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올 시간이 안되었는데, 신 반장이 문을 밀치고 들어 온다.시계를 보니, 오후 3시 30분.
쳐다 보았더니, "담당이 일이 있어,좀 도와 달라는 하네요.그래서, 4시까지 전 대원 들에게
면 사무소로,들어 오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가끔 있는 일이다. 겨울용 미끄럼 방지 모래 주머니 작업, 밭 태우기 작업, 면 사무소
창고 정리 등등의 일이 있으면,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 한다. 우리도 불만이 없다.
어차피, 오후 6시까지는 근무 시간이니까.... 오히려, 더 좋아 하는 대원도 있다.
시간을 같이 보낼수 있으니까......
오늘의 일은 화단에 심은 양배추 꽃에 비닐 하우스를 씌었는데, 그 위에 보온 덮개를
덮는 작업이었다. 그리 어려운 일도, 힘든 일도 아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원들이, 속속 도착 했다. 나도, 체력 단련 중인 진화 대원들에게
면사무소로 오라고 전화를 하였다.
도착한 대원들에게, 오늘의 작업을 얘기 하였더니, 대부분,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꽃 위에 비닐하우스, 거기에 보온 덮개를 왜 씌우냐고, 이해 할 수가 없단다. 그저, 겨울을
견디고, 봄에 꽃이 성장 하도록 자연스럽게 좋은데..........덮개를 씌우면,
숨을 어떻게 쉬라고..........틀림없이, 얼마 못가, 꽃들이, 비닐 하우스 안에서, 연해 져서,
뭉그러 질텐데........잔소리 말고, 시킨대로 일만해. 어짜피, 며칠 후면, 산불 근무 기간이
끝나니까, 직원들이 알아서 하겠지.........
나는 지금까지,낫질 한번 안 해봤고, 꽃에 전혀 관심조차 없었고, 더욱,하우스 재배에는
완전 깡통이니, 이 상황에서 할 얘기가 없었다. 다만, 느낌은 좋지가 않았다.즉, 꽃을
얼어 죽지 않는 조치가, 햍빛과 공기가 거의 차단된 상태라, 문제가 될것만 같았다........
그려, 책임자가 알아서 조치 하겠지.......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발생 하였다. 대원 중에, 한명이 정해진 시간이 훨씬
지나도, 오질 않았다. 작업을 하면서, 시계를 보니 한시간이 지났나........
친한 대원이, 어디서 자빠져 자고 있나 하며, 불멘 소리를 한다.
작업을 한시간 조금 넘어서, 끝났다. 이층 사무실로 올라 와서, 안 온 대원에게
전화를 계속 했다. 신호는 가는데, 응답이 없었다.그러기를,10여 차례. 계속해서
전화 하였으나, 허사 였다
얼마 후에, 신 반장이 와서, 계속 전화를 해보라고 말했다.친한 대원이 5분 간격으로,
전화를 계속 했다.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 전화한 그 대원은 아무리 낮잠을 자도,
이렇게 오래 자나..........
그 소리를 들은 주위의 대원 몇 명은 아마, 동시에 머리에 스친 단어가 있었으리라.
자살.........며칠전, 우울증 증세가 있는 대원 한명이, 농약을 먹고 자살을 했다.
나도, 자살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아무리, 낮잠을 자도, 2시간 넘게 잠을 자나........
그 대원은 까칠 하지만, 소심하거나, 그럴 환경이 아닌데.....그래두.........
혹, 교통사고...... 나는 자살 보다는 교통 사고를 염두에 두었다.
오후 5시 30분이 가까워지자, 그 무거운 분위기는 전 대원에게 전염병처럼 퍼져 있었다.
아직 안 들어 왔잖아...... 아직 자나........ 교통 사고 아닌가......... 찾으러 가야 되는거
아니야.......참 그 친구 무심하네.......담당자에게 알려야 하는 거 아니야.........
참다 못하고,신 반장이, 안온 그 대원 집 근처에 사는 한 대원에게, 집으로 가 보라고 했다.
가서 연락해 달라고...........
12월 중순때에, 오후 5시 30분은 이미 어둠이 드리워 있게 마련이다.
나는 밖을 초조 하게 바라보며, 움직이는 모든 사물에 눈을 집중하며,있었다.
그때 였다.저 멀리서, 그 대원인듯한 형체가 시야에 들어 왔다. 눈에 힘을 주며,
좀더 집중 하였다. 시야에 가까워지자, 믿음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나는 큰소리로, “저기 오네.” 그 순간,대부분의 대원들이 밖으로, 시야를 돌렸다.
그들도, 역시, 어떤 사고를 염려 하고 있었다.
나는 속으로, 들어오기만 해봐라.어쩜 그리 무심한지.........
그 대원이 문을 밀치며, 아무런, 일이 없듯이, 들어 와서, 일지를 쓸려고 했다.
오히려, 왜 일찍 들어 왔나며, 무슨 일 있느냐며, 오히려, 반문 한다.
나 원 참...........
전화를 수 십번한 그 대원이, 왜 전화를 그리도 안 받았는지 큰소리로,따져 물었다.
그 대원은 큰 눈을 동그랗게 뜨며, 한 대원을 향해, “형님, 제가 얘기 했잖아요.
점심 먹으러, 집을 갔다가, 핸드폰을 집에 그냥 두고 왔다고. 그리 알라고.“
그가 눈길이 향한 그 대원은, “아이고. 그게 왜 지금 생각 나지. 왜 생각이 나질 않치.
에고. 술을 고만 먹어야 돼. 알콜성 치매 초기 증상이야.“ 그러면서. 그 대원에게 오히려,
“왜 나같은 환자에게 얘기를 해. 다른 싱싱한 대원에게 얘기를 하지.........”
하며. 미안한 듯이, 원망스러운 말투 였다.
그 말이 끝나자 마자, 반장은 고개를 푹 숙이고, 심호흡을 하고 있었으며.
다른 대원 한 명이,초기 증상이 있는 그 대원에게,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너털 웃움과 함께,
“멋쟁이 ”한다.
나는 “으그... 내가 미쳐......"·
첫댓글 _()_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좋은 글과 소중한 사진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
항상 건강하시고,즐겁고,행복하소서.
감사합니다.