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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해서,
한사람을 유혹해 자신에게 빠져버리게 한 후
그 인간을 차버려서,
파멸시켜버리는..
잔인한
직접적으로 죽이는 것 보다 더 잔인한
유혹하는 여자.
"어디가..?"
아침부터 일어나 화장대에 앉아서 화장을 하는 여자 강혜연.
그리고 혜연 뒤의 침대에 누워서 그런 혜연에게 말을 거는 남자.
"....갈 때도 됐잖아,"
립글로스 뚜껑을 열며 거울을 통해 비춰지는 남자를 보며 싱긋, 웃는 혜연.
"...너....너 설마..떠나려고.."
남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황급히 물었지만 여자는 싸악 굳어버린 얼굴로
아무말 없이 화장만 고친다.
화장을 다 고친 후에 아직도 침대위에 멍한 얼굴로 기대어 앉아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남자를 힐끗, 본 후 여자는 화장품들을
가방에 넣는다.
"..말했잖아, 어느날 갑자기.. 떠나버릴거라고."
"...........혜연아...가지마..가지마.."
남자의 목소리가 떨리면서 그는 떠나는 혜연 붙잡으려 일어선다.
하지만 혜연은 너무나도 추한 모습으로 자신을 붙잡으려 하는 그를 내려보다가
차갑게 말한다.
"미친놈."
또각 또각 -
홀에 하이힐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여자가 멀어진다.
남자는 말없이 다시 침대에 누워서, 멍한눈으로 하얀 천장만 올려다본다.
뭐야, 재미없어.
남자란 하나같이-
사랑따위는 필요없는 것처럼, 잘난척 혼자 다하다가-
결국.
끝에는 이렇게 미쳐버리고 말지.
사랑에 미쳐버려 자기자신을 파멸 시켜버리고는 말지.
> 지이잉
핸드백속에서 진동이 오는 핸드폰을 꺼내는 혜연.
액정에 뜨는 사람의 이름은
[ 오빠 ]
..새로운 일거리가 생겼나보군,
"여보세요-"
- 혜연아..
떨리는 오빠의 목소리.
오빠는 혜연과는 달리 마음이 아주 여려서, 약해빠져서
이 일을 하면서 하루에도 몇번씩 자신이 용서 받을 수 있을까- 하며 운다.
"...왜 오빠,"
- 방금.. 강진석.. 니가 한달 전에 유혹했던애. 자살했대.
유혹하다.
혜연과 그녀의 오빠는 그들이 하는 처참한 짓을,
한남자를 너무나도 비참하게 전락시켜 버리는 짓을 유혹한다고 부른다.
"....아..."
한달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눈웃음을 치며 사랑한다- 고 해줬던 남자지만
혜연은 아무런 느낌이 없다.
그냥 죽었구나- 하는 느낌만 들뿐.
- ..후우.. 아무튼, 다른 일자리.. 생겼어.
마지막이래.. 내가 부탁한대로.. 이번에 마지막이래.
오빠는 이 비즈니스에서 빠져나오고 싶어했다.
처음에 들어가기조차 싫어했다.
하지만 그놈의 빚때문에- 결국 돈때문에,
엄마아빠가 남기고간, 그 돈때문에.
"알았어.. 누군데.."
- ...그...그게..
이름을 말하기를 망설이는 오빠.
뭐야, 얼마나 대단하신 분이길래 그래..?
"..누군데..."
-......신하민이야.
"......!!!!!!!!!!!!!!!!"
신하민.
혜연의 부모님의 사업을 망하게 한 장본인.
혜연의 부모님이 자살하게 만든 사람.
..혜연이 많이 사랑했던 사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했던 사람.
- 할수..있겠어..?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 오빠.
오빠, 걱정하지마. 마지막이니까, 마지막이니까.. 오빠를 위해서
내가 해낼게. 오빠는 .. 걱정하지마.
"할 수 있어."
[ OO 오피스텔 ]
여기가 신하민이 사는 곳이다.
강혜연이 하루에도 몇번 씩 들락날락 거리던, 하지만 어느 순간 부터
증오하게 되어버린 곳이다.
....못알아 보겠지.
혜연은 그래도 떨리는 마음에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졌다.
이제는 옛날에 자주보이던 온실에서 귀하게 자란 화초같은 웃음도,
수줍게 웃으며 보이던 보조개도, 부끄럼을 많이 타 조그맣게 말하던
붉고 도톰한 입술도 없어졌다.
그녀에게 남은 건 약간의 성형수술로 고쳐진 완벽해진 얼굴.
차가워 보이는 눈망울.
그리고 남자를 유혹하기 위한 색기가 흐르는 입술.
그것 밖에 없었다.
신하민 때문에.
> 딩동,
떨리는 마음으로 초인종을 눌렀다.
- 누구세요
인터폰을 통해 들려오는 신하민의 목소리.
...오랫만이다. 신하민.
"네, 여기 비서를 구하신다고 들어서요.."
- 아, 네.. 들어오세요
> 달칵
문을 연 신하민은 전과 같았다.
차가워보이는 눈동자. 킥- 이젠 나와 같은 점도 있네..
"....들어오세요."
역시나, 혜연의 외모에 정신이 팔려 느릿느릿 들어오라고 말하는 신하민.
...너.........너.....너도 이제.. 당해봐.
끝까지 추락하는게 어떤 느낌인지.
신하민을 유혹하는 것은 의외로 쉬운 일이었다.
너무 쉬워서, 보통 남자들보다 재미가 없을 정도로.
하지만.. 다른 남자들에게는 해주지 않았던 선물을,
신하민에게는 꼭 해주고 싶다.
꼭...해주고 떠나고 싶다.
킥-
"...하민씨-"
하민이 일을 하고 있는 서재로 들어오는 혜연.
그녀는 오늘따라 더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있다.
그렇지 않아도 색기가 흐르던 촉촉한 입술은 더 젖어있다.
"....아..혜연씨왔어요.."
빙긋, 웃으며 혜연의 손에 들린 주스를 받아드는 하민.
그는 혜연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주스를 천천히 마시기 시작한다.
반쯤 마시고 나자, 정신이 몽롱해 오는지 기분좋은 표정을 짓고 혜연을
바라보는 그. 신하민.
".........혜연씨.."
"......내가 누군지.. 알겠어요...?"
혜연은 싹 굳어버린, 차가운 표정으로 하민의 턱을 잡아 올리며 묻는다.
하민은 뭔가 잘못되어 간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았는지 그녀의 손을 뿌리치려고 하지만
이제 늦었다-
벌써 유혹되어 버린걸.
이제 강혜연의 노예가 되어버린걸.
"..잘가요- 하민씨.
내가 사랑하던 사람.
사랑하는 사람."
"커헉..!!!"
하민은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기 시작한다.
혜연은 하민이 자꾸만 고개를 아래로 젖히자 끝까지 자신을 보며
죽어갈 수 있도록 고개를 빳빳히 쳐들게 한다.
"커헉...컥...!!"
".............................쿡."
"............."
잠잠해졌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한 남자의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로 가득 차 있던
사무실이 한순간 조용해졌다.
혜연은 그제서야 슬픈 눈물을 한방울씩 떨어트리기 시작한다.
"...하하..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사랑했던날..당신을 사랑했던날,
그렇게 대한 것에대한 복수,
난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어요."
혜연의 볼에 눈물이 떨어지고
혜연은 하민이 마시고 난 주스를 끝까지 다 들이킨다.
그리고는
하민이 죽기 전처럼 몽롱해진 표정으로 나지막히 속삭이듯 말한다.
"내가 처음으로 사랑했던 인간
내가 처음으로 죽여본 인간
..사랑했어요."
크헝헝
요즘 팬픽만 줄기차게 쓰다가 정말 오랫만에 써본 단편소설 T_T_T
그러나 역시나 망해버렸군요.
자랑스러운녀석<-OTL
끝이 굉장히 어이없는 역시나 허접한 소설이었지만,
손팅
해주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뻘쭘
여러분사랑합니다!!OTL
첫댓글 에헤, 재밋어요 !!
감사합니당..T_T_T
다른소설과는왠지다른느낌 .... 저만그런건가요?^^ 아무튼 ! 재밌게잘읽고갑니다ㅇ.ㅇ
감사합니당T_T_T
우와.......허수달파워님 너무 재밌어요!! ........슬퍼요 ㅠ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당T_T_T
왠지..신비스러운듯한..(?)..여튼 너무 대단하십니다..; .;
신비..<- 감사합니다 !!
와와와와와!무척이나재밋서요!-0-!
무척이나감사드려요!!<-
'미친놈'에서 녹수가 생각난건 저뿐인가요? ^^; 줄거리가 독창적이에요!!
감사합니다!! 저도 녹수생각하며썻어요<
ㅠㅠ좋네요
ㅠㅠ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