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4차산업혁명을 진단한 책들이 많다. 많은 정도가 아니라 이제는 식상할 정도다. 도서관(강릉교육문화관)에 비치되어 있는 책들 중에 눈길이 가서 기대감 없이 대출받아 온 책이었다. 다른 책들을 보다가 역시 큰 의미없이 책을 펴 보았다가 단숨에 읽어 내려간 책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어쩌구 저쩌구, 그러니까 우리 자녀들은 이렇게 저렇게 키워야 되지 않을까 이야기한 책이거니 생각했는데 짚어도 크게 잘못 짚었다. 책 제목 그 이상으로 교사인 내가 큰 도전을 받은 책이다. 저자는 교육자가 아니다. 기록정보 활동가이면서 시민 활동가로 왕성하게 일하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러나 저자의 이력 중에 특이한 부분이 있다. 좋은 학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책 속에 본인을 소개하는 부분을 보면 알겠지만 학창 시절 공부 잘하는 학생도 아니었고 정숙한 학생도 아니었지만 사교성 좋고 말하기 좋아하는 그런 부류의 학생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군대 가서 인생의 참 의미를 깨닫고 26개월 군복무기간 동안 300권의 책을 읽고, 뒤늦게 들어간 대학(대구대학교) 생활 동안 도서관에서 책과 씨름하며 보냈다고 한다. 지금도 군복무 시절 책을 읽게 된 계기로 자신의 삶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한다. 각종 언론 매체(오마이뉴스 등)에 글을 기고하고, 책을 쓰기도 하고, 강연도 하며 시민 단체에서 활동하기도 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경쟁력(?)있는 직업인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4차 산업혁명이란 무엇이며,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4차 산업혁명시대란 "쉽게 말해 인공 지능이 인간의 지식을 대신해 주는 것". 인공 지능이 인간의 지식을 대신해 준다면? 과연 주입식 교육이 필요할까? 라는 의문점을 던진다. 24시간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시대에 "빨리 외우고, 빨리 풀고, 여러 보기 중에서 답을 고르는 객관식 문제가 의미가 있는가" 라는 의문을 다시 던진다. 스마트폰이라는 작은 공간에 각종 지식이 모여 있는데! 이제 빨리, 더 많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인공 지능에 맡겨 두는 시대가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게다.
아직도 많은 학부모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는가?
"사교육→명문대→대기업, 공무원→은퇴=성공한 삶"
우리 부모들이 자녀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때라고 저자는 충고한다. 현 교육 체계상 공부를 잘하는 것이 미래를 잘 준비하는 것인지 고민해 봐야할 때라고 강조한다. 차라리 공부는 못하더라도 자존감과 공감능력, 신뢰성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성공할 거라고 예측한다. 그 예로 다양한 4차 산업혁명시대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소개하는 사람들은 크게 알려져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3D 프린터 조립의 선구자 김민규 대표, 영어 무료 강의 시대를 개척한 서장혁 대표(팟개스트 일빵빵 영어 회화), (주)크립톤 대표 양경준, 산골 유학에서 심리 사업가로 도전한 홍성희 대표, 췌장암, 난소암, 폐암에 반응하는 메소텔린 단백질을 발견한 잭 안드라카.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무모한 도전과 용기, 사회의 어려운 점을 공감하는 능력,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스스로의 자존감으로 똘똘뭉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저자도 지방대학 출신이라는 열등감을 가졌다면 지금의 삶을 살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자존감으로 무장하고, 자신이 흥미 있는 일을 해야 하며, 그것을 밀어붙이는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의 일을 생각하기보다 미래의 변화를 염두하고 자녀를 대해야 한다. 자녀가 흥미 있어 하는 일에 아낌없이 격려하고 지원하는 일부터 해야 되지 않을까? 거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한다면, 독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변함없이 요구하는 것은 책 읽기다. 글쓰기다.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지식을 얻기 위한 독서가 아니라, 시대를 공감하고 앞서 볼 수 있는 안목을 얻기 위한 독서가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