒願去色欲,
便欲作沙門,
佛之知我情。
마침내 여러 가지 심제(審諦)를 깨달아
이 몸으로 하여금 보살 같게 하시면,
부처님의 신비로운 가르침[道敎]을 퍼뜨려
더욱 더 많은 사람 교화하리라.
畢覺諸審諦,
使身如菩薩,
宣佛神道敎,
當復轉化人。
어진 대중인 모든 여인들은
부처님 앞에서 모두 일어나,
머리를 숙여 예배하면서
불상과 같기를 소원합니다.
諸賢大衆女,
俱起在佛前,
頭面稽首禮,
願得如佛像。
부처님께서 여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말하는 것이 진실로 지극하구나. 이제 소원을 이루고자 하면 먼저 부모님께 아뢰고 다음은 국왕에게 떠나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야 한다.”
佛語諸女:“所說實至心。今欲求所願,先當報父母,次當復由王,得聽可去耳。”
이때에 모든 여자들은 게송으로 여쭈었다.
於是,諸女說偈報白言:
사문이 되기를 소원하면
먼저 부모님께 알리고,
다음에 국왕의 허락을 받아야
도를 이룰 수 있다 하셨느니라.
欲願作沙門,
先當報父母,
次當復由王,
得聽可作道。
도를 위해 늦은 것을 탓하지 말고
다만 부지런히 마음을 열 뿐이니,
마음과 뜻의 근본을 밝히 알면
일체와 더불어 평등하리라.
爲道不苦晩,
但當勤開心,
曉解心意本,
一切與同等。
곧 큰 뜻을 결단하여
마음이 풀리고 도에 이르니,
도는 이해하는 마음에서 나는 것
속박과 집착에는 머무르지 않으리.
便有決大意,
心解乃至道,
道從解心起,
不住於縛著。
교화를 통달하여 뭇 소견을 관찰하고
진여를 회복하면 마음이 생겨나니,
근본을 따라 본래 공함을 알면
아는 것 모두 항상된 고(苦)가 아니라네.
化達觀衆見,
如復心出生,
從本知本空,
知皆非常苦。
마음이 어지러워 흐름을 따르고
보는 것엔 반드시 상대함이 있으니,
선악의 생각을 내지 않아야
비로소 사문이 될 수 있다네.
心亂便隨流,
所見必有對,
不生善惡想,
爾乃作沙門。
모든 어진 여자들이 일어나 부모의 처소에 이르러 꿇어앉아 부모에게 여쭈었다.
“오늘 대왕의 은덕을 입어 부처님을 뵈었습니다. 존귀하신 왕녀 이행이 부처님께 깊은 법을 여쭈어 무위도(無爲道)와 현신(現身)과 일체불(一切佛)을 구하니, 부처님께서 왕녀를 위하여 말씀하셨습니다. ‘본말(本末)의 생사 고통은 다만 색욕(色欲)에 집착하여 덕의 근본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무상이 이르나니, 마땅히 3가지 괴로운 일에 나아가 부지런히 하라.’ 저희는 사문이 되기를 바랍니다. 부모님께서 저희들이 사문 되는 것을 허락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도를 얻으면 도리어 부모님을 제도해 드릴 것입니다.”
諸賢女起往至父母所,長跪白父母及大王:“今日受王恩德,來詣佛所。爲尊女利行問佛深妙法,欲求無爲道、現身及一切。佛爲女說:‘本末、生死、苦痛,但爲色欲著,不知道德本。緣是無常至,當就三苦勤。’願欲作沙門。願父母聽我作沙門,當得道還度父母。”
부모들은 딸들에게 말하였다.
“자연도(自然道)를 구하면 각각 스스로 편리함을 보리니 뜻대로 익히고 행하거라. 너희들도 가려니와 나도 너희를 따라갈 것이다. 너희들은 국왕에게 가서, 허락을 하시거든 떠나도록 해라. 나에게 물어 무엇하겠느냐?”
父母語諸女:“求自然道,各自見便利,隨意所習行。汝曹尚去,我亦隨汝去。汝自白語王,得聽便自去,用問我爲?”
여자들은 대왕 앞에 머리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며 여쭈었다.
“사람이 3계 안에 있으면서 애써 색상(色想)에 앉아 자재하지 못하다가, 갑자기 무상이 이르면 대신할 이가 없습니다. 저희는 사문이 되고자 하오니, 무위도를 얻으면 반드시 부모를 제도하겠습니다. 대왕께서 저희들의 뜻을 받아 주십시오.”
諸女稽首大王前,淚出而言:“人在三界中,苦欲坐色想,不得自在。無常卒至,無有代者,實欲作沙門。幷與諸女俱,無爲得道者,當還度父母,王願從本意。”
왕은 왕녀 이행 등에게 말하였다.
“빨리 너희들을 보내서 사문이 되게 하고 싶으나, 너희들은 3가지 일이 충족되지 않았으므로 보내지 못하겠다. 첫째는 모든 예법[禮敎]을 다 배우지 못하였고, 둘째는 항상 즐거워서 괴로움을 보지 못하였고, 셋째는 입에 맛있는 것만을 먹어서 족한 줄 모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을 보내지 못하겠다. 그러나 지극한 뜻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어서 가거라. 나도 사문이 되고 싶다.”
王語女利行等:“早欲使汝去,隨行作沙門,以汝三事未足,是以不遣汝耳。一者、未盡學識諸禮敎,二者、常樂未有見苦,三者、口食恣味未有足者。以是故,不欲遣汝耳。若有至意者,便去勿疑。吾亦欲作沙門。”
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예배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설법을 듣고 지혜로운 뜻을 간절히 즐기기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나라는 태자에게 넘기고 몸은 3존(尊)에 귀의하여 좌우에서 모시며, 가르침을 받는 사문이 되어 부처님처럼 도를 구하고자 합니다.”
王卽起至佛所,作禮白佛言:“聞說智慧,意甚願樂。國付太子,身歸三尊,給侍左右,幷受法敎。欲作沙門,求道如佛。”
부처님께서는 곧 몇 가지 광명을 놓으시니 여러 가지 빛이 났다. 그 광명이 시방을 비추니 땅은 여섯 번 진동하고 모든 하늘은 허공에서 풍류를 연주하며, 꽃과 이름난 보배를 흩어 삼천 대천 국토를 덮으니, 천하의 언덕과 구덩이가 모두 평탄하게 되었다. 큰 산들이 황금으로 변하고 마른 나무가 다시 살아났으며, 그 가운데 단정치 못하던 것이 모두 소원을 이루었다. 나무가 말랐던 것은 가지와 잎이 났으며, 자연스레 바람이 불어 부처님의 공덕을 노래하고 찬탄하였다. 꽃이 피었던 것은 스스로 떨어져 바람을 타고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공중에 그물처럼 머무르며 각각 게송으로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였다.
佛卽放光若干種色,其明照十方,地爲六反震動。諸天作樂覆滿於虛空,散華名寶覆三千大千剎土。天下丘墟皆平,其有大山化爲黃金,枯木更生。中有不端正者,皆得願。樹木枯者,皆生條葉,自然風吹,皆歌歎佛功德;生華者,卽自墮落,各氣到佛所,羅住空中,各說偈讚佛功德:
이제 부처님의 성스러운 신력을 입어
죽음에서 구제되어 다시 살았네.
광채와 겉모양이 본래대로 돌아와
진실로 도가 이루어짐을 돕네.
今蒙聖神力,
得救死復生,
光色還本然,
復實滋道成。
생사는 음난한 색이니
비유컨대 마른 나무와 같으나,
부처님의 음성을 만나
본래의 꽃송이를 찾았네.
生死婬亂色,
譬於枯木時,
値佛說音聲,
還來合本幷。
6색(色)에 잠기어 어두움에 집착하고
4색(色)에 합하여 5욕(欲)이 되며
분별하는 법이란 공연(空然)한 것이니
도를 알면 법행(法行)을 성취하리라.
六色沈著瞑,
四色合五欲,
分別法空然,
解道成法行。
진정한 지혜를 얻어서
쾌락하고 편안함을 얻으니,
일체는 모두가 기뻐하며
머리 숙여 부처님께 예배합니다.
爲得眞定智,
快樂得安寧,
一切皆歡喜,
稽首禮佛足。
이때에 모든 6통(通)과 아라한들이 꽃들이 말하는 것을 보고 있는데, 왕녀 이행이 곧 남자로 변하고, 다시 보살이 되니, 한 여자가 두 가지로 변화한 것이므로 앉아 있던 대중들이 모두 즐거워하였다.
爾時,諸六通及羅漢見華有是說。女利行卽化爲男子,復爲菩薩。一女子作是二化變,衆坐莫不歡喜。
때에 한 불국토 안에 여인이 없었고, 6통을 얻은 이 10만 5천 명과 3만의 수다원이 모두 물러나지 않는 경지[阿惟越致]를 얻었으며, 8만 6천 명의 아나함이 모두 유순법인(柔順法忍)을 얻었으며, 헤아릴 수 없는 아라한이 다시 위 없는 진정한 도의 뜻을 내었으며, 벽지불의 행이 있던 이는 곧 미륵들과 같이 되었다.
時一佛剎中無有女人,諸六通道者十萬五千人、三萬須陁洹皆得阿惟越致;八萬六千人及阿那含皆得柔順法忍;不可計羅漢更發無上正眞道意,其有辟支佛行,卽如彌勒輩。
왕은 나라 일을 태자에게 맡겼으니, 태자의 이름은 변적(辯積)이었는데, 꿇어앉아 대왕에게 말하였다.
“부왕께서는 자손에게 재앙과 색신의 복만을 베푸십니까? 자손에게 베푸시려면 마땅히 법재(法財)의 이익을 베푸셔야 할 터인데, 목을 베어야 할 원수와 큰 죄를 가지고 자손에게 주시니, 큰 나라의 정치가 대대로 누락되고 몰락할 것입니다. 사람들이 큰 지혜를 알지 못하는데, 선을 멸하는 길을 자손에게 주시니 어찌 해야 합니까? 하지만 부왕의 분부이시니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王卽以國付太子。太子名辯積,拜跪白大王:“王爲欲施,子孫之殃,與色身之福施子孫;當以法財之利持,誅滅之怨大罪與子孫。大國之治世世漏沒,人根不知大慧滅善之路,與子孫,當奈何?父王有敎,不得不從。”
곧 예를 갖추어 절하고 부왕에게 하직 인사한 뒤 떠나, 궁전으로 돌아가 나라를 차지하고 앉아 널리 고하였다.
“부처님께 가서 무위도를 구하여 선과 효를 짓지 않는 자는 죄가 3역(逆)과 같을 것이다.”
輒便禮拜,辭王而去。還國宮殿,坐領國,普告:“若不到佛所求無爲道、作善孝者,罪與三逆等。”
태자는 궁전에서 용맹정진하여 널리 큰 도의(道意)를 열고, 마음이 근본을 넘어 무량하였다. 곧 한 나라의 죄악을 소멸하고, 땅이 여섯 번 진동하니 그때에 백성들이 모두 말하였다.
“우리 태자님이 부처를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대중도 모두 받들어 섬기며 모두 부처를 이룰 것입니다.”
太子於殿上精進勇慧,廣開大道意。心甚過本無量,卽滅一城之惡,地卽爲六反震動。時人民皆言:“願太子便得作佛,我曹大衆皆當承弟,亦當作佛。”
그 때에 부처님이 웃으시니 5색 광명이 나와 시방의 불국토를 비추었다. 백성들은 모두 발원하되 ‘우리가 부처님과 같이 도를 얻게 하소서’하니, 천하의 음식이 자연히 그 앞에 놓여 마치 도리천과 같았고, 그 나라의 보살들은 모두가 아미타불의 국토와 같았다.
佛時笑,五色光出,照於十方佛剎。人民皆發願:令我得道如佛,天下飮食自然在前,如忉利天上;其國菩薩皆如阿彌陁國中。”
태자 변적은 공덕을 얻고 궁전에 있은 지 7일만에 부처님께 나아갔다. 그를 따르는 뭇 신하와 크고 작은 백성들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부처님께 예배하고 부처님 앞에서 억억만천의 게송으로 여쭈었다.
太子辯積得功德,在宮七日,出詣佛所,從大衆群臣,大小人民無央數至佛所,爲作禮,住佛前,說億億萬千偈讚曰:
부처님은 삼매로써 결단하시니
공덕이 매우 높으십니다.
광명과 상호와 위신으로 비추시니
감응은 3천 세계를 움직입니다.
佛作三昧決,
功德甚巍巍,
光相威神照,
感動三千剎。
사람에게 위 없는 지혜를 베푸시니
덕이 넓어 뭇 마음에 들어갑니다.
감응을 일으켜서 어리석음을 여시니
복을 받지 않은 이가 없습니다.
施人無上慧,
德普入衆心,
感發開童蒙,
莫不受福成。
법화의 일 연설하고 일러 주셔서
세상을 고치고 여러 외도를 맑게 하시되,
사납고 억센 이를 항복시켜서
화평과 부드러움 받게 하십니다.
演詠法華事,
改世濯群異,
降伏獷强者,
和更受柔順。
한 길이 넘도록 도량은 빛나지만
세인이 받는 업은 길고 깁니다.
늙음을 버리고 공적을 얻으면
죽지 않고 도리어 살아납니다.
等尋道場光,
世人受業長,
去老逮空寂,
不死而復生。
병든 것 제거하고 욕된 일 멀리하면
색상(色想)은 수고로움 없어지고,
음(陰)과 개(蓋)를 즉시에 제거하면
청정하여 욕진[欲塵]이 없어집니다.
除病遠穢辱,
色想沒滅勞,
陰蓋卽以除,
淸淨無欲塵。
사상(思想) 위에 욕정(欲定)을 받아들이면
유포(流布)가 무위(無爲)로 돌아가지만,
공정(空定)하여 언제나 적연(寂然)하면
머무르지 않으며 행하지 않습니다.
思想受欲定,
流布還無爲,
空定常寂然,
不住不然行。
법식(法識)이 없는 데 행하지 않고
시현(示現)하여 광상(光相)을 성취하시나,
근본 법은 늘고 줄음 없는 것이며
언제나 안적(安寂)하고 공공(空空)합니다.
不行無法識,
示現光相成,
本法無增減,
常安寂空空。
여래는 신통과 변화를 나타내어
일체에서 참다운 도법을 얻으시고,
어리석은 이 고요히 선정 닦으면
마음이 무생물(無生物)과 같아집니다.
如來現神化,
一切得眞道,
愚癡寂然定,
心與無生同。
저희들 지금의 설법을 들으니
법화의 지혜를 표현하십니다.
마음으로 해득하여 발원하오니,
일체가 부처님과 같아지기를
我今聽說法,
演出法華慧,
心解得發願,
一切得如佛。
이제 성(城)과 국토에서
법화를 연설하시기를 바라오니,
어떤 법을 행하고
몇 가지 일로써 알아야 하겠습니까?
今欲城國土,
願便說法華,
以何法行得?
當有幾事解?
빨리 이 법화를 얻고
뜻에 맞추어 그 지혜를 말하여,
모두가 분별하여 알고
일체 마음을 이해하게 하소서.
疾得是法華,
依義說其慧,
皆令分別知,
一切心得解。
모든 법의 일을 밝히 아는 것
마땅히 그 중에 얻을 것이니,
얻는 데가 멀거나 가까워야만
곧 부처를 얻게 되올지.
曉了諸法事,
當從中外得,
得之爲遠近,
便可立得佛。
다시 겁수(劫數)에 대하여
오래도록 몇 분의 부처를 따라 배워야,
지혜를 이해하고 요체를 얻어
잠시에 변화를 이루겠습니까?
復更於劫數,
久從幾佛受?
解慧而有要,
須臾變化成。
원컨대 자세히 연설하셔서
대중으로 하여금 알게 하소서.
태자와 뭇 사람들이
예배하고 단정히 앉았습니다.
願以具演說,
皆令大衆知,
太子及衆人,
作禮還復坐。
부처님께서 왕녀 이행에게 말씀하셨다.
“법화삼매로 열어 보인 것을 알고자 할 경우,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모든 부처님이 모두 이 산신비유품(散身譬喩品)에서 도를 얻고 진리를 아셨다.”
그 때에 억백천의 하늘들과 범왕과 헤아릴 수 없는 백성과 48만의 보살이 ‘무소종생’을 얻었고, 성문들은 모두 다시 뜻을 내었다.
佛語女利行:“欲知法華之開解所示現也,當來、過去、現在諸佛皆從是散身譬喩品得道知諦。”爾時,有億百千天及諸梵、不可計人民、四十八萬菩薩逮得無所從生;其有聲聞皆更發意。
때에 불상(不想)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오늘의 대중이 법화삼매를 들었사오나, 해설하는 일의 요긴한 비결은 전혀 받지 못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오늘 법화삼매를 말한 것은 모두 수기[訣]를 주되, 겁수가 있고 저마다 스스로의 국토와 처소가 있으므로 다시 말하지 않은 것이다. 그대가 만일 믿지 못한다면 스스로 가서 모두 물어보라.”
時不想菩薩白佛言:“今日大衆聽聞法華三昧解說事要,都未受訣。”佛告菩薩:“今日說法華三昧者,皆以授訣。有劫數、各各自有國土處所,是故不復說耳。若汝不解,自往皆問之。”
때에 태자와 왕녀 이행이 보살의 심중에서 묻고 싶어 하는 것을 말해주고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時太子及女利行卽白菩薩心中所欲問,卽各說偈答報言:
그대는 높은 지혜가 있으면서
어찌하여 요체를 이해하지 못하는가?
惟賢上智慧,
何以不解要?
만일에 구하는 생각 있으면
도무지 지혜를 받지 못하리라.
처소가 있다고 설명하면
법화의 일이라 할 수 없네.
其有求想報,
皆爲不受慧,
當說有處所,
則非法華事。
입으로 말하기를 요구하거나
참으로 높은 소리 듣고자 하면,
그는 본말(本末)을 알지 못하니
말해도 도리어 알지 못하리라.
要當須口說,
欲聽眞高聲,
不解其本末,
語亦俱不知。
도를 닦는 빠른 길 가리키는 것
마치 눈먼 장님과 같은 일이니,
사자의 우렁찬 소리도
오히려 작은 소리라 부르리라.
指示道徑法,
猶若如盲人,
師子之大音,
尚復呼小聲。
수기를 받아 부처를 얻었으나
바른 도에 예배할 줄 알지 못하고,
수기를 받아서 국토 갖는 것
비유컨대 또 다시 허깨비와 같으니
상대할 것 있으면 나가서 응하되
미리부터 생각하지 말 것입니다.
受訣已得佛,
不知禮正道,
受訣有國土,
譬亦如幻化,
有對便出應,
不復預思想。
붙일[附] 것을 보고 교수하여서
과거 현재 미래에 가득히 하나,
신통은 모르는 것 없는 법이니
언설이 있기를 기다리지 않네.
見附住敎授,
彌及去來今,
神通無不知,
不須有言說。
수기를 받은 이 공무(空無)에 있어
고요히 무위에 안정했으나,
항상된 선정은 움직임이 없는 것
사사롭고 미세한 자 알지 못하리라.
受訣在空無,
寂然安無爲,
常定不動轉,
私細人不知。
그렇지 아니할 적에 개연(開演)하면
적정(寂靜)하여 하는 바 없어지니,
이것이 즐거울 바 국토 위에서
청정하게 증득한 것 바르다 하네.
開演於未然,
寂靜無所爲,
是爲所樂國,
淸淨爲證正。
사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이것을 쾌락한 법에 편안하다 하고,
상호로 광명을 시현하면
이것을 부지런히 시현한다 하네.
不念有思想,
是爲快法安,
相好示光明,
是爲勤苦現。
제자와 백성이 있을 때에는
이것을 욕탁(欲濁)에 들었다 하니,
애쓰지 않거나 근념(勤念)치 않으면
모두가 다하여 기멸(起滅)이 없으리라.
弟子有人民,
是爲入欲濁,
不苦不勤念,
都盡不起滅。
이렇게 18만억 게송을 말하니, 보살은 기뻐하며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如是說十八萬億偈報。菩薩卽歡喜,說偈讚曰:
나는 스스로 어리석어서
상인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네.
그러한 말씀과 법을 모르고
도리어 수기를 받지 못했다 하였다네.
我自生愚癡,
不解上人語,
不知其音法,
反呼未受決。
지금 말씀하신 게송의 뜻은
매우 깊어 자세히 말할 수 없으니,
원컨대 본래의 뜻 일으키시어
정신을 함께 하여 의논[參論]합시다.
如今所說偈,
甚深難具陳,
願發本時意,
與神共參論。
때에 태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 모든 현자(賢者)들이 모두 아직도 알지 못하였는데, 좋은 방편으로 알게 하셨습니다.”
時太子白佛言:“今諸賢皆尚不解要,以善權方便開解。”
부처님께서 웃으시니 5색 광명이 가슴과 입에서 나와 시방이 모두 밝아졌다.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은 허망하게 웃지 않으시니, 웃음에 반드시 뜻이 있을 것입니다. 그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佛卽笑,五色光從心口出,十方皆明。阿難白佛:“佛不妄笑,笑必有意。願聞其說。”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대중을 보고 있느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예, 보고 있습니다. 이제 여래께서 물으시면 모두 대답하려니와, 각각 시방에서 교화하여 항하사 대중을 제도하고 모두 부처를 이루게 하옵니다.”
佛語阿難:“汝見大衆不?”阿難答言:“見。今是如來問皆具答,各各在十方敎化,度恒沙等天人民,皆使作佛。”
그 때에 저절로 향기로운 꽃과 7보가 내려, 삼천 대천 세계를 덮어 두루두루 빈 곳이 없었다.
爾時,自然雨香華七寶覆三千大千剎土,而周帀遍無有空處。
부처님은 태자에게 말씀하셨다.
“이 법화삼매로 알 수 있는 사람 몸의 일도 이와 같다.”
그때 헤아릴 수 없는 항하사 백 천 대중이 모두 위없는 진정한 도의 뜻을 내어 무소종생심(無所從生心)을 얻었으며, 무수한 성문이 모두 ‘물러나지 않는 자리’를 얻었다.
佛語太子:“此法華所解人身之事如是。”爾時,不可計恒沙百千人民皆發無上正眞道意,逮無所從生心;無數千聲聞皆逮阿惟越致地。
이때 아난이 꿇어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경의 이름을 무엇이라 부르며, 어떻게 봉행해야 합니까?”
阿難長跪白佛言:“此名何經?云何奉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은 『법화삼매(法華三昧)』라 부르며, 왕녀 이행이 질문한 것이고, 사람의 몸을 해석하고 정식(情識)을 흩는 경의 요집(要集)이다.
佛語阿難:“名『法華三昧』。女利行所問,解人身散情經要集。
사람이 쓰고 외우고 읽으면 80겁에 보시를 행한 것보다 뛰어나며, 공양하고 대하여 꿇어앉으면 보살이 3천억만 겁에 자비를 행한 것보다 나으며, 밝게 알아 차례차례 남에게 가르치면, 항하사 부처님께 공양한 것보다 나을 것이다. 만일 한 번만이라도 이 경을 들은 사람은 생사의 괴로움에 다시 태어나지 않고, 믿지 않고 비방한 자는 지엽말단의 흐름[未流]을 따라가 근본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
若有男女書寫、諷誦讀,勝行檀八十劫;若供養對跪拜者,勝菩薩行慈三千億萬劫;若當曉解展轉相敎,勝供養恒邊沙佛;若有一聞是經者,不復更生死勤苦。不信謗者,此人以隨末流,未復還本。”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에게 이 법화삼매를 부촉[囑]하는 일은 천겁에도 다하지 못할 것이다. 대략 요체를 말했으니 수지하여 쓰고 봉행하되, 한 글자도 빠지지 않게 하고, 구절을 맞추어 바르게 써야 할 것이다.”
태자가 거느린 대중은 소견이 열리어 각각 도의 지혜를 얻으니, 모두가 상수와 같아졌다.
佛語阿難:“囑累汝法華三昧事,千劫尚不能盡。粗說要諦,受書持奉行,勿得減一字,正書句逗相得。”太子所從大衆開解,各得道慧,皆如上首。
그들은 일어나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갔다.
起爲佛作禮而去。
法華三昧經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불설법화삼매경』 1권(ABC, K0113 v9, p.709a01-p.714a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