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틈이 사장님에게 안부를 묻고 근황을 나눴다.
허브빌리지에서 만든 제품이 백화점에 들어가면서 족욕 일정은 한 차례 미뤄졌다.
그러다 감악산 축제 준비로 다시 일정을 잡기 어려웠다.
기다리던 중 사장님의 답장이 왔다.
“아무래도 하반기에는 우성 씨가 족욕을 하기 어려울 듯해요.
생각지 못한 행사가 많이 잡혀서 농장에 있는 날이 거의 없네요.”
족욕을 쉬더라도 사장님과의 관계는 이어 가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권우성 씨와 이야기했다.
마침 물리치료사 도은주 선생님이 가정에서 사용하던 족욕기를 선물해 주셨다.
집에서도 따뜻한 물에 발을 담글 수 있었다.
족욕물에 넣을 아로마 오일을 생각하다 허브빌리지가 떠올랐다.
재료를 사기 위한 구실로 사장님에게 연락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감악산 축제 준비로 바쁘시죠?
요즘 아침저녁으로 기온 차가 큰데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우성 씨는 최근 족욕기를 마련해서 집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에 넣을 아로마 오일을 궁리하다가 연락드렸습니다.”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우성 씨에게도 안부 전해 주세요.
제가 바빠서 만나지 못해 아쉽네요.
라벤더 오일은 다음 주에 들어오고 이외 다른 종류는 카페에 있어요.”
“그러면 오늘 허브빌리지에 들러서 오일을 구경하다 갈게요.”
사장님과 잠시라도 얼굴을 마주치기 바라며 길을 나섰다.
도착했을 땐 외출 중이셔서 만나지 못했다.
대신 카페에 들러 여러 종류의 아로마 오일을 살펴봤다.
라벤더를 제외하고도 선택할 수 있는 향이 많았다.
“우성 씨, 오일 종류가 다양하네요.
제가 손등에 조금 묻혀 줄게요.
향을 맡아 봐요.”
카페에 다른 손님이 없어 하나씩 살펴봤다.
처음에는 권우성 씨 오른 손등에 오일을 묻혀 향을 맡을 수 있게 권했다.
손을 밀어내기에 다른 방법을 권했다.
직원의 손등에 오일을 묻혔다.
코 가까이 가져가니 냄새를 맡았다.
손을 거둔 뒤에도 향이 남은 쪽으로 코를 가까이 대려는 모습이 보였다.
일랑일랑, 마조람, 레몬, 티트리, 유칼립투스 라디에타, 페퍼민트 등 일곱 가지 향을 차례로 맡아 보았다.
그중 일랑일랑, 페퍼민트, 레몬을 맡을 때 손등이 멀어지는 방향으로 얼굴을 움직이는 듯 보였다.
이외 다른 향에서는 고개를 돌렸다.
일곱 번의 모습을 살펴보며 세 가지 향을 골랐다.
특히 레몬 향을 맡을 때 반복해서 코를 가까이 대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다.
“우성 씨, 일곱 가지 오일 중에서 일랑일랑, 페퍼민트, 레몬 향을 맡을 때 얼굴을 가까이 내미는 듯 보였어요.
저의 짐작이 우성 씨의 마음과 비슷할까요?
오늘 좋아하는 향이 내일은 다를 수 있다.
이번 선택을 정답처럼 여기기보다 그때그때 물으며 알아 가고 싶다.
어떤 선택이라도 권우성 씨가 느끼고 표현하는 모습을 살피며 궁리하기 바랐다.
오일을 고르고 돌아서려는데 벌꿀 상자도 눈에 들어왔다.
“우성 씨, 여기 벌꿀도 파네요.
할머니가 좋아하시면 하나 사 갈까요?
요즘처럼 아침저녁으로 쌀쌀할 때 따뜻한 물에 타 드시면 좋겠어요. 전화해서 여쭤볼까요?”
카페 직원에게 물으니 북상에서 양봉한 꿀이라고 했다.
지역에서 만든 상품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카페 의자에 앉아 전화를 걸었다.
“할머니, 안녕하세요.
오늘은 우성 씨가 알고 지내는 사장님이 운영하는 허브빌리지에 왔어요.
여기서 벌꿀도 판매하는데 좋아하신다면 하나 사 가려고요.
북상에서 양봉한 꿀이라고 하네요.”
“아이고, 비쌀 텐데….”
“지역에서 만든 거라 가격도 괜찮아요.
요즘 아침저녁으로 바람도 차니 따뜻한 물에 타 드시면 좋겠어요.”
“좋아하긴 하는데…. 매번 우성이한테 받기만 해서 우째요.”
할머니에게 명절 선물을 무엇으로 드릴지 아버지와 의논했지만,
아직 정하지 못한 터라 더욱 반가운 소식이었다.
선택한 아로마 오일과 벌꿀은 허브빌리지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사장님에게 보냈다.
“허브빌리지에 들러 아로마 오일을 샀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다가 벌꿀도 있어서 우성 씨가 할머니께 드릴 추석 선물도 챙겼네요.
좋은 상품을 판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바빠서 못 만났네요. 감사합니다.”
그동안 족욕을 하며 만나던 관계가 다른 모습으로 이어지는 듯했다.
사장님의 바쁜 일상을 헤아리며 안부를 묻고 이런 저런 구실로 찾아갔다.
앞으로도 관계를 살피며,
권우성 씨의 일상에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어지게 돕고 싶다.
2026년 9월 9일 수요일, 정예찬
마지막 문단에서 정예찬 선생님의 뜻을 다시금 확인합니다. 사회사업가로서 정예찬 선생님이 의도하여 시선을 두려는 바가 사회사업가로서 우리가 마땅히 좇아야 하는 바와 일치한다고 느낍니다. 그러자면 실천도 기록도 곧 정합해지는 것이겠고요. 정진호
허브빌리지는 우성 씨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네요. 족욕도 하고 허브향을 맡을 수 있고…. 힐링 장소…. 신아름
사장님과 관계를 이어 가려는 뜻이 귀하고, 이런 저런 구실로 소식하고 만나게 거드니 고맙습니다. 우성 씨 좋아할 만한 향을 선택하게 돕는 과정이 인상 깊습니다. 무슨 일이든 우성 씨 일이게 도우니 고맙습니다. 월평
권우성, 취미(허브빌리지) 26-1, 사장님과 새해 계획 의논
권우성, 취미(허브빌리지) 26-2, 허브빌리지에서 새해 첫 족욕
권우성, 취미(허브빌리지) 26-3, 사장님과 저녁 식사
권우성, 취미(허브빌리지) 26-4, 관계를 이어 갈 가능성
권우성, 취미(허브빌리지) 26-5, 잠시 얼굴만 봐도 기쁜 사이
권우성, 취미(허브빌리지) 26-6, 산책길의 이웃
첫댓글 “우성 씨, 일곱 가지 오일 중에서 일랑일랑, 페퍼민트, 레몬 향을 맡을 때 얼굴을 가까이 내미는 듯 보였어요. 저의 짐작이 우성 씨의 마음과 비슷할까요?"
정예찬 선생님, 권우성 씨가 마음에 드는 오일을 잘 고를 수 있도록 거들어줘서 고맙습니다. 권우성 씨는 정예찬 선생님의 짐작을 응원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