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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자두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치지 말라는 뜻으로, 의심 사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말이다.
李 : 오얏 리(木/3)
下 : 아래 하(一/2)
不 : 아닐 불, 부(一/3)
整 : 가지런할 정(攵/12)
冠 : 갓 관(冖/7)
열녀전(列女傳)의 이야기다.
經瓜田不納履 過李下不整冠 妾不避之 罪一也.
경과전불납리 과이하부정관 첩부피지 죄일야.
제(齊나)라 위왕(威王)때 우희(虞姬)가 위왕에게 아뢰었다. “참외밭을 지날 때는 신발을 고쳐 신지 않으며, 배나라 아래를 지날 때는 관(冠)과 끈을 고쳐 매지 않는다 하는데, 첩은 군후(君侯)의 눈을 피하지 못했으니 이것이 첩의 죄입니다.”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의 형태로 쓰인다. 즉 오이가 익은 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고 있으면 마치 오이를 따는 것같이 보이고, 오얏이 익은 나무 아래서 손을 들어 관을 고쳐 쓰려고 하면 오얏을 따는 것같이 보이니 남에게 의심받을 짓은 삼가라는 뜻이다.
껍질 표면에 털이 없이 발갛고 매끈한 자두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자두의 옛 이름이 오얏인데 누구나 탐스러워 하는 이 과수밭을 지날 때면 조심해야 한다. 귀한 과일을 서리하는 일이 잦아 주인도 신경을 곤두세우기 때문이다.
오얏나무 밑(李下)을 지나갈 때 손을 들어 쓰고 있던 관을 고쳐 쓰지 말라(不整冠)고 하는 것은 공연히 남에게 의심을 사는 행위를 하지 말라는 교훈이다.
이 말의 앞에 있는 오이 밭에서는 신발을 고쳐 신지 말라는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라는 말과 짝으로 사용된다. 앞부분 두 글자씩만 떼어 과전이하(瓜田李下)라는 말로도 쓰인다.
유교 문화권 최초로 여성을 정면으로 다뤘다는 열녀전(列女傳)은 전한(前漢) 시대의 학자 유향(劉向)의 저작이다. 경전이나 역사에 전해져오던 현모(賢母), 열녀(烈女), 악처(惡妻) 등 여러 인물을 재구성한 전기집인데 여기에 등장하는 우희(虞姬)가 한 말로 나온다.
항우(項羽)가 사랑했던 우미인(虞美人)도 우희라 하지만 물론 다른 사람이다. 이름이 연지(娟之)인 우희는 전국시대(戰國時代) 제(齊)나라 위왕(威王)의 후궁이었다.
왕이 즉위한지 9년이 지나도록 국정이 어수선했다. 간신인 주파호(周破胡)가 국정을 손아귀에 넣고 충신을 따돌렸기 때문이었다. 이를 보다 못한 우희가 위왕에게 주파호는 속이 검은 사람이라 물리치고 덕망 있는 북곽선생(北郭先生)을 기용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것을 안 주파호는 거꾸로 우희와 북곽이 사통하는 사이라고 모함하며 9층 누각에 감금했다. 매수된 담당 관원이 날조한 보고서가 앞뒤가 맞지 않자 왕이 직접 우희를 불러 심문했다.
우희는 진심으로 왕을 위해 힘썼지만 불찰이 있다면 오이 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지 않고, 오얏나무 아래를 지나갈 때 관을 바로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지키지 않은 것(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이라고 애소했다.
그러면서 주파호의 죄목을 아뢰자 그제야 잘못을 깨달은 위왕은 간신을 팽살(烹殺)하고 내정을 바로 잡았다.
자신이 떳떳하다고 해도 남이 오해를 하여 의심을 사는 경우는 흔하다. 잘못 보일 행동을 조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먼저다.
다음으로는 억울하지만 극구 변명하기 보다는 이치에 맞게 차근차근 해명해야 한다. 더 큰 의심을 사서 돌아서고 나면 되돌리기 어렵다. 갓끈을 조심하는 것이 생활화되면 좋겠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오비이락(烏飛梨落)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사용하는 속담입니다. 이렇게 많이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실 바른 행실의 자세를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고, 더 나아가 그 행동이 타인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의 의미는 오비이락(烏飛梨落)과 그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예의를 갖춘 상태에서 타인에게 오해를 살 수 있는 불필요한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가르침은 사실 이렇게 논의의 대상이 되는 것 자체가 다소 부끄러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타인을 돌보지 않는 다소 편협된 사고방식과 행동들은 이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닌 사회가 되다보니 다시금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방편으로 삼아야 합니다.
문선(文選)은 중국의 남조시대 양(梁)나라의 소명태자(昭明太子)가 문사(文士)들과 함께 편집한 시문집(詩文集)으로, 현존하는 문학작품의 선집(選集)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감정의 표현이라 할 수 있는 문학적인 작품들만을 엄선했다는 것입니다.
이전까지 문학과 비문학의 구분이나 규정이 모호하던 것을 문선(文選)의 시대에 와서 문학과 비문학의 구분이 시작되어 경전(經典)이나 사류(史類) 등은 선정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고대 주(周)나라 때부터의 대표적 문인들의 시문을 선정해 약 800여 편의 작품들을 수록해 후대까지 문인들의 필독서로 많이 읽혀오고 있습니다.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은 한(漢)나라 때의 음악 관장 기관인 악부(樂府)가 발전되어 문학의 장르로 정착된 악부(樂府)의 형식으로 이루어진 고사(古辭) 네 수 가운데 군자행(君子行)이라는 작품 속의 구절입니다.
민간의 가요를 채집한 형태이지만 다소 민간의 작품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규범과 전형의 표현으로 되어 있습니다. 바로 진정한 군자가 지니고 행해야 할 태도와 자세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시 전체를 제시해 봅니다.
君子防未然 不處嫌疑間.
군자방미연 불처혐의간.
군자는 미리 방지하여 혐의 받을 염려가 되는 곳에 있지 말 것이다
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
오이 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않으며, 오얏나무 아래서는 관을 고쳐 쓰지 않는다.
嫂叔不親授 長幼不比肩.
수숙불친수 장유불비견.
제수(弟嫂)와 시숙(媤叔)은 손수 주고 받지 않네, 어른과 젊은이는 나란히 걷지 않는다네.
勞謙得其柄 和光甚獨難.
노겸득기병 화광심독난.
겸손에 힘써 그 바탕을 얻어, 세상에 어울리기는 심히 유독 어렵도다.
周公下白屋 吐哺不及餐.
주공하백옥 토포불급찬.
주공은 천한 집에도 몸을 낮추고, 먹은 것 토해내며 제대로 밥먹지 못했네.
一沐三握髮 後世稱聖賢.
일목삼악발 후세칭성현.
한 번 머리 감을 때 세 번 머리를 움켜쥐어, 후세에 성현이라 일컫네.
조선(朝鮮) 중기의 대학자이자 정치가인 율곡(栗谷) 이이(李珥)선생이 병조판서(兵曹判書)로 있을 때, 말단 무관인 충무공(忠武公) 이순신(李舜臣)장군의 이름을 듣고 한번 오라고 전갈을 보냈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은 ‘율곡이 병조판서에서 물러난 뒤 가도 늦지 않다.’라고 하고는 가지 않았다. 둘 다 본관이 덕수이씨(德水李氏)로 서로 19촌쯤 되었는데, 남들로부터 친척이라 봐준다는 혐의를 받게 될까 이순신 장군이 꺼려했기 때문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상피제(相避制)라 하여 부자(父子)간이나 형제(兄弟)간에는 같은 직장이나 상하관계가 형성되는 관직에는 같이 근무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가 있었다.
퇴계(退溪)선생이 충청도 단양(丹陽) 군수로 근무하고 있는데, 형(兄)인 온계(溫溪) 이해(李瀣)가 충청도 관찰사로 부임하게 되었다. 퇴계선생은 즉각 경상도 풍기(豊基)군수로 전직되었다.
오늘날 사람들은 조선시대보다 모든 것이 발전했다고 생각하면서도 혐의를 받을 일을 공공연히 더 많이 자행하고 있다. 어떤 특정 학교 출신이 고위직을 차지하게 되면, 곳곳에 그 학교 출신들이 포진한다.
능력이 있어서 발탁되면 괜찮겠지만, 능력도 없는데 학연(學緣) 덕분에 그 자리에 앉는다면, 많은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국가의 장래를 망칠 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능력 있는 사람마저도 학연 덕분에 발탁되었다고 많은 사람들의 오해를 살 수가 있다.
사람을 사귀거나 관계를 맺을 때도 남의 혐의를 살 짓을 미리 하지 않아야 한다. 어떤 사람이 돈 많은 사람과 자주 어울리면, 다른 사람들은 그 사람을 지목하여 돈 많은 사람의 덕을 보려고 한다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특히 공직자(公職者)들은 처신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근자에 공직자가 브로커나 부정한 기업가와 자주 골프를 쳐 말썽이 되고 있다. 공직자에게 접근한 사람들이 어떤 저의가 없었다고 누구도 믿지 않는다. 그런데 그 사태를 해명하는 사람들의 말이 각각 다 다르니 더욱 더 혐의가 불어난다. 애초에 혐의를 받을 짓을 하지 않는 것이 좋고, 이미 혐의를 받았다면, 솔직하게 사실대로 이야기하여. 용서를 구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다.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잘못을 하고서도 고치지 않는 것을 잘못이라 한다(過而不改 是謂過矣)”라고 했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가 남다른 사람이 있다. 위태로운 세상을 살면서 가기 위기관리를 잘 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누가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 위기관리의 핵심은 무엇인가?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 선생이 쓴 토황소격(討黃巢檄)에 보면 ‘지혜로운 사람은 시대의 흐름에 잘 순응해 성공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이치에 역행해 실패한다’는 말이 있다.
智者成之於順時, 愚者敗之於逆理.
지자성지어순시, 우자패지어역리.
오이 밭을 지나다 허리를 구부려 신발을 고쳐 신으면 멀리서 보는 사람은 그가 오이를 따간다고 오해할 수 있다. 배 밭을 지나던 사람이 머리 위로 손을 올려 갓을 고쳐 쓰면 역시 멀리서 보는 사람은 그가 배를 따간다고 오인할 수 있다.
이 평범한 말이 세상의 상식적인 이치다. 이런 이치를 생활에 잘 적응해 어긋남 없이 사는 사람은 세상의 불필요한 오해와 부당한 비난을 받지 않는다.
진실로 지혜로운 사람은 특별한 꾀를 내서 사는 것이 아니다. 시대의 변화에 순응하고 평범한 세상의 이치에 역행함이 없는 사람이다.
이 문장의 원의(原義)는 남에게 오해를 받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글이지만 반대로 남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러쿵 저러쿵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의미도 간과(看過)할 수 없다.
▶️ 李(오얏 리,이/성씨 리,이)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子(자, 리)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李자는 '오얏나무'나 '성씨'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李자는 木(나무 목)자와 子(아들 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李자는 본래 나무의 일종인 '오얏나무'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좀 생소한 단어이긴 하지만 오얏나무는 '자두나무'의 다른 말이다. 李자는 과일을 많이 맺는 자두나무에 빗대어 만든 글자로 마치 나무가 아이를 낳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그래서 李(이)는 ①오얏나무(자두나무) ②오얏(자두) ③심부름꾼 ④다스리는 벼슬아치 ⑤도리 ⑥별의 이름 ⑦옥관(獄官) ⑧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자두나무의 꽃을 이화(李花), 오얏의 즙을 짜 말려서 빻아 만든 미싯가루를 이초(李麨), 오얏나무나 자두나무를 이수(李樹), 이치에 막혀 어떻게 할 수 없음을 이궁(李窮), 형조의 다른 이름을 이관(李官), 복숭아와 자두로 그 꽃이나 열매를 또는 남이 천거한 좋은 인재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도리(桃李), 길 가는 데 쓰는 여러 가지 물건이나 차림을 행리(行李),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면 오얏 도둑으로 오해받기 쉬우므로 그런 곳에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를 이르는 말을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길가에 있는 쓴 자두 열매라는 뜻으로 남에게 버림받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도방고리(道傍苦李), 과실 중에 오얏과 능금이 진미라를 이르는 말을 과진이내(果珍李柰), 이름과 실상이 일치하지 못하는 것의 비유로 일컫는 말을 장관이대(張冠李戴), 봉숭아에 대한 보답으로 오얏을 보낸다는 뜻으로 내가 은덕을 베풀면 남도 이를 본받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투도보리(投挑報李) 등에 쓰인다.
▶️ 下(아래 하)는 ❶지사문자로 丅(하)는 고자(古字)이다. 밑의 것이 위의 것에 덮여 있는 모양이며, 上(상)에 대한 아래, 아래쪽, 낮은 쪽, 나중에 글자 모양을 꾸며 지금 글자체가 되었다. ❷지사문자로 下자는 '아래'나 '밑', '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下자는 아래를 뜻하기 위해 만든 지사문자(指事文字)이다. 下자의 갑골문을 보면 윗부분은 오목하게 아랫부분은 짧은 획으로 그려져 있었다. 윗부분의 오목한 형태는 넓은 대지를 표현한 것이다. 아래의 짧은 획은 땅 아래를 가리키고 있다. 그래서 下자는 아래를 가리키고 있다 하여 '아래'나 '밑'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모습은 금문에서 숫자 二(두 이)자와 자주 혼동되었기 때문에 소전에서는 아래의 획을 세운 형태로 바꾸게 되면서 지금의 下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下(하)는 (1)아래. 밑 (2)품질(品質)이나 등급(等級)을 상(上)과 하(下), 또는 上, 中, 下로 나눌 때의 가장 아랫길(끝째). (3)일부 한자로 된 명사(名詞) 다음에 붙이어 ~밑에서, ~아래서의 뜻으로, 그 명사가 조건이나 환경 따위로 됨. 나타냄. ~하에, ~하에서, ~하의 형으로 쓰임 등의 뜻으로 ①아래 ②밑(물체의 아래나 아래쪽) ③뒤, 끝 ④임금 ⑤귀인(貴人)의 거처(居處) ⑥아랫사람 ⑦천한 사람 ⑧하급(下級), 열등(劣等) ⑨조건(條件), 환경(環境) 등을 나타내는 말 ⑩내리다, 낮아지다 ⑪자기를 낮추다 ⑫못하다 ⑬없애다, 제거하다 ⑭물리치다 ⑮손대다, 착수하다 ⑯떨어지다 ⑰항복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낮을 저(低), 낮을 비(卑), 내릴 강(降), 항복할 항(降), 낮출 폄(貶),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윗 상(上), 높을 존(尊), 높을 고(高)이다. 용례로는 공중에서 아래쪽으로 내림을 하강(下降), 값이나 등급 따위가 떨어짐을 하락(下落), 어떤 사람의 도급 맡은 일을 다시 다른 사람이 도거리로 맡거나 맡기는 일을 하청(下請), 아래쪽 부분을 하부(下部), 강이나 내의 흘러가는 물의 아래편을 하류(下流), 산에서 내려옴을 하산(下山), 낮은 자리를 하위(下位), 공부를 끝내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옴을 하교(下校), 한 달 가운데서 스무 하룻날부터 그믐날까지의 동안을 하순(下旬), 정오로부터 밤 열두 시까지의 동안을 하오(下午), 차에서 내림을 하차(下車), 위에서 아래로 향함을 하향(下向), 보호를 받는 어떤 세력의 그늘을 산하(傘下), 일정한 한도의 아래를 이하(以下), 치적이 나쁜 원을 아래 등급으로 깎아 내림을 폄하(貶下), 상대방을 높여 부르는 말을 귀하(貴下), 끌어 내림이나 떨어뜨림을 인하(引下), 원서나 소송 따위를 받지 않고 물리치는 것을 각하(却下), 낮아짐이나 내려감 또는 품질 따위가 떨어짐을 저하(低下), 아랫돌 빼서 윗돌 괴고 윗돌 빼서 아랫돌 괴라는 뜻으로 임기응변으로 어려운 일을 처리함을 일컫는 말을 하석상대(下石上臺), 붓만 대면 문장이 된다는 뜻으로 글을 짓는 것이 빠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하필성장(下筆成章), 아랫사람의 사정이나 뜻 등이 막히지 않고 위에 잘 통함을 일컫는 말을 하정상통(下情上通), 어리석고 못난 사람의 버릇은 고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하우불이(下愚不移), 아래로 아내와 자식을 기름을 일컫는 말을 하육처자(下育妻子), 아래를 배워서 위에 이른다는 말로 낮고 쉬운 것부터 배워 깊고 어려운 것을 깨달음을 이르는 말을 하학상달(下學上達), 아랫사람의 뜻을 윗사람에게 전달함을 일컫는 말을 하의상달(下意上達), 아랫사람에게 후하고 윗사람에게 박함을 일컫는 말을 하후상박(下厚上薄),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능가하여 윗사람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다는 뜻으로 세상이 어지러움을 이르는 말을 하릉상체(下陵上替),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이 수치가 아니라는 뜻으로 누구에게든지 물어서 식견을 넓히라는 말을 하문불치(下問不恥)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整(가지런할 정)은 ❶형성문자로 束(속; 묶다, 긴장하다)과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가 합(合)한 글자 칙(敕; 몸을 긴장시켜 주의 깊게 함)이 되었다. 음(音)을 나타내는 正(정)은 바로잡다의 뜻으로 일을 가지런히 하다, 다스리다, 정돈하는 일을 뜻한다. 돈의 액수 아래에 붙이는 말이다. ❷회의문자로 整자는 '가지런하다'나 '정돈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整자는 束(묶을 속)자와 攵(칠 복)자, 正(바를 정)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攵자는 몽둥이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치다'라는 뜻이 있지만 '~하도록 하다'라는 의미를 전달하기도 한다. 整자에 쓰인 束자는 나무를 끈으로 묶어 놓은 모습을 그린 것으로 '묶다'나 '동여매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러니 글자의 구성을 놓고 풀이해보면 整자는 '바르게(正) 묶도록(束) 하다(攵)'이다. 즉 整자는 흐트러진 것을 바르게 정리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整(정)은 ①가지런하다 ②가지런히 하다 ③정돈하다(整頓--) ④정연하다(整然--: 가지런하고 질서가 있다) ⑤단정하다(端整--), 엄숙하다(嚴肅--) ⑥온전하다(穩全--), 완전무결하다(完全無缺--) ⑦정(끝수 없는 금액임을 나타내는 말) 따위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齊(가지런할 제, 재계할 재, 옷자락 자, 자를 전)이다. 용례로는 흐트러진 것을 가지런히 바로잡음을 정리(整理), 정돈하여 갖춤을 정비(整備), 하나 또는 그것에 하나씩 순차로 가하여 이루어지는 자연수를 정수(整數), 건축을 하기 위하여 땅을 고르게 만듦을 정지(整地), 가지런히 바로잡음을 정돈(整頓), 정돈하여 가지런히 함을 정제(整齊), 가지런하게 정돈되어 있음을 정연(整然), 가지런히 줄지어 섬을 정렬(整列), 옷깃을 여미어 모양을 단정히 함을 정금(整襟), 흠이 없이 미끈하게 다듬음을 정련(整鍊), 먼지를 떨어 내고 잘 정돈함을 정불(整拂), 격식에 맞게 잘 정돈 함을 정삭(整槊), 정돈이 잘 되어 몹시 아름다움을 정미(整美), 몸의 자세를 가지런히 함을 정용(整容), 지압이나 마사지에 의하여 등뼈를 바르게 하거나 몸의 컨디션을 좋게 함을 정제(整體) 아주 가지런함을 이르는 말을 정정제제(整整齊齊), 의논이나 언설이 사리에 잘 통하고 정연한 모양을 이르는 말을 이로정연(理路整然),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면 오얏 도둑으로 오해받기 쉬우므로 그런 곳에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뜻으로 남에게 의심받을 만한 일은 아예 하지 말라를 이르는 말을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등에 쓰인다.
▶️ 冠(갓 관)은 ❶회의문자로 쓰는 것을 뜻하는 민갓머리(冖; 덮개, 덮다)部와 머리를 뜻하는 元(원)과 손을 뜻하는 寸(촌)으로 이루어졌다. 머리에 쓰는 것을 쓰는 일, 또 그 관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冠자는 '갓'이나 '관', '쓰다', '관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冠자는 冖(덮을 멱)자와 元(으뜸 원)자, 寸(마디 촌)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冠자는 머리에 모자를 씌우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모자'란 관직에 오른 사람이 쓰던 '감투'를 뜻한다. 옛날에는 관직에 있지 않더라도 감투를 쓸 기회가 한 번쯤은 있었다. 바로 결혼식이었다. 그래서 冠자는 '관'이나 '관례'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冠(관)은 (1)머리에 쓰던 쓰개의 한 가지. 검은 머리카락이나 말총 따위로 정교(精巧)하게 엮어 만드는데, 방형(方形), 복익형(複翼形), 편형(扁形) 따위 여러 가지 모양이 있음 (2)족보에서 결혼(結婚)한 남자를 이르는 말 등의 뜻으로 ①갓, 관(冠) ②닭의 볏 ③관례(冠禮) ④관례(冠禮)를 올린 성인(成人) ⑤성년(成年), 나이 스무 살을 이르는 말 ⑥으뜸, 우두머리 ⑦(갓을)쓰다 ⑧(무리에서)뛰어나다 ⑨덮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스무살이 되어 남자는 갓을 쓰고 여자는 쪽을 찌고 어른이 되던 예식을 관례(冠禮), 관례와 혼례를 관혼(冠婚), 어른과 아이를 관동(冠童), 갓과 의복을 관복(冠服), 예전의 벼슬아치들이 쓰던 모자를 관모(冠帽), 땅속줄기에서 나는 뿌리를 관근(冠根), 관을 꾸미는 데 쓰던 물건을 관식(冠飾), 가장 뛰어나 견줄 사람이 없음을 관절(冠絶), 남자가 스무 살에 관례를 한다는 데서 남자의 스무 살 된 때를 일컫는 말을 약관(弱冠), 갓을 벗어 건다는 뜻으로 관직을 버리고 사퇴하는 것을 의미함을 괘관(掛冠), 수레 덮개를 서로 바라본다는 뜻으로 앞뒤의 차가 서로 잇달아 왕래가 그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관개상망(冠蓋相望), 관과 신발을 놓는 장소를 바꾼다는 뜻으로 상하의 순서가 거꾸로 됨을 두고 이르는 말을 관리전도(冠履顚倒), 수탉을 관모로, 멧돼지를 허리에 찼다는 뜻으로 용맹하고 마음이 곧음을 이르는 말을 관계패가(冠鷄佩猳), 우맹이 의관을 입었다라는 뜻으로 사람의 겉모양만 같고 그 실지는 다르다는 말로 사이비한 것을 이르는 말을 우맹의관(優孟衣冠), 노한 머리털이 관을 추켜 올린다는 뜻으로 몹시 성낸 모양을 이르는 말을 노발충관(怒髮衝冠), 원숭이가 관을 썼다는 뜻으로 옷은 훌륭하나 마음은 사람답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목후이관(沐猴而冠), 용모의 아름다움이 관에 달린 옥과 같다는 뜻으로 겉만 번지르르하고 알맹이가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미여관옥(美如冠玉)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