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인 드래프트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물론, 역대 드래프트 중 가장 기량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역대 최저인 인원인 17명만이 프로에 갔다는 점은 역시 아쉽다. 33명 중 17명인데, 나머지 16명의 선수가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돼야 한다는 점은 씁쓸하기 그지없다. 프로는 냉정하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또 능력 있는 빅맨들이 외면당하는 현실과 학연이 끊이지 않는 점 역시 문제점이다. 그러한 가운데, 예상대로 가드 선수들이 강세를 보였고, 이정석, 이상준, 최승태, 김현중까지 얼리 엔트리가 4명 지명됐다.
울산 모비스 오토몬스
1Pick. 양동근 : 한양대/PG/183cm/1라운드 1순위, KCC로부터 양도받음
KCC에게 R.F 바셋을 임대형식으로 보내고, 무스타파 호프와 올해 1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얻은 모비스. KCC가 전체 1순위의 행운을 안았고 그 양도권이 모비스로 넘어가면서 사실상 모비스가 1순위 지명권을 행사했다. 모비스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결국 한양대의 주전 가드 양동근을 1순위로 낙점 했다. 역시 25%의 확률로 1순위 지명권을 안고 있었던 SK, SBS, 전자랜드 모두 1순위 지명권을 얻으면 연세대 이정석을 뽑을 것이라고 했으나, 모비스만이 이정석과 양동근을 놓고 고심을 했으며 결국에는 양동근을 선택했다.
PG대란에 시달리고 있는 KBL무대에 양동근은 아주 매력 있는 가드다. 물론, PG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일부 팀들에게는 그의 재기 발랄한 플레이 스타일이 눈에 곱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으나 모비스 장일 감독대행을 비롯한 모비스 코칭스탭은 그러한 양동근의 능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양동근은 정통 포인트 가드가 아니다. 포인트 가드에 슈팅 가드로도 활약 할 수 있는 듀얼 가드다. 드리블과 개인기 등이 뛰어나며 이를 바탕으로 한 득점력이 좋은 편이다. 그의 장점도 이러한 부분이며 운동능력에서는 빠른 스피드는 물론 파워도 갖췄다는 평가다. 수비력도 힘을 바탕으로 터프하다. 하지만 3점 능력이 썩 좋은 편이 아니어서 상대가 존디펜스로 나올 시 고전할 여지가 있다. 거기에 모비스와 상충되는 부분이 있는데 워낙에 공격력이 좋고 또 자신도 공격을 먼저 생각하며 플레이하는 느낌을 주는데 우지원, 김동우 등과 잘 맞을 지가 걱정이다. 그러나 요즘 KBL에는 공격형 가드가 득세하는 상황이고 또 양동근이 시야가 넓어 패스에도 자질이 뛰어나며, 성실함까지 갖췄기에 빠르게 모비스에 녹아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비스에게 아쉬운 점은 2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점인데, 우지원을 빼면은 전문 슈터가 그다지 없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현수와 김경범 같은 슈터를 외면한 것은 아쉬운 처사로 남는다.
안양 SBS 스타즈
1Pick. 이정석 : 연세대/PG/182cm/1라운드 2순위
SBS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SBS는 망설임 없이 이정석을 호명했다. 그간 PG대란의 대표적인 피해 구단이었던 SBS는 연세대 3학년을 마치고 얼리 엔트리를 신청한 이번 드래프트 유력한 1순위 지명 후보였던 이정석을 2순위로 지명하며 내년 시즌, PG 부재를 덜 수 있는 기대감을 부풀게 됐다.
이정석은 정통 포인트 가드임과 동시에 공격력과 수비력을 모두 갖춘 선수다. 대학 1학년 때부터 연세대의 주전 자리를 꿰찰 정도로 기본 자질 역시 뛰어난 편이다. 힘과 스피드도 괜찮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돌파력에 있는데, 상대를 앞에 두고 날카롭게 드라이브 인 해 올려놓는 레이업이 그의 주무기다. 돌파를 비롯해 오픈 찬스가 나면 과감히 3점도 꽂아 넣을 수 있다. 양동근이 비교적 3점슛에 약한 것에 비하면 이정석은 오픈 찬스에서는 놓치지 않을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가 드래프트 직전에 양동근 보다 좀 더 높게 평가받은 이유이기도 했다. 또 슈터들을 살릴 수 있는 볼 배급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양희승, 김희선에 내년 시즌 돌아올 김성철까지 슛에 능한 선수가 SBS에 많기에 이정석의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패싱력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격력과 패싱력 등 포인트 가드가 갖춰야 할 모든 부분을 갖추고 있는 선수임에는 틀림없지만 볼을 끄는 시간이 길다는 것이 그의 유일한 단점이다. 대학 시절에는 지나치게 1대1을 고집한 적이 자주 있었으며 이정석의 스타일이 비교적 볼을 오래 가진 상태에서 빛을 발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팀이 SBS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가 굳이 스타일 변화를 감행할 필요까지는 없어 보인다. 김희선을 제외하면 드리블에 뛰어난, 그러니깐 하프코트까지 볼을 안정적으로 운반할 수 있는 선수가 SBS에 많지 않기에 이정석 스타일대로 프로 무대에 뛰어들어도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허나, 이정석에게는 연세대 선배로 군에서 제대하는 전 SBS 주전 가드 은희석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당면과제가 있다. 그 경쟁에서 이긴다면 이정석의 앞날은 더욱 창창할 것으로 보인다.
3순위 지명권을 얻은 SK는 내년 시즌, 기존의 황성인, 이세범에다가 임재현까지 가세해 가드 진이 포화상태가 되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윤 감독은 성균관대의 포인트 가드 임효성을 지명했다. 이상윤 감독 나름대로 생각이 있을 것으로 보이고, 2라운드에서 뽑은 강윤식은 백업 보강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대학 무대에서 가장 빠른 스피드를 자랑했던 임효성은 장점의 말한 대로 스피드에 있다. 빠른 스피드에 악착같은 수비 그리고 상대에게 주눅 들지 않는 패기도 있으며, 넓은 시야의 안정된 리딩력도 받쳐준다. 하지만 포인트 가드임에도 불구하고 3점슛 능력이 거의 없다. 지난해 농구대잔치에서 그는 3점슛 14개를 던져 2개를 성공시키는 데 그쳤으며 이는 그의 최대 약점으로 부각되고 말았다. 전체적인 야투 성공률도 떨어지는 편이다. 리딩력이 있다고 해도 슛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프로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SK에 포인트 가드 교통정리가 일어나야, 임효성은 일정한 플레잉 타임을 부여받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지명된 명지대 센터 강윤식 역시 백업용으로 쓰일 전망이다. 힘이 좋고 용병들에게 안 밀릴 수비 능력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된다. 기존의 백업 빅맨이었던 이한권과 김종학이 올 시즌 후, 군에 입대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플레잉 타임을 얻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드래프트 복이 없기로 소문난 전자랜드는 애석하게도 같은 25%의 1순위 확률을 지니고 있었지만 결국에는 4순위를 얻는데 그쳤다. 전자랜드는 팀의 고질적 문제인 포인트 가드를 지명할 것으로 보였으나 의외로 경희대 슈터 김도수와 천일환을 지명했다. 유재학 감독의 눈에는 김현중, 한상민, 김상영이 곱게 보이지 않았을까? 전자랜드는 괜찮은 포인트 가드들을 포기해 또 다시 많은 팬들의 비난을 받게 됐다. 또 이미 문경은, 김훈 등으로 구성돼 전력 누수가 없는 슈터 진에 두 명의 슈터를 포함시켰기에 팬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일 것이다. 그렇기에 시즌 후 교통정리도 예상된다.
4순위로 지명된 김도수는 분명 괜찮은 선수이다. 전자랜드의 의외의 픽 때문에 그가 저평가 되는 부분이 있기도 한데 대학 무대에서 장신슈터로 이름을 날렸던 유능한 선수이다. 확률 높은 3점포와 득점력을 갖추고 있으며, 가드 경력도 있기에 볼 핸들링에도 능하다. 자신의 말대로 근성이 조금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아 있으나 다용도로 쓰일 수 있다. 즉시 전력감이기에 슈터가 부족한 팀에 갔더라면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받았을 테지만 전자랜드이기에 얼마만큼의 플레잉 타임을 얻을지 의문이다. 물론, 최근 전자랜드의 백업 진이 부족하다고는 하지만 김훈도 많은 출전 시간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김도수로서는 부단한 노력이 촉구된다. 빠르고 궂은 일 열심히 하는 선수로 평가되는 천일환 역시 많은 플레잉 타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산 KTF 매직윙스
1Pick. 김성현 : 한양대/SF/191cm/1라운드 5순위
KTF의 선택은 한양대의 스윙맨 김성현이었다. 진경석이 상무에 입대할 예정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포워드 쪽이 빌 수 있기 때문에 KTF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은 현주엽을 제외하고 나면 마땅한 빅맨이 없는 것을 생각한다면 2라운드에 좋은 백업 빅맨인 이정호, 남호진 같은 선수를 뽑았으면 더 좋은 드래프트가 되지 않았나 싶은데 아쉬운 부분이다. 아니면 손규완을 제외하면 마땅한 슈터가 없는 것을 감안해 이현수, 김경범 같은 선수도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지난해 농구대잔치에서 연세대의 연승 행진을 저지하며 주가가 폭등한 김성현은 빠른 슛 타임을 앞세운 3점포와 탄력을 바탕으로 한 힘있는 플레이가 장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춘수 한양대 감독의 말처럼 KBL무대에도 김성현 같은 탄력 좋고 슛 좋은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재능 있는 선수다. 몸싸움이 약하다고는 하지만 KTF에서 키 식스맨으로의 활약이 가능할 전망이다.
괜찮은 드래프트를 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선수층이 두터워 지명된 선수들이 얼마만큼의 플레잉 타임을 얻을지는 의문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괜찮은 픽이었다. 1라운드에서 포인트 가드를 뽑지 않나 싶었지만 연세대 장신 슈터 이상준을 지명해 양경민, 신종석으로 구성된 포워드 진의 무게를 더했다. 현재 TG삼보의 가드 진이 얇은 것을 생각할 때 약간은 의아한 픽이었지만 2라운드에서 경희대 포인트 가드 한상민을 뽑아 백코트 진도 강화했다.
슛 터치가 좋고 수비도 수준급이란 것을 생각하면 이상준의 선택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괜찮은 픽임에 틀림없다. 정훈이 올 시즌을 마치고 군에 입대하기에 양경민-신종석 라인으로 한 시즌 내내 치른다는 것은 무리한 감이 있고 양경민의 나이도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현재 이동준처럼 이상준 역시 한동안 플레잉 타임을 많이 부여받지 못할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동준도 그러하고 이상준도 TG삼보가 장기적으로 생각하는 프로젝트로 보이는데 당장의 효과보다는 먼 미래를 내다본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정재호 때문에 저평가 되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던 한상민은 빠르고 볼을 배급할 줄 아는 선수이기에 신기성-허재로 이루어져 체력적으로 부족한 TG삼보의 가드 진을 강화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을 모았던 최승태의 둥지는 KCC가 됐다. 앞 순위의 많은 팀들이 최승태의 부상 회복에 대해 믿음이 확실치 않고, 당장의 성적을 걱정해 그를 외면한 것으로 보이나 KCC라면 최승태를 기다려 줄 수 있고, 플레이 스타일도 KCC와 잘 맞는 것으로 보인다. 많이 미끄러진 것 같지만 KCC로서도, 최승태로서도 만족스러운 드래프트임에 틀림없다.
포인트 가드와 슈팅 가드 거기에 스몰 포워드까지 넘나들 수 있는, 잠재력이 엄청난 최승태의 KCC행은 신선우 감독으로서도 매우 만족스러울 것이다. 조성원, 이상민, 추승균 등 주전들의 나이가 많고, 장기적으로 생각했을 때 최승태는 KCC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선수가 될 수도 있는 자질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연세대 1학년 시절, MBC 대학연맹전에서 조상현의 1학년 때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방성윤을 제치고 최우수 신인상을 차지할 정도로 최승태는 재능이 뛰어난 선수다. 앞서 말한 대로 1-3번을 넘나들 수 있을 정도로 다재다능 하고, 슛, 패스, 리바운드 등 어느 하나 모자라는 것이 없다는 평가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도 좋은 선수다. 하지만 1학년 때 당한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인해 한참 기량을 쌓을 때 부상을 당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었다. 재활훈련을 거치고 다시 복귀했지만 지난 농구대잔치에서는 무릎 부상을 당했다. 한마디로 재능은 뛰어난 선수이지만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말로 풀이된다. 결국 그의 최대의 적은 바로 잦은 '부상'이다. 그로 인해 이번 드래프트에 앞서 열린 트라이아웃에서도 참가하지 못했고, 앞 순위의 팀들 역시 그러한 부분을 염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워낙에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이기에 신선우 감독도 지나치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다행히 부상 회복 속도가 빠르고 최승태 자신의 의지도 강하기에 부상이 완치되고 프로에 적응한다면 무서운 선수가 될 수 있다. 앞 순위의 몇몇 팀들은 최승태의 재능과 가능성을 높이 사면서도, 부상이 회복되는 시간 혹은 당장의 성적을 걱정해 그를 그냥 보냈는데, 다행히 KCC는 최승태를 기다려 줄 수 있는 팀이라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최승태 개인적으로도 만족스러울 것으로 생각된다. 일단은 부상 회복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2라운드에서 뽑힌 이항범은 이번 드래프트 최고의 신데렐라다. 홍대부고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등 약간은 방황의 나날을 보냈다는 이항범은 168cm라는 KBL 최단신 키, 한 번 낙방된 경험, 고졸 출신이라는 불리한 점을 딛고 KCC의 부름을 받았다. 운동능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있지만 아직 이 선수가 어떻다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다. 하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농구에 대한 의지로 농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KBL에 노크한 그의 파이팅과 끈기 하나만큼은 높게 평가해야 할 듯 싶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대학 최고 슈터였던 박종천을 지명하고도 여전히 슈터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은 이번 드래프트에서도 슈터를 우선 지명했다. 1라운드에서 경희대 슈터 박진열을 지명했고, 2라운드에서 고려대 포워드 이병윤을 지명했다.
포워드로서는 키가 약간 작은 것이 흠인 박진열은 한 방과 폭발력이 있는 선수로 평가되고 있다. 슛 거리가 길면서도 정확성이 있는 편이고, 힘을 앞세운 수비도 괜찮다. 이병윤은 탄력과 개인기가 좋은 선수다. 큰 신장에도 가드 못지 않은 드리블을 자랑한다. 수비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괜찮다. 하지만 3점슛 성공률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은 고쳐야 할 점이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삼성의 슈터 부재를 치유할 수 있을지 의문이며 이들이 어느 정도의 플레잉 타임을 얻을 지도 미지수다. 오히려 개인적으로 앞서 말한 대로 이현수 같은 슈터들을 왜 지나쳤는지 의문이다. 이번에 픽 된 두 선수로는 삼성은 슈터 부재를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LG가 이번 드래프트에서 가장 보강해야 할 부분은 포인트 가드였다. 그런데 김태환 감독은 1라운드에서 김현중을 지나쳐버렸다. 전형수, 정선규, 김경록 등이 군에 입대하고, 시즌 후 강동희, 조우현의 거취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험용으로 LG는 연세대 슈터 이정협을 1라운드에서 지명한 것으로 보이고, 2라운드에서 중앙대 장신 가드 김상영을 지명해 가드 진을 강화시켰다.
연세대 01학번에 밀려 많은 출전 시간이 없어 자신을 증명하는 데 애를 먹었던 이정협은 장신 슈터로 기본 자질은 있는 것으로 평가되나 역시 확실하게 검증된 것은 없다. 기본 재량은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얼마만큼 중용을 받을지 의문이다. 중앙대 김상영은 큰 신장에 포인트 가드라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장신이라는 이점이 있지만 슛 거리가 짧고 부상 등으로 인해 제대로 검증 받지 못한 것이 문제다. 아직 강동희의 시즌 후 거취가 유보적이기에 아직 그가 어느 정도 중용 받을 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백업 포인트 가드로 어느 정도 플레잉 타임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지난해 드래프트에 이어 2년 연속 순위 대비 대박이다. 박지현, 이현준, 문혁주 등이 올 시즌 후, 군에 입대하면서 생기는 전력 누수를 이번에 뽑은 두 선수로 어느 정도 상쇄시킬 수 있지 않나 싶다. 1라운드에서 고려대 빅맨 백인선을 뽑아 골 밑을 강화했고, 2라운드에서 의외로 지명 순위가 밀린 김승현의 직속후배 김현중을 지명해, 박지현이 빠져 누수가 생긴 가드 진을 강화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1라운드에서 뽑은 백인선은 몸이 단단하며, 미들 슛이 최대 장점인 선수다. 리바운드 역시 뒤쳐지지 않는다. 스피드가 대단히 빠른 것은 아니지만 빅맨치고는 괜찮은 편이기에 오리온스의 빠른 농구에 적응할 가능성도 어느 정도 있다. 이은호가 발이 느리고 활동폭이 좁기에 많은 출전 시간을 얻지 못하고 있지만 백인선은 나름대로 활동폭이 넓으며 기동력도 있기에 백업으로 이만한 선수는 없어 보인다. 또 일명 '주워 먹기'식의 득점이 가능한 선수가 백인선인데, 고려대 시절에는 그에게 볼을 잘 공급해 줄 선수가 없어서 그런 능력이 희석된 부분이 있다. 수비 능력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겠지만 공격적인 측면에서는 오리온스에 어울리는 선수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오히려 수비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용병 수비가 가능한 빅맨인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김현중이 2라운드까지 미끄러진 것은 역시 의문점이다. 상위 순번에 지명될 것으로 예상됐던 그가 2라운드까지 떨어진 것은 많은 이들을 의아하게 만든다. 아직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많이 순위가 많이 떨어진 같은데 기본 자질이 있는 선수임에 틀림없다. 김승현의 송도고-동국대 후배인 김현중은 송도고 故전규삼 할아버지의 마지막 세대로 기본기가 탄탄한 것이 최대 장점이다. 드리블, 슛, 패스 모두 안정적이며 스피드도 뛰어나다. 리딩 능력이 의문시되는데 이런 점은 천천히 배워나가야 할 점이다. 물론 김현중이 좋은 선수임에는 틀림없으나, 박지현의 공백을 말끔히 해소시켜 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이번 드래프트의 아쉬운 점
첫째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역시 능력 있는 빅맨들이 프로로부터 외면당했다는 점이다. 기동력과 안정적인 슛 터치를 가지고 있던 성균관대 이정호, 허슬 플레이가 돋보이는 건국대 남호진, 묵묵히 제 몫 해내는 경희대 어수훈, 205cm 얼리 엔트리 건국대 백천웅 등 대학 무대에서 경쟁력 있었던 빅맨들이 모두 실업자가 되고 말았다. 재능 있는 빅맨들을 죽이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누가 센터나 파워 포워드 하려고 하겠는가. 아무리 노력해도 프로에서 받아주지 않는 이 현실을 보고도 말인가. 장기적으로 생각하자. 더 이상 가드나 슈터들만이 득세해서는 옳지 않다. 솔직히 앞서 말한 빅맨들 모두 김주성 같은 특급은 결코 아니지만 나름대로 가치가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프로 팀들은 가드나 슈터들을 뽑기에만 급급했다. 왜냐하면 용병들로 포스트를 채우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생각해서는 절대 옳지 못하다. 용병제도로 인한 이점은 이제 얻을 만큼 얻었다. 용병을 하나로 줄이거나 안 되면 예전처럼 장신, 단신으로라도 구분했으면 한다. 이렇게 빅맨들이 죽어 가는 거 차마 보지 못하겠다.
둘째로, 여전히 '학연'이 단절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콕 집어서 말하기는 그렇지만 드래프트장 여기저기서 흘러나온 소리는 여전히 학연에 의해 적당히 해도 뽑히고, 아무리 노력해도 뽑히지 않는다는 소리였다. "상표가 달라도 다르다"는 말, 괜한 소리가 아니다. 또 몇몇 팀 감독들이 모교 선수들을 고르는 게 눈에 띌 정도였다. 이러한 드래프트 현실. 절대로 지양 되야 한다. 뼈빠지게 노력해도 지명되지 않을 때의 선수의 기분은 어떠하고, 그러한 선수를 키워낸 비명문대 감독들의 기분은 어떠할까. 많은 고교 선수들이 왜 명문대를 선호하는지는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또 한 번 느껴야 했다.
마지막으로 드래프트 2라운드도 채 채우지 못한 부분도 아쉽다. 물론, 이번 드래프트의 레벨이 다른 때보다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뒤끝이 영 찜찜하다. 특히 빅맨들을 비롯해 이현수(건국대), 김경범(성균관대) 등과 같이 유능한 선수들이 지명되지 못했다는 부분이 더욱더 그러하며, 올해는 최소 인원 17명만이 지명됐다. 올 드래프트 현장에서도 지명 받지 못한 선수들과 선수들 부모님들의 울음소리와 눈물이 난무했다. 올해는 특히 다른 해 보다 더욱 더 그러하다.
드래프트 현장이 눈물로 가득 차는 이 현실이 정말 씁쓸하기만 하다.
출처 : 점프볼의 이상학 님
이전의 어떤분께서 퍼오셨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웹 서핑하다 퍼왔습니다.
각팀의 드래프트에 대한 결과와 비교해서 보면 잼있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2-3문단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용병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가슴이 아프군요...205cm 의 장신이 실업자가 되는 -_-;;;; 현실이 가슴 아픕니다. 물론 어떤 분께서는 느리고 제대로 뛰지도 못하고 기술도 안좋은 녀석 프로에서 도태되는 모습을 보고 나오지도 못하느니 안뽑히는게 낫다라는 생각을 하실지도 모르지만.... 가능성이라는 것들이
사라져버리는 현실에서 자라나는 중고교 농구선수들은 한숨쉬며 농구를 포기하거나
타 종목으로의 전환을 시도할지도 모르고 또 이미 많은 선수들이 그랬을수도 있습니다.
빛이있는 곳의 반대편에는 어둠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셨으면 좋겠구요....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부치면 KBL 에 수준높은 용병이 20명이 들어오고 그들의 수준이
nba선수와 동급 혹은 그 이상이라고 해서 KBL의 플레이의 수준은 높아질지 모르나 경기의 수준이 높아진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에따라 수많은 농구선수들이 꿈을 잃고
또 버리기도 합니다. 그에따라 농구 라는 스포츠는 점점 엘리트화되어가구요...대학교 빅맨들은
외곽쏘기 바쁘구요....결국 우리나라농구의 대외적인 경쟁력에서는 문제가 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농구대잔치도 잼있지 않았습니까?? ^^ 쌩뚱맞게 용병제도 보완 혹은 개선을 외치게 되었네요^^
첫댓글 KBL이 좀더 커지려면 2부리그 같은게 하나 생기는것도 좋을텐데요. 드래프트안된 재능있는 선수들 위주로..그리고 대학팀들과 같이 농구대잔치를? (구단주는..중소기업이나 돈많은 개인?)음. 현재상황으로 봐서 실현가능성은 적지만.. 상상해봅니다.
삼성은 매년 경희대출신만 뽑네...
전랜에서 뽑아가야 할 임효성을 SK가 쓰지도 않을거면서 왜 데려간것인지,,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임효성은 슛이 별로지만,,그외에 부분에서는 이정석이나,양동근에 비해 나으면 나았지 못하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더 아쉽습니다,,특히 수비가 좋죠
아니요. 임효성선수는 크게 좋아보이는 선수는 아닌거같습니다. 양동근,이정석에 비해 그것이 크게 떨어지죠. 전자랜드로써는 문경은나이를 고려해서 양동근,이정석을 뽑지 못했다면 김도수나 이상준을 뽑는게 순리였죠.
김도수는 시즌막판보여준 모습이 충분히 내년시즌에 희망을 가질수 있도록 해주었고, 결국엔 대학최고의 가드 정재호를 낚게 되었죠. B급가드 이상으로 성장한 박상률도 볼수 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