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6대 황제 현종(玄宗)은 45년(712~756)의
재위 기간 동안 초기에 할머니 측천무후가 어지럽힌
국정을 바로잡아 나라를 안정시키는 등 여러모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30년 가까이 선정을 베풀어 이 기간을 "개원의 치(治)"라고
부릅니다. 현종의 곁에는 요숭, 한휴, 송경, 장구령, 등
유능한 충신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직언을 서슴지
않았으며 황제의 통치를 보좌했던 명재상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재위 후반기인 천보(天寶) 시대에 현종의
모습은 완전히 딴판이었습니다. 사랑하던 아내 무혜비가
죽자 심한 우울증에 빠졌습니다.
조정에서는 현종을 위해 온 나라 안의 미녀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일을 맡은 고역사(高力士)는
외모뿐 아니라 교양 있고 예술도 아는 여자를 좋아하는
현종의 취향을 잘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은밀히
한 여자를 발탁해서 그녀를 현종의 술자리로 불러냈습니다.
56세의 현종은 22세의 그녀에게 반해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양옥환(楊玉環)으로 세상을 떠난
무혜비와의 사이에서 낳은 18번째 아들 수왕의 아내,
즉 며느리였던 것입니다.
이후 양옥환은 27세가 되던 해 귀비 책봉을 받아
양귀비(楊貴妃)가 되었습니다. 후궁 최고의 품계인
귀비는 황후 다음 가는 신분이었지만 그동안 황후의
자리가 비어 있었기에 양귀비가 실질적인 황후 노릇을
했습니다.
양귀비는 서시, 왕소군, 초선과 더불어 중국의 4대
미녀 중 한 사람으로 꼽힙니다. 사람의 마음을 미혹하고
중독시키는 아편의 원료인 꽃에 양귀비란 이름을
붙인 걸 보면 그녀의 미모는 치명적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양귀비에 빠진 현종은 그 후로 더 이상 국정을
돌보지 않고 환락에 빠져 살았습니다. 남달랐던
총명함도 점차 흐려져갔고 충신들은 하나둘 사라지고
그의 곁에는 간신배들로 채워졌습니다. 이로써 세계
역사에 빛나는 대당제국도 망국의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이때 이임보라는 희대의 간신이 등장합니다. 그는
환관에게 뇌물을 바친 인연으로 양귀비에게 들러붙어
현종의 환심을 산 뒤 재상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됩니다.
모략, 위선, 술수의 귀재였던 그는 겉으로는 모든
사람에게 깍듯이 대하며 얼굴에 미소를 띠고 온화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양귀비를 조종해 독재정치를 펴던 이임보는 현종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던 충신이자 가장 강력한 정치적
맞수였던 장구령(張九齡)도 갖은 중상모략으로
좌천시켜 버렸습니다.
이임보가 밤새 그의 서재 언월당(偃月堂) 안에
들어앉았다 하면 그다음 날 반드시 누군가가 죄를
뒤집어쓰고 죽거나 감옥에 들어갔습니다.
그가 겉과 속이 다른 인물임을 알게 된 조정의 모든
사람과 황태자도 그를 두려워했습니다. 심지어
훗날 난을 일으키는 안록산(安祿山)조차 이임보를
두려워해 그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거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무려 17년 동안 재상 자리에 앉아
죽는 날까지 현종의 눈과 귀를 가려 당나라를
망쳐놓은 간신이었습니다.
증선지(曾先之)가 엮은 중국 고대 역사서
십팔사략(十八史略)에는 이임보를 이렇게 평했습니다.
"이임보는 권세와 지위가 자신을 압박할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질투했다. 그들을 여러 가지 계책을
써서 제거하고, 자신보다 능력이 뛰어나거나 현명한
사람들을 배척하고 억눌렀다. 그는 성격이 매우
음흉한 사람이다. 그런 그를 보고 사람들은 '입에는
꿀이 있고 배에는 칼이 있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나온 말이 구밀복검(口蜜腹劍)으로 "겉은
웃는 낯이지만 속으로는 사람을 해칠 생각을 품고
있음"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이임보가 죽고 나자 양귀비의 사촌오빠 양국충이
권력을 잡고 이임보의 잘못들을 낱낱이 고했습니다.
그제야 현종은 죽은 이임보의 모든 지위와 재산을
박탈하고 부관참시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4년 뒤 안록산의 난이 일어나면서 현종은 비참하게
황제 자리를 내놓아야 했습니다.
역사의 굽이굽이마다 항상 간신이 나오게 돼 있습니다.
이런 간자(姦者)를 살펴볼 줄 아는 국민이 되어야
언제나 나라가 튼튼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도
민초나 그저 백성이 아니라 사람을 잘 보고 감시하는
훌륭한 시민이기를 바랍니다. 나라일에 관심이 없으면
결국 가장 저질적인 인간들에게 지배당하고 노예처럼
살아야 합니다.
자식과 후손들이 노예처럼 살기를 바란다면 어쩔 수
없지만.
"끝"
첫댓글 역사는 흐른다.사람도 흐른다.모든 것이 흐른다.
만고의 진리를 듣고는 있지만 당대의 백성들은 너무 힘들어요.
축구마저 감독의 무능으로 민초들의 즐거움을 날려보내고...
에고...
호사다마입니다.
좋은 시절은 끝나고 지금은 나쁜 일 즉 마가 몰려오는 시기인가 봅니다.
이것도 곧 지나가겠지요.
건강 잘 챙기시고 그때를 기다려 봅시다 ㅎ
옛날이나 지금이나, 백성을 우습게 보는 정치꾼들.....
지켜보고 있을 뿐이지만,
결코 남의 나라 일 같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