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은 맛있습니다.
어릴 때 100점을 맞은 시험지를 들고 오면 아버지께서 늘 집 앞 서문시장 입구에 있는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을 사주셨다. 정말 맛있게 먹었다.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어 입가에 온통 짜장이 묻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 그릇을 단번에 해치웠다.
그런데 짜장면 한 그릇 맛있게 먹는다고 누가 나무라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짜장면을 네댓 그릇 먹으면 문제가 된다. 짜장면도 사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먹는 것인데 그 목적을 무시하고 위에 부담을 줘서 건강에 해로울 정도로 먹으면 지나치게 많은 양의 짜장면이 도리어 해로운 것이 되고 만다.
세상만사가 다 그러하다.
휴대폰이 사람에게 대단히 큰 도움을 준다 해도 늘 그것만 들고 살면 휴대폰 때문에 사람이 해를 입게 된다. 즉 휴대폰을 종으로 부려야지 내가 휴대폰의 종이 되어버리면 안 된다는 의미이다.
아무리 우리에게 좋은 것이라도 그것에 빠져서 다른 중요한 것을 하지 못하게 되면, 그것이 나를 옭아매어 옴짝달싹도 못 하게 해 더 마땅히 해야 할 것을 못하게 만든다면 그것은 더 이상 좋은 것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운동 가운데 최고의 운동이 산책이라고 한다. 그런데 잠도 안 자고 24시간 동안 산책만 다닌다면 그게 좋을 수 있겠는가.
기도원에 가서 은밀한 중에 들으시는 하나님께 간구 드리는 일이야말로 최고의 행복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남편, 자식 밥도 안 주고 기도원에만 붙어살던 여집사님들의 삶이 정말 아름답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