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의 통증을 다스리는 법
모르핀으로 치료해도 중독되지 않는다
통증에 대한 공포는 죽음의 공포만큼이나 엄청나다.
하지만 통증을 잘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죽음도 평온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죽음 직전에는 격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경우는 뼈로 암이 전이 되었을 때이다.
전이한 암이 증식해 암 덩어리가 커지면 골막(뼈를 감싸고 있는 두꺼운 막)이 내부에서 팽창된다.
이때 어떤 화학적 물질이 나와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골막이 늘어나서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그로 인한 통증은 환자들에게 크나큰 고통을 안겨준다.
그러나 그런 통증을 겁낼 필요는 없다.
현재 통증을 없애는 방법이 제대로 확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방법은 진정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우선 비마취 계열의 진정제를 복용한다.
그래도 통증이 가시지 않으면, 두 번째 방법으로 약한 마취 계열의 진정제를 사용한다.
그것으로도 안 된다면, 세 번째 방법으로 모르핀을 복용하거나 이를 좌약의 형태로 투여한다.
여기서 기억할 점은 '모르핀은 제대로 사용하면 중독되거나, 죽음을 앞당길 염려가 없다'는 점이다.
중독이나 의존증이 될 위험이 있는 것은, 매번 모르핀을 '주사'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경우이다.
주사로 모르핀을 투여하면 혈중농도가 급상승했을 때 뇌가 반응해 기분이 좋아진다.
이 때문에 모르핀 투여를 그만둘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1, 2차 세계대전 때는 부상당한 병사들에게 모르핀 주사를 대량으로 사용했는데,
그로 인해 전쟁이 끝난 후에도 모르핀 의존증으로 오랫동안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같은 영향 때문인지 텔레비젼 드라마 같은 데서는 아직까지도 의사가 환자에게
"모르핀 중독이 될지도 모른다", "더 빨리 죽을 수도 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곤 한다.
하지만 약을 복용하는 방식이나, 좌약 또는 수액 주입의 방식이라면
모르핀의 혈중 농도는 조금씩 올라가다 어느 선에서 멈추기 때문에 중독될 염려가 없다.
이런 방식으로 통증이 가시면 체력이나 기력도 회복되어 좀 더 오래 살 수 있다.
단, 모르핀은 안전해졌다고는 해도 가끔 변비나 구토 증상 같은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부작용을 완화시키는 약을 같이 사용해야 하며,
매일 여러 차례 정해진 시간에 모르핀을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한 모르핀 사용의 경우 경제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긴 하다.
예를들어 대표적인 모르핀 MS 콘틴(30밀리그램)을 하루에 2알 먹는다고 하면,
한달에 4만 2,000엔(환자 본인 부담분도 포함해 병원에 지불되는 금액)이 소요되고,
그런 용량으로 1년을 복용하면 51만 엔이 소요된다.
모르핀을 사용하는 환자들 중에는 간혹 하루에 수십 알이나 복용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경우 평생 모르핀을 복용하게 되면 사회적 부담이 상당히 커질 수밖에 없다.
통증도 없애주고 가격도 저렴한 방사선 조사
골 전이로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가 한 군데인 경우는
'방사선 조사(照射 : 방사선을 쪼이는 것)'로 통증을 극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다.
이때 방사선은 몸의 일부에만 조사하므로 부작용도 적다.
항암제를 계속 사용하면 암이 진행되면서 뼈가 녹거나 부러지는 경우가 있으며,
약제가 온몸에 퍼져 있기 때문에 장기들이 손상되어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난다.
물론 전이된 곳이 여러 군데라면 방사선으로 일일이 조사할 수 없지만,
골 전이로 인한 통증 치료에 방사선 치료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방사선 조사 요금도 10회 조사에 14만 엔 정도로 본인 부담분은 그 금액의 30퍼센트 정도이다.
방사성 조사로 통증이 완전히 사라진 사람은 모르핀에서 해방되고,
통증이 경감한 사람은 모르핀의 양을 줄일 수 있으므로 방사선 조사 치료는 시험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