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관의 싸늘한 등불 아래 홀로 잠 못이르니
나그네 마음 어찌하여 처량해지는고
고향은 오늘따라 더욱 멀게만 느껴지고
수심에 찬 귀밑 머리는 내일 아침이면
또 한살을 먹는구나
섣달 금날에라는 당나라 시인 고적의 한시입니다
고향을 가고싶어도 못가는긴지 안가는긴지...
고향을 그리워하며 섣달그뭄에 지은 한시라카네예 ... ...
음력 1월 1일
정월 초하루... ...
우리는 이날을 설날이라고 부른다
전날 저녁을 섣달 그믐이라고 하던데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된다고
호롱불을 밤새도록 켜두고 잠을 설친적이 있었고
정월초하루 아침
무수마가 먼저 큰집을 방문해야한다고
잠도 못잔 나를 큰집으로 보내는
어무이의 추상같은 명령이
찬바람부는 골안에 있는
큰집으로가는길도 넘넘하게 했는데 ...
지금 만약에 그렇게 했다면
남존여비사상의 꼰대라꼬
손가락질하겠지만 옛날에는 그래도 그것이 좋았다
왜냐하면 맨날 천날 행님주봉 쭈라가
얻어 입고 댕기는 날이 많았는데
설날에는 그래도 골땡주봉이라도 새로사입고
베신도 새로신고가는 길이 즐거웠던기억이다
큰집에 가서 사랑채 할배한테 절하고
큰엄마 큰아부지에게 새배하고 집으로 와서
댕기왔다고 보고드리고
문지방에 언차놓은 떡국한그릇 하고
큰집으로 제사지내로갔던기억이 생생하다
설날이되면 집집마다 새배하러댕기면서
농주한종재기 얻어먹곤했던 기억들
참 우리세대에는 소중한 추억이었는데
요새는 차례마저 생략하는
세대로 진입하는것을보면
참 세월이 흘러 시류에
마차가 사는것도 편한것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때 걸어댕기면서
동네어르신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한마디
설 잘쇠라는 격려의 말씀이 생각이난다
그래서 인터넷 디비가
찾아보니 다 이유가 있었네 ... ...
설은 사린다, 사간다 란 옛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삼가다, 조심하다 의 뜻을 가지고 있으며
쇠다(우리는 시다로 한것같은데 ...) 는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여
나쁜 기운을 쫓아낸다는 뜻이다카네 ... ...
이렇게 심오한 뜨시 있었는것도 모리고 ... ...
설잘시라는뜻은 일년 내내 탈 없이
잘 지낼 수 있도록 행동을 조심하라는
깊은 뜻이 내포되어있다고 ...
설며칠전부터 떡국꾸리 뺀다꼬
방앗간에서 줄서던일이며
뺀 떡꾹꾸리 를 약간 꼬들꼬들하게 말라가
성걸어야 잘설겅리니까
정지에 있는 살강에 언차놓고 하루이틀 말리는데
살강에 언차놓은 떡꾹꾸리 째배묵다가
엄마한테 대덩키가 혼났던 시절도 인자 없겠지 ... ...
설날에 와 떡국을 묵는고하니
떡국은 나이 한 살 더 먹으라는 게 아니라
희고 뽀얗게 새로이 태어나라고
만든 음식이라카네...
순백의 떡과 국물로 지난 해
묵은 때를 씻어 버리는 것이라고 ... ...
하기사 요새 묵은때가 어디있겠노 ?
천날 만날 목욕탕에서 때베끼는데
옛날에는 전날 한림정 목욕탕에
목욕가는기 큰일이었는데 ... ...
설명절에 줄서가 댕기던
성묘의 풍습도 인자는
간소화되고 마을 꿀뚝에서
피어오르던 하이얀 연기는
추억이 된지 오래되었네 ... ...
설명절에 볼끼라꼬
베라던 손주도 며칠전에
뱅기표엄따고 미리 댕기가뿌고
큰집에서 차례지내로 가도 인자 질부들 손녀들이
많아서 빨리 자리를 피해주는 것이
좋을듯하여 아파트로오니
평상시보다 더 썰렁하다
아파트 정원에 핀 홍매가 시부지기 쪼개길레
담았는데 혼지보기 아까버서 몇컷 올려봅니다
새로운 시작 갑진년 갑진 한해가 되엉야 할낀데 ...
새해 건강하시고 복된 한해 되이소 ... ...
설날에 설설 설레바리까서 미안합니더 ... ...
사진중 명자꽃한송이 있고
우리 문중 가족묘전경입니다 ... ...
내가 가야할곳도 여기에 있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