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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 11
씬1. 지원의 차 안 + 도로 (밤)
정우가 운전하고, 지원이 옆에 앉아 있다.
정우, 운전하다가 흘낏 곁눈질로 보면, 지원은 앞만 보며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겨 있다.
정우 : (흘리듯, 단호한) 백홍석 빼내면, 니네 집안 곤란해질거야.
지원 : (굳은 얼굴로) 고맙네요. 걱정해줘서.
정우 : (흘리듯, 단호한) 걱정 아니다. 경고하는 거야.
지원 : ... 싯다르타는 외아들이었대요.
정우 : (힐긋 보는)
지원 : 어느 나라 왕이 아주 늦게 얻은 아주 귀한 외아들.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어서, 성을 만들고,
성 안에 귀하고 아름다운 것들만 모아놨대요. 근데 싯다르타가 성 밖에 나갔다가... 처음 봤대네.
정우 : (혼잣말처럼) 생로병사.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지원 : 얼마 뒤에 싯다르타는 아버지가 만든 성을 나와서,...... 세상 속으로 갔대요.
정우 : ... (보는)
지원 : ... (앞만 보며, 생각에 잠긴)
정우 : 기사 쓸 수 있겠어?
지원 : ... 형부가 그런 말을 했어요. 사람한텐 여러 가지 모습이 있다구.... ...나는 누굴까? 한오그룹 막내딸. 방송국 사회부 기자.
그리고 ...... 아직은 모르겠네요. 언니랑 형부, 그 사건, 기사로 쓸 수 있는 사람일까... 아닐까...
정우 : ...
지원 : 일단 해볼라구요. 보리수나무 아래로 갈지, 성으로 돌아갈진 모르겠네요 아직.
정우 : ...
지원 : 선배로서 조언 좀 해주세요. 기분이 어떤지.
정우 : (보는)
지원 : ... 가족의 손에 수갑 채울 때... 그 기분.
정우 : (멈칫, 알고 있었구나. 하는 마음, 뭐라 말할 수 없는 어색한 분위기가 잠시. 울리는 핸드폰, 핸즈프리로 받는,
어색함을 털어버리듯. 단호하게) 네 황반장님. 10분 안에 도착합니다.
씬2. 홍석의 병실 (밤)
병상에 누워있는 홍석의 얼굴 위로
정우(소리) : 백홍석 그 사람은, 우리가 반드시 구합니다.
그 홍석의 얼굴 위로 스틸.
타이틀 오른다. 추적자 제11화.
씬3. 배상무의 차 + 도로 (밤)
빠르게 달리는 배상무 일파의 차.
배상무가 핸드폰으로 통화중이다.
배상무 : 백홍석이 있는 곳을 알아냈습니다.
씬4. 강동윤의 침실 앞. 아니면 2층 적당한 곳 (밤) / 10부 씬25 지수와의 포옹 씬 이후의 상황
동윤, 적당한 곳에 서서 심각한 얼굴로 핸드폰 통화를 받고 있다.
동윤 : ... 알았어. 그렇게 처리해. (끊는)
복잡한 마음의 동윤, 그 얼굴 위로 플래시 되는
// 10부 씬24 혜라 : 사모님과 이혼하시고 대통령이 되든지. 아니면 사모님과 함께 감옥에 가든지.
모든 서류는 준비해 두겠습니다.
// 10부 씬25 지수 : 당신은 그랬다. 그냥 끝까지 달리겠다구. 돌아오지 않겠다구.
동윤, 뭔가를 결정한 얼굴이다.
씬5. 서회장네 거실 (밤) / 10부 씬27과 동일
2층 계단을 내려온 동윤이, 서재 문 앞에 선다.
똑똑똑똑 4번의 노크. 들어간다.
씬6. 서회장 서재 (밤) / 10부 씬28 앞부분과 동일.
긴 테이블. 양 끝에 앉은 서회장과 동윤. 가운데 서 있는 혜라.
동윤 : 그 동안 심려 끼친 점, 죄송합니다.
서회장 : 하이고. 사나자슥들이 쌈박질 한 거 갖꼬 미안키는 뭐가. (혜라를 보곤) 시작해봐라.
그런 서회장을 똑바로 바라보는 동윤 얼굴 위로 (편집으로 가능한지, 또는 따로 이 카트만 딸 수 있는지)
배상무(소리) : 한오메디컬센터 특별병동에 있습니다. 10분 안에 도착합니다. 백홍석은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뭔가를 기다리는 담담한 눈빛으로, 서회장을 바라보는 동윤의 얼굴에서.
씬7. 도로 (밤)
배상무의 차가 달리고 있다.
위압감을 주는 배상무와 그 일파의 얼굴들.
씬8. 몽타주 (밤)
// 특별병동 정문. 유리문 앞.
보안카드를 찍고 들어가는 사람들.
입구 안에는 시큐러티 요원이 서서 검문을 하고 있다. 그 위로
지원(소리) : 여기가 특별병동 정문이에요. 오너 가족, 의사, 그리고 보안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만 들어갈 수 있어요.
// 지하주차장 일각. 엘리베이터 앞.
시큐러티 요원 2명이 앉아 있다. 보안카드를 가졌거나 출입요건이 되는 사람만 문을 열어주는 시스템.
지원(소리) : 병상은 특별병동 전용 주차장을 통해서만 나올 수 있어요.
지원(소리) : 근데, 지하 주차장에도 시큐러티가 있는데.
정우(소리) : 조형사가 해결해!
// 병원 일각. 지상 주차장 근처.
정우, 지원, 황반장, 조형사가 주차해 둔 차(지원차) 일각에서 작전을 숙의중이다.
정우 : 우린 특별병동 전용주차장에서 기다린다. 자. 시작하자.
조형사 : (어리벙해서) 근데요. 난 보안카드 없는데. 못 들어가는데.
정우 : (단호한) 만들자!
조형사 : (어리벙해서 보는데)
용식 : (저만치에서 찐빵이 가득 담긴 봉지를 들고 달려오는, 찐빵 하나를 베어 먹곤) 아따. 빵 한 조각씩 들고 하쇼잉.
다섯 개 천원인디, 맛이 솔찮혀요.
용식이 찐빵을 내밀지만 다들 외면하는.
아직도 어리벙해하는 조형사를 바라보는, 정우의 얼굴에서.
씬9. 서회장 서재 (밤) / 10부 씬27의 일부
혜라, 동윤쪽으로 가서 동윤의 앞에 이혼 서류와 이혼소송 청구서를 올려 놓는다.
혜라 : 강동윤 후보와 사모님의 합의 이혼 서류입니다. 기명날인 하세요. 발효 날짜는 대선이 끝나는 다음날입니다.
씬10. 강동윤의 침실 (밤) / 10부 씬29와 동일
지수, 저만치 놓여 있던 동윤과의 행복한 사진을 들어, 침대 사이의 협탁에 올려놓는다.
침대에 애기처럼 드러누운 지수가 그 사진을 바라본다. 더없이 행복한 미소가 입가에 번진다.
혜라(소리) : 이 모든 것은 사모님껜, 대선이 끝날 때까지 비밀로 유지될 겁니다. 대선 기간 동안 선거 운동과,
후보님의 이미지 관리에 사모님이 도움이 될거니까요.
협탁에 놓인 사진. 그 위로
혜라(소리) : 사모님이 합의 이혼을 거부하실 것을 대비해서, 강동윤 후보가 청구하는 이혼소송청구섭니다.
지수가 나가는 듯, 협탁 위 사진위로 쿵! 문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씬11. 서회장 서재 (밤) / 10부 씬30의 일부
혜라 : 지난 몇 년 동안 사모님이 만난 모델, 배우, 가수 십 여 명의 인적사항과 관계 등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배우자 귀책사유에 해당되므로, 이혼은 피할 수 없습니다. (하는데서)
씬12. 서회장네 거실 (밤)
영욱, 소파에 앉아서 닫혀있는 서재 문을 바라보고 있다. 소외된 느낌이다.
지수가 2층에서 내려온다. 산뜻한 기분이다. 영욱을 힐긋 보곤 주방으로 가려다가 멈칫, 돌아선다.
영욱의 그 얼굴, 왠지 안돼 보인다.
지수, 이제 모든 것이 해결됐다는 생각에 오빠랑 화해하고 싶은 마음이다. 맞은편에 앉는다.
영욱, 지수를 노려보다가 일어나려 하면
지수 : (낮게, 천천히) 파도파도파도파.
영욱 : (일어선 채, 멈칫, 보는)
지수 : (도도한 다정한) 우리오빠, 고등학교 때 문예부였는데. 백일장에서 장원도 했었지. 초등학교 다닐 땐 데도 놀랐어.
어떻게 파도치는 소리를 이렇게 표현했을까. (파도가 치듯 리듬감을 타며) 파도파도파도파...
오빠네 학교 시화전할 때, 친구들 다 데려갔었는데. 거기 있던 톱밥난로도 기억난다. (하는데)
영욱 : (낮은, 화를 누르며) 서지수!
지수 : (보는)
영욱 : 지난 시절 이야기 하고, 웃고, 그러기에는 .... 너하고 나. 너무 멀리 왔어.
지수 : (여전히 다정한 도도한) 가끔 생각해. 우리 오빠. 그렇게 가고 싶었던 국문학과에 다녔으면,
지금쯤 근사한 시인이 됐을 건데.
영욱 : (앉으며 OL) 그만하자 서지수.
지수 : (OL, 다정한 도도한) 그래 그만하자 오빠.
영욱 : ...
지수 : 다 끝났잖아 이제. 동윤씨도 오빠도, 원하는 거 얻었잖아. 그만 싸우자. 와인 한잔 할래?
영욱 : (화를 삭이는, 낮은) 나, 러시아 있을 때도 일주일에 한번은 너하고 통화했다.
지수 : 고마웠어.
영욱 : 지수 너. 동윤이 땜에 속상하고 울 때마다 나한테 전화했어. 제발 동윤이 저 자식, 너한테서 떼내 달라고.
지수 : (조금 빈정 상하는) 그랬었지.
영욱 : 근데 이제 저 자식한테 붙어서 (하는데)
지수 : (OL) 오빠!
영욱 : ... (보는)
지수 : (도도한, 빈정거리기 시작하는) 어떡하니 우리오빠. 회사경영에 재주 없잖아. 특검 때문에 외국에 몇 년 도망가 있구,
유상증자 비밀회의록 때문에 또... 그리고 아빤,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오빠를 이렇게 밖으로 내 보내고.
영욱 : 그만하자.
지수 : 오빠 대학 졸업하고 상무 달았을 때, 아빠가 그랬는데. 몇 년 안에 중요한 결정은 조금씩 맡기겠다구.
근데 벌써 20년이 지났네. 오빤 아직 서재 밖에서 기다리구.
영욱 : (분노를 삭이는) 서지수.
지수 : 엄마가 왜 아빠 옆을 떠나고 싶어했는지 알아? 그러더라. 우리 영욱이는 니네 아빠 같은 사람으로 만들기 싫다구.
영욱 : (OL) 난 아버지 존경해!
지수 : (픽, 실소 번지는) 언제부터? 경영학과에 억지로 넣었을 땐, 일주일인가 집에도 안 들어왔잖아. 아빠 얼굴 보기 싫다구.
영욱 : (OL) 난 아버지 이해해.
지수 : (픽, 실소 번지는) 언제부터? 이름이 혜정이었나. 6년 사귄. 어디 동사무소 공무원 딸이랬나? 그 집안을 다
캐나다로 이민 보내버렸지. 그리고 올케, 두 번 만나고 결혼날짜 잡았잖아. 그땐 오빠, 1년 넘게 이 집에 안 왔어.
아빠 생신 때도, 엄마 기일에도... 안됐다 우리 오빠. 혜정이 그 사람이랑 결혼했음, 우리 오빠 행복했겠지.
영욱 : (지수의 빈정거림에 지수에게도 상처를 주고 싶다)... 넌 행복하냐? 동윤이랑 결혼해서.
지수 : ... 조금은. 와인은 혼자 마셔야겠다. (일어나려는데)
영욱 : 너 이혼해!
지수 : (멈칫, 보는)
영욱 : 지금 저 안에서, 너하고 강서방, 이혼서류 만들고 있어.
지수 : (둥! 충격이다)
영욱 : 동윤이, 대통령 자리 보장하는 조건으로 너하고 이혼하기로 했어.
지수, 차마 믿을 수 없는 그 얼굴에서.
씬13. 서회장 서재 (밤) / 10부 씬30에서 연결
서회장 : (인자한) 동윤아. 청와대 드가 힘든 일 있으믄, 언제고 전화를 하든가 찾아 온나.
혜라 : 기명날인 하십시오. 강동윤 후보님.
동윤이 자기 앞에 놓인 서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어 단호한 눈빛으로 서회장을 쳐다본다.
// 서재 문 앞. 지수,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들리는
동윤(소리) : (단호한) 장인어른!
동윤 : (단호한) 저는 지수와 이혼하지 않겠습니다.
둥! 그 소리에 멈추는 지수.
놀라는 혜라, 서회장. 모두에게 뜻밖의 상황이다.
서회장이 당황을 감추고 여유있는 미소를 띄고, 혜라를 보면
혜라, 뜻밖의 상황이라 당황하면서도
혜라 : (침착하려 하며) 이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내일 아침 날이 밝는대로 PK준의 핸드폰은 세상에 공개 될 겁니다.
동윤 : (시선은 서회장을 보는 채로, 단호한) 공개해. 혜라야.
서회장 : (설득하려는 듯) 동윤아 (하는데)
동윤 : (시선은 서회장,OL) 앞을 잡았든 뒤를 잡았든, 줄다리기에서 이긴 건 우리 둘이야.
내 손에 묻은 분가루는 혜라 니 손에도 묻어 있어.
그 말을 듣곤 멈칫, 당황하는 혜라의 얼굴 위로 플래시 되는
// 1부 씬47의
혜라 : 수술이 성공했답니다.
동윤 : ... 깨어나면 ... 안돼!
// 1부 씬53의
혜라 : 30억. 어제 집행했습니다.
// 1부 씬58의 현충문 근처.
혜라가 핸드폰을 받고 있다. 방명록을 쓰려던 동윤과 눈이 마주친다.
고개를 끄덕이는 혜라.
// 4부 씬51의
동윤 : 서사장이... 공개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모든 것을 잃을지도 몰라. ... 나도. (혜라를 보며)... 어쩌면... 너도.
혜라, 당황하는 눈빛이다.
서회장, 언뜻 혜라를 본다. 핸드폰을 공개하지 않을 것임을 느낀다.
서회장 : 아이고. 저울이 안 맞으믄, 뭘 쫌 더 올리야 안되겠나? 동윤아. 그라믄 이 카자. 지수캉 이혼만 함은,
정유하고 증권은 퇴임하고 니 앞으로 (하는데)
동윤 : (단호한, 또박또박) 장인어른! 전 지수를 사랑합니다.
일각에서 듣고 있던 지수의 심장이 둥! 혜라의 얼굴이 둥! 서회장도 둥!
동윤 : (단호한) 제가 어느 자리에 가든, 어떤 의자에 앉든, 제 옆에는 지수가 있었으면 합니다.
일각. 듣고 있는 지수의 마음이, 동윤을 향해 무너지는 기분이다.
서회장 : (동윤의 속내를 알고 싶은, 떠보는) 지수... 가를 거쳐간 사내가 몇이나 되는지 아나?
동윤 : (단호한) 지수 마음을 거쳐 간 남자는 저 뿐입니다.
팽팽하게 바라보는 동윤과 서회장.
지수, 그렁한 눈물로 다가온다.
지수 : 동.. 동윤씨 (다가오는)
서회장 : (놀라는)
혜라 : (놀라는)
동윤 : (시선은 서회장, 단호한) 지수야. 올라가. 기다려.
지수 : (그렁한 눈으로 혜라를 노려보는) 니가 만든거니? 모두다.
혜라 : ... 사모님이 말을 섞으실 자리가 아닙니다.
서회장 : (곤란한, 달래듯) ... 지수야 (하는데)
지수 : (서회장을 보며, 눈물 그렁한) ... 고마워 아빠.
서회장 : ...
지수 : 나.. 그동안 미안했거든. 아빠한테 나쁜 말하고, 마음 아프게 한 거 미안했는데...
이제... 아빠한테는 무슨 짓을 해도, 미안하지 않게 해줘서.
서회장 : ...
지수 : ... 정말 고마워 아빠. (그렁해서 서회장을 보면)
서회장 : (난감한, 그런 딸을 보고만 있다)
지수, 탁자 위에 놓인 서류를 집어본다. 이혼서류, 이혼소송청구서.
그리고 한번씩 본다. 서회장을. 혜라를. 그리고 동윤을.
돌아서 나간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서회장 : (여유있게) 아이고 우야믄 좋노. 동윤아. 판을 깨자는기가. 아이믄, 상을 다시 차리자는 기가.
동윤 : (서회장을 바라보는 채로) 지수와 이혼 문제만 빼고, 나머지는 그대로 진행했으면 합니다.
서회장 : 저울이 안 맞는 거 아이가.
동윤 : 지수가 백홍석에게 납치됐을 당시, 그룹 정보팀이 움직이는 것을 장인어른이 막았다는 증거가 입수됐습니다.
납치 당한 딸을 그대로 둔 것. 사람들은 뭐라고 생각할까요?
서회장 : ...
동윤 : 백수정의 재판을 조작했던 대법관 장병호가, 신당 대변인으로 있으면서 장인어른께 자금지원을 받았다는 내용도
입수했습니다.
서회장 : ...
동윤 : 또 하나. 백홍석이 지금, 한오메디컬센터에 있다는 것도 입수했습니다.
서회장 : (둥! 멈칫)
동윤 : 장인어른. 아직도 저울이 안 맞습니까.
서회장 : ...
동윤 : 제가 드리는 제안은 간단합니다. (비로소 혜라를 한번 바라보곤) 수고했어 신혜라 보좌관. 조건 정리를 잘 했더군.
(서회장을 보고) 장인어른은 신당 창당을 막아주시고, 저의 대선 행보를 지원해주십시오.
저는 한오그룹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혜라를 보며) 맞나?
혜라 : ...
동윤 : (단호한) 신혜라 보좌관. 난 아직 널 해임하지 않았어. 대한국민당 대통령 후보 강동윤이,
수행보좌관 신혜라에게 묻고 있다. 대답해. 맞나?
혜라 : (당황을 감추고 있지만, 뜻밖의 상황에 대응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서회장 : 아이고 동윤아. 니캉내캉 손잡아가 풀릴 매듭이 아이다. 핸드폰은 혜라가 갖고 있다아이가.
동윤 : (혜라를 보며) 내가 청와대에 들어가면, 권력의 절반은 신혜라 보좌관 너의 것이다.
혜라 : ...
서회장, 동윤을 본다. 보다가 흐흐흐 낮은 웃음을 웃는다.
서회장 : 그칸데 동윤아. 니가 잊아묵고 있는 게 있다. 내한테는 백홍석이가 있다. 금마를 낫아가 있는 증거는 모으고,
없는 증거는 맨들어가 세상에 보이므는 요번 대선 때, 동윤이 니는 옥중 투표를 하게 될끼다. 그라이
동윤 : (보는)
서회장 : (단호한) 지수한테 이혼서류 다시 가오라 캐라!
동윤과 서회장이 서로를 팽팽하게 보는데서.
씬14. 몽타주 (밤)
// 특별병동
정문으로 들어가는 지원. 복도를 빠르게 걸어간다.
안면이 있는 듯 인사하는 의사들. 밝게 웃으며 인사하고 지나가는 지원.
// 특별병동 앞 주차장.
용식이 지원의 차를 주차한다. 내려서 옆의 주차된 차(조형사 차)에, 손가락으로 동그라미 모양을 해 보인다.
조형사 차 안, 정우가 타고 있다.
// 홍석의 병실 앞.
다가오는 지원을 보곤, 당황해서 인사하는 가드들.
지원 : (밝게, 통통튀는) 저 누군지 알죠? 귀찮아. 아빠가 직접 확인하래네. 환자 상태가 어떤지.
가드들 : (그 당당함에 기가 죽어, 문을 열어주는)
지원 : (들어가려다가, 잠시 서서) 참. (차 키를 가드1에게 건네며) 주차장에 내 차 있어요. 카메라 갖다 줘요.
가드1 : (자리를 비울 수 없다는 듯, 곤란해서 뭐라 하려지만)
지원 : 빨리요! (하곤, 들어가 버리는)
가드1 : (투덜대며 차 키를 들고, 저쪽으로 가는)
// 홍석의 병실안.
지원, 홍석을 본다. 미안함에... 안타까움에... 다가가서...
아직 잠들어 있는 홍석. 그 이마의 땀을 닦아주며.
지원 :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 특별병동 주차장 앞.
리모컨 키의 삑 소리와 함께, 열리는 지원의 차 문.
가드1이 다가가서 문을 열려는데, 성큼성큼 다가서는 용식.
용식 : (걸어가던 그 기세로. 악수하려 손 내밀며) 아따, 반갑구마이. 요새 우째 지낸당가?
가드1 : (어리벙) 누구신지... (하는데)
조형사 : (뒤에서 가드1을 가격하면)
가드1 : (퉁, 쓰러진다)
조형사 : (그 주머니에서 보안카드를 꺼내고, 가스총을 꺼낸다. 허공을 향해 한번 쏴 본다. 팍! 가스가 분출된다)
조형사와 황반장, 병원 정문 쪽으로 빠르게 걸어간다.
용식(지원 차)과 정우(조형사 차) 각자 차를 몰고, 어디론가 출발한다.
// 조형사와 황반장. 보안카드로 정문을 통과한다. 빠르게 걸어간다.
홍석의 병실 앞. 한 명의 가드만 서 있다.
황반장 : 아이고. 얼굴이 마이 상했네. 요새 힘드나. 좀 쉬야겠다.
가드 : 누구십니까? (하는데)
황반장 : (몸을 비키자, 가스총을 든 조형사가 보인다)
조형사 : (가스총을 겨누며) 쉬라니까!
가드 : (헉 놀라는 데서)
// 홍석의 병실 안.
병상의 홍석을 보자마자 울먹이는 조형사.
황반장, 보곤 마음 무너지는 한 숨 한번 쉬곤, 병상을 빼내가기 위해 다급하게 움직인다.
문 밖. 가드는 쓰러져 있다.
// 병원 복도. 다급하게 홍석의 병상을 밀고 달리는 지원, 조형사, 황반장. 엘리베이터 앞에 선다. 누른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는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 다시 올라오는데 시간이 꽤 걸리겠다.
주변의 눈치를 살피면서, 담요를 홍석의 얼굴까지 덮어주는데서.
씬15. 서회장 서재 (밤)
서로 팽팽하게 바라보는 동윤과 서회장.
동윤 : 백홍석을 장인어른이 가지고 계신다?
서회장 : (여유있게) 니 입에서 나온 말이다. 한오메디컬센터 특별병동에 있다꼬.
동윤 : 방금 전까진 그랬겠죠.
서회장 : (멈칫)
동윤 : 곧 백홍석은 제 손에 들어옵니다. 장인어른이 가지신 카드는 이제, 없습니다.
단호한 동윤과 멈칫 당황하는 서회장에서.
씬16. 몽타주
// 지하 주차장. 끼익 도착하는 두 대의 차. 내리는 배상무 일파들. 다급하게 엘리베이터 쪽으로 달려간다.
시큐러티가 일어나지만, 간단하게 제압당한다.
// 각각의 차 운전석에 앉아 있는 정우(조형사 차)와 용식(지원 차). 뜻밖의 상황에 놀란다.
정우, 다급하게 핸드폰 전화를 건다.
// 용식, 찐빵을 들고 달려가, 배상무 일파의 차 뒤쪽으로 간다.
//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배상무 일파들.
// 병원. 복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홍석 일행.
엘리베이터가 마악 도착 하려는 순간, 조형사가 핸드폰을 받는다.
조형사, “네” 하는데, 정우의 다급한 소리가 들린다. “피해! 강동윤 쪽에서 사람이” 하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있다. 배상무 일파가 나오고 있다.
고개를 숙이거나 돌려서 외면하는 지원, 조형사, 용식.
배상무 일파가 그들을 인지하지 못하고 스쳐 지나간다.
그런데, 바로 옆 간호사가 밀고 가는 트레이에 뭔가가 걸려, 홍석이 덮고 있던 담요가 밀려나며 바닥에 떨어진다.
홍석의 얼굴이 드러난다. 다급하게 엘리베이터에 타며, 홍석의 얼굴을 숨기는 일행들.
지나가던 배상무가 언뜻 돌아본다. 다시 한 두 걸음 가다가 돌아본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배상무가 홍석의 얼굴을 보았다. 달려가지만 이미 엘리 베이터는 내려가고 있다.
배상무 일파들, 바로 옆 계단을 달려 내려간다.
// 엘리베이터 안.
홍석 일행들, 마음이 다급한데. 딩동, 멈추는 엘리베이터.
보행이 불편한 노인이 천천히 탄다. 미치겠는 마음이다.
// 계단을 다급하게 달려 내려가는 배상무 일파들.
// 엘리베이터 안. 초조하다. 딩동, 문이 열린다. 순간 빠르게 빠져나가는 홍석 일행들.
주차 장으로 나오는 순간, 바로 앞에 서는 정우(조형사 차)와 용식의 차(지원 차).
내려선 홍석을 정우가 운전하는 차(조형사 차)에 태운다. (그 차엔 정우, 지원, 홍석이 타고 있다)
다급하게 출발한다. 용식이 운전하는 차(지원 차)엔, 조형사와 황반장이 타고 출발한다.
계단을 달려나온, 배상무 일파가 홍석의 일행을 쫓기 위해 차에 타는데, 시동이 걸렸다가 금방 부르르 꺼진다.
다시 걸렸다가 부르르 꺼진다. 보면, 자동차 머플러에 찐빵이 가득 채워져 있다.
// 달리는 지원의 차 안.
조형사 : 용식아. 니가 세상 살면서 제일 잘한 일이, 찐빵 2천원 어치 산 거다.
용식, 흐뭇해하며 주머니에서 하나 남은 찐빵을 꺼내, 반으로 나눠 조형사에게 내민다. 서로가 한 입씩 베어 무는데서.
씬17. 서회장 서재 (밤)
팽팽하게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동윤과 서회장. 동시에 울리는 동윤과 서회장의 핸드폰.
각각 받는다. 말없이 상대방의 말을 듣는.
동윤, 살짝 찡그리는 얼굴이다. 서회장도 살짝 찡그리는 얼굴이다.
혜라, 예상 밖의 전개에 당황하고 있다.
핸드폰을 끊는 두 사람.
서회장 : (여유있게 너털웃음으로) 흐흐흐. 아이고. 우리에서 달아난 짐승이, 니 그물도 피해간 모냥이네.
동윤 : 장인어른의 손에 카드가 없어진 건 마찬가집니다.
서회장 : 흐흐흐. (여유있게) 혜라야. 우짤래? 내캉 동윤이는 패를 다 보이꼬, 인자 니 패만 남았데이.
혜라 : (마지막 승부를 던지는 마음으로) 강동윤 후보님. 이 핸드폰이 공개되면, 그동안 이루신 모든 것 한 번에 잃으실 겁니다.
동윤 : (담담한, 낮은) 혜라야. 내가 여섯 살 땐가. 하루 종일 굶었던 날이 있어. 골목길에 쪼그리고 있다가 이발소를 들어오는데,
바닥에 머리카락이 수북이 흩어져 있더라. 그걸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 이게 다 돈이었으면 좋겠다고.
... 혜라야. 나 거기서 왔다. 한 걸음 한 걸음 기어서, 걸어서, 뛰어서, 날아서...
그래서 나... 내가 가진 걸 잃는 건 두렵지 않다.
혜라 : ...
동윤 : ... 내 꿈을 잃는 게 두렵다. ... 그건 너도 마찬가지 아닌가.
혜라, 동윤을 본다. 안다. 이 사람을.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잠시 보다가 결정했다. 서회장 쪽을 바라보며
혜라 : 약속하실 수 있으십니까? 이 합의내용.
서회장 : (여유있게) 하모 하모. 부처님이 그랬다이가. 숲을 가다가 독화살을 맞으믄 일단은 살고 봐야지.
누가 쏜 긴고, 약값이 얼맨고, 이런 건 따지는 게 아닌기라.
혜라 : (동윤을 바라보며) 약속하실 수 있습니까? 이 합의내용.
동윤 : 그래.
혜라 : 지킬 수 있습니까? 권력의 절반을 주겠다는 약속.
동윤 : 내 말을 믿지마. 니가 가진 핸드폰을 믿어.
혜라 : (본다. 보다가) 그럼 9시 부로, 서회장님과 강동윤 후보께서 약속하신 사항들, 언론을 통해 처리해 주세요. (하는데)
동윤 : (OL 서회장에게) 장인어른. 부탁이 있습니다. 혜라를 옆에 둬 주십시오.
혜라 : (멈칫, 무슨 의미인가?)
서회장 : (멈칫, 무슨 의미인가?)
동윤 : 혜라야. 내가 대통령이 못되면, 니 꿈도 사라진다. 내가 대통령이 못되게 할 수 있는 분, 장인어른뿐이다.
내 약속, 지킨다. 그러니까 니 꿈 이루고 싶으면, 장인어른 곁에서 장인어른이 내 대권가도를 도와주시도록
오늘 한 약속 잊지 않도록, 니가 잘 챙겨드려라. (서회장을 보며) 괜찮겠습니까?
서회장 : (여유있게) 하모 하모.
혜라 : ... 알겠습니다.
동윤 : (혜라를 보며, 단호한, 작별인사 같은) 신혜라! 이 시간부로, 강동윤 캠프 수행 보좌관에서 해임한다.
혜라 : (보는)
동윤 : (보는)
동윤, 일어나서 서회장에게 정중하게 인사하는 모습에서.
씬18. 강동윤의 침실 (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동윤,
소파에 앉은 지수가 이혼서류와 이혼소송청구서를 보며, 차분하게 앉아 있다.
동윤, 지수 옆에 앉으면
지수 : (낮은) 아까 동윤씨 그 말, 서재에서 했던 말, 정말 설렜어. 아주 잠깐이지만.
동윤 : (보는)
지수 : 생각하고 있었어. 동윤씬 왜 아빠한테 그런 거짓말을 했을까? 날 사랑한다고.
동윤 : (멈칫, 보는)
지수 : 아빠가 앉은 그 자리가 탐나서일까. (동윤을 탐색하듯 보는)
동윤 : (담담) 맞아.
지수 : (보는)
동윤 : (담담, 당당) 그 자리에 앉고 싶다 지수야.
지수 : ...
동윤 : 그래서 난 니가 필요해.
지수 : ...
동윤 : 그래서 난 니가 좋다.
지수 : ...
동윤 : 그래서 난 널 사랑한다. (하며, 두 팔을 벌리는) 지수야. 우리 같이 가자. 끝까지.
지수 : (본다. 보다가)
동윤 : (가볍게 지수를 당기자)
지수 : (무너지듯 동윤의 품에 안긴다)
동윤과 지수 그 부부의 모습에서.
씬19. 서회장 서재 (밤)
소파에 앉은 혜라. 책상 앞 의자에 앉은 서회장.
서회장 : 혜라야. 내가 와 동윤이 점마를 무서워하는지 아나. 점마는 내캉 똑같은 놈이데이.
혜라 : (보는)
서회장 : 내가 우째 장사 밑천을 모았는지 아나. 해방되고 나서 일본 아들이 살다간 집을 적산이라 캤는데,
고그 불하봤는기 참 에러분 일이었데이. 큰 공장은 힘 있는 놈이 묵고, 큰 집은 빽 있는 놈이 묵고, 우리는 푼돈 갖고
하천가 단칸방 요런 거 불하받아가 팔아 뭇다 아이가. 그칸데 불하를 받아서 가보믄, 고 사람이 살고 있는 기라.
해방통에 북에서 건너온 사람도 있고, 걸배이도 있고 젖먹이 안고 있는 새댁도 있고, 엄동설한에 쫓아 내믄
얼어 죽을끼 뻔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기라. 한달 만 지내게 해달라꼬 얼매나 부탁을 하는지 아나. 그칸데 혜라야.
내는 그날로 다 내쫓아뿟다. 내가 평생 장사를 하믄서 이문을 남긴 거는, 내가 이 짓을 하믄 누가 울낀데.
내가 이라믄 누가 굶을낀데, 요런 생각을 안했기 때문이다. 그칸데 동윤이 점마도 내캉 똑같데이.
혜라 : 믿지 말라는 말씀이십니까? 강동윤 후보님을.
서회장 : 니한테는 핸드폰이 있다아이가. 고거를 누구한테 팔아야 이문이 남을지 고거만 생각해라 이거다.
혜라 : (옅은 미소로) 회장님, 제겐 꿈이 있습니다.
서회장 : (인자하게 보면) 거짓말 하지마래이.
혜라 : (멈칫 보는)
서회장 : 우짜믄 니가, 니한테 속고 있는지도 모른데이.
혜라 : ....
서회장 : 신사장이 그카더라. 니가 정치하고 싶어 한다꼬. 물어봤다드라. 정치를 해가 뭘하고 싶은고. 뭐라 카드라?
혜라 : 페어한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서회장 : 하이고. 그래가 재판도 고래 만들고. 그 아 엄마도 죽꼬로 만들었나.
혜라 : 권력을 얻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데)
서회장 : 혜라야. 내가 우째 술을 배웠는지 아나. 스무살 때 옆집 딸래미를 안 좋아했나. 그칸데 딴 데로 시집을 가뿟는기라.
맘도 쓰리고 그래가 술을 배웠다이가. 그칸데 혜라야. 한두달 지나이 옆 집 딸래미는 잊아 뿔고
술 먹는 버릇만 남은기라. 흐흐흐. 지금은 그 딸래미 이름도 기억도 안 나는데, 술은 요새도 내가 안묵나.
혜라 : ...
서회장 : 꿈도 그런 기다. 처음에야 페어한 시상을 만들겠다 뭐하겠다 이라고 정치에 껴들지만, 인자 니는, 내가 잊아뿐
고 딸래미 이름처럼 첨에 뭐할라꼬 했는지는 다 잊아뿔고, 권력을 얻겠다는 욕심만 남았는기라.
혜라 : 전 다릅니다.
서회장 : (여유있게) 그래 그래. 지가 남들하고 똑같다는 놈, 본 적이 없다.
혜라 : ...
서회장 : 혜라야. 장마 때 우산을 팔아야 이문이 남는 기다. 가뭄이 오믄 아무리 좋은 우산도, 제 값을 못 받는 벱이데이.
핸드폰 잘 생각해 봐라. 값은 잘 쳐 주꾸마.
의자에 깊숙이 기대앉은 서회장. 그런 서회장을 바라보는 혜라에서.
씬20. 보건소 앞 (밤)
황반장, 차에 기대서 밤하늘을 보고 있다.
조형사, 모기약을 마구 뿌리며 다가온다. 황반장 근처의 모기들을 보곤, 모기약을 잔뜩 뿌려준다.
그리고 잠시. 서로가 머쓱한 기분이다.
조형사는 무슨 말을 꺼내야하나 해서 머리만 긁적이고 있다.
(홍석을 배신, 조형사의 체포 이후에 동행을 했지만, 아직 그 감정이 해결 안된 상태다)
황반장 : 조형사야. 내가 밉제?
조형사 : (모기약 한 번 쫙 뿌리곤) 돈 받고 동료 팔아먹는 반장님이 좋겠습니까?
황반장 : (힘없는 미소) 가꾸마. (하곤, 가려는데)
조형사 : 아, 어딜 갑니까. 밤눈도 어두운 양반이.
황반장 : ...
조형사 : 제가 생각해 봤는데요. 선배님이 깨어나면, 제일 먼저 보고 싶어할 사람이 반장님 같더라구요.
계세요. 선배님 위해서. 계세요.
황반장 : (낮은 한숨 쉬는)
조형사 : 안 들어가 볼 겁니까?
황반장 : 자리도 좁은데 내까지 뭐할라꼬. 니는 와 안 들어가노?
조형사 : 선배님 깨나면 옆에 있을 겁니다. 그 전까진 반장님 옆에 있을랍니다.
둘이서 차에 기대 밤하늘을 보고 있다. 틈틈이 조형사는 주변에 모기약을 뿌리고 있다. 그 모습에서.
씬21. 보건소 진료실 (밤)
의사 가운을 입은 정우모가 약품을 꺼내서 지원에게 건네곤, 돌아서서 차트를 보는 중이다.
그 앞에 선 정우.
정우 : 자세한 이야긴 다음에 할게요 어머니.
정우모 : (일하며) 됐다. 법 공부한 사람이 데려왔을 정도면 이유가 있겠지.
정우 : (자기를 믿어주면서도, 눈 한번 마주치지 않는 어머니의 심정이 이해되는, 나가려는데, 그 위로)
정우모(소리) : 아버지 요양원 옮겼다. 강화도에 있어.
정우 : (돌아보면)
정우모 : (여전히 눈 마주치지 않고 일하고 있는) 더 안 좋아지셨어. 나도 못 알아 보더라. 한번 가봐라.
정우 : ...
정우모 : (여전히 눈 마주치지 않고 일하며) 혹시 아니? 넌 알아보실지.
지원 : (약품을 든 채로, 그런 정우와 정우모를 한번씩 본다. 그 사연은 이미 알고 있다)
정우, 그런 엄마를 물끄러미 보고, 돌아서 나가는.
씬22. 보건소 안 (밤)
병상에 누운 홍석,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용식 : (홍석 이마의 땀을 닦다가) 아따. 지보고 여그 있으라 이 말이요?
정우 : 어이. 군대에서 의무대에 있었지?
용식 : (놀란) 고걸 어떻게? (하는데)
정우 : 조폭들, 맨날 쌈박질에 찢어지고 찔리고, 그 정돈 직접 치료하잖아. 그래서, 의무대 보조사병으로 많이들 빠지고.
이 보건소, 어머니 혼자 계셔. 환자는 거의 없구. 깨날 때까지 니가 지켜.
용식 : (불퉁한) 아따. 그려도 지혼자.
정우 : 어이, 깨어날 때까지 지키면 그땐 니 이름 불러준다.
용식 : (금방 밝아져서) 네!
정우, 다가간다. 홍석의 얼굴을 본다. 그 위로 플래시 되는
// 3부 씬45의 홍석 : 그놈은 다 하잖아. 증거, 증인, 그 새끼는 하고 싶은 거 다 하잖아.
정우 : 법이 그렇습니다. 법이.
홍석 : (거친 숨을 쉬곤) 나요. 이제 법 같은 거 안 믿습니다. 나만 믿습니다!
정우, 홍석의 이불을 여며주며 단호하게, 결연하게,
정우 : 백홍석씨! 이젠 법을 믿으세요!!!
그 결연한 정우의 얼굴에서.
씬23. 몽타주
// 최정우 검사실.
황반장과 조형사가 서 있다.
정우 : 재판 과정에서 증인 매수, 증거 조작과 관련된 모든 돈의 흐름은 배기철과 연관돼 있습니다.
확실한 증거와 증언을 추적합니다.
조형사 : (불퉁한) 아, 강동윤을 바로 쳐야죠.
정우 : (OL, 단호한) 상대가 강할 땐 외각을 친다. 수사의 기본이야.
황반장 : 검사님. 우리 셋이서 합니꺼? 인력을 충원하는기 (하는데)
정우 : (OL) 인력이 충원되면, 우리가 어떤 수사를 하는지 밖으로 새나갑니다. (보면)
황반장 : (알겠는, 끄덕이는)
조형사 : 근데요. 수사는 언제까지 합니까?
정우 : (단호한) 대선 직전까지!!! 한 번에 칩니다. 확실하게!!! (그 결연한 눈빛에서)
// 그림 아래에 흐르는 자막. 대통령 선거 D-38.
(1) 병실 또는 병원 일각/ 병실이면 병상에 누움.
병원 일각 야외면, 휠체어를 탄 창민을 앞에 두고 질문하는 정우의 모습.
곤혹스러워 하는 창민. 어떤 질문도 대답하지 않고 외면하자,
정우 : (일어나선 단호한) 다음번엔 재판정에서 뵙겠습니다.
당황하는 창민의 얼굴, 당당하게 걸어가는 정우의 뒷모습.
(2) 신문 타이틀. “대학생이 닮고 싶은 인물1위, 강동윤 후보! 여성 지지율 압도적!” 주먹을 불끈 쥔 동윤의 사진.
(3) 보건소 병실
// 병상에 누운 홍석이 눈을 뜨고 있다. 기력을 조금 회복한 듯.
용식이 앞 치마를 두르고 병실 곳곳을 걸레로 닦다가, 황반장과 조형사가 들어오자 반가워 하지만,
둘은 쳐다보지도 않고 홍석에게로 간다.
조형사, 병상의 홍석을 안듯이 하며 눈물 글썽인다.
황반장은 차마 쳐다보지도 못하고, 딴 데를 보고 있다.
홍석이 황반장을 부른다.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한다.
어쩔 수 없이 황반장이 얼굴을 가까이 대는 순간, 홍석이 황반장의 코털 하나를 톡 뽑는다.
아야.. 하는 황반장. 눈물 그렁한 채 웃음 터지는 조형사.
메마른 얼굴의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 홍석.
황반장도 그제야 고마운 웃음이 새어 나온다. 그 따뜻함.
// 대통령 선거 D-22
(1) 취조실. 정우가 죄수복을 입은 효진부를 거세게 취조하고 있다.
(2) 최정우 검사실. 효진이 정우 앞에 앉아서 진술을 하고 있다. 뭔가 자꾸 생각이 나는 듯, 적극적으로.
(3) 잡지의 표지. “강동윤 후보, 아시아 미래 지도자 1위 선정. 세계가 강동윤의 대한민국을 주목한다”
(4) 모자를 눌러 쓴 홍석. 용식의 부축을 받으며 보건소 근처를 산책하고 있다.
홍석이 바라보는 하늘, 너무 맑고 푸르다.
용식이 바라보는 미니스커트의 여자. 오봉을 들고 엉덩이를 실룩실룩하며 걸어가고 있다.
용식의 두 눈에 꽂히는 그녀의 다리. 너무 이뿌고 날씬하다.
같은 곳에서 서로 다른 것을 보며, 가슴 벅차하는 두 남자의 모습.
// 대통령 선거 D-15
(1) 최정우 검사실. 배기철과 관련된 자료철이 수북이 쌓여있다. (자료철에 배기철이라는 이름이 있을 것)
정우, 황반장, 조형사가 그 자료를 뒤져 나간다. 빠르게.
(2) 신문표지 “강동윤 후보 지지율70% 돌파. 역대 최대 득표율 달성할 듯”
(3) 홍석, 빠르게 산을 타고 오른다. 용식이 그 뒤를 헥헥거리며 뒤따르고 있다.
천천히 가자고 외치는 듯 하지만, 홍석은 씩씩하게 산을 오른다.
용식이 지친 듯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는다.
(4) 보건소 병실 안. 용식이 탈진한 듯 병상에 누워 있고, 홍석이 물에 적신 수건을 그 이마 위에 얹어준다.
서로가 서로를 보고 웃는 모습에서.
씬24. 한오시크릿 건물 안 (낮)
“한오시크릿”이란 현판이 보이는 회사 건물.
그 앞에 도착한 차에서 내리는 정우와 황반장과 조형사. 건물 안으로 달려 들어간다.
그 아래 자막. “대통령 선거 D-7"
씬25. 한오시크릿 사무실 (낮)
정우 일행이 문을 열고 들어서면, 건달 같은 몇몇이 다가오며 웅성거린다.
정우 : (신분증 내 보이며, 단호한) 서울지검 최정우 검사다. 지금부터 떠드는 깡패는 전부 연행한다.
움직이는 깡패도 전부 연행한다. 알겠나?
건달들 : ... 네.
정우 : (저만치 일각 책상에 앉아 있는 배상무에게 다가간다. 체포영장 내밀며) 배기철. 폭행 및 상해혐의로 긴급 체포한다.
(고개짓 하면)
황반장과 조형사가 배상무의 양팔을 잡고 제압해서 끌고 나가는데서.
씬26. 서회장 저택 인서트 (낮)
뉴스(소리) :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앞둔 오늘, 유태진 후보가 전격 사퇴를 발표했습니다.
씬27. 서회장 서재 (낮)
서회장은 TV를 보고 있고, 동윤은 소파에 앉아 있고, 혜라는 서회장 옆에 서 있다.
뉴스(소리) : 유태진 후보는, 마지막 여론 조사에서 지지율이 12%에 머물자,
오늘 강동윤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사퇴를 발표했습니다. (하는데)
서회장 : (리모컨으로 TV를 끄곤) 하이고. 진작에 뒷방에 앉았으믄 세배라도 받을 낀데. 인자 태진이 점마를 누가 찾아가겠노.
(동윤을 보고) 그래. 해달라는 대로 해줬나?
동윤 : 지금까지 사용한 선거자금 760억. 우리가 보전해주기로 했습니다. 그쪽 캠프 식구들하고, 자문 교수단들,
정부 출범 이후 공기업이나 공단쪽에 자리 마련해주기로 했습니다. 차기 공천 지분 20%를 보장해 달라는 요구는,
거절했습니다.
서회장 : 잘했데이. 그 .. 선거자금 보전해줄 때, 쪼매 더 얹어주라. 태진이 술값이라도 하고로.
동윤 : 네.
서회장 : 욕봐래이. (하곤, 자기 앞에 놓인 서류를 뒤적이는데)
동윤 : (혜라를 보고) 한오시크릿 배기철 상무한테 문제가 생긴 거 같아.
혜라 : 알아보겠습니다.
동윤, 나가려다가 돌아본다. 혜라가 서회장의 옆에 서 있다. 아직 적응되지 않는 모습이다.
동윤이 나가는데서.
씬28. 최정우 검사실 (낮)
탁자에 놓인 자료와 노트북. 바쁘게 확인하며 움직이는 정우와 황반장.
정우 : 현금 30억이 자동차 트렁크에 들어가는지 확인했습니까?
황반장 : 네. 5만원권으로는 들어가네예.
정우 : 그날 일식집 CCTV는?
황반장 : 확보 했습니더. 트렁크에서 박스 꺼내는 화면도 요 있습니더. (하는데)
조형사 : (달려 들어오며) 정우야!!! (하다가 헉! 놀라는)
정우 : (어이없어서 보면)
조형사 : (머리 긁적이며) 아.. 그게.. 안계실 때, 우리끼리 그렇게 부르는 게 습관이 돼서.
정우 : (어이없는 눈으로 황반장을 보면)
황반장 : (눙치는) 없는 자리에서는 나랏님도 이름 부르는데예 뭐. (하는데)
조형사 : 아참! 배기철이 변호사 선임했답니다.
정우 : 누굽니까? (하는데서)
씬29. 검찰 취조실 (낮)
정우가 빤히 바라보고 있는 남자. 맞은편에 앉은 장병호다.
장병호 : (여유있게) 아버님, 요양원 옮긴 건 알고 있나? 동창회 차원에서 알아본 거야.
자네 부친 같은 케이스는 다들 곤란해 하거든.
정우 : (서류 뒤적이며, 감정 드러내지 않고 드라이하게) 고맙네요 무척.
장병호 : (여유있게) 평생을 존경받는 판사로 살아온 분이, 어쩌다가... 딱 한번 전별금을 받아서... 쯔쯔...
정우 : (서류 뒤적이며 드라이하게) 판사 전별금 조사, 당신이 나한테 배당한 사건이야.
장병호 : 이봐. 난 자네 부친하고 친구야. 말은 높여야지.
정우 : (드라이하게) 친구? 내가 판사 전별금 조사를 안했다면, 내가 아버지를 기소하지 않았다면,
당신이 아니라 아버지가 대법관이 됐겠지. 난 그런 놈을 친구라고 안불러.
장병호 : 기소한 건 자네야.
정우 : (OL 드라이하게) 법이 그러니까.
장병호 : (여유있게) 후회하나?
정우 : (OL 드라이하게) 후회했지. 법대로 원칙대로 했는데, 전별금 한번 받은 아버진 법관에서 해임되고,
당신같은 인간이 대법관이 됐으니. (고개 들고, 장병호를 담담하게 보며 드라이하게) 궁금했어.
당신같은 사람한테 법은 뭘까?
장병호 : (여유있게) 전쟁의 북소리가 들리면 법은 침묵한다. (법학의 오랜 경구입니다)
정우 : (담담하게 보는)
장병호 : (타이르듯, 여유있게) 인생이 전쟁터야. 젊은 친구. 살아보면 알게 될걸세. (하는데)
조형사가 배상무를 데리고 들어와, 장병호의 옆에 앉히곤 나간다.
장병호 : (여유있게) 간단하게 끝내지. 단순폭행이야. 영장 칠 거 아니면, 48시간 안에 석방해야지. 법대로. 원칙대로. (하는데)
정우 : (드라이하게) 법대로 합시다. 단순 폭행은 취조실에 모실라구 분바른거야.
(배상무를 보며) 윤창민한테 건넨 30억. 백수정 살해대가로 추정됩니다.
장병호 : (둥!!! 놀라는)
배상무 : (둥!!! 놀라는)
정우 : (드라이하게) 원칙대로 합시다. 묵비권 행사해도 되고, 진술조서에 날인 거부해도 됩니다.
윤창민하고 만난 일식집, 종업원 진술 확보했고, 돈이 든 박스 내리는 CCTV 화면도 확보했습니다.
원칙대로 영장 다시 치겠습니다. 살인교사 혐의로!
장병호 : (둥! 놀라는)
배상무 : (둥! 놀라는)
정우 : (드라이하게) 장병호 전직 대법관님. 나한테 법은...
장병호 : ...
정우 : 때로는 더럽고, 억울하고, 엉터리고, 화가 나지만
장병호 : ....
정우 : 반드시 지켜야 되는거야. 그게 이 세상의 룰이니까.
장병호 : ....
정우 : 링에 올랐으면 룰을 지켜야지. 세상을 살려면 법을 지키고. (배상무를 보고, 드라이하게) 어이 깡패, 안그래?
배상무 : (어쩔 줄 몰라 가만히 있자)
정우 : 끄덕이지. 내가 기분 좋아서 니가 해로울 게 없거든.
배상무가 그 기세에 놀라 끄덕인다.
당황한 장병호가 정우를 바라보는데서.
씬30. 서회장 서재 (낮)
서회장 : (놀란) 살인교사? 그기 뭔 소리고.
서회장의 옆에 선 혜라. 잔뜩 긴장한 얼굴이다.
장병호 : 한오시크릿 배기철 상무가 윤창민이란 사람한테 30억을 줬답니다. 윤창민이 백홍석의 딸 백수정을 살해했다고,
검찰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혜라, 자기도 모르게 긴장해서 침이 삼켜진다.
서회장이 그런 혜라를 힐긋 보았다.
서회장 : (눙치는) 하이고. 뭔 오해가 있는갑다. 백수정이 가는 교통사고 수술 후유증으로 그래된 거 아이가.
혜라 : (서회장의 눈빛을 담담하게 받아내려 애쓰며)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장병호 : (곤란한 듯)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혜라 : (담담하려 애쓰며) 배기철 상무. 한오그룹을 위해서 많은 일을 해오신 분입니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중단시켜야 합니다.
그런 혜라를 담담하게 바라보는 서회장의 표정 위로 플래시 되는
// 11부 씬13
동윤 : (시선은 서회장) 혜라야. 앞을 잡았든 뒤를 잡았든, 줄다리기에서 이긴 건 우리 둘이야.
내 손에 묻은 분가루는 혜라 니 손에도 묻어 있어.
그 말을 듣곤 멈칫, 당황하는 혜라의 얼굴
서회장 : (눙치는, 혜라를 보고) 그라까? 그래야겠제.
혜라 : 네.
서회장 : 그칸데, 동윤이 선거도 얼매 안 남았는데, 뒷골목 아들 송사에 우리가 끼는기, 그림이 사나울낀데.
혜라 : (담담하려 애쓰며) 배기철 상무 문제가 확대되면, 상대 후보 측에서 정치적 공세를 펼칠 수도 있습니다.
서회장 : (눙치는, 머리 아픈 듯) 우리가 발 담갔다가 그쪽이 알게 되믄 더 머리아 픈긴데 (하다가) 이라자 장대법관.
장병호 : 네.
서회장 : 배기철이 문제서 손 떼거라이.
혜라 : (둥)
영욱 : (그런 혜라를 보았다)
서회장 : 동윤이 선거 일주일 남았는데, 괜히 송사에 낐다가 문제가 생기면 안된다이가. (혜라를 보고) 그렇겠제?
혜라 : (보는)
서회장 : (보는)
혜라 : (어쩔 수 없다) ... 네.
서회장 : 욕봤다 장대법관. 참. 지금 어데 고문 맡고 있노?
장병호 : 한오증권하고 한오상삽니다.
서회장 : 하이고 영욱아. 우리 장대법관 이래 고생하는데, 서너개 회사 더 고문자리 드리라이. 욕봐래이.
장병호 : (정중하게 인사하고 나가는)
혜라 : 후보님 선거자금 현황, 파악하고 오겠습니다. (나가는)
혜라가 나가고 문이 닫히자,
영욱 : 아버지. 뭔가 있습니다.
서회장 : 뭔가 있는 기 문제가 이이고, 뭔가 있는 거를 우예 이용해 무까. 요걸 생각해보래이.
서회장, 의자에 깊숙이 앉아 뭔가를 생각하는데서.
씬31. 강동윤의 서재 (낮)
동윤 : (굳은) 최정우 검사라고 했나.
혜라 : (굳은) 네.
동윤 : 살인교사 혐의로 배상무를 기소한다...
혜라 : 윤창민은 병세가 호전되는 대로, 살인혐의로 기소될 거 같습니다.
동윤 : 장인어른은?
혜라 : 회장님의 도움을 받을려면, 사실을 말씀드려야 할 겁니다.
동윤 : (그럴 순 없다. 잠시 생각하다가, 단호하게) 알았어. 내가 해결하지.
혜라 : (보는, 그 말을 믿을 수 없는)
동윤 : (보는, 혜라의 눈빛의 의미를 아는)
혜라 : 후보님의 손이 닿지 않은 라인입니다. 회장님께서 컨트롤 하시는 윗선들이 있구요.
동윤 : (여유있는, 옅은 미소로) 대선일 일주일 남았어. 이변이 없는 한, 청와대의 주인이 될거야.
니가 말하지 않았나? 검찰 공무원들, 바람이 불면 풀보다 빨리 눕는다고. (단호하게) 최종 자금은 내일까지 집행해.
혜라 : ... 만약 배상무가 입을 열면, 저도 살인교사로 기소될 겁니다.
동윤 : (단호한) 그런 일 없을 거야.
혜라 : (단호한) 그런 일 없기를 바라셔야 할 겁니다. 후보님.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팽팽한 시선 잠시.
혜라 : (옅은 미소로) 최종자금 내일까지 집행하겠습니다. 후보님.
돌아서 가는 혜라의 뒷모습을 보는, 동윤의 굳어진 얼굴에서.
씬32. 서회장네 거실 (낮)
서회장의 서재에서 영욱이 나온다. 핸드폰으로 전화를 건다.
영욱 : (상대가 받은) 서영욱입니다. 한오시크릿 배기철 상무. 회사에서 제공한 사택이 하나 더 있는 걸로 아는데... 어딥니까?
(그 눈빛에서)
씬33. 보건소 병실 안 (낮)
홍석이 병상에 앉아 있고, 황반장이 주변에 뭔가를 주섬주섬 놓고 있다.
황반장 : 요거는 유자찬데, 하루에 두 번 낄이 무믄 피가 보충이 된다카드라. 그카고 요거는 (하는데)
홍석 : 반장님. 나 좀 보세요.
황반장 : 홍석아.. 내가 아직은.. 니를 볼 자신이 엄따.
홍석 : 아, 반장님은 고개만 들고 계세요. 내가 볼 거니까. 자요. (하며 당긴다)
황반장, 어색한 미소를 짓는데
바로 옆 묵음의 TV에서 보이는 화면. 앵커가 뉴스를 전하고 있고
그 아래 자막. “강동윤 후보, 유세장마다 인파 수 천 명씩 몰려”
그 화면을 보곤, 둘 사이에 흐르는 잠시의 어색함.
황반장 : (홍석의 옆에 앉는) 홍석아. 납골당에서 .. 니 점마를 와 몬쐈노.
홍석 : (옅은 미소로 보는)
황반장 : 테레비 봤다. 니 눈앞에 점마가 있고, 니는 권총이 있는데 와 몬땡깄노 홍석아.
옅은 미소로 황반장을 보는 홍석의 얼굴 위로, 짧게 플래시 되는
// 10부 씬34의
동윤 : (당당하게) 쏘세요 백홍석씨. 나를 죽일 순 있어도 진실을 숨길 순 없을 겁니다.
스틸. 그 위로
홍석(소리) : 그때 내가 총을 쐈으면요. 강동윤 그놈은 영웅이 됐을 겁니다.
홍석 : (황반장을 보며) 나는 돈 많은 놈한테 매수당해서 강동윤을 죽인 놈이 되구요...
우리 수정이는 원조교제에 마약까지 한 애로 남게 되잖아요.
황반장 : ... 홍석아. 그캐도 내 같으믄 몬참고 땡기쓸끼다. 점마가 죽이뿌믄 속이라도 시원하다이가.
홍석 : (고개 젓는) 그러면요. 우린 강동윤 저놈한테 영원히 속는 겁니다.
황반장 : (보는)
홍석 : ... 나도 속았거든요. 저놈한테.
그 홍석의 얼굴 위로 짧게 플래시 되는
// 3부 씬35의 그 일각에 촛불을 들고 있는 홍석의 얼굴 위로.
동윤 : 여러분. 억울하시죠? 화나시죠? 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 나는 열심히 살았는데, 돈 있는 놈들이 무시하고
// 3부 씬35의
동윤 : 저의 친구가 되어주십시오!
홍석 : 그래서요. 나도 우리 수정이 저금통, 저 놈한테 보냈거든요.
홍석이 바라보는 TV 화면. 수천 명의 인파들이 보인다. (적당한 다른 곳의 대선화면 자료) 그 위로
홍석(소리) : 저 사람들도 나처럼 강동윤 저놈한테 속고 있잖아요.
홍석 : 반장님, 전요. 강동윤이 저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압니다.
//6부 씬8
동윤 : (담담한) 큰 마차가 먼 길 가다보면 깔려 죽는 벌레도 있기 마련이죠.
TV 화면. 수천 명의 인파들. 그 위로
홍석(소리) : 큰 마차 앞에 몰려든 벌레라고 생각합니다. 강동윤 그 놈은.
황반장 : (그런 홍석을 본다. 보다가) .. 홍석아. 그라믄 니가 원하는 기 뭐고?
// 10부 씬34의
홍석 : 단 한번이라도, 단 한마디라도 진실을 말해. 강동윤.
홍석 : 그 놈이 어떤 짓을 했는지, 자기 입으로 진실을 말하는 겁니다.
황반장 : ... 그칸데 그기 쉽겠나.
// 보건소 밤.
병상에 누워있는, 일어나기 직전의 홍석. 그 앞에 서 있는 정우.
정우 : (단호한) 증거, 증인, 자료 충분히 모을 겁니다. 대선 직전에 한 번에 칠 겁니다.
홍석 : ... (지금보다는 기력이 없는) 나도 돕겠습니다 검사님. 근데요. 만약에 법으로 해서도 안되면요.
그땐 검사님이 나를 도와주세요.
정우 : (보다가, 약속의 끄덕임)
황반장 : 인자 우짤끼고 홍석아.
홍석 : (옅은 미소로) 법을 믿어야죠 지금은. (법의 대한 기대와 정우에 대한 신뢰가 보이는 얼굴이다)
황반장 : (그런 홍석을 따뜻하게 보는데, 울리는 핸드폰 벨. 받는) 황일관입니더.
정우(F) : (다급한) 어딥니까 지금! (에서)
씬34. 어느 사무실 또는 오피스텔 (낮)
/ 배기철의 또 다른 거주지 황반장, 조형사, 정복경찰 몇 명이 치고 들어온다.
장롱, 책상, 책꽂이, 컴퓨터 등등을 수색하고 압수한다.
책상 위에 놓인 배기철의 사진틀. 박스에 수북이 쌓이는 자료들에서.
씬35. 최정우 검사실 (낮)
압수한 자료들을 뒤져나가는 정우의 손길이 멈춘다. “자금입출금장부” 다.
다급하게 장부를 뒤적이던 정우의 손이 멈춘다. 잡았다! 다급하게 전화를 건다.
정우 : 배기철 자금 원천지 확보했습니다. 소환장을 발부해 주십시오. 소환 대상자는 신혜라입니다.
정우의 그 결의에 찬 모습에서.
씬36. 서회장 서재 (낮)
영욱, 서재로 달려 들어온다.
영욱 : 혜라한테 소환장이 발부 됐습니다 아버지.
서회장 : (책상 앞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영욱 : 동윤이 쪽 검찰 라인은 다 막았습니다. 혜라가 가진 핸드폰만 우리가 가지면, 이제 동윤이 그 놈은 (하는데)
서회장 : (눈을 감고 생각중인, OL) 영욱아.
영욱 : (보는)
서회장 : 일 잘하는 장정을 없애는 기 낫겠나, 종으로 부리는 기 낫겠나.
영욱 : (그 의미를 아는, 만류하듯) 아버지.
서회장 : 천방지축 날뛰는 황소를 코뚜레에 꿰같고 연자방아를 돌리믄, 방앗간 두어 개는 안멕이 살리것나.
영욱 : 아버지, 안됩니다.
서회장 : 되고 안되고는 내가 생각 하꾸마. 니는 강제소환이나 퍼뜩 하라꼬 전화나 돌리래이.
영욱 : (의도와는 다르다. 답답하다. 후우 한숨 쉬는)
눈을 감고 여전히 깊은 생각에 잠긴 서회장의 모습에서.
씬37. 최정우 검사실 (낮)
정우, 책상에 놓인 세 장의 사진을 보고 있다. 배기철, 신혜라, 강동윤이다.
정우, 배기철의 사진에 체크 표시를 한다.
정우, 신혜라의 사진에도 체크 표시를 하는데서.
씬38. 강동윤의 서재 (낮)
책상 앞 의자에 앉은 동윤이 통화중이다. 그 앞, 혜라가 서 있다.
동윤 : 박장관님. 모든 소환일정, 대선 이후로 미루기로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검찰 조사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불순한 의도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듣다가, 화를 참으며) 검사는 개인이 헌법 기관이라서 조사 중단을
명할 수가 없다구요? (허! 화난) 검사동일체 원칙도 있습니다. 총장 부터 일선 검사까지, 상명하복의 명령체계로 이뤄진
하나의 조직으로 (하다가 듣는, 화난, 어쩔 수 없는) 회의 끝나는 대로 연락주세요. (끊는)
혜라 : (소환장을 보여주며) 두 번째 소환장입니다. 내일까지 자진 출두를 안하면, 강제 소환되거나 구속 영장을 발부한답니다.
동윤 : 기다려.
혜라 : (OL) 언제까지 기다려야 됩니까?
동윤 : (보는)
혜라 : 후보님의 계획을 알고 싶습니다. 지검장도 총장도 장관도, 컨트롤이 안되고 있습니다. 제 구속을 막을 방법이 있다면,
지금 듣고 싶습니다.
동윤 : (새어나오는 짜증을 참으며) 저녁에 총리를 만나기로 했어. 그 자리에서 내가 해결하지.
그 동윤을 바라보는 혜라의 얼굴 위로 짧게 플래시 되는
// 서회장 서재 서회장이 통화중이다.
서회장 : 아이고. 민총리. 오늘 점때 내캉 매운탕 한 그릇 하까. 선약이 있다꼬. 그래서 곤란하나?
흐흐흐. 그래. 전때 차 보내꾸마. 공관에 있을끼제? 욕봐래이. (끊는)
동윤 : 총리가 해결해 줄거야. 기다려.
혜라 : 알겠습니다 후보님.
뭔가를 결심한 혜라가 돌아서 나가는데서.
씬39. 서회장네 거실 (낮)
2층에서 내려온 혜라가, 서회장 서재로 들어간다.
씬40. 서회장 서재 (낮)
혜라가 들어온다.
전화하고 있는 서회장. 그 옆의 영욱.
서회장 : (송화기 막곤, 혜라에게) 쪼매만 기다리래이. (통화하는) 하이고. 나랏일 한다꼬 고생만 하고,
원래 있던 대로 갈라카이 찬밥 신세고, 그래. 한오그룹에 자리 멫 개 마련해 놀테이 와서 몸이나 풀어래이.
일은 무신. 나랏일 한다고 욕봤는데, 전망 좋은 방 한 개씩 줄테이 내 한테 와서 가끔 말상대나 해도고.
(끊고는) 하이고. 시상에 와 이리 묵고 놀라는 놈들이 많노. (혜라에게) 무신일이고?
혜라 : (담담한) 내일 중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 같습니다.
서회장 : (놀라서) 와?
혜라 : (담담한) 회장님이 애쓰신 덕분입니다.
서회장 : (느물거리는 미소로 여유있게 보는)
혜라 : 제가 핸드폰을 드리면, 무엇을 해 주시겠습니까?
서회장 : 내가 뭐를 해주야 니가 핸드폰을 주겠노?
혜라 : ...
서회장 : 상대방 주판이나 함 놔 보자. 신사장 딸래미 주판 솜씨 함 보까.
혜라 : (담담한) 회장님은 핸드폰을 받으면, 세상에 공개하지 않을 겁니다. 칼은 칼집에 있을 때 가장 무서운 법이니까요.
영욱 : (그 대화를 듣는 표정이, 화를 참는 듯하다)
// 강동윤의 서재
동윤이 어딘가로 전화를 하는 모습.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듯. 화를 억누르는 그 얼굴 위로
혜라(소리) : 강동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도록 두실 겁니다. 필요할 때마다 그 핸드폰으로 강동윤 후보를
뜻대로 움직이시겠지요. 물론, 적당한 시점에 사모님과 이혼하게 만드실 거구요.
혜라 : 강동윤 후보는 대통령 임기5년 동안, 회장님의 종이 되는 겁니다. 맞습니까?
영욱 : (뭔가 끼어들려 하지만 참는 듯한)
서회장 : 흐흐흐. 신사장이 딸래미 하나는 야무지게 키았네.
혜라 : 이젠 회장님의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서회장 : 혜라 니는, 동윤이 임기5년 동안, 그 권력을 가지고, ... 니 아부지를 신원 시킬라고한다.
니 아부지 억울한 죄를 재심하고, 사면하고 그래가 .. 니 아부지도 깨끗해지고 니도 깨끗해지고
혜라 : (보는)
서회장 : 그래가 니 이름으로, 니 정치를 해보고 싶어한다. 맞나?
혜라 : (보는)
서회장 : (보는)
혜라 : 제가 핸드폰을 드리면, 배기철 상무와 저의 검찰 수사는?
서회장 : 하이고. 검찰청 참고에 묻힌 사건이 한두 개가. 어데.
혜라와 서회장이 서로를 바라보는데서.
(시간경과)
혜라가 노트북을 통해서(또는 핸드폰 자체적으로) 핸드폰을 TV에 연결했다.
TV 화면에 보이는 동윤의 그 모습.
// 2부 씬69
동윤 : 그날 밤 교통사고, 아내하고 있었던 일, 영원히 입 닫는 댓가야.
드디어 뜻을 이룬 듯, 여유있는 미소로 보고 있는 서회장의 얼굴.
하지만 그 옆, 영욱은 분노의 눈빛으로 그 화면을 보고 있다.
같은 화면을 만족과 분노의 각기 다른 극단의 감정으로 보고 있는, 서회장과 영욱의 모습에서. 11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